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을 시작해 놓고 급식소엔 자주 들려보지 못한다. 말로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니 더워서 더 그럴게다. 오늘은 서울에서 대학생들이 봉사를 온다기에 가 보았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주방엔 숨이 컥 막힌다.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는 큰샘물과 선린집사님 학생들은 청소를 하고 있다. 주방에 들어가 우선 기도부터 하고 말뿐이지만 격려를 해 주니 좋아라한다. 말한마디에 천냥빚 갚는다는데 칭찬에 인색했던 것 같다. 말없이 빛도 없이 수고하고 애쓰는 무료급식 봉사팀인데.... 배식대엔 나란히 밥, 김치, 나물, 고등어 자반, 국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11시부터 오셔서 기다리는 분들은 분명 아침을 드시지 않고 오셨으리라. 언제나 원하는만큼 푸짐하게 식사를 할 수 있어 좋다는 어느 할머님의 고백, 반찬이 입에 딱 달라 붙는다는 어느 할아버지의 고백, 어김없이 넝마주이 아저씨는 마지막에 오셔서 식판에 가득 밥을 담아 달란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시는 어느 할머님을 불러 비닐 봉지에 밥과 김치를 챙겨 할머님 손에 들려 주는 큰샘물이 보기 좋다. 그러고 보니 쌀도 20키로밖에 남지 않았네... 쌀 달라고 기도해야겠다. 맨날 달라고만하는 나눔이 땜에 하나님도 속상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