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주일 저녁. 서울 강서로교회 산업선교회 모임에서 정명주 장로(47. 동산밸브·한국에이스 밸브·Y.CCI 회장)는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30여 명의 회원들을 향해 말문을 열었다. 지난 3년간 강서로교회 산업선교회를 맡아 이끌면서 복음을 깨닫고 발견한 자신의 경험을 회원들과 함께 나누어온 정 장로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길은 기도"라고 강조했다.
정 장로는 지난 82년 5월 28세의 젊은 나이로 전남 여수에서 동산밸브를 오픈했다. 형(정은주 목사)이 하던 사업을 인수한 후 확장해서 옮기게 된 것이었다. 그러면서 사업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러나 사업에 열심일수록 주일을 제대로 지키기가 어려웠고 결국 94년에 부도를 맞게 되었다.
"예전 교회에서 저를 보고 '땅 개미'라고 불렀습니다. 기도할 때 막 돌아다니면서 기도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기도했지만 이제 생각하면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기도가 많았습니다. 예전에 사업에만 정신없이 몰두할 때는 종교생활에 지쳐서 주일에 집사람이 나한테 말도 못 붙였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94년 형 정은주 목사님과 함께 다락방을 시작한지 4개월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였습니다. 메시지에 별 감동이 없다가 수요일 집회에 참석했는데 그 날 따라 찬송가 486장 5절을 두 번 반복해서 부르면서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흘리지 않던 눈물이 흘렀습니다.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3일간 금식하면서 그때까지 들었던 메시지가 정말 가슴에 들어오더군요. 그후 3개월 뒤 복음에 대한 기쁨과 감사가 넘칠 때 운영하던 사업체에 부도가 났습니다."
그런데 부도가 났지만 하나님은 기적과 같은 일을 정 장로에게 보여주셨다. 부도 이후에도 정 장로의 사업체는 단 1시간도 문을 닫지 않았으며 하나님이 직접 정 장로의 사업체를 운영하심을 느꼈다고 한다. 그 결과 94년 9월 이후로 1년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6배나 뛰었고 그전 12년 동안 이렇다할 사업체 사옥이 없었는데 750여 평의 미국식 창고와 사옥도 얻게 되었다.
이미 예전부터 전체 수입의 십일조의 반을 선교비로 낼 정도로 선교에 열정이 있었던 정 장로는 복음을 깨달은 후 세계복음화에 방향을 맞추면서 사업에 축복이 배가되었다고 말한다. 또 정 장로는 교회를 섬기는 일에도 박차를 가했는데 교회 땅을 사는 것도, 주의 종들을 섬기는 것도 모두 선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강서로 교회를 처음 개척할 당시에도 형 정 목사의 '아론과 훌'로 삼아달라고 기도했다.
자신이 복음을 누리기 시작하면서 가정의 분위기도 완전히 바뀌었다. 복음을 깨닫기 전 사업에만 몰두할 때는 부인 방은선 집사(43)가 평일은 물론 주일에도 정 장로에게 말도 붙이기 힘든 가정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가정 분위기도 복음적으로 회복되어 천국 같다며 너무 좋아한다는데 가족으로는 부인 방 집사와 슬하에 희은(20)과 성민(18)을 두고 있다.
정 장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최근에 시작했다.
"본격적인 세계복음화를 위해 현금이 조달되도록 6개월을 집중해서 기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사업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1200평의 사우나를 경기도 화정 지구에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사우나를 연지 한 달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화정 지역의 명물이 되었고 좋은 시설로 인해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정 장로는 "강서로교회 산업선교회는 앞으로 산업현장에 평신도 사역자들을 파송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솔직하고 의리를 지키는 것을 사업의 원칙으로 삼는다는 정 장로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주일 강단 메시지와 류광수 목사의 주일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려고 항상 듣고 다닌다고 한다. 앞으로의 선교계획으로 세계 선교사들의 선교지를 직접 방문하여 자신이 무엇을 도와야 하는지를 체크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내가 맡은 가정, 산업현장, 교회 기관은 기도하지 않으면 기적을 체험할 수 없습니다. 세계복음화에 방향을 맞추면서 주님께서 약속하신 크고 비밀한 일을 알게 하셨고 사람을 만나는 축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기도의 자세를 갖추는 것입니다"라며 정 장로는 주일 저녁 강서로 교회 산업선교 모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