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여 년 전, 우리(32회)가 동창회 주관기수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모교에 대한 그리움과 고현중학교와 설천중학교로 나뉘게 되면서 헤어진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설레었습니다.
그로부터 또 강산이 변한 세월이 흐른 지난 일요일, 4월 15일(일)은 진목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총 동창회가 열렸습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그렇게 우리들은 어린시절로 훌쩍 뜀뒤기를 하게 되었지요.
참 많이 변해버린 운동장에서였지만 그곳에 모인 선배님과 친구들, 그리고 후배들은 분명 코흘리던 그 시절을
마음으로 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흙먼지 날리던 운동장이 잔디구장으로 바뀌었고,
아름드리 벚나무가 작은(?)고목이 되었어도 그 밑에서 까르르대며 술레잡기에 여념없던 철부지들이
그날 제 눈에는 여전히 보였습니다.
돌아보니 늘 그 자리에서 우리들의 아우성을 기다렸을 벚나무지만
삶에 쫓겨 나는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고전읽기 하라고 남겨 놓았을 선생님의 눈을 피해
그네 위에 걸터앉아 한창 유행하던 박스컵 축구중계를 내식으로 해대던 작은 여자아이였던 나는
그 벚나무가 여느 벚나무와 같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여름이 가까워지면 버찌열매를 주워 먹어 까매진 입가를 서로 쳐다보며 깔깔대던 그 철부지들!
이제는 폐교가 되어버린 모교지만 해마다 4월엔 그 모교가 그리워집니다.
나이가 들면 점점 옛일이 생각난다더니 아마도 내 나이가 결코 적은 것은 아닌가 봅니다.
지난 일요일의 햇살 따사롭던 그 운동장이 다시 보고싶습니다.
듬성듬성 붙어있던 꽃잎이 바람에 날리던 그 아름답던 벚나무가 또 생각납니다.
이렇게 4월은 내 기억 속에 또 하나의 그림이 되어 남아있을 것입니다.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첫댓글 너무 아름다운 글이네요. 눈물이 나올것 같습니다. 늘 행복하십시오.
선생님!
카페 가입이 늦었습니다.
운동장에서 인사드렸던 32회 졸업생 이명희입니다.
5월에 뵙겠습니다. 부산 32회 총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유년시절, 6년간의모교에서의 꿈과 희망 추억과향수가 묻어나는 글.
감명깊게 읽어습니다- 표현이 우찌이렇게 섬세하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