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으로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64세)의 장남 미야자키 고로(40세)가 이 『게드 전기』로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에 첫 도전한다는 사실은 지난 2005년 12월 13일 발표되었다. 2005년 12월 14일자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1967년 생인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대학 졸업 후 건설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1998년부터 「미타카의 숲─지브리 미술관」의 종합 디자인을 맡았고, 그 후 2001년부터 2005년 6월까지 동 미술관의 관장을 역임했다고 한다. 2004년에는 예술선장 문부과학대신(일본 문부과학성의 장관) 신인상 예술진흥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역시, 그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남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년 작품, 2002년 6월 국내 개봉)으로 제 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 제 75회 아카데미영화제 장편애니메이션상, 뉴욕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애니메이션상, 로스앤젤레스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애니메이션상 등을 수상했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년 작품, 2004년 12월 국내 개봉)으로 제 61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기술공헌상 등을 수상한 일본 유수의 애니메이션 연출가로서,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일본 감독이다. 그의 작품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국내에서 2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후속작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전국 175개 스크린에서 개봉되어 302만 명의 관객 동원으로 한국에서 개봉된 일본영화로서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 덕분에 이번 신작인 『게드 전기』 역시 비슷한 규모로 전국 개봉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어, 어느 정도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가고 있다. 참고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매우 오래 전부터 『어스시의 마법사』를 좋아한다고 공공연히 말해왔기 때문에, 언젠가는 미야자키 본인이 직접 『어스시의 마법사』 애니메이션 제작에 도전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오래 전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 있어왔다. 심지어 필자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어스시의 마법사』의 관련성에 대해 처음 글을 썼던 것도 1990년대 초, 즉 지금으로부터 거의 15년 전의 일인 것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본인이 아니라 그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 감독을 통해 드디어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이게 되었으니, 더더욱 호사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 역시,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로부터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이르기까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 『어스시의 마법사』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왔다고 말한다. 사실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 발표된 미야자키 하야오 인터뷰나 각종 연구서를 보면 『어스시의 마법사』에 관한 언급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역시 30년 가까이 이 작품의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을 원했을 정도라고 하는데, 무슨 이유로 지금껏 『어스시의 마법사』를 애니메이션화하지 못했을까.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뒷이야기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