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에 사용되는 찬밥이 맛있는 이유
차게 해서 먹어도 맛있는 밥, 그 비밀은?
우리가 먹는 밥 중에는 김밥과 초밥이 있다. 이들 밥의 특징은 밥을 차게 해서 먹는 다는 것이다. 보통 밥은 바로 해서 따뜻할 때 먹어야 고슬고슬하니 밥맛이 최고다. 대부분의 밥은 식으면 딱딱해져 밥맛이 없다. 하지만 밥을 해 놓고 식혀서 먹어도 밥맛이 좋은 쌀이 있다. 이런 쌀이 있기에 김밥과 초밥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김밥과 초밥에 적합한 쌀의 특징을 살펴본다.

우리들이 간편하게 먹을수 있는 김밥과 초밥은 찬 밥으로 만든다. 대부분의 밥은 바로 해서 따뜻할 대 먹어야 최고의 밥맛을 낸다. 그런데 김밥과 초밥에 사용되는 밥은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인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 그 이유가 있단다. 바로 쌀 전분의 아밀로스 함량에 그 비밀의 열쇠가 있다.
찹쌀과 멥쌀의 차이점
쌀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바로 멥쌀과 찹쌀이다. 보통 우리가 밥을 지어 먹는 쌀이 멥쌀이다. 그리고 찰기가 좋아 인절미 등을 해 먹는 쌀이 바로 찹쌀이다.
밥맛은 밥의 찰기(끈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밥은 찰기가 강할수록 맛이 있고, 반대로 찰기가 약할수록 맛이 없는 느낌이 든다. 밥의 찰기는 쌀에 들어있는 전분의 양에 따라 달라지 게 된다.
그런데 쌀 전분에는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라는 두 종류의 성분이 있다. 쌀 전분 속의 아밀로스 비율이 낮으면 찰기가 강한 밥이 되고, 이와는 반대로 아밀로스 비율이 높으면 찰기가 적은 밥이 된다. 보통 멥쌀의 전분은 아밀로스가 17~23% 포함되어 있어 찰기가 적당하다.
찰기가 매우 강한 찹쌀의 전분은 아밀로스는 없고 모두 아밀로펙틴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찰기가 매우 강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은 찰기에 따라 멥쌀과 찹쌀로 나뉜다. 보통 밥을 해 먹는 멥쌀에는 아밀로스 함량이 17~23% 정도 들어 있어 적당한 끈기를 지니고 있다. 반면 찹쌀은 아밀로스는 없고 아밀로펙틴만 100% 들어 있어 찰기가 매우 강해 인절미 등의 떡을 할 때 많이 이용한다. 사진의 완쪽이 멥쌀, 사진 오른쪽이 찹쌀이다.
초밥 만들기에 적합한 저 아밀로스 쌀
저 아밀로스 쌀이란 아밀로스 함량이 낮은 쌀로서 찹쌀과 멥쌀의 중간 쌀이다. 아밀로스 함량이 3~17% 정도이고, 멥쌀보다 아밀로스 함량이 낮다. 이 때문에 저 아밀로스 쌀은 멥쌀보다 찰기가 강하고, 윤기가 있고 부드러워 맛있는 밥이 된다.
저 아밀로스 쌀은 밥이 식어도 쉽게 단단해지지 않는 성질이 있다. 때문에 도시락이나 주먹밥, 초밥용으로 알맞다. 이 쌀을 원료로 만든 초밥이 맛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묵은 쌀이나 퍼석퍼석한 쌀에도 저 아밀로스 쌀을 섞어 밥을 지으면 찰기가 강해져 맛있게 된다.
오래된 쌀에 찹쌀을 섞으면 밥맛 더 좋아져
저 아밀로스 쌀은 찰기가 일반 멥쌀보다 강하고 밥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멥쌀로 밥을 지을 때와 동일하게 물을 넣으면 너무 부드러워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100% 저 아밀로스 쌀로 밥을 지을 때는 보통 멥쌀로 할 때보다 10~15% 정도 물을 적게 넣어야 알맞게 된 좋은 밥을 먹을 수 있다.
원래 찰기가 적은 쌀이나 오래되어 찰기가 적은 쌀에 저 아밀로스 쌀을 섞으면 찰기가 증가하여 맛있게 된다. 섞는 양은 기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30% 정도 혼합할 때는 물을 10% 정도 적게 넣으면 맛있는 밥을 즐길 수 있다.
벼가 익을 무렵 기온에 따라 밥맛도 달라져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에서는 저 아밀로스 품종으로 ‘백진주벼’를 개발했다. 이 품종은 아밀로스 함량이 일반 멥쌀 품종(17~23%)의 절반인 9%정도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저 아밀로스 품종이 많지 않다. 특히 생육기간이 짧고 냉해에 강해 중산간지에 재배할 수 있거나 추석 전에 쌀을 시장에 낼 수 있는 저 아밀로스 품종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수요에 맞추어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에서는 조생종 저 아밀로스 품종들을 개발하고 있다.
쌀에 들어있는 아밀로스 양은 이삭 팬 후 벼 알이 여무는 때의 기온이 낮으면 많아지고, 일반 멥쌀처럼 된다. 반대로 기온이 높으면 아밀로스 양은 적어지며, 쌀은 찹쌀처럼 희고 밥의 찰기가 강해지며 때로는 찹쌀 냄새가 나게 된다.
따라서 모내기를 할 때에는 지역특성과 기후특성 등을 고려하여 모를 내는 시기를 결정하고, 벼가 익는 시기와 수확시기 등을 고려해야 품종 고유의 밥맛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