'부촌' 청담·한남동 일대 고급빌라 다시 뜬다
10년 공백 딛고 분양 활기
'효성빌라 101' 등 청담동만 5건
'나인원 한남'도 335가구 공급 분양가만 50억~180억원 달해
강남권 아파트값 크게 오르며 가격저항 약해져 수요 '탄탄'
한강변에 자리 잡은 서울 청담동 101 일대에는 요즘 골조작업이 한창이다. 시공사인 (주)효성은 이곳에 2019년 3월 완공을 목표로 35가구의 럭셔리 주택인 ‘청담 효성빌라 101’을 짓고 있다. 청담동은 물론 강남 일대에 약 10년 만에 등장하는 신축 빌라다. 사업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워 10년 가까운 공백기가 있었던 서울 고급빌라 시장에 다시 신규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새 빌라로 갈아타려는 대기수요가 풍부해 청담동 한남동 등을 중심으로 신규 개발 움직임이 확산하는 추세다.
-고급빌라 신축 러시
최근 공급이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지역은 ‘고급 빌라 1번지’로 꼽히는 청담동 일대다. 청담 효성빌라 101을 비롯해 청담동에만 모두 5건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청담동 106의 11 일대에는 ‘청담 ONE-H’ 29가구가 분양 중이다. 금호건설이 시공하며 분양가는 가구당 65억~150억원 선이다.
인근 옛 엘루이호텔 자리에도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29가구 규모의 ‘더 펜트하우스 청담’을 짓기 위한 철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모두 한강 조망이 가능한 사업장이다. 청담공원 인근인 청담동 64 일대에도 ‘어퍼하우스 청담’(18가구), ‘청담 효성빌라 64’(25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강북의 부촌인 한남동 일대에도 빌라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를 낙찰받은 대신F&I는 이곳에 고급 빌라 ‘나인원 한남’(335가구) 분양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VIP 고객을 대상으로 남산 하얏트호텔에 홍보관을 운용했으며 이달 모델하우스를 열 계획이다.
이들 고급빌라의 분양가는 가구당 최소 50억원에서 최고 180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30가구 미만으로 설계돼 정부 분양승인 절차가 아니라 임의분양 방식으로 공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발업체들은 주로 사전분양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다만 나인원 한남은 30가구 이상이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과 구청의 분양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분양가는 가구당 45억~120억원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이 사업의 총괄관리를 맡고 있는 CB리처드앨리스의 신승엽 이사는 “분양승인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달 입주자 모집공고 절차를 통해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청담동에 35가구 규모로 건설 중인 ‘청담 효성빌라101’의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
-대기 수요 탄탄
고급빌라 분양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분양에 나선 청담 효성빌라 101은 분양이 거의 마무리됐다. 청담 ONE-H, 더 펜트하우스 청담 등도 절반가량 분양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담 효성빌라 101의 시행사인 씨엠일공일의 강화성 대표는 “최근 강남권의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고급빌라에 대한 가격저항이 약해진 데다 모처럼의 공급 재개에 새 빌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고급빌라는 기업 오너, 재벌 2~3세, 의사, 연예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된 수요층으로 꼽힌다. 중국의 유명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W그룹의 2세, 메가스터디 소속 유명 1타 강사 등도 최근 청담동의 신축 빌라를 구입했다는 후문이다. 고급빌라 전문 관리업체인 하우만의 김정현 사장은 “서울 강남권에선 주거면적이 넓은 고급빌라 수요가 많지만 2008년 이후 신규 공급이 거의 없어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인원 한남 분양이 고급빌라 시장에 대한 관심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고급빌라는 시행사가 자의적으로 분양가를 책정한다는 의구심을 받았지만 분양승인 절차를 통해 정부 공인 가격이 책정되는 나인원 한남을 계기로 고급빌라 시장의 신뢰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2017-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