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태교
프랑스 왕 앙리 4세를 임신했을 때 산모 잔 달브레는 매일 아침 여자 악사를 불러 곁에서 음악을 연주하게 했다. 태교 덕분인지 몰라도 앙리 4세는 줄곧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이었다고 전해온다. 엄마의 자궁 속에서 10개월을 보내는 동안 태아는 어떤 소리를 들을까. 또 언제부터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어떤 소리를 좋아할까. 태아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초음파 검사 덕분에 태아의 청각능력에 관한 연구가 급진전된 것은 1920년대 이후의 일. 이후 얇은 고무막을 싼 마이크를 임신부나 양(羊)의 자궁 속에 삽입해 음압도(SLP)를 측정하는 방법 덕분에 90년대 들어 많은 연구결과가 축적되었다. 최근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출간된 '음악의 시작 : 음악적 능력의 기원과 발달' (이렌 델리에주, 존 슬로보다 엮음)에 소개된 최신 연구결과를 토대로 '태교음악의 5가지 진실'을 정리해 본다.
태아는 임신 28주가 지나서야 귀가 제 모습을 갖추지만 3개월부터 소리를 들을 수는 있다. 자궁 속에서 태아가 듣는 소리는 임신부의 소화, 순환계의 흐름에서 오는 소리나 엄마의 목소리, 바깥의 소리다. 28~30주가 지난 태아는 외부의 소리를 들으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등 반응을 보인다. 태아에게 적당한 크기의 소리는 청각기관의 기능 발달에 도움을 준다. 특정한 소리를 반복해서 들려주면 감수성이 형성되어 출산 후에도 그 소리를 특히 좋아하게 된다. 반면에 아무런 소리도 들려주지 않으면 분만 후에도 청각기관 발달이 늦어질 우려가 있다. 태아가 특히 좋아하는 소리는 엄마의 목소리이다. 임신부의 목소리는 공기 진동뿐만 아니라 산모의 골격이나 신체조직의 진동을 통해 자궁에 전달되기 때문에 그 어떤 외부의 소리보다 강하게 들린다. 태아는 소리의 여러 가지 특성 중 특히 음높이, 음색, 강약을 잘 기억한다. 그래서 태아는 음색이 뚜렷하고 음높이가 높은 오보에나 플루트, 트럼펫 선율을 좋아한다. 신생아가 듣고 울음을 그칠 정도로 좋아하는 소리는 엄마 목소리뿐만 아니라 분만 3개월 전부터 엄마가 들려준 노래나 시, 이야기, 그리고 뱃속에서 들었던 음악이다. 임신부의 심장박동 소리(분당 72비트)를 들려주면 울음을 그치고 잠도 잘 자고 몸무게도 빨리 늘어난다. 임신부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면 태아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임신부가 좋아하지 않은 음악을 들려주면 태아의 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엄마로서의 '의무감' 때문에 워크맨을 차고 하루 종일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어도 소용이 없다. 태교음악에 왕도(王道)란 존재하지 않는다. 예비 엄마들이 훌륭한 음악을 들을 줄 아는 귀와 감수성을 개발하는 것이 최선이다.
태교가 중요하다고 전해지면서 엄마가 아이에게 들으면 좋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와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음악을 들어 아이에게 이롭고 엄마에게 즐겁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태교가 되는 음악일 것이다. 현재 소개된 음악 태교는 클래식음악을 듣는 것, 명상음악을 듣는 것, 잔잔한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 등이 있다. 우선 명심해야 할 것은 어느 장르의 음악을 듣든지 엄마가 싫어하며 듣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곡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아이와 엄마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 태교 음악을 아이가 진짜 들을 수 있을까? 태아는 엄마의 감정과 느낌을 우뇌의 직관력에 의해 완전히 귀가 성숙하지 않고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6∼12주 : 대체로 처음으로 태아가 소리와 진동을 스스로 듣게 되는 시기이다. 이때부터 엄마의 목소리, 큰 소리에 반응하며 음감이 조금씩 생긴다. 4∼5개월 : 소리와 멜로디에 반응해 아기가 음악을 듣는 동안 태동을 보일 수 있다. 7개월 이후 : 거의 모든 소리를 아기가 엄마와 함께 들을 수 있다. 아기는 엄마가 듣는 음악을 통해 자신이 사랑 받고 있다고 믿을 수 있으며 긍정적인 감정으로 자라게 된다.
◆ 음악을 들으면 뇌기능이 발달한다 우리가 흔히 계산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사고하는 것은 좌뇌의 기능이다. 반면 우뇌는 감정과 직관에 의해 느낀다. 태아는 우뇌의 기능이 일생 중 최대의 시기인데 이 시기에 음악을 들으면 아기는 우뇌가 발달한다고 한다. 우뇌는 초기 언어를 받아들이는 뇌이므로 적절하게 엄마가 태교로 음악을 들으면 아기는 태어난 후 언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은 6세가 될 떄까지는 우뇌에 의한 직관적 사고력이 뛰어나므로 태아에서부터 이 시기까지는 우뇌의 발달을 돕기 위한 교육이 적절히 실시되어야 한다.
◆ 음악 통해 아기에게 사랑을 전하는 방법 -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들어야 한다. 특히 몸이 피곤한 상태에선 마음도 편하지 못하므로 숨쉬기 운동을 하듯 복식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피로도 푼 후에 듣는 것이 좋다. - 음악을 고를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고르는 것이 좋다. 클래식이 좋다고 무조건 들으면서 조는 것보다 자신이 행복해지는 곡을 고르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아직 태아는 안정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극도로 피곤함을 주는 시끄러운 음악이나 슬프고 우울하게 만드는 재즈는 그리 좋은 음악이 아니다. 이론적으로 모차르트와 비발디의 음악은 아기에게 엄마의 심박수와 가까운 리듬을 규칙적으로 주어서 아기를 편하게 해준다고 한다. - 임신 초기 : 엄마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태아의 발달을 도울 수 있는 부드럽고 평온한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아직 아기는 다양한 음악에 반응할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다. 음악을 맛보이는 마음으로 심장박동에 가까운 음악을 골라서 들어보자. - 임신 중기 : 즐겁고 아름다운 음악,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아기에게 즐거운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아기는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태동으로 행복함을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격한 음악은 아기가 불안해할 수 있다. - 임신 후기 : 이 시기는 태아의 뇌 세포가 놀라울 만큼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뇌에 자극이 되도록 음악을 들려주되 평온하고도 아름답고 자유로운 음악, 특히 현악기처럼 진동의 폭이 넓은 음악이 좋다. - 아이가 진짜 좋아하는 음악은 사실은 엄마와 아빠가 불러주는 생음악이다. 진짜 음치인 부모가 불러도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담뿍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해할 것이다. 엄마가 조용한 목소리로 밤에 불러주는 자장가, 사랑스런 동요, 서정적인 가곡, 성가곡 등은 아이에게 가장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음악이다. 아이는 나중에 태어나서 불안감을 느낄 때도 엄마와 아빠가 불러주는 노래에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 임신 단계별 태교 음악 - 임신 초기에 들으면 좋은 음악 ㆍ모차르트 - 피아노 협주곡 제 21번 C장조 K467 WP 2악장 안단테. ''터키 행진곡' ㆍ헨델 - 하프 협주곡 제 1악장 안단테 알레그로 ㆍ슈만 - '어린이의 정경' 작품 15 제 1곡 '미지의 나라' ㆍ교향곡 제 2번 C장조 작품 61 제 3악장 아다지오 ㆍ포레 - '꿈꾼 뒤에' 작품 7 제 1번 ㆍ바흐 - 'G선상의 아리아' 관혁악 모음곡 제 3번 D장조 BWV1068 제 2곡 ㆍ마스카니 - '카발레리아 투스티카나' 간주곡 ㆍ마이어즈 - '카바티나' ㆍ비발디 -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에서 '겨울'
- 임신 중기에 들으면 좋은 음악 ㆍ생상스 - '동물의 사육제' 중 제 7곡 '수족관' ㆍ아일렌베르크 - 숲 속의 물레방아 ㆍ드뷔시 - 교향시 '바다' 제 2곡 '파도의 유희 ㆍ소모음곡 제 1곡 '조각배에서' ㆍ헨델 - '수상음악'에서 '알라 혼파이프' ㆍ브람스 - '비의 노래'(바이올린 소나타 제 1번 G장조 작품 78) 제 3악장 ㆍ라벨 - '거울' 중 제 3곡 '바다 위의 조각배', '물의 유희'
- 임신 말기에 들으면 좋은 음악 ㆍ차이코프스키 - 발레음악 '호두까기 인형' 작품 71a '꽃의 왈츠', ㆍ드보르작 - 유모레스크 작품101의 7, 교향곡 제 9번 e 단조'신세계로부터' 작품95 제 2악장 라르고, ㆍ모차르트 - '아이네클라이네나흐트무지크'(현악세레나데 G장조 K525) WP 2악장 '로망스', ㆍ비발디 - '조화의 영감' 바이올린 협주곡 제 6번 a단조 작품 3의 제 1악장 알레그로. ㆍ요한스트라우스 2세 -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작품 314 ㆍ크라이슬러 - '사랑의 기쁨', ㆍ생상스 - '동물의 사육제 제 13곡 '백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