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구안와사)
저자가 신경해부생리를 공부하면서 세상에 이보다 더 어려운 학문이 또 있을까? 하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이었었다. 이유는 기계론적 이론체계로 기술된 신경생리학은 시종일관이 미로(迷路)였기 때문이다. 여느 학문과는 달라야 되는 것이 의학은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그 이론이 최첨단의 과학으로 정립된 이론이라 해도 병변의 원인이 밝혀져야 되고, 또 그 병리를 해소시킬 수 있는 객관성의 해답이 제시되어야 의학은 학문으로써 생명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발견한 듯 무한정 빠져 들어갔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피상적으로만 흘려듣던 신경계가 실제로 인체의 감각과 운동 그리고 정신활동을 지배하는 실체의 조직이라는 것이 처음으로 뇌리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질환이 신경계로부터 기인된다는 확신이었다.
그 이유는 신체의 어느 부위에서 어떤 종류의 병변을 일으키건 최우선적으로 아프다. 저리다. 감각이 둔해지다. 마비다 등등의 감각장애와 목, 팔, 허리, 무릎 등 관절의 굴신(屈伸)이 자유롭지 못한 수의근의 운동장애, 그뿐만 아니라, 심장에 이상이 생긴다거나(심장운동장애) 숨쉬기가 어려워지고(호흡운동장애) 소화장애(소화운동장애), 장기능이 나빠지는(장운동장애) 등등의 내장 운동장애 그리고 정신활동에 장애를 일으키는 신경계의 언어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이는 신경계의 어떤 변화가 모든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증거가 된다.
동양의 선인들은 이를 선지, 경락이라는 형이상학적 기능계를 설정하고 활용해왔다. 그리고 2천 여년 전 고전(古典)을 통해 “一鍼二灸三藥”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 즉 치료법에는 침치료, 뜸치료, 약물치료가 있으나 그 중에서 으뜸의 치료법은 침치료라는 메시지다. 동양의학은 원시시대로부터 체득된 경험의학이다. 저자는 이 메시지를 중시, 요혈중의 요혈 배수혈의 작용이 척수신경절의 작용 즉, 신경계의 작용이라는 것을 규명해 내고, 경락설의 메카니즘을 신경생리에 접목, 신경생리학적(분절생리학적)으로 생리의 규율이 정립된 S'NC를 탄생시켰다.
안면마비에는 중추성과 말초성이 있으나 전문적인 검사가 아니어도 쉽게 판별할 수 있는 것이, 중추성은 대뇌피질의 손상(외상 또는 뇌졸중)에 의한 마비이므로 그 원인은 반대편 대뇌반구에 있어 안면마비시에도 이마의 주름은 그대로 보존되나, 말초성은 환측의 안면신경이라는 말초신경의 손상 또는 변성에 기인되는 병변이므로 이마의 운동근은 마비를 초래하여 주름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말초성 안면마비에 대해서 알아본다.
안면신경은 좌우 12쌍의 뇌신경 중 7번째 신경으로 뇌간(腦幹, Brainstem)을 나와 내이도(內耳道)를 거쳐 귓바퀴 뒤쪽의 둥근 뼈에서 안면으로 분포되는 운동성 신경이나 감각성도 내포하고 있다. 바로 이 신경에 손상이 오면 지배근 즉, 안면근의 신축(伸縮)이 불능해지고 혀도 입술도 극도의 긴장성 수축을 일으켜 입이 한쪽으로 삐뚤어지고 발음도 부정확하게 되며 입술이 모아지지 않아 휘파람 소리도 낼 수 없게 된다. 눈도 완전히 감기지 않으며, 눈을 치켜 떠 보아도 이마에 주름살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심한 경우는 식사시 음식을 흘리게 되며 때로는 혀의 앞쪽 2/3에서 미각이 없어지기도 한다.
안면마비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오는 경우도 있겠으나 많은 사람들의 경우에 전조증도 나타난다. 주로 귀뒷쪽으로 동통이 생기면서 전기가 통하듯 찌릿찌릿하는 감각장애를 며칠간 경험했다고 한다. 또 안면신경이 운동성이라고 할 수 만은 없는 것이 어떤 환자는 마비가 온 후에도 환측으로 심한 두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또 어떤 환자는 귀 뒤쪽의 유양돌기부에 심한 동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안면마비의 증상은 발생 후 1 주나 2주간은 계속 악화되는 코스를 밟게 된다.
안면마비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서양의학에서는 류머티즘설, 알레르기설, 바이러스설, 염증설, 혈관 경련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설 등이 대두되고 있을 뿐,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동양의학에서 또한 그 원인을 한냉(寒冷)이나 심신이 허약한 상태에서 과로가 겹친 경우, 갑자기 심한 충격과 분노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두부(頭部)는 C2, C3, C4 등 세 체절의 연접으로 이루어져 각기 그들 고유의 체절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12뇌신경 대부분의 출입구는 뇌간(교, 연수)이다. 그런데 이 부위는 체절신경 C3의 지배영역이다. 따라서 12뇌신경 그 대부분은 V체질의 체절신경 C3에 의해 지배된다. 이는 12뇌신경이 V체질의 체절신경(척수신경) C3에서 분지된 열두 자락의 신경섬유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모든 병리의 요인은 대뇌로부터 체절에 도달된 체절신경의 흥분성 신호이다. 체절신경의 흥분성 신호는 체절근(골격근, 평활근)을 긴장성으로 수축시키는데, 골격근의 긴장성 수축은 압통, 경결, 근의 강직 등 과민의 병적반응을 나타내나, 동일체절 평활근의 긴장성 수축은 내장운동을 저하시키고 혈관 평활근을 수축시키며, 이는 동일체절 조직세포의 대사장애로 이어져 조직의 퇴행과 변성을 초래한다.
신경조직 또한 신경조직세포의 원활한 대사에 의해서 형태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V체질의 체절신경 C3의 흥분성 신호는 지배체절의 신경조직을 퇴행시키고 변성시킬 수 있다. 안면마비는 이 체절의 신경섬유 안면신경의 퇴행 또는 변성에 기인되는 병변이다. 그러나 말초신경의 손상은 재생될 수 있다. 하루에 1㎜씩 재생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임상을 통해 확인해 보면 더 빠를 수도, 더 느릴 수도 있다. 이는 신경조직의 퇴행과 변성의 경중에 의해 그리고 현재의 체절신경 신호조건에 의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면마비 또한 S'NC에 의해서 최대의 효율성을 나타낸다. 분절척수 수배반사점에서 Control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경증은 Control 직후 즉효를 나타낼 수도 있으나, 중증은 꾸준히 조절해 줌으로써 호전시킬 수 있으며, 재발과 퇴행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의 손상 중에서도 특히 '신경조직의 손상은 100%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중시해야 한다. 몇 %일지라도 감각장애 운동장애를 남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말초신경 조직대사장애는 신경원의 대사에도 병행되기 때문이다.
안면마비가 아니드라도 말할 때나 또는 미소를 지을 때 한쪽 구각만 귀쪽으로 더 당겨진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TV화면에서 드물지 않게 눈에 띄는 모습들인데, 원인은 맞은편 안면근이 긴장성 수축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또한 병리이므로 S'NC로 회복시킬 수 있다.
"90점의 건강을 지키고 싶으십니까?
치료의 값어치는 10점입니다. 그런데 예방의 값어치는 90점입니다"
안면마비의 처방
첫댓글 선생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