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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철따라 피고 지는 꽃을 보며 함께한 교정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목청껏 외쳤던 가을 운동회
반질반질하게 닦았던 복도 바닥, 난로 위에 도시락을 올렸던 교실
그 시절 우리들의 우정은 미운 정 고운 정으로
차곡차곡 쌓여 우리들 가슴속에 살아 숨쉬고 있지만
졸업으로 모두 전국 방방곡곡으로 흩어져 만나지도 못한 세월이 어언 40년
벌써 세상을 등진 친구따라 늘어난 우리의 주름살
수구초심이라 늘 고향을 그리며 옛 친구를 그리는 일이
나이가 들면서 더하니 정겨운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친구야!
끊을 수 없는 우정이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 잡지만
시간과 공간이 허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우리들의
우정을 확인하고 더욱 돈독히 하고픈 마음으로 모든 것
뒤로 미룬 채 달려온 그리운 고향 친구들아!
이제 내년이면 폐교된다는 모교 소식에 마음 한 쪽이 아려온다.
친구야!
나이 들어 허리 굽어질 때 추억을 먹고 산다는데
이번 동창회에 참석한 52명의 친구들 추억의 양식 맘껏 가져가소.
마음은 가고 싶지만 사연이 있어 오지 못한 친구들!
내년에는 사연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여 다시 만나 회포를 풀세나.
또 참석하진 못했어도 다양한 형태로 찬조해 준 친구들 모두 고맙네.
그대들의 우정은 변치 않았고 마음 깊은 곳에 영원히 간직하려네.
특별히 경기도에서 내려오신 정남기 은사님,
불편한 몸으로 기쁘게 참석해 주신 광주의 김선진 은사님,
함께 뛰고 함께 나눈 은사님과의 시간은 보람되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겁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친구야! 우리가 첫날은 무엇을 했을까?
제암산 휴양림에 모두 모여 서울 팀에서 제공한 점심을 함께 나눈 친구들
비탈길이라 제암산을 향한 발걸음이 처음부터 무겁다. 하지만 가는 길에 숨겨진
보물들을 찾을 때마다 환호성이 터지고 밀거래가 이뤄지는 오르막 길
왼쪽은 철쭉꽃이 만발한 일림산, 오른쪽은 제암산, 두 길의 갈림길인 곰재
능선 따라 펼쳐지는 철쭉꽃이 시원한 바람을 데려와 이마의 땀을 식힌다.
헬리콥터 착륙지로 변한 6학년 때 보물찾기, 장기자랑을 했던 능선을 지나
정기를 뿜어내는 제암바위에 올라서니 장흥읍, 웅치면이 발아래 펼쳐있다.
산 아래 친구들이 들릴까 외쳐보는 자랑스런 야호소리, 다시 내귀에 들리고
그리워 보고싶었고 평생 올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제암산 바위
807m라 써진 제암바위 비석에 앉아 보니 감회가 새롭다.
한 컷이라도 더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바쁜 친구들!
이제 친구와 함께 기뻐하다 조심스럽게 하산한다.
한 번 돌을 굴리면 멈추지 않고 감자골까지 내닫는 비탈길
새소리와 철쭉꽃들을 뒤로하고 도착의 기쁨을 알려주는 청아한 계곡 물소리
영산홍이 자리 잡은 화장실에서 땀을 씻어내고 세수하니 수고로움이 다 씻어
사라지고 개운하게 차에 오른다.
우리들의 발자국이 남아 있을 것 같은 교정엔 철쭉꽃으로 물들어 있고
1,2,3반 서로 자기반을 찾아 기념사진으로 반끼리 결속되고
둘러싼 친구들 속에 대견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두 은사님
김치를 외치며, 기쁨을 감추지 않는 단체 사진을 끝으로
즐겁지만 지친 몸을 횟집이 있는 율포로 옮긴다.
식사를 마치고 앰프를 켠 회장이 세월호 침몰에 대한 애도의 시간을 갖고
정기총회를 개회사로 시작한다.
매를 많이 맞았다는 제자를 소개한 김선진 은사님과,
쌤을 몰라보고 악수를 청한 걸 보니 나이가 젊게 보였다는 정남기 은사님의
축사가 스피커로 퍼질 때 은사님을 잘 모셨다는 뿌듯함이 친구 얼굴에 비치고,
은사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박차자(영란)의 동양화를 두 은사님께
전달하고, 소정의 기념품을 전달함은 은사님께 조금이나마 은혜에 보답하는 시간이었다.
이어 은사님께서 전회장인 김철홍 친구와 전총무인 박연남 친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제 4기 임원을 선출하는데 정병구, 안병현, 전안열 친구가 후보로 추천을 받았지만
모두 고사하고 김철홍 친구가 추천한 전안열 친구가 수락함으로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이 되었고 정형란 친구가 총무로 수고해주기로 하여 임원 선출을 마쳤다.
노래방에 도착한 친구들 모두가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 스승의 노래를 크게 합창하고,
은사님의 노래가 홀에 퍼지고, 친구들 노래가 가슴속에 하나됨을 느끼게 될 때,
너 나 할 것 없이 몸과 마음은 우정이란 나라에서 마음껏 날아다녔지.
해변의 솔밭 길을 옆에 두고 들어선 다비치 콘도, 남자 친구들이 머물 41평과
여자 친구들이 머물 33평 두 개실, 17평에 정남기 은사님, 정지수(정자) 친구가 추가한
17평 침대실엔 김선진 은사님과 은사님을 수발하겠다고 자원한 정병구 친구,
모두 씻은 후, 41평실에 모여 음식들을 먹으면서 정기총회를 이어간다.
회원의 자격은 웅치초교를 입학한 자로 재확인하고, 차기 회비는 물가인상 등을
고려하여 7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하고, 차기 회장인 전안열 친구가
차기에는 각 지역에 부회장을 두어야겠다고 포부를 밝힌 것을 끝으로 정기총회를 폐회한다.
모두 각 방으로 이동하여 취침에 들었지만 남자 친구들 방에서는 코고는 소리가 거실에
진동한 가운데 아침은 밝아 온다.
친구야! 우리가 둘째 날은 무엇을 했을까?
일찍 일어난 김정순, 민순재(순자), 박상현 친구들은 밀물로 들어 찬 율포 앞 바다의
모래사장을 거닐고, 소나무 숲길과 다비치 콘도의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 삼매경에 빠진다.
자신의 짐을 싸들고 변연숙 친구가 마련한 아침 식사를 위해 중흥식당으로 Go! Go!
구수한 갈치, 정갈한 산나물과 모우떼 나물 등 모두가 맛있다고 더 달라고 한다.
비가 오는 관계로 모교에서 옛 놀이를 하지 못하고
예약한 보성중학교 실내체육관으로 향하는 친구들 손에는 먹을 것들이 들려 있다.
먹을 음식들 책상 위로 정리하고 현수막을 쳐다보며 명랑운동회를 시작한다.
4개 팀이 정해지고 집합게임인 ‘가라사대’, ‘코코코 귀’, ‘위로 아래로’, ‘칙칙폭폭’, ‘따당 땅’
등의 게임이 시작되니 틀리지 않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들이 유치원생 눈망울 같다.
틀린 친구는 머쓱해 하고 차감된 점수만이 화이트보드 판에 기록한다.
‘목소리, 발, 입, 콧구멍이 큰 사람, 눈싸움, 말싸움, 웃음 참기, 춤추기를 잘하는 사람’
4명씩 8가지로 대결하는 모습에 모든 근심 사라지고 웃음만이 가득하다.
‘둥글게 둥글게’를 부르며 ‘인원수 맞추기’ 게임에서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밀쳐내고
끌어당기는 불타는 승부욕이 넘치기도 하지만 웃으며 양보하는 미덕이 돋보인다.
‘가위 바위 보’를 잘한 친구는 팀 점수에 공헌하고 ‘동동동대문을 열어라’ 게임에선
젊은 친구 못지않게 끝까지 살아남은 정남기 은사님
풍선을 꼬리에 매달고 잡히지 않기 위해 허리를 꼭 붙잡고 이리저리 잘도 피하는구나.
굵은 팔뚝으로 하는 ‘인간 줄다리기’게임, 친구 허리가 아무리 굵어도 절대 놓쳐선
안될 내 손목, 손목에 감았던 수건은 육만이의 손목에 핏자국을 내고,
힘이 빠져 손 떨어짐과 동시에 나뒹구는 친구들! 그래서 배꼽 잡는다.
이마와 등에 풍선을 맞대고 달리는 쌍쌍 친구들! 가슴을 맞대고 펑!,
엉덩이에 대고 발로 펑! 모든 근심 걱정 한방에 날려 보내 버릴 때,
크게 들리는 배꼽시계, 여자 친구들 손놀림에 어느덧 반상에 둘러앉은 친구들,
박영희 친구의 음식 솜씨에 뱃 속을 고요히 잠재우고, 식사시간을 마치자마자
녹슨 발을 높이 들고 족구공을 차 보니 예전 같지 않은 자기 몸 때문에 실수 연발에
즐거움을 더해주고 친구들 웃다보니 주름살만 늘어간다.
자기 팀따라 이동하며 목청껏 외친 여친 응원단에 화답하는 남친들의 족구가
끝나가니 여친들의 발야구가 즐거움을 선사한다.
26:12라는 스코어가 말해 주듯 여친들의 공격력은 가히 말 할 수 없을 정도다.
집안의 남편은 저 공격력에 어떻게 살고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회끈한 공격력을 뒤로 하고 이제는 우리가 결실의 시간에 도착한다.
먼저 단체전 게임에서 우승을 한 4조에겐 칫솔과 치약이 2등한 2조에겐
치약을 우승 상품으로 김선진 은사님께서 시상을 하고, 우승한 4조에겐
정수기 경품권이 달려 있어 추첨한 결과 김행숙 친구가 당첨되고 인기상에는
정종숙 친구에게 정수기가 당첨됐고, 행운상에는 위경숙 친구에게 정수기가 당첨됐다.
참석한 모든 친구들에게는 정지수(정정자)가 찬조한 기념타올이 제공되었고,
김용복 친구가 찬조한 소화제 1통씩이 모든 친구들에게 제공되었다.
위의 찬조한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현금으로 찬조한 친구들에게도
소정의 기념타올과 소화제를 각 지역 총무님을 통하여 전달하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찬조해 준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너무 즐겁고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는 은사님의 소감을 듣고 서로의 격려 속에
폐회를 선언하고 우정으로 하나된 단체 사진을 찍고 모든 행사가 마무리 되었다.
청소를 하고 가져온 물건을 다시 싸들고 빗속을 걸어 차량에 옮기고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빗속에서 나눈 후 내년을 기약하며 빗속으로 사라진다.
친구야!
이번 모임은 졸업한 지 40년이란 많은 세월이 흘러 치러진 동창회!
은사님을 모시고 함께한 시간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마음 뿌듯했답니다.
40년 만에 처음 본 친구도 몸을 부대끼며 소리 지르고 즐긴 가운데 우리의
우정은 더 쌓여만 갔고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모든 스트레스도 날려 버린
아름다운 모임이었답니다.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동고동락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친구들의
순수한 모습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웅치초교 42회는 더
발전할 것이란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친구야!
이번 모임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 임원진을 맘속으로라도
‘수고했다’라고 응원해주고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흔쾌히 용서해주는
관용이 넘치는 친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차기 회장인 전안열 친구와 총무인 정형란 친구에게도 내년엔 더 많은
친구들이 우정을 나눌 수 있도록 모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길 바랍니다.
다음카페, 밴드, 카톡으로 더 많이 교감하여 참 아름다운 웅치초교
42회 동창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는 가정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직장,
건강하고 활기찬 친구들이 되기를 바라면서 내년에 건강한 모습으로
더 많은 친구들이 만날 것을 기원하면서 이만 후기를 마칩니다.
2014년 5월 3일
제3대 회장 임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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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후기글 읽어보니.. 한편의 드라마를 재생해서 보는 것처름 너무 생생하게 잘 올려 놓았네
도대체 3대 회장님은 못하는게 뭐가 있는겨ㅎㅎ??
감동의 후기글일세. 정말 수고 많았고,고생했네 박수 짝짝짝~~~
경환 친구 정말 수고 많았네~~
짱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