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을 위한 준비.... 작년 청송 전국체전에서 내년엔 나도 도전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올해 막상 도전을 하려하니 함께 출전할 선수가 없다. 삼준행님의 소개로 숙희언니를 만났고 근하행님의 설득으로 어렵사리 미숙이가 동참을 하게 되었지만 진주와 창원과 양산...거리상 너무 먼곳에 살고 있고 또 직장때문에 제대로 함께 모여 훈련다운 훈련을 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업이 간호사인 미숙이에게 응급처치를 담당하게 하고 숙희언니와 나는 암벽등반의 자일 파트너를 함께 하기로 했다. 하지만 숙희언니는 올해 대통령기 장년부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긴 했지만 암벽은 완전 초보인지라 앞이 막막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삼준행님은 걱정 말라고 호언장담을 해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날짜는 하루하루 다가오고 모두들 직장생활을 하는지라 마음만 무거워할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숙희언니와의 첫번째 만남은 김해 삼준행님 사무실에서 가졌고 거기서 삼준행님은 갖고 있는 장비캐비넷을 열어 아낌없이 우리 팀을 위해 대여를 해 주었다. 두번째 만남은 마산 팔용산이었다. 구름이 잔뜩 낀 아침 미숙이가 빠진 우리 둘과 삼준행님은 팔용산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 길가에 있는 볼트길이 세군데가 있는 암벽앞에 장비를 널어놓고 등반 교육을 시켰다. 하필이면 반갑지 않은 비가 부슬부슬 자꾸만 내려 삼준행님 앞에서 처음으로 등반을 하는 나는 다리도 떨리고 힘도 들고 미칠지경이었다. 더군다나 비에 젖어 미끄러운 길을 온사이트로 오르자니 참으로 난감하였다. 두어번 오르고 나니 몸도 풀리고 마음도 여유가 생겨 오름짓이 쉬워짐을 느꼈다. 등반교육이 끝난 후 체육공원이 조성된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독도법 교육을 하였다. 작년 지등 하계반때와 양산등산교실에서 접했던 교육의 흔적이 머리속에 조금 남아 있어서인지 아님 삼준행님의 명강의 덕분인지 머리속에 곧바로 주입이 되었다.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되던 독도법은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음 훈련역시 미숙이는 직장때문에 참가를 할수 없었고 우리는 김해 인공암장에 모여 텐트설치와 독도,등반등 체전에 필요한 교육을 잠시 하였고 그 다음주엔 광주 무등산 산행코스에 답사 산행을 가기로 했다. 비가 온다는 예보로 숙희언니는 머뭇하는 듯 했지만 난 절대 안올거라고 뻥을 쳐가며 답사산행을 감했했다.
영호남 친선등반이 있는날과 겹쳐지는 바람에 그곳으로 가려던 승록이를 설득시켜 함께 출발을 했는데 증심사에 도착에 20여분을 오르다 보니 비는 점점더 굵어져 배낭카바를 씌워야 했고 그 비를 맞으며 우리는 승록이와 함께 주위의 봉우리에 나침반을 견주어가며 독보법 공부를 했다. 능선을 넘는동안 비는 점점 더 세차게 내리고 우리는 팔각정에 올라가 따끈한 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이세상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꿀맛같은 점심시간이었다. 하산하는 동안 비는 계속해서 내렸지만 워낙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런지 나를 비롯해 모두들 행복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국체전 시작...
결전의 날이 다가와 광주로 가는 차안... 왜그리 화장실이 자꾸만 가고픈지 마음은 평온한것 같은데 몸은 아닌것 같다. 광주 조선대학교 도서관 위에 위치한 행사장에는 벌써 도착한 팀들이 텐트를 치고 대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삼준햄과 재복 아우는 심판회의장으로 급하게 달려가고 우리는 짐을 풀어 야영준비를 했다. 대회가 처음인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허둥지둥 자꾸만 실속없는 행동만 하게 되고 장비진열을 하다보니 암벽등반과 매듭법을 하는 실기장으로 이동을 했다. 콘크리트 벽에 인공홀더를 박은 10미터의 간이 암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곧바로 루트파인딩을 하고 대기를 위한 공간으로 이동을 했다. 잔뜩 긴장을 한 나는 또 화장실이 그리워 안전밸트를 하기 전 종종걸음을 치며 다녀와야 했고 장비를 착용한 후 매듭법 실기를 하게 되었다. 한사람이 세가지의 매듭법을 해야 하는데 난 후르지크,되감기8자,로프연결8자매듭법이 선택 되었다. 하지만 첫번째 후르지크 매듭법을 하는데 심판관이 연결되지 않은 로프를 내밀며 본인의 손에 매듭을 하라고 한다. 이거야 원 무슨 이런 대회가 있나 싶었다. 후르지크 매듭법이란 본디 주마 대용으로 굵은 로프에 가는 로프를 사용해 등강기 역활을 할수 있도록 사용하는건데 손바닥에 하라니?난 평소 알고 있던 방법으로 매듭을 하였다. 처음엔 한쪽이 두바퀴 한쪽이 세바퀴로 나오길래 맞냐고 물었더니 틀렸다고 했다. 다시 매듭을 해 양쪽 모두 같도록 했으나 그것 또한 아니라고 했다, 아마도 방법이 아닌듯 싶었다. 난 방법이야 어떻든 맞는것 아니냐고 끝까지 우겼으나 심판관은 끝까지 틀렸다고 하는게 아닌가? 정말 화가 나서 참을수가 없었다. 등산 교재에도 없는 방법으로 실기평가를 하다니....
대회끝난 후 점수를 보니 37점...그리 좋은 성적이 아니었다. 저녁밥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내일 있을 독도와 응급처치를 위해 창원대 산악부 팀들과 공부를 했다. 창원대 선수들 역시 경기에 참가하는 열의가 보통이 아니었다. 울산 현대팀으로 출전한 성진아우에게 기존에 많이 출제된 문제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부족한 공부를 조금 하다가 내일을 위해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시계 알람은 다섯시에 맞췄지만 도저히 잠을 더 잘수가 없었다. 어쨋든 1점이라도 빼앗길수 없었기에 4시에 텐트에서 살며시 나와 도서관 건물에 들어가 응급처치 구술시험에 관한 부족한 암기와 독도법에 대해 공부를 했다. 나 하나로 인해 팀의 점수가 깎이는건 더이상 용서 할수가 없었다. 다섯시가 되어 텐트로 돌아와 따스한 밥과 된장을 연하게 푼 된장국을 끓이고 집에서 양념해 온 한우 등심살을 볶아 창원대 팀에게 절반 나누어 주고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그동안 숙희언니와 미숙이는 배낭을 꾸려 10키로그램의 무게를 맞추었다. 서로 팀원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려 10킬로를 맞추려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난 리더의 책임감에 혹시라도 무슨 착오로 인해 무게가 미달될까봐 13킬로가 넘는 무게로 맞추었다. 7시 정각 증심사로 가기위해 보든 선수들이 버스에 몸을 싣고 시내를 달렸다.
출발점에는 광호햄과 정화,근하햄 부인인 언니가 함께 응원을 해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정화가 주는 커피를 한잔 마시고 08시 42분 우리팀은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오름길은 답사를 했던곳이 아니라 조금 더 위에 있는 길로 정해져 있었다. 다행히 답사코스보다 더 수월한 곳이어서 어제까지만 해도 기운이 한개도 없다던 미숙이는 가뿐가뿐 잘도 올라갔으며 1포인트에 다다랐을땐 앞서 출발한 일반부팀을 만날수가 있었다. 그만큼 우리의 속도가 빨랐다는 얘기였다. 1포인트에서의 독도 문제는 삼준행님이 가르쳐준 그대로 나와서 아주 순조로웠고 생각없이 돌위에 얹어놓고 자북선을 긋는 바람에 수정하고 다시 긋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1포인트에서 바람재까지는 임도가 한참 이어졌는데 우리는 속보로 즐거운 마음으로 경치를 즐기며 가뿐하게 올라갔다. 2포인트에 도착하니 삼준햄과 재복아우가 반가운 얼굴로 심판을 보고 있었다. 힘이 절로 솟는것을 느꼈다. 체력을 위해 주머니에 넣은 행동식을 부지런히 입속으로 넣어가며 시간을 절약하고 10킬로의 하중으로 인해 관절에 무리가 갈수도 있고 또 오르막길의 속도를 위해 지금껏 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두사람은 나의 주문에 두말없이 준비해 와 서툴지만 열심히 사용하며 힘과 시간을 절약했으며 나보다 속도가 더 빠름에도 불구하고 숙희언니는 능선구간에서는 내가 페이스를 조절하겠다는 말에 두말않고 뒤로 비켜서주며 동생 미숙이를 챙겨서 오니 앞장서 가는 내마음은 부담은 되었지만 신바람도 났었다. 무조건 나를 믿어달라는 한마디를 두사람은 신뢰해주었던 것이었다. 한결같은 속도로 4포인트 지점 깃대봉까지의 독도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깃대봉에서의 서정상 코치님의 만남은 얼마나 반갑던지 달려가 안기고 싶을만큼 기뻤으며 조선대 ROTC 건물이 있는 캠퍼스에 다다르자 결승점을 향해 모두들 구호를 붙여가며 힘찬 뜀박질을 하였다. 광호행님과 정화의 반가운 얼굴이 함께 도로를 달리고 창원대 아우들도 고함을 지르며 우리들을 응원한다.감격의 눈물이 자꾸만 눈시울을 적신다. 마지막에 다다랐을때 숙희언니의 다리에 쥐가 나 걸음을 멈칫할때 나 역시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나 자꾸만 땡땡해짐을 느꼈지만 표현도 못하고 결승선을 향해 달릴수 밖에 없었다.
작고 여린 미숙이는 말없이 산행도 잘 따라주더니 얼마나 잘 달리는지 정말 이뻐보였다. 잠시 숨을 돌리고 응급처치 실기를 한 후 텐트를 접고 식사를 마친 후 결과를 보니 우리팀의 성적이 92점으로 2위로 집계가 되었다.
잘 하면 동메달 정도 할수 있을거라는 삼준행님의 말씀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상밖의 성적이 나오니 숙희언니도 미숙이도 자꾸만 눈시울을 붉힌다. 물론 금메달 이상의 기쁨은 없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숙희언니와 미숙이의 노력으로 예상밖의 결과를 얻으니 기쁘기 한량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우리들을 열과성을 다해 교육시켜주신 삼준행님께 큰 감사를 드리며 다음 있을 대통령기에는 기필코 우승의 영광을 안겨드리도록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할 것이다.
리더..... 난 등산학교에서 리드의 역활이란것에 배웠었다. 그 리더의 역활을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 팀원의 건강상태,체력,능력...모든것을 꼼꼼히 파악하고 리드자를 믿고 따르게 하는것... 아직은 많이 서투르고 부족하지만 이번 대회의 경험을 거울삼아 진정한 리더가 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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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쿨의 산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푸무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