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ove에 대해서
이전에 정승환님이 요것들에 대해서 글을 올려주신적이 있는데 공백으로 비워놓고 좋은 그루브를 위해 어떤 연습을
하느냐고 물어보기가 뭣하니 몇 자 적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 서울재즈아카데미에 버클리 교수 두 분이 오셔서 강의를 하시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재즈 연주(즉흥연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루브(groove)와 톤(tone color)라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납니다.
뭐 의견이 다른 분들도 많겠지만 현재 저의 생각과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그루브와 톤은 음악 전문가든 문외한이든 모두가 느낄 수 있을만큼 음악을 감상하는 입장에서는 근본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역시 이것을 무시하고 연주테크닉이나 이론적인 부분에 오랜동안
집착했던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음악에 관련된 질문 중에서 가장 답하기 난감한 질문 중에 하나가 그루브(groove)가 무엇
이냐라고 묻는 질문일겁니다. 하지만 연주에 관한 대화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이기도
합니다만 실제로 누군가에게 물어도 명확하게 답해주는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이 단어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수년간 이 단어를 자주 써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 설명하는
내용이 100% 명확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주위에서 널리 사용되는 의미들을 한 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왜 이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운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1. 뜻을 설명할 적당한 한국어 단어가 없다.
2. 여러가지 뜻으로 쓰인다.
3. 수학적으로 딱 떨어지는 사실이라기 보다 감정(감각)적인 의미를 포함한다.
또 단어 자체가 외래어이기 때문에 우선 사전적인 의미부터 보겠습니다.
1. 굴곡, 길개 패인 홈, 고랑
2. 관습, 버릇, 틀에 박히는 것
3. 즐거운 시간이나 경험, 막 즐기는 것, 최고조,
In the groove 라는 숙어의 뜻을 사전에 찾아보니,
신이나서, 최상의 컨디션 최고조의, 최신 유행, 연주를 엄청 잘하는 등의 뜻이 있고 물론 음악 연주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쓰일 수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음악적인 부분에 한정한 의미를 찾아보겠습니다. 내가 아무리 설명해봤자 별로 신뢰성이
안가실 분들을 위해서 그나마 음악적 용어의 정의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고 생각하는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라는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설명하는 groove의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Groove (popular music)
In popular music, groove, used in the sense of rhythm, is a term for metre and its
embellishment by a rhythm section. Richard Middleton (1999) describes, "the concept of groove
(a term now theorized by analysts but long familiar in musicians' own usage)
marks an understanding of rhythmic patterning that underlies its role in producing the
characteristic rhythmic 'feel' of a piece, a feel created by a repeating framework within
which variation can then take place."
저처럼 꼬부랑 글에 익숙치 않으신 분들을 위해 버벅되는 해석을 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일반 대중 음악에서 쓰이는 그루브는 리듬감각적인 의미에서 쓰이고 리듬 섹션(리듬 반주 악기)에서
쓰이는 박자 혹은 박자의 꾸밈을 나타내는 말임.
아무개가 설명하기로는 "지금은 분석가들로부터 정의되었지만 오랜동안 연주자들에게 익숙한 의미로서
그루브의 개념은 어떤 음악의 특징적인 리듬 삘(feel)을 만드는 음악 전반에 흐르는 리듬 패턴의 이해를
말하는데, 이 특징적인 리듬 삘은 여러가지 변주(variation)를 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반복적인
리듬 패턴(framework)에 의해 형성됨."
말이 좀 긴데 실제로 연주자들의 일상 대화에서 많이 쓰이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고 보입니다.
1. 감각적인 리듬적 흐름 (sense of rhythm)
예) 쟤네들 그루브 죽인다.
예) 좀 그루브 있게 연주해봐라.
2. 독특한 리듬의 종류, 특정 리듬 패턴
예) (두구당당 둥당당 연주한 후에) 이런 그루브로 한 번 해보자.
예) B 섹션에서는 라틴 그루브로 연주하는거 맞지?
의미적인 부분만 본다면 이정도로 설명이 되겠습니다.
그러면 문제는 '어떻게 연주를 해야 그루브 있는 연주가 가능한가?' 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개인적인 의견을 나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여러가지 스윙감(amout of swing)의 표현력
2. Timekeeping
3. 다양한 리듬 패턴의 이해와 연주능력
1번에서 보듯이 개인적인 견해로는 straight 리듬 보다는 swing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groove를
느끼기가 쉽다고 판단됩니다. 여기서 스윙감의 크기(앞뒤 음의 길이 비율)의 변화나 템포 변화, 싱코페이션등등
여러가지 요소에 의해서 그루브감이 형성된다고 보는데 모두들 아시는 내용이긴 하지만 우선 '스윙(swing)'에
대해서 간단하게 집어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스윙(swing)

<그림 1> straight와 swing의 1, 2음 길이 도식화
8분음표 2개를 연주하는 경우를 생각하면서 첫음을 1음, 둘째음을 2음이라고 합시다. 1음의 길이를 붉은색으로
나타내고, 2음의 길이를 파란색으로 나타냈습니다. straight로 연주하면 1음과 2음의 길이가 정확하게 1:1로
똑같이 연주되지만(메트로놈 처럼), swing으로 연주하면 1음이 길고 2음이 짧아지는것을 말합니다.
설명을 쉽게하려고 약 2:1의 비율이라고 많이 말하지만 실제 여러가지 음악에서 swing을 이용해서 연주를 하는
경우에는 정확하게 2:1로 나누어지지 않고 적게는 1:1의 비율에서 3:1 정도의 비율정도로 연주 스타일이나
연주자의 groove가 나타나게됩니다. 맨 아래의 그림과 같이 1음과 2음이 나누어 지는 위치가 연주스타일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한 곡을 연주하면서 두 음을 나누는 위치가 변한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groove를
연주할때는 일정 위치가 정해지는데 이것이 각각의 groove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는 것이죠.
연주자들 중에서는 swing을 통통튀는 느낌이라고 bounce 리듬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외국 음악 서적에도 bounce라는 말이 나오는 곳이 몇몇 있긴하지만 외국인 연주자들에게 bounce 리듬이라고 설명을하면
못알아듣는 사람이 많은걸 봐서는 표준 단어는 swing이 맞다고 보이네요.
이처럼 수학적으로 딱떨어지는게 아니다보니 swing 리듬의 곡을 악보로 표기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8분음표의 연속음이 swing으로 연주되는 악보는 4분음표와 8분음표의 셋잇단음표로 계속 표기하기가 힘드니까
아래와 같은 방법들을 이용합니다.
<방법 1>
오선 악보의 좌측 상단에 (Swing) 이라고 표시함
<방법 2>
오선 악보의 좌측 상단에 아래와 같이 표시함

<방법 3>
오선 악보의 좌측 상단에 아래와 같이 표시함

<방법 4>
방법 2의 오른쪽과 같이 모든 음표를 표기함
<방법 5>
방법 3의 오른쪽과 같이 모든 음표를 표기함
5가지 표기법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만 표기법만 다를뿐 실제 연주법은 동일합니다.
머리로 이해하는 swing은 쉽지만 실제 연주하는 swing은 쉽지가 않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특정 음악에서 가장 적절한 swing의 느낌이 수학적으로 1.8:1이라고 하면 한 10분간 그 곡을 연주하면서 변함없이
1.8:1의 비율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게 안되는데 이것은 머리로 1.8:1을 계산해서 연주해서는 절대 안되고
몸이 비율을 기억해서 몸에서 저절로 나오게끔 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swing 리듬이지만 템포 50, 90, 120, 160, 200, 240, 300에서의 swing은 느낌이나 연주법이
똑같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템포의 변화에 따라 swing은 연주법이 이론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실제 연주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템포까 빨라질 수록 2음을 빨리 연주하기가 힘들어지므로
일반적으로 느린템포에서는 깊은(hard한; 1&2음의 비율차가 큰) swing을 사용할 수가 있고 빠른 템포에서는 실제로
얇은(light한; 1&2음의 비율차가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 swing과 shuffle의 차이점에 대해서 질문이 몇 번 있어서 개인적으로 찾아본 내용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Shuffle과 Swing은 두 개의 음을 기본형으로 하고 앞의 음을 길게 뒤의 음을 짧게 해서
발생하는 독특한 느낌을 표현한 것이고 일반적으로 앞의 음을 뒷 음 길이의 두 배로 하여 2:1의 길이로
triplet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기본적인 형태로 봐서는 Shuffle과 Swing은 동일 혹은 유사한
형태여서 shuffle 또는 swing(혹은 swung) note(rhythm, time)을 동일한 의미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는듯합니다.
하지만 두 음의 길이가 2:1로 수학적으로 정확히 맞는 것이 아니라 곡의 형식이나 연주자의 groove
혹은 곡의 tempo 에 따라 앞 음과 뒷음의 길이가 약간씩 변할 수 는 있다는 것을 모두 느끼실겁니다
(amount of swing, 스윙의 정도) 두 음의 길이가 1:1에서 2:1 사이의(예 1.7:1)을 Medium Swing,
2:1을 hard swing 또는 shuffle이라고 하네요. 결과 적으로 음 길이의 비율로만 봐서는 미세한 차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swing보다는 shuffle이 두 음의 길이 비율이 더 크다고 보여집니다.
일반적으로 swing은 blues, country, jazz(very fast jazz, slow ballards, latin jazz는 제외)등
다방면에 쓰이는 반면 suffle은 blues(shuffle blues등)에 많이 나타납니다. 혹자들은 shuffle이 두 음중
앞 음이 강조된다고도 하는데 개인적인 견해로는 뒷 음이 강조된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은 이해하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고 봅니다) 또 swing에서는 anticipation이나 delayed attack등을 자주 사용하지만
shuffle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것으로 보여집니다.
여기까지가 이론적인 내용인데 실제 연주에서 어떻게 되는지 확인을해보겠습니다.

<그림 3> Shuffle의 비율 (Stevie Ray Vaughn - Pride and Joy의 Main Riff 일부)
두 음의 비율 = 17.6:7.4 = 2.38:1

<그림 4> Swing의 비율 (Duke Ellington - All of Me의 멜로디 일부)
두 음의 비율 = 18.5:9.8 = 1.89:1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요정도만 하고
여러분들은 좋은 그루브를 가지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연습을 하시는지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