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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길 당리역에서 반도보라아파트 101동 옆길로 들어서면 곧 관음사에 닿는데,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관음사 부터 숲길로 바뀐다. 25분쯤 걸어 올라가자 암릉이 나오면서 막혔던 시야가 풀린다. 강서구와 사상구 사이를 흐르는 낙동강이 을숙도를 휘돌며 바다가 되고 점점이 찍힌 섬들과 나무만큼 빼곡하게 들어찬 도심의 고층 건물들이 보인다. 암릉을 모두 올라서면 소나무 숲길이 마을 뒷길처럼 나타난다. 이 길을 20분쯤 걷고서야 억새숲 너머로 승학산의 자태가 드러난다. 이 즈음의 이정표에는 승학산이 0.77km 남았다는 설명이 덧붙여 있다. 건국고 방향은 1.1km고, 정각사로부터 0.7km 지점이다. 멀리서 보아도 승학산 정상에 선 사람들의 실루엣이 촛불처럼 흔들린다.
첫 번째 이정표에서 20분간 진행하면 두 번째 이정표가 반기는데, 동아대학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며 삼거리가 된다. 부산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산길도 동아대 쪽에 있다. 승학산이 가까워지면서 길은 다소 가팔라진다. 안전시설물로 줄이 걸쳐져 있지만 굳이 줄을 잡지 않아도 암릉을 오르는데 문제는 없다. 다만 오가는 등산화에 일부 바위길이 반질반질 미끄럽다는 것만 주의한다.
승학산 정상은 사방에서 올라온 산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정상은 생각보다 넓어서 이곳 저곳에 배낭을 내리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산행 초입 관음사에서 1시간 20분 걸린 모양이다. 정상 한쪽에 ‘학이 하늘에서 우니 온 세상에 다 퍼진다’는 글귀가 적힌 돌비석이 있고,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해 어딘가로 떠나는 비행기들이 바다 위를 나는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띈다.
당리동에서 정상까지가 다소 오르막이었다면 정상부터 하산할 때까진 억새 평원의 평탄한 길뿐이다. 수만여 평에 이르는 억새가 숲을 이루며 좌우로 펼쳐졌다. 하얗게 은꽃이 개화할 땐 인근 시민들이 억새 한쪽에 침낭을 깔고 비박 산행을 즐기기도 하는 곳이다. ‘억새 보호를 위해 꺾지 말아달라’는 호소 문구에도 불구하고 운동화를 신은 사람, 청바지를 입은 사람, 어린 자녀를 무등 태운 아버지, 멋진 등산복을 받쳐 입은 사람도 억새꽃의 유혹에 콩깍지가 덮여 그 숲에 안긴다. 디지털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소리도 분주하고 화려하다.
등산로 사이로 간혹 모래바람이 일어 숨쉬기가 곤란하지만 억새와 억새 사이로 난 흙길은 지신밟기를 한 것처럼 단단히 굳어져 오히려 만질만질하다. 돌담불 쌓인 봉우리를 내려서면 능선은 왼쪽으로 길은 오른쪽으로 각각 멀어진다. 곧 대림아파트와 코오롱아파트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나오고 수량이 제법 풍부한 샘터도 만난다. 억새뿐인 이 산 어디에서 이렇게 물이 나오는지 신기할 정도로 차고 맛나다.
등산로보단 임도에 가까운 길은 제석골과 무학사로 다시 갈라진다. 승학산은 ‘동네 산’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5분 간격으로 몇 가닥의 갈림길을 펼쳐놓는다. 임도 우측으로 장수골 내려가는 길이 있고, 곧 자갈마당과 꽃마을로 내려가는 길로 나뉜다. 승학산과 억새숲을 모두 지났으니 하산은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가까운 곳으로 잡으면 그만이다. 승학산에서 마지막 갈림길 억새 숲길만 약 2km며 통과하는데 1시간쯤 걸린다.
시약산과 구덕산 등 낙동정맥 코스를 조금이라도 밟고 싶다면 임도에서 시멘트 길을 따라 10분간 올라가야 한다. 느닷없이 나타난 포장도로에 당황스러운데 산 꼭대기를 반 토막으로 절단해 부산항공무선표지소와 기상레이더관측소를 세운 까닭이다. 일반인은 출입이 금지돼 있어 ‘시약산 정상을 다녀왔다’는 의미만 부여한 채 다시 포장도로를 내려와 갈림길에 선다. 대신동 꽃마을까지는 2.4km다.
하산길은 지루한 포장도로인데다 오가는 차량들의 시끄러운 경적 소리가 내려서는 걸음을 힘들게 한다. 숲속에 열린 지름길 입구엔 예의 표지기가 붙어 있어 잠시 이 소음으로부터 벗어나지만 급경사이므로 조심조심 걷는다. 7분을 내려서면 또 시멘트 길인데 왼쪽은 팔금사 방면이고 버스를 타려면 오른쪽 아스팔트 도로로 가야 한다. 안나노인건강센터가 나오면서 마을버스가 오가는 번잡한 상가가 나타난다. 산행을 마친 산꾼들이 뜨거운 시락국과 시큼텁텁한 막걸리로 하루 일정을 마감하는 곳이다.
05년 10월... 검/은/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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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과 볼거리 KTX를 포함한 철도, 버스 등을 이 용해 부산으로 간다. 한국 제2의 도시이므로 부산 지리에 익숙하지 않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속 편하다. 본문에 소개한 당리동~꽃마을 코스로 산행하려면 우선 지하철 1호선 당리역에서 하차. 사하구청 방면으로 나온 다음 반도보라아파트까지 가야 한다. 도보 이동도 가능하지만 산행 시간을 아끼려면 택시를 타는 것이 좋다. 하산지점인 꽃마을에는 서대신동과 동대신동으로 가는 마을버스가 있다.
승학산을 오르는 코스는 많지만 그 중에서 초입 잡기 좋은 곳을 추리자면, 먼저 지하철 1호선 하단역에서 하차, 사파이어관광호텔 산복도로를 따라 오른 다음 새동림아파트 골목으로 올라선다. 혹은 괴정에서 하차해 사하도서관 쪽으로 올라간다. 두 곳 모두 다소 급경사가 있는 게 흠이다. 동주대학과 동아대에도 승학산까지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다섯 곳 모두 사하구에 있다.
이미 끝나긴 했지만 억새가 피기 시작하는 10월에는 부산 남포동 일대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연이어 자갈치축제가 이어진다. 두 행사장 모두 승학산 초입인 사하구와 지하철 1호선 대여섯 정거장 거리로 가깝다. 매년 열리는 행사이기도 하다. 산꾼들에겐 금정산 산행도 빼놓을 수 없겠다. 산행과 바다와 맛과 멋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므로 자세한 건 부산광역시 홈페이지(www.busan.go.kr)를 참고한다. |
첫댓글 이번산행은 저멀리 대구친들도 참가한다니 한결 새로운 산행이 되리라 사료되니더~추석 잘~보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보입시데이~
칭구들아 풍성한 한가위 잘 보내고 고향가는길 운전 조심들 하고 맛있는 음식 적당히들 먹고 즐거운 명절 보내길....칭구들아 산행때 건강한 모습으로 얼굴 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