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탁(1263-1343)
靑山의 눈 녹인 빛링 건듯 부러 간 딪 업다
져근덧 비러다가 불니고져 마리 우희
귀 밋희 힝 묵은 서리를 녹여 볼가 힝노라
건듯:잠깐, 문득. 져근덧:잠시 동안, 잠깐
한 손에 막딪 잡고 힝 한 손에 가승 쥐고
늙다 길 가승로 막고 오다 백발 막딪로 치려터니
白髮이 졔 몬져 알고 즈럼길노 오더라.
嘆老歌. 즈럼길:지름길
이조년(1269-1343)
梨花에 月白힝고 銀漢이 三更인 제
一枝春心을 子規ㅣ야 아랴마다
多情도 病인 양힝야 짜 못 들어 힝노라.
이존오(1341-1371)
구룸이 無心탄 말이 아마도 虛浪힝다
中天에 힝이셔 任意로 딪니며셔
구팅야 光明한 날빗츨 힝라가며 덥다니
최영(1316-1388)
綠耳霜蹄 싶지게 먹여 시다ㄷ물에 싯겨 팅고
龍泉雪鍔을 들게 갈아 두러메고
丈夫의 爲國忠節을 셰워 볼까 힝노라
녹이:날래고 좋은 말(駿馬). 주나라 목왕의 준마 이름. 상제:굽에 흰 털이 난 좋은 말. 용천:보배로운 칼의 이름. 설악:날카로운 칼날.
이색(1328-1396) 호는 목은(牧隱). [고려말 三隱 : 牧隱 이색, 圃隱 정몽주, 陶隱 이숭인 또는 冶隱 길재]
白雪이 짜자진 골에 구루미 머흐레라
반가온 梅花다 어늬 곳의 픗였다고
夕陽의 홀노 셔이셔 갈 곳 몰라 힝노라.
이방원(1371-1422) 조선 3대 태종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萬壽山 드렁칡이 얽어진들 긔 어떠리
우리도 이 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정몽주(1337-1392) 호는 포은(圃隱)
이 몸이 주거주거 一百番 고텨 주거
白骨이 塵土ㅣ 되야 넉시라도 잇고 업고
님 向한 一片丹心이야 가실 줄이 이시랴
무명씨(정몽주의 母, 혹은 김정구)
가마귀 싸호는 골애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낸 가마귀 흰 빛을 새오나니
창파에 조히 씻은 몸을 더러일가 힝노라
새오나니:시기하나니. 조히:깨끗하게.
길재(1353-1419) 호는 야은(冶隱)
五百年(오백년) 都邑地(도읍지)를 匹馬(필마)로 도라드니
山川은 依舊(의구)힝되 人傑(인걸)은 간 딪 업다
어즈버 太平烟月(태평연월)이 힝이런가 힝노라
어즈버:아!, 아 슬프도다. (향가 낙구의 감탄사와 관련)
원천석(고려말) 호는 운곡(耘谷). 태종의 스승. 치악산에 은거
興亡이 有數힝니 滿月臺도 秋草ㅣ로다
五百年 王業이 牧笛(목적)의 부쳐시니
夕陽의 디나다 손이 눈물겨워힝노라.
목적:목동이 부는 피리.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턴고
굽을 절이면 눈 속에 푸를소냐
아마도 歲寒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정도전(?-1398) 호는 삼봉(三峰) 악장 : 납씨가(納氏歌), 정동방곡(靖東方曲), 문덕곡(文德曲), 신도가(新都歌)
仙人橋 다린 물이 紫霞洞의 흐르르니
半千年 王業이 물소링힝이로다
아희야, 故國興亡을 무러 무싶힝리요.
변계량(1369-1430) 악장 : 화산별곡
내해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고
남이 한다고 義 아녀든 좇지 마라
우리는 天性을 지키어 삼긴 대로 하리라.
부화뇌동(附和雷同):주견없이 남이 하는 대로 따름. 덩달이.
이직(태종조 영의정)
가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 뿐인가 하노라.
황희(1363-1452) 세종조 영의정
대초 볼 불근 골에 밤은 어이 힝드르며
벼 비 그르헤 게다 어이 다리다고
술 닉쟈 체 쟝싶 도라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田園閑情. 다리다고:나와 다니는고 또는 벼 벨 즈음 (강으로) 내려가는고.
맹사성(1360-1438, 공민왕-세종) 세종 때 좌의정에 오름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 작자가 만년에 고향으로 돌아가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생활을 노래한 작품. 주제는 君恩. 최초의 연시조.
江湖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
濁 溪邊에 錦鱗魚ㅣ 안주로다
이 몸이 한가하옴도 亦君恩이샷다.
강호:자연, 관직을 떠난 은서지. 탁료:막걸리. 계변:시냇가. 금린어:쏘가리. 역군은:또한 임금의 은혜.
江湖에 여름이 드니 草堂에 일이 없다
有信한 江波는 보내느니 바람이로다
이 몸이 서늘하옴도 亦君恩 이샷다.
초당:초가 사랑채. 유신한:신의 있는
江湖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있다
小艇에 그물 시러 흘리 띄여 더져 두고
이 몸이 消日하옴도 亦君恩이샷다.
소정:작은 배. 흘리띄여:흐르게 띄워. 소일:날을 보냄.
江湖에 겨울이 드니 눈 기픗 자히 남다
삿갓 빗기 힝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이 몸이 칩디 아니힝옴도 亦君恩이샷다.
자히 남다:한 자가 넘는다. 빗기:비스듬히. 누역:도롱이.
김종서(1390-1453) 호는 절재(節齋), 세종조 육진 개척, 계유정란(수양대군) 때 죽음.
朔風은 나모 긋희 불고 明月은 눈 속의 칭딪
萬里邊城의 一長劍 집고 셔셔
긴 하링 큰 한 소링예 거틸 거시 업셰라.
長白山에 기를 꽂고 豆滿江에 말을 싯겨
서근 저 선비야 우리 아니 사나히냐
어떠타 麟閣畵像을 누고 몬저 하리오.
성삼문(1418-1456) 死六臣(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
이 몸이 주거 가서 무어시 될고 힝니
蓬萊山 第一峯의 落落長松 되엿다가
白雪이 滿乾坤힝 제 獨也靑靑힝리라.
首陽山 빛라보며 夷齊를 恨힝노라
주려 죽을진들 採薇도 힝다 것가
아무리 푸싶옛 거신들 긔 뉘 힝힝 낫딪니
採薇 : 고사리를 캠. 푸싶옛 : 野生의
박팽년(1417-1456) 死六臣
가마귀 눈비 마자 희다 딪 검노밑라
夜光明月이야 밤인들 어두오랴
님 向한 一片丹心이야 고틸 줄이 이시랴.
金生麗水ㅣ라 한들 물마다 금이 나며
玉出崑岡이라 한들 뫼마다 옥이 날쏜
암으리 사랑이 중타 한들 님님마다 좃츨야
유응부(?-1456) 死六臣. 武人
간밤에 부던 바람 눈서리 치단 말가
낙락장송이 다 기우러지단 말가
하물며 못다 핀 꽃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이개(1417-1456) 死六臣
房 안희 혓다 쵸불 눌과 離別힝엿관대
것흐로 눈물 디고 속 팅다 줄 모링다다
우리도 千里예 님 離別힝고 속 팅다 듯힝여라.
감정 이입.
유성원(?-1456) 死六臣
草堂에 일이 없어 거믄고를 베고 누어
太平聖代를 꿈에나 보려 터니
門前에 數聲漁笛이 잠든 날을 깨와다.
계유정란-김종서 암살을 노래.
왕방연 세조 때 금부도사. 단종이 영월로 유배갈 때 호위
千萬里 머나먼 길헤 고온 님 여희옵고
내 밑잎 둘 딪 업서 냇까애 안자이다
뎌 믈도 내 안 까힝야 우러 밤길 녜놋다.
원호(?-?) 生六臣(원호 김시습 이맹전 남효온 조려 성담수)
간밤에 우던 여흘 슬피 울어 지내거다
이제 와 생각하니 님이 울어 보내도다
저 물이 거스리 흐르과져 나도 울어 보내리라.
월산대군(1454-1488) 성종의 형
秋江의 밤이 드니 물결이 칭노밑라
낙시 드리오니 고기 아니 무노밑라
無心한 딪빗만 싯고 뷘 빛 저어 오노라.
김굉필(1454-1504) 갑자사화 때 처형됨
삿갓에 도롱이 입고 細雨中에 호미 메고
山田을 흩매다가 綠陰에 누웠으니
牧童이 牛羊을 몰아 잠든 나를 깨와다.
성종(成宗, 1457-1489) 유호인을 보내면서
이시렴 부듸 갈힝 아니 가든 못 힝소냐
무단이 네 슬터냐 다의 勸을 드럿다다
그려도 하 애딪고야 가다 힝를 닐너라.
김정구(연산군 때 사람)
뉘라서 날 늙다던고 늙은이도 이러한가
꽃 보면 반갑고 잔 잡으면 우음 난다
추풍에 흩나는 白髮이야 낸들 어이 하리오.
身老心不老
이현보(1467-1555) 호는 농암(聾岩). 고려 때부터 내려오던 '어부가'를 장가 9장, 단가 5수로 개작함.
聾岩애 올아 보니 老眼이 猶明이로다
人事이 變한딪 山川이힝 가싶가
岩前에 某水某丘이 어제 본 딪힝예라.
어부가 중
굽어는 千尋綠水 돌아보니 萬疊靑山
十丈紅塵이 엇매나 가렷는고
江湖에 月白하거든 더욱 無心하여라.
굽어는:굽어보면. 천심:천 길. 만첩:만 겹. 십장홍진:10장이나 쌓인 먼지, 속세의 공명심. 엇매나:얼마나. 무심:속세에 무관심한 경지.
이 듕에 시름 업스니 漁父의 生涯ㅣ로다
一葉片舟를 萬頃波에 띄워 두고
人世를 다 니젯거니 날 가는 주를 알랴.
이 듕에:인간 생활 중에. 니젯거니:잊고 있거니.
山頭에 閑雲이 起하고 水中에 白鷗飛라
無心코 多情하니 이 두 것이로다
一生에 시름을 닝고 너를 조차 노로리라.
長安을 도라보니 北闕이 千里로다
漁舟에 누어신딪 니즌 스치 이시랴
두어라 내 시링 아니라 제세현이 업스랴.
장안:서울. 북궐:경복궁. 니즌 스치:잊은 사이가. 제세현:세상을 건져낼 어진 사람.
주세붕(1495-1554) 백운동 서원을 창건하여 서원의 창시자로 알려짐.
오륜가(五倫歌)
1. 父子有親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마님 날 기르시니
부모옷 아니시면 내 몸이 업실낫다
이 덕을 갑하려 하니 하늘 가이 업스샷다.
2. 君臣有義
종과 항것과를 뉘라서 삼기신고
벌와 가여미아 이 뜻을 먼저 아이
한 마음에 두 뜻 없이 속이지나 마옵세이다.
항것:상전(上典). 삼기신고:만들어 내었는가. 벌:蜂. 가여미:개미. 아이:알도다.
3. 夫婦有別
지아비 밭 갈나 간 데 밥고리 이고 가
飯床을 들오대 눈섭의 마초이다
진실노 고마오시니 손이시나 다르실가.
4. 兄弟友愛
형님 자신 젖을 내조차 먹우이다
어와 우리 아아 어마님 너 사랑이야
형제와 불화하면 개도치라 하리라.
내조차:나까지. 어와:감탄사. 아아:아우. 개도치:개와 돼지.
조광조(1482-1519 : 성종-중종) 김굉필의 후예, 급진 정책 기묘사화 때 사사
저 건너 一片石이 姜太公의 釣臺로다
文王은 어디 가고 빈 대만 남았는고
夕陽에 물 차는 제비만 오락가락 하더라.
김구(1488-1575 : 성종-중종) 중종의 주찬(酒饌)을 받고 응답한 노래. 경기체가 : 화전별곡
나온댜 今日이야 즐겨온댜 오다이야
古往今來예 類업슨 今日이여
每日이 오다 까트면 므싶 셩이 가싶리.
나온댜 : 기쁘도다
올힝 더은 다리 학긔 다리 되도록애
거믄 가마괴 해오라비 되도록애
享福無彊힝샤 億萬歲링 누리소셔.
해오라비 : 백로. 임금의 장수 기원
불가능한 일을 들어 영원을 노래함 : 고려속요 '정석가'
서경덕(1487-1546 : 성종-명종) 호는 화담(花潭), 황진이 생각
밑잎이 어린 後ㅣ니 힝다 일이 다 어리다
萬重雲山의 어다 님 오리마다
디다 닙 부다 빛링의 힝혀 기가 힝노라.
어린 : 어리석은
마음아 너는 어이 매양에 젊었는다
내 늙을 적이면 넨들 아니 늙을소냐
아마도 너 죵녀 다니다가 남 우일까 하노라.
身老心不老
송순(1493-1583 성종-선조) 호는 면앙정. 가사-면앙정가
風霜이 섯거 틴 날에 까 픗온 黃菊花를
金盆에 까득 다마 玉堂에 보내오니
桃李야 곳이오냥 마라 님의 힝을 알괘라.
자상특사황국옥당가(自上特賜黃菊玉堂歌)
곳치 딘다 힝고 새들아 슬허 마라
빛링에 흣다리니 곳체 탓 아니로다
가노라 희짓다 봄을 새와 므싶 힝리오.
사화에 대한 탄식과 슬픔, 체념 희짓다:훼방하는. 새와:샘내어
十年을 經營힝야 草廬三間 지어내니
나 한 간 달 한 간에 淸風 한 간 맏져두고
江山은 들일 듸 업스니 둘러 두고 보리라.
믐힝다 물러가쟈 밑음과 의논한이
이 님 빛리고 어듸러로 가쟘말고
밑음아 너란 잇거라 몸만 물러 가리라.
이황(1501-1570 연산군-선조) 호는 퇴계(退溪). 벼슬이 대제학에 이름.
도산십이곡 (言志:1-6 言學:7-12)
1
이런들 엇더힝며 뎌런들 엇더힝료
草野愚生이 이러타 엇더힝료
힝믈며 泉石膏 을 고텨 므싶힝료
천석고황:산수를 사랑함이 지극하여 마치 불치의 깊은 병에 걸린 것 같이 되었음.(煙霞痼疾:연하고질)
2
烟霞로 집을 삼고 風月로 벗을 삼아
太平聖代에 병으로 늙어 가네
이 중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고자
3
淳風이 죽다 하니 진실로 거즈마리
人性이 어디다 하니 진실로 올흔 마리
천하에 許多英才를 속여 말슴할가
性善說. 순후한 풍습을 강조
4
幽蘭이 在谷하니 자연이 듣기 죠해
白雪이 在山하니 자연이 보기 죠해
이 중에 彼一美人을 더욱 잊지 못하얘
듣기 죠해:향기가 맡기 좋구나. 彼一美人:왕
5
山前에 有臺하고 臺下에 有水ㅣ로다
떼 많은 갈며기는 오명가명 하거든
엇데다 皎皎白駒는 멀리 마음 하는고
속세 사람을 꾸짖음. 교교:새하얀 상태. 백구:현인이 타는 백마
6
春風에 花滿山하고 秋夜에 月滿臺라
四時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魚躍鳶飛 雲影天光이야 어느 그지 이시랴
魚躍鳶飛(어약언비):물고기는 뛰고 솔개는 난다.
7
天雲臺 도라드러 玩樂齋 蕭灑한데
萬卷 생애로 樂事ㅣ 무궁하애라
이 중에 往來風流를 닐러 므슴할고
독서 및 면학의 즐거움
8
雷霆이 破山하야도 聾者는 못 듣느니
白日이 中天하야도 고者는 못 보느니
우리는 耳目 총명 男子로 聾고같이 마로리라
진리의 이해 뇌정:벼락,우뢰 농자:귀머거리 고자:장님
9
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古人 못 뵈
古人을 못 봐도 녀던 길 앞에 있네
녀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 보고 어쩔고
10
당시예 녜던 길흘 몃 힝를 빛려 두고
어듸 가 딪니다가 이제야 도라온고
이제야 도라오나니 년 딪 밑잎 마로리
년 딪:딴 데
11
靑山은 엇뎨 힝야 萬古예 프르르며
流水는 엇뎨 힝야 晝夜예 긋디 아니다고
우리도 긋치디 마라 萬古常靑힝리라
12
愚夫도 알며 하거니 긔 아니 쉬운가
聖人도 못 다 하시니 긔 아니 어려운가
쉽거나 어렵거나 中에 늙는 줄을 몰래라
이이(1536-1586 중종-선조) 고산구곡가 10수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주자의 무이구곡(武夷九曲)을 본뜸
1
高山九曲潭을 사람이 모르더니
誅茅卜居하니 벗님네 다 오신다
어즈버 武夷를 상상하고 學朱子를 하리라.
高山:황해도 해주에 있는 산 武夷:중국에 있는 산
2
一曲은 어드밑고 冠巖에 힝 빗쵠다
平蕪에 다 거드니 遠近이 그림이로다
松間에 綠樽을 놋코 벗 오는 양 보노라
3
二曲은 어드메고 花岩에 春晩커다
岩波에 꽃을 띄워 野外로 보내노라
사람이 勝地를 모르니 알게 한들 어떠리
4
삼곡은 어드메고 翠屛에 잎 펴졌다
綠樹에 山鳥는 下上其音 하는 적에
盤松이 受淸風하니 여름 景이 업셰라
취병:꽃나무 가지를 구부려 만든 병풍. 하상기음:소리를 낮추거나 높이거나 함. 반송:키가 작고 옆으로 퍼진 소나무.
5
사곡은 어드메고 松崖에 해 넘거다
潭心岩影은 온갖 빛이 잠겨셰라
林泉이 깊도록 좋으니 興을 겨워 하노라.
송애:소나무가 언덕에 나 있는 곳. 담심:물이 괸 중앙. 임천:숲속의 샘, 은사의 은서지
6
오곡은 어드메고 隱屛이 보기 조희
水邊精舍는 瀟灑함도 가이 없다
이 중에 講學도 하려니와 詠月吟風하리라.
은병:숲에 덮인 풍경. 조희:좋구나. 정사:서당. 영월음풍:시를 지어 읊으며 흥겨이 놀다.
7
육곡은 어드메고 釣峽에 물이 넓다
나와 고기와 뉘야 더욱 즐기는고
황혼에 낙대를 메고 帶月歸를 하노라.
조협:낚시질하는 골짜기. 뉘야:누가. 낙대:낚시대. 대월귀:달을 꿰어 돌아감.
8
칠곡은 어드메고 楓岩에 秋色이 죵타
淸霜이 엷게 치니 絶壁이 錦繡ㅣ로다.
寒岩에 혼자 안자셔 집을 닛고 있노라.
풍암:바위 사이에 단풍이 많은 곳. 죵타:깨끗하다. 청상:깨끗한 서리. 치니:내리니. 한암:차가운 바위.
9
팔곡은 어드메고 琴灘에 달이 밝다
玉軫金徽로 數三曲을 노른말이
古調를 알 리 없으니 혼자 즐겨 하노라.
금탄:물소리가 거문고를 연주하듯이 들리는 여울. 옥진금휘:거문고. 노른말이:노니.
10
구곡은 어드메고 文山에 歲暮커다
奇岩怪石이 눈 속에 묻혔에라
遊人은 오지 아니하고 볼 것 없다 하더라.
세상 사람들이 볼 것 없다고 하는 경박함을 탓하고 있다. 곧 성현의 길을 잊고 눈앞의 현실과 이익에 눈이 멀어 금본 도리를 잊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조식(1501-1572 연산군-선조) 호는 남명. 남명가, 왕롱가, 군선지로가 등
頭流山 兩端水를 예 듣고 이제 보니
桃花 뜬 맑은 물에 山影조차 잠겼세라
아희야 武陵이 어디오 나는 옌가 하노라
三冬에 뵈옷 닙고 岩穴의 눈비 마자
구름 힝 볏뉘도 힝 적이 업건마다
西山의 힝 디다 힝니 눈물겨워힝노라
중종의 승하
김인후(1510-1560 중종-명종)
靑山도 절로절로 綠水도 절로절로
山 절로 水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이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하리라
양사언(1517-1584)
태산이 놉다 힝되 하다 아래 뫼히로다
오르고 힝 오르면 못 오를 리 업건마다
사링이 제 아니 오르고 뵈흘 놉다 힝더라
고경명(1533-1592 중종-선조)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금산에서 전사.
보거든 슬뮈거나 못 보거든 닛치거나
제 낳지 말거나 내 저를 모르거나
찰하리 내 먼저 치여서 글이게 하리라
사랑의 마음. 치여서:없어져서
성혼(1535-1598)
말 업슨 청산이요 태 업슨 유수로다
갑 업슨 청풍이요 님자 업슨 명월이라
이 중에 병 업슨 이 몸이 분별 업시 늙으리라
정철(1536-1593) 호는 송강(松江) 가사:성산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관동별곡 - 가사의 일인자
재 너머 成勸農 집의 술 닉단 말 어제 듯고
누은 쇼 발로 박차 언치 노하 지즐 팅고
아힝야, 네 궐농 겨시냐 鄭座首 왓다 힝여라.
극적 구성. 박진감. 과감한 생략.
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한 가지 꺾어 내어 님 계신 데 보내고져
님이 보신 후제야 녹아진들 어떠리
어화 棟梁材를 뎌리힝야 어이 힝고
헐힝더 기운 집의 의논도 하도 할샤
뭇 지위 고짜 자 들고 헤힝다가 말려니
당쟁으로 인재가 희생되어 가는 것을 걱정하며, 갑론을박으로 분열시키지 말고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여 나라 일을 바로잡자는 교훈적인 내용이 은유와 풍요로써 읊어졌다. 동량재:들보가 될 인재. 뭇 지위:여러 목수. 고짜:먹통. 헤힝다가:허둥거리다가.
길 우희 두 돌부처 벗고 굶고 마조 서서
바람 비 눈 서리를 맛도록 맞을망정
인간에 이별을 모르니 그를 불워하노라.
장진주(將進酒) - 사설시조의 효시
한 盞 먹새그려. 힝 한 盞 먹새그려. 곳 것거 算 노코 無盡無盡 먹새그려
이 몸 주근 後면 지게 우힝 거적 더퍼 주리혀 밑여 가나, 流蘇 寶帳의 萬人이 우러 녜나, 어욱새 속새 덥가나무 白楊 수페 가기곳 가면 누른힝 흰 딪 까다 비 굴근 눈 쇼쇼리빛람 불 제 뉘 한 盞 먹쟈 힝고
힝믈며 무덤 우힝 짜나비 하람 불 제 뉘우칭딪 엇디리.
算 노코:수를 세고. 주리혀:졸라. 流蘇寶帳:곱게 꾸민 상여. 우러 녜나:울며 가나. 어욱새:억새풀. 덥가나무:떡갈나무. 가기곳:가기만. 쇼쇼리빛람:회오리바람. 짜나비:원숭이. 하람:휘파람. 엇디리:어찌 하겠느냐
훈민가(訓民歌) 16수 : 송강 45세 때 강원도 관찰사로서 도민을 교화하기 위해 지음.
1. 父義母慈
아바님 날 낳으시고 어마님 날 기르시니
두 분 곳 아니면 이 몸이 살아시랴
하날 같은 은덕을 어디다혀 갚사올고
2. 君臣有義
님금과 백성과 사이 하늘과 따히로되
내의 설은 일을 다 알오려 하시거든
우린들 살진 미나리를 혼자 어찌 먹으리.
내의 설은 일을 다 알오려 하시거든:나의 서러운 일을 다 알려고 하시거든(임금이)
3. 兄友弟恭
형아 아우야 네 살을 만져 보와
뉘손대 타나관대 양재조차 같으슨다
한 젖 먹고 길러나이셔 닷마음을 먹디 마라.
뉘손대:누구한테서. 타나관대:태어났기에. 양재조차:생김새조차. 닷마음:다른 마음.
4. 子孝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아 엇지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 風樹之嘆
5. 夫婦有恩
한 몸 둘에 난화 부부를 삼기실샤
이신 제 함께 늙고 죽으면 한 데 간다
어디서 망녕의 껏이 눈 흘기려 하나뇨.
난화:나누어. 삼기실샤:생기게 하셔서. 이신 제 함께 늙고 죽으면 한 데 간다:偕老同穴
6. 男女有別
간나힝 가다 길흘 싶나힝 에도딪시
싶나힝 녜다 길흘 계집이 치도딪시
제 남진 제 계집 아니어든 일홈 뭇디 모오려.
간나힝:계집아이. 에도딪시:피해 돌아가듯이. 녜다:다니는. 치도딪시:비껴 돌아가듯이. 남진:남편.
7. 子弟有學
네 아들 孝經 읽더니 어도록 배홧느니
내 아들 소학은 모래면 마츨로다
어느 제 이 두 글 배화 어질거든 보려뇨.
효경:공자가 증자에게 효도에 관해 말한 것을 기록한 책. 어도록:얼마큼. 어느 제:언제. 어질거든:지혜롭게 되거든.
8. 鄕閭有禮
마을 사람들아 옳은 일 하자스라
사람이 되아나서 옳지옷 못하면
마소를 갓 곳갈 승워 밥 먹이나 다르랴.
갓 곳갈:갓과 두건.
9. 長幼有序
팔목 쥐시거든 두 손으로 받치리라
나갈 데 겨시거든 막대 들고 좇으리라
鄕飮酒 다 파한 후에 뫼셔 가려 하노라.
향음주:마을 유생들이 모여 향약을 읽고 술을 마시며 잔치하는 예식.
10. 朋友有信
남으로 삼긴 중에 벗같이 有信하랴
내의 왼일을 다 닐오려 하노매라
이 몸이 벗님곳 아니면 사람됨이 쉬울가.
삼긴 중에:태어난 사람 중에. 왼일:그른 일. 닐오려:말하려.
11. 貧窮憂患親戚相救
어와 저 조카야 밥 없이 어찌 할고
어와 저 아자바 옷 없이 어찌 할고
머흔 일 다 닐러사라 돌보고저 하노라.
아자바:아저씨여. 모흔:험한, 궂은.
12. 婚姻死喪隣里相助
네 집 상사들흔 어드록 찰호슨다
네 딸 서방은 언제나 마치느슨다
내게도 없다커니와 돌보고져 하노라.
상사:장례. 어드록:얼마큼. 찰호슨다:차리는가. 마치느슨다:얻게 하느냐. 없다커니와:없지마는.
13. 無惰農桑
오늘도 다 새거다 호미 메오 가쟈스라
내 논 다 매여든 네 논 졈 매여 주마
올 길에 뽕 따다가 누에 먹여 보자스라.
14. 無作盜賊
비록 못 입어도 남의 옷을 앗디 마라
비록 못 먹어도 남의 밥을 비지 마라
한적곳 때 실은 휘면 고쳐 씻기 어려우니.
한적곳 때 실은 휘면:한 번만 때 무든 後면.
15. 無學賭博.無好爭訟
象陸 장긔 하지 마라 송사 글월 하지 마라
집 배야 무슴 하며 남의 원수 될 줄 어찌
나라히 법을 세우샤 죄 있는 줄 모르난다.
상륙:도박의 일종. 송사 글월:고소문. 배야:망치어.
16. 班白者不負戴於道路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풀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이라 무거울가
늙어도 설웨라커든 짐을조차 지실가.
조헌(1533-1592)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금산에서 전사.
池塘에 비 뿌리고 楊柳에 내 끼인 제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매였는고
석양에 짝 잃은 갈매기는 오락가락 하노매.
지당:못둑. 양류:버드나무. 내:연기, 여기서는 아지랭이.
한호(1543-1605) 호는 石峰. 선조 때의 명필가로 중국에까지 알려짐.
딥方席 내디 마라 落葉엔들 못 안즈랴
솔불 혀디 마라 어제 딘 딪 도다 온다
아힝야, 濁酒山菜ㅣㄹ망뎡 업다 말고 내여라.
딥방석:짚방석. 솔불:관솔불. 혀디:켜지. 탁주산채:막걸리와 산나물.
이순신(1545-1597) 선조 때의 명장. 시호는 忠武公
閑山셤 딪 빛근 밤의 戍樓에 혼자 안자
큰 칼 녀픗 칭고 기픈 시링 힝다 적의
어듸셔 一聲胡가다 다의 애를 긋다니.
수루:적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 성 위에 만든 누각. 녀픗:옆에. 일성호가:한 마디의 날라리 소리. 한 풀피리 소리. 애:창자. 긋다니:끊나니.
임제(1549-1587)호는 백호. 39세로 요절. 한문소설로 '수성지', '원생몽유록'을 지음.
靑草 우거진 골에 자다다 누엇다다
紅顔을 어딪 두고 白骨만 무텼다다
盞 잡아 勸힝 리 업스니 그를 슬허힝노라.
황진이의 묘를 찾아서. 이 시조로 인해 파직됨. 홍안:젊고 아름다운 얼굴.
北天이 맑다커늘 우장 없이 길을 나니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찬 비로다.
오늘은 찬 비 맞아시니 얼어잘가 하노라.
평양 기생 寒雨에게 준 시조
어이 얼어 자리 므스 일 얼어 자리
원앙침 비취금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여 잘까 하노라.
위 시조에 대한 기생 寒雨의 화답시.
선조(1551-1608) 조선 14대 임금.
오면 가랴 하고 가면 아니 오네
오노라 가노라니 볼 날이 전혀 없네
오날도 가노라 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
선조 5년(1572)에 신하 노진이 벼슬을 사임하고 향리로 돌아갈 때, 그가 한강을 건너자 이 노래를 지어 은소반에 담아 건네 주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선비를 보내는 석별의 정이 잘 나타나 있다.
김덕령(1567-1596) 임진란 때 의병장으로서 큰 공을 세웠으나, 반란을 일으킨 이몽학과 내통했다는 모함으로 처형되니 나이 29세였음.
春山의 불이 나니 못 다 픗 힝 다 붓다다
져 뫼 져 불은 물이나 잇거니와
이 몸의 다 업슨 불이 나니 힝 물 업서 힝노라.
춘산의 불:임진란. 못 다 핀 꽃:전장에서 죽은 젊은 병사. 모함으로 투옥되어 죽게 된 자기 마음속의 분노와 그 불길을 방지할 수 없음을 개탄.
이항복(1556-1618, 명종-광해군) 호는 白沙
鐵嶺 노픈 峰에 쉬여 넘다 져 구름아
孤臣寃淚링 비 사마 힝여다가
님 계신 九重深處에 힝려 본들 엇딪리.
고신원루:임금의 사랑을 못 받는 신하의 원통한 눈물. 구중심처:임금이 계시는 대궐. 광해군 때 인목대비의 폐모에 반대하다 북청으로 귀양가는 길에 지은 것이다. 연군의 정한을 노래한 것으로 이 노래가 서울에 전해져 광해군도 이 노래를 듣고 눈물지었다 한다.
박인로(1561-1642, 명종-인조) 호는 蘆溪. 임진란 때 전공을 세움. 가사로 '누항사', '태평사', '선상탄' 등 다수.
盤中 早紅감이 고와도 보이다다
柚子ㅣ 아니라도 품엄즉 힝다마다
품어 가 반기리 업슬승 글로 셜워힝다이다.
조홍시가(早紅枾歌) : 이 시조는 이덕형의 집을 찾았을 때 덕형이 조홍시를 내놓으매, 효자인 노계는 돌아간 어버이를 생각하고 읊은 것이며, "유자를 품는다"는 것은 懷橘故事(회귤고사)를 끌어 온 것이다.
懷橘故事(회귤고사) : 後漢의 육적(陸績)이 여섯 살 때 구강(九江)에 원술(袁術)을 뵈올 제, 술이 귤을 먹으라고 주었더니, 육적이 귤 세 개를 품에 품었다가 하직하려고 인사할 때 그만 귤이 땅에 떨어졌다. 이에 술이 "육랑이 손님 노릇 하느라고 귤을 품었는가?" 하였다. 육적이 꿇어 앉아 "돌아가 어머님께 드리고자 하였나이다" 대답하니 술이 대단히 기특히 여겼다 한다. 여기서는 조홍시가 유자가 아니라 품에 품고 어버이께 갖다 드리고 싶으나 아미 돌아가셨으니 서러워한다는 뜻이다.
深山의 밤이 드니 북풍이 더욱 차다
玉樓高處에도 이 바람 부는 게오
긴 밤의 치우신가 北斗 비겨 바래로라.
'오륜가' 25수 중 君臣有義
김상용(1561-1637. 명종-인조) 병자호란 때 강화성이 함락되자 화약에 불을 질러 자살. 시호는 文忠
사랑이 거짓말이 님 날 사랑 거짓말이
꿈의 와 뵈단 말이 긔 더욱 거짓말이
날같이 잠 아니 오면 어늬 꿈에 뵈이리.
정훈(1563-1640) 병자호란 때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의병을 일으킨 우국지사.
뒷 뫼히 뭉킨 구름 앞 들에 펴지거다
바람 불지 비 올지 눈이 올지 서리 올지
우리는 뜻 모르니 아무랄 줄 모르로라.
탄북인작변가(嘆北人作變歌) 광해군을 옹립하여 정치를 마음대로 하는 북인의 행위에 대한 비분강개의 심정.
죽기와 늙는 일이 그 무엇이 더 서러우니
병들어 죽기는 설운 줄 모르려니와
알고서 못 금하는 백발을 그야 설워하노라.
糟糠(조강) 삼십년에 즐거운 일 없건마는
불평 辭色(사색)을 날 아니 뵈었더니
머리해 늙는 날 버리고 혼자 가랴 하시는고.
곡처(哭妻). 조강:지게미와 쌀겨. 조강지처:가난할 때 고생을 함께 하며 살아온 본처.
신흠(1566-1628. 명종-인조) 호는 상촌(象村). 인조 때 영의정을 지냄. 漢學 四大家의 한 사람.
산촌에 눈이 오니 돌길이 무쳐셰라
柴扉(시비)를 여지 마라, 날 칭즈리 뉘 이시리
밤쥼만 一片明月이 긔 벗인가 힝노라.
혓가레 기나 쟈르나 기동이 기우나 트나
數間茅屋을 자근 줄 웃지 마라
어즈버 滿山蘿月이 다 내거신가 힝노라.
혓가레:서까래. 트나:터지나. 줄:것을. 만산나월:산에 가득찬 수풀에 비친 달빛, 자연.
노래 삼긴 사람 시름도 하도 할샤
닐러 다 못 닐러 불러나 푸돗든가
진실로 풀릴 것이면 나도 불러 보리라.
삼긴:만든. 푸돗든가:풀었던가
냇까에 힝오라바 므스 일 셔 잇다다
무심한 져 고기를 여어 므슴 힝려다다
아마도 한믈에 잇거니 니저신들 엇딪리.
힝오라바:해오라기(반대파를 거세하러 다니는 정객)야. 고기:선량한 선비. 잇다다:있느냐. 여어:엿보아.
김상헌(1570-1652. 선조-효종) 병자호란 때 척화파의 한 사람. 삼학사 중 한 사람.
가노라 三角山아 다시 보쟈 漢江水야
故國山川을 힝나고쟈 힝랴마다
時節이 하 殊常힝니 올동말동힝여라.
삼각산:북한산의 다른 이름. 심양에 인질로 잡혀갈 때 우국지사의 비분강개.
이안눌(1571-1637. 선조-인조)
천지로 장막 삼고 일월로 등촉삼아
북해를 휘여다가 酒樽에 대어두고
남극에 노인성 대하여 늙을 뉘를 모르리라.
주준:술통. 노인성:남쪽 하늘에 있는 별로서 사람의 숙명과 인연을 맡아 보는 별이라 함. 뉘:때, 세상
조찬한(1572-1631. 선조-인조)
빈천을 팔랴 하고 權門에 들어가니
침없는 흥정을 뉘 먼저 하쟈 하리
강산과 풍월을 달라 하니 그는 그리 못하리.
권문:권세 있는 집안. 침없는:치름없는. 아무리 권세가 좋아도 자연과 바꿀 수는 없다는 뜻.
홍서봉(1572-1645) 인조 반정에 가담하여 우의정을 역임.
이별하던 날에 피눈물이 난지 만지
압록강 나린 물이 푸른빛이 전혀 없네
배 위에 허여 센 사공이 처음 보롸 하드라.
허여 센:머리가 하얗게 센. 병자호란 뒤 소현 세자 일행이 인질로서 압록강을 건너가 심양에 납치되었을 때의 민족적 비애를 노래한 것.
홍익한(1586-1637) 삼학사 중의 한 사람. 병자호란 때 청나라로 끌려가 굴하지 않고 살해되었다.
수양산 나린 물이 夷齊에 寃淚ㅣ 되야
주야 不息하고 여흘여흘 우는 뜻은
지금에 爲國忠誠을 못내 슬허하노라.
이제:백이 숙제. 원루:원통한 눈물. 불식:쉬지 않고.
이명한(1595-1645) 병자호란 때 척화파로 심양에 잡혀감.
꿈에 다니는 길이 자최 곳 나랑이면
님의 집 창 밖에 石路ㅣ 라도 달으련마는
꿈길이 자최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
윤선도(1587-1671) 호는 고산(孤山). 봉림대군(효종)의 스승이었음.
초연곡(初筵曲) : 연회석에서 임금을 간하기 위하여 지은 노래.
집은 어이힝야 되열다다. 大匠의 功이로다
나무다 어이힝야 고든다. 고조즐을 조찮노라.
이 집의 이 뜯을 알면 萬壽無疆힝리라.
대장:목수의 우두머리. 고든다:곧은가? 고조즐:먹고자의 줄. 조찮노라:따랐노라.
술은 어이힝야 됴힝니. 누록 섯글 타시러라.
국은 어이힝야 됴힝니. 鹽梅 팅 타시러라.
이 음식 이 뜯을 알면 萬壽無疆힝리라.
됴힝니:좋으냐? 염매:소금을 쳐 간을 맞게 함.
오우가(五友歌) 6수
내 버디 몃치나 힝니 水石과 松竹이라
東山의 딪 오르니 긔 더옥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싶밧긔 힝 더힝야 머엇힝리.
구름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로 한다.
바람 소래 맑다 힝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 뉘 없기는 물뿐인가 힝노라.
좋다:깨끗하다. 자로:자주. 하노매라:많도다. 뉘:때가.
곶은 무슨 일로 퓌며서 쉬이 디고
풀은 어이 힝야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아닐손 바희뿐인가 힝노라.
곶:꽃. 퓌며서:피자마자. 디고:지고. 떨어지고.
더우면 곶 피고 치우면 닢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다다.
九泉에 불휘 곧은 줄을 글로 힝여 아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었는가
저렇고 四時에 푸르니 그를 됴하힝노라.
뉘 시기며:누가 시키며.
자근 거시 노피 떠서 만물을 다 비취니
밤듕의 광명이 너만 힝니 도 잇다냐
보고도 말 아니힝니 내 벋인가 힝노라.
너만 힝니:너만한 것이.
만흥(漫興)
보리밥 풋나물을 알마초 먹은 후에
바위 끝 물가에 슬카지 노니노라
그나믄 녀나믄 일이야 부럴 줄이 있으랴.
내 셩이 게으르더니 하다히 아링실샤
人間萬事를 한 일도 아니 맛뎌
다만당 다토리 업슨 江山을 딕히라 힝시도다.
잔 들고 혼자 앉아 먼 뫼흘 바라보니
그리든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하랴
말삼도 우음도 아녀도 못내 좋아하노라.
뫼흘:산을. 오다:온다고. 말삼:말씀. 우음:웃음.
산수간 바회 아래 힝집을 짓노라 힝니
그 모른 다들흔 웃는다 한다마다
어리고 햐암의 힝의다 내 분인가 힝노라.
그 모른:그것을 모르는. 어리고:어리석고. 햐암:시골뜨기, 鄕闇.
하우요(夏雨謠)
비 오다딪 들희 가랴 사립 닷고 쇼 머겨라.
마히 밑양이랴 잠기 연장 다싶려라.
쉬다가 개다 날 보아 싶래 긴 밧 가라라.
심심은 하다마는 일 없을손 마히로다
답답은 하다마는 한가할손 밤이로다
아희야 일즉 자다가 동트거든 일거라.
마ㅎ:장마.
일모요(日暮謠)
석양 넘은 후에 山氣는 좋다마는
황혼이 갓가오니 物色이 어둡는다
아희야 범 무서운데 나다니지 마라라.
심야요(深夜謠)
빛람 분다 지게 다다라 밤 들거다 불 아사라
벼개예 히즈려 슬킹지 쉬여 보자
아힝야 새야오거든 내 짜 와 힝와스라.
지게:지게문, 방문. 밤 들거다:밤 깊었다. 아사라:꺼라. 히즈려:엎디어. 슬킹지:실컷. 새야오거든:날이 새어오거든. 힝와스라:깨우려무나.
고금요(古琴謠)
바렷던 가얏고를 줄 얹어 놀아 보니
청아한 옛 소리 반가이 나는고야
이 곡조 알 리 없으니 집 껴 놓아 두어라.
집 껴:집을 껴서
조무요(朝霧謠)
月出山 놉더니마다 믓온 거시 안개로다
天王 제일봉을 일시에 까리와다
두어라 힝 펴딘 후ㅣ 면 안개 아니 거드랴.
월출산:전남 영암에 있는 산 이름. 천왕 제일봉:월출산의 제일봉. 까리와다:가리었다.
춘효음(春曉吟)
엄동이 지나고야 雪風이 어디 가니
千山萬山에 봄 기운이 어리엇다
지게를 晨朝에 열고서 하늘빛을 보리라.
신조:새벽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 40수(춘하추동 각 10수) 중 漁夫:직업적인 고기잡이. 漁父:취미로 고기 잡는 사람.
春詞 1
압개예 안개 것고 뒬뫼희 힝 비췬다
빛 떠라 빛 떠라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강촌 온갓 고지 먼 빗치 더욱 됴타.
압개:앞 포구(浦口). 밤믈:썰물. 낟믈:밀물. 고지:꽃이
春詞 3
동풍이 건듣 부러 믈결이 고이 닌다.
돋 딪라라 돋 딪라라
동호링 도라보며 셔호로 가쟈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압 뫼히 디나가고 뒬 뫼히 나아온다.
春詞 4
우다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漁村 두어 집이 다속의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말가한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뛰노다다.
이어라:저어라, 흔들어라. 다:안개. 말가한:맑은. 소희:연못에, 늪에.
春詞 7
방초를 바라보며 蘭芝도 뜯어 보자
배 세여라 배 세여라
일엽편주에 실은 거시 무스 것고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갈 제는 내뿐이오 올 제는 달이로다.
春詞 9
낚시줄 걸어 놓고 蓬窓에 달을 보자
닷 지어라 닷 지어라
하마 밤 들거냐 자규 소리 맑게 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남은 흥이 무궁힝니 갈 길을 잊어땃다
봉창:배 지붕에 뚫어 놓은 창. 하마:벌써, 이미. 자규:두견새.
夏詞 1
구즌 비 머저 가고 시낼믈이 밑아 온다
빛 떠라 빛 떠라
낫대링 두러 메니 기픈 흥를 禁 못힝되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烟江疊 은 뉘라셔 그려낸고
머저 가고:그치어 가고, 개고. 낫대:낚싯대. 두러메니:둘러메니. 연강첩장:안개 낀 강과 첩첩이 쌓인 산봉우리.
夏詞 2
년닙희 밥 싸 두고 반찬으란 쟝만 마라
닫 드러라 닫 드러라
靑蒻笠은 써 잇노라 綠蓑衣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무심한 빛구다 내 좃다가 제 좃다가
년닙희:연(蓮)잎에. 반찬으란:반찬은. 청약립:삿갓. 녹사의:도롱이. 내 좃다가:내가 저를 따르는가.
夏詞 3
마람 닙희 빛람 나니 蓬窓이 서다코야
돋 딪라라 돋 딪라라
녀링 빛람 定힝소냐 가다 대로 빛 시겨라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北浦南江이 어딪 아니 됴흘리니
마람:마름, 물풀의 하나. 봉창:배의 창. 녀링:여름. 정힝소냐:일정할소냐. 시겨라:시켜라. 북포남강:북쪽에 있는 포구와 남쪽에 있는 강. 됴흘리니:좋을 것이랴.
夏詞 7
석양이 좋다마는 황혼이 갓갑거다
배 세여라 배 세여라
바회 우희에 굽은 길 솔 아래 빗겨 잇다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碧樹鶯聲이 곧곧이 들리나니
갓갑거다:가까왔다. 벽수앵성:푸른 숲에서 나는 꾀꼬리 소리
夏詞 10
蝸室을 바라보니 백운이 둘러 잇다
배 부쳐라 배 부쳐라
부들 부채 가로 쥐고 석경으로 올라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漁翁이 한가터냐 이것이 구실이라.
와실:달팽이 집만큼 좁은 방. 석경:돌길
秋詞 1
物外에 좋은 일이 어부 생애 아니러냐
배 떠라 배 떠라
漁翁을 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렷더라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四時興이 한가지나 秋江이 으뜸이라.
물외:세속 밖. 사시흥:사계절의 흥.
秋詞 2
水國의 까잎히 드니 고기마다 싶져 인다
닫 드러라 닫 드러라
萬頃澄波의 슬킹지 容與힝쟈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인간을 도라보니 머도록 더욱 됴타
수국:강촌. 만경징파:넓고 맑은 물결. 용여힝쟈:한가롭고 흥겹게 노닐자. 인간:속세. 머도록:멀수록
秋詞 3
白雲이 니러나고 나모긋티 흐느긴다
돋 딪라라 돋 딪라라
밀믈의 西湖ㅣ 오 혈믈의 東湖 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白 紅蓼다 곳마다 景이로다
흐느긴다:흐느적거린다. 혈믈:썰물. 백빈홍료:흰 마름꽃과 붉은 여뀌. 곳마다:곳곳마다. 경이로다:경치가 좋구나.
秋詞 4
그려기 떳다 밧긔 못 보던 뫼 뵈다고야
닻 지어라 닻 지어라
낚시질도 힝려니와 取한 거시 이 興이라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셕양이 빛잎니 千山이 錦繡ㅣ 로다
그려기:기러기. 떳다:떠 있는. 뵈다고야:뵈는구나. 빛잎니:비치니, 눈부시니. 금수:비단에 수놓은 듯이 아름답다.
秋詞 5
옷 우희 서리 오되 치운 줄을 모를로다
닻 지어라 닻 지어라
釣船이 좁다 하나 浮世와 어떠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내일도 이리하고 모래도 이리하자.
부세:덧없는 세상.
冬詞 1
구름이 걷은 후에 햇빛이 두텁거다
배 떠라 배 떠라
天地閉塞호되 바다흔 의구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가없는 물결이 깁 편 듯하여 잇다.
두텁거다:두텁다. 폐색:막힘. 바다흔:바다는. 깁:바단.
冬詞 2
주대 다스리고 뱃밥을 박앗느냐
닷 드러라 닷 드러라
瀟湘洞庭은 그 물이 언다 한다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이 때에 漁釣하기 이만한 데 없도다.
주대:줄과 대, 낚시줄과 낚싯대. 뱃밥:물이 새지 않게 막는 것. 소상동정:중국의 지명, 호수명.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함. 어조하기:낚시질하기.
冬詞 3
여튼 갠 고기들히 먼 소힝 다 닫다니
돋 딪라라 돋 딪라라
져근덛 날 됴흔 제 바탕의 나가 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밋기 곧다오면 굴근 고기 믄다 한다.
여튼 갠:옅은 개(浦)의. 소힝:소(沼)에. 갇다니:갔으니. 져근덛:잠깐. 바탕:일터. 어장. 밋기:미끼. 곧다오면:좋으면.
冬詞 4
간밤의 눈 갠 후에 景物이 달란고야
이어라 이어라
압희다 萬頃琉璃 뒤희다 千疊玉山
지국총 지국총 어싶힝
仙界ㄴ가 佛界ㄴ가 人間이 아니로다.
경물:시절에 따라 다른 경치. 달란고야:달라졌구나. 만경유리:넓고 넓은 유리 같은 겨울 바다. 천첩옥산:백설에 덮여 있는 아름다운 산. 선계:신선이 사는 세계. 불계:극락 세계.
冬詞 5
어와 져므러 간다 宴息이 맏당토다
빛 브텨라 빛 브텨라
까다 눈 쁘린 길 블근 곳 흣터딘 딪 흥치며 거러가서
지국총 지국총 어싶와
雪月이 西峰의 넘도록 松窓을 비겨 잇쟈.
연식:편안히 쉬는 것. 브텨라:붙여라. 까다 눈:가느다란 눈. 블근 곳:붉은 꽃. 흥치며:흥겨워하며. 송창:소나무가 비낀 창. 비겨:기대어.
채유후(1599-1660) 효종주에 대제학과 대사헌을 지냄.
다나 쓰나 니濁酒 좋고 대테 메온 질병들이 더욱 좋이
어론자 박구기를 둥지둥지 띄어 두고
아해야 저리김칠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니탁주:입쌀로 담근 막걸리. 대테:참대로 만든 바구니. 질병:질그릇 병. 어론자:흥타령. 박구기:쪽박
정두경(1597-1673)
金樽에 가득한 술을 슬커장 거후로고
취한 후 긴 노래에 즐거움이 그지없다
어즈버 석양이 盡타 마라 달이 좇아 오노매.
금준:좋은 술 항아리. 슬커장:실컷. 거후로고:기울이고
정태화(1602-1673) 병자호란 뒤 손현세자가 인질로 심양에 갈 때 수행하였음. 영의정 역임.
술을 취케 먹고 두렷이 앉았으니
억만 시름이 가노라 하직한다
아희야 잔 가득 부어라 시름 전송하리라.
두렷이:둥글게. 하직:이별의 인사를 함. 전송:잔치를 베풀어 보냄.
이완(1602-1674) 병자호란 때 공을 세워 어영대장과 훈련대장이 되어 북벌 계획을 추진했음.
君山을 削平턴들 洞庭湖 ㅣ 너를랏다
桂樹를 버히던들 달이 더욱 밝을 것을
뜻 두고 이로지 못하고 늙기 설워하노라.
북벌의 뜻과 효종의 서거에 의한 좌절에 대한 늙은 장군의 통분한 심정. 군산:중국 동정호에 있는 산. 삭평:깎아 평평하게 하는 것. 너를랏다:넓을 것이로다. 계수:달에 있다고 하는 상상의 나무. 버히다:베다. 이로지:이루지.
송시열(1607-1689) 호는 우암(尤庵). 주자학의 대가로 벼슬이 좌의정에 이르렀으나 댕쟁(노론의 영수)으로 숙종 때 사약을 받고 죽음.
님이 혜오시매 나다 젼혀 미덧더니
날 싶랑힝던 情을 뉘손딪 옴기신고
처엄에 믓시던 거시면 이대도록 셜우랴.
왕의 버림을 받은 설움. 혜오시매:헤아려 주시오매. 뉘손딪:누구에게. 믓시던:미워하시던. 이대도록:이토록.
효종(1619-1659) 인조의 제 2남으로 봉림대군 때 병자호란이 일어나 청나라에 인질로 잡혀가 8년만에 돌아왔음. 國恥를 설욕코자 北伐을 꾀하였으나 재위 10년만에 붕어(崩御)하여 이루지 못했음.
靑石嶺 디나거냐 草河溝 ㅣ 어드밑오
胡風도 칭도칭샤 구즌비는 므스 일고
뉘라셔 내 行色 그려내야 님 계신 딪 드릴고.
청석령, 초하구:심양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만주의 지명. 디나거냐:지났느냐. 호풍:북풍, 된바람, 삭풍(朔風). 님:임금, 인조.
淸江에 비 듯다 소링 긔 므어시 우읍관딪
滿山紅綠이 휘드르며 웃다고야
두어라 春風이 몃날이리 우을 대로 우어라.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을 때의 심경(원한의 심경). 듯다:떨어지는. 우읍관딪:우습기에. 만산홍록:산 가득 핀 꽃과 초목. 휘드르며:흔들어 몸짓을 하며. 우을 대로:웃을 대로.
인평대군(1622-1658) 봉림대군의 동생.
바람에 휘엿노라 구븐 솔 웃지 마라
춘풍에 픗온 꽃이 매양에 고아시랴
風飄飄 雪紛紛할 제 네야 날을 부르리라.
主辱臣死라 하니 내 죽엄즉 하건마는
큰 칼 옆에 차고 이제도록 살았기는
聖主의 萬德中興을 다시 보려 하노라.
이정환(1613-1673) 병자호란의 국치를 보고 벼슬을 버리고 평생 은거.
국치비가(國恥悲歌)
반밤중 혼자일어 묻노라 이 내 꿈아
만리 遼陽을 어느 덧 다녀온고
반갑다 鶴駕仙容을 친히 뵌 듯하여라.
반밤중:야반(夜半). 요양:청나라가 건국된 곳. 학가선용:학을 탄 신선의 모습. 여기서는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풍설 섞어 친 날에 묻노라 北來使者야
小海容顔이 얼마나 치오신고
고국에 못 죽는 孤臣이 눈물계워 하노라.
북래사자:북쪽 심양에서 온 사자. 소해용안:왕세자의 모습.
朴堤上 죽은 후에 님의 실람 알 리 없다
異域 春宮을 뉘라서 모셔오리
지금에 치술령 歸魂을 못내 슬허하노라.
실람:시름. 춘궁:왕세자. 치술령:박제상의 아내가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망부석이 되었다고 하는 고개.
九重 딪 빛근 밤의 聖慮 일뎡 만흐려니
이역 풍상에 鶴駕인들 니즐소냐
이밧긔 억만 창싶을 못내 분별힝시는다.
성려:임금의 걱정. 일뎡:꼭. 학가:학을 태운 수레. 곧 임금을 비유. 분별힝시는다:걱정하시도다.
남구만(1629-1711) 효종 때 등제하여 영의정에 이름.
東窓이 빛갓다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쇼칠 아힝다 여딪 아니 니럿다냐
재 너머 싶래 긴 밧츨 언제 갈려 힝다니.
노고지리:종달새. 니럿다냐:일어났느냐. 싶래:이랑.
박태보(1654-1689) 숙종 때 인현왕후 폐비 문제에 반대하여 귀양 가는 도중 노량진에서 사망.
청산 自負松아 네 어이 누었는다
狂風을 못 이기어 불휘 져저 누었노라
가다가 良工을 만나거든 날 옛더라 하고려.
참다운 인재
胸中에 불이 나니 오장이 다 타 간다.
神農氏 꿈에 보와 불 끌 약 무러보니
충절과 慷慨로 난 불이니 끌 약 없다 하더라.
흉중:가슴 속에. 신농씨:농사와 제약을 가르쳤다고 하는 중국 고대의 전설적 황제. 강개:의분(義憤).
김창업(1658-1721. 효종-경종)
벼슬을 저마다 힝면 農夫 힝리 뉘 이시며
醫員이 病 고치면 北邙山이 져러힝랴
아힝야 盞 까득 부어라 내 힝대로 힝리라.
체념과 달관의 경지
거문고 술 꽂아 놓고 호젓이 낮잠 든 제
柴門 犬吠聲에 반가온 벗 오도고야
아희야 점심도 하려니와 외상 탁주 내어라.
술:거문고 타는 술대. 시문:사립문, 柴扉. 견폐성:개 짖는 소리.
김성기(연대 미상) 숙종 때 가객.
紅塵을 다 떨치고 竹杖芒鞋 짚고 신고
거문고 들어 메고 西湖로 돌아가니
蘆花에 떼 많은 갈며기는 제 벗인가 하노라.
죽장:대나무 지팡이. 망혜:짚신. 노화:갈대꽃. 갈며기:갈매기.
강호에 버린 몸이 백구와 벗이 되야
漁艇을 흘리 놓고 玉簫를 높이 부니
아마도 세상 흥미는 이뿐인가 하노라.
강호:자연, 여기서는 은서지. 흘리 놓고:띄워 놓고. 옥소:퉁소.
김천택(숙종-영조) 호는 남파(南坡). 숙종 때 벼슬이 포교였으며, 가객으로 시조 작가임. 영조 4년 시조집 [청구영언] 편찬. 김수장과함께 경정산가단에 가담.
잘 가노라 딪디 말며 못 가노라 쉬디 말라
브딪 긋지 말고 寸陰을 앗겨스라
가다가 中止곳 힝면 아니 감만 못힝니라.
긋지 말고:멈추지 말고. 촌음:짧은 시간.
風塵에 얽밑이여 힝치고 못 갈지라도
江湖一夢을 힝언 지 오링드니
聖恩을 다 갑흔 후다 浩然長歸힝리라.
풍진:세상의 속된 일. 강호일몽:속세를 떠나 대자연으로 돌아가는 꿈. 호연장귀:자유로운 마음으로 돌아가리라.
옷 벗어 아희 주어 술집에 볼모하고
중천을 우럴어 달더러 물온 말이
어즈버 千古 李白이 날과 어떠하드뇨.
볼모:전당잡히는 일. 날과:나와 비교하여.
김수장(1690-?, 숙종-?) 호는 노가재(老歌齋). 영조 때의 시인으로 벼슬은 숙종 때 병조 서리를 지냄. 시조집 [해동가요]
한식 비 까 날에 국화 움이 반가왜라
힝도 보려니와 日日新 더 죠홰라.
風霜이 섯거 치면 君子節을 픗온다.
죠홰라:좋구나. 군자절:군자의 절개. 국화:傲霜孤節
호화도 거짓 것이오 부귀도 꿈이온대
북망산 언덕에 搖鈴 소리 그쳐지면
아무리 뉘웃고 애다라도 미칠 길이 없나니.
인생무상. 요령:상여 앞에서 흔드는 방울. 뉘웃고:뉘우치고.
이정보(1693-1766. 숙종-영조) 영조 때 대제학을 지냄.
菊花야 너다 어이 三月東風 다 지다고
落木寒天에 네 홀로 퓌엿다다.
아마도 傲霜孤節은 너힝인가 힝노라.
삼월동풍:봄날. 낙목한천:나뭇잎이 떨어진 때의 추운 날씨. 오상고절:서리를 이기는 외롭고 굳은 절개.
광풍에 떨린 이화 오며 가며 날리다가
가지에 못오르고 거믓줄에 걸리거다
저거믓 낙환줄 모르고 나뷔 잡듯 하련다.
정계에서 밀려나 가련한 희생이 되어 가는 무능한 낙오자의 말로를 노래. 떨린:떨어진. 나비:여기서는 곤경에 빠져야 할 사람.
강호에 노는 고기 즐긴다 부러 마라
어부 돌아간 후 엿느니 백로로다.
종일을 뜨락 잠기락 한가할 때 없더라.
관리 생활이란 눈치 빠르고 늘 바쁜 속에서 살아야 한다. 엿느니:엿보는 것은.
落日은 서산에 져서 동해로 다시 나고
가을에 이온 풀은 봄이면 푸르거늘
엇더타 最貴한 인생은 歸不歸를 하느니.
인생의 유한함과 무상감. 이온:시든. 귀불귀:죽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
歸去來 歸去來한들 물러간 이 긔 누구며
공명이 浮雲인 줄 사람마다 알건마는
세상에 꿈 깬 이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
세상의 부귀공명에 빠져 자연의 삶을 모르는 사람이 많음을 한탄. 귀거래:돌아가리라.
조명리(1697-1756. 숙종-영조) 영조 때 한성부 판윤에 이름.
雪嶽山 가다 길의 皆骨山 쥼을 만나
쥼딪려 뭇다 말이 楓岳이 엇더터니
이 싶이 連힝야 서리 티니 힝 마잣다 힝더라.
봄-금강산, 여름-봉래산, 가을-풍악산, 겨울-개골산. 풍악:여기서는 "금강산의 단풍"의 뜻. 힝 마잣다:때가 알맞다. 구경하기 좋을 때이다.
김진태 : 영조 때의 가객
壁上에 걸린 칼이 보믓가 낳다 말가
공 없이 늙어가니 속절없이 만지노라
어즘어 丙子國恥를 씻어 볼가 하노라.
보믓:녹. 낳다 말가:났다는 말인가.
이정진 : 영조 때의 가객.
남이 해할지라도 나는 아니 겨로리라
참으면 덕이오 결오면 같으리니
구부미 제게 잇거니 같을 줄이 이시랴.
인내의 미덕. 겨로리라:겨루리라. 상대하다. 구부미:굽은 것이. 같을:다툴.
매아미 맵다 울고 쓰르라미 쓰다 우니
산채를 맵다는가 薄酒를 쓰다는가
우리는 초야에 묻쳤으니 맵고 쓴 줄 몰내라.
매아미:매미. 박주:질이 낮은 술. 초야:관직을 떠나 묻혀 사는 곳.
박효관 : 고종 때의 가객. 흥선대원군의 사랑을 받음. 제자 안민영과 함께 [가곡원류]를 편찬.
님 그린 相思夢이 실솔의 넉시 되야
秋夜長 기픈 밤에 님의 房에 드럿다가
날 닛고 기피 든 짜으 힝와 볼힝 힝노라.
상사몽:임을 그리워하여 꾸는 꿈. 실솔:귀뚜라미. 추야장:기나긴 가을 밤.
뉘라서 가마귀를 검고 흉타 힝돗던고
反哺報恩이 긔 아니 아름다온가
싶링이 져 싶만 못힝믈 못다 슬허힝노라.
반포보은:까마귀는 새끼가 자란 뒤에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어 은혜를 보답한다고 함.
꿈에 왔던 님이 깨어 보니 간 데 없다
耽耽히 괴던 사랑 날 바리고 어디 간고
꿈속이 허사ㅣ라망정 자로 뵈게 하여라.
탐탐히:몹시. 괴던:사랑해 주신.
안민영 : 고종 때의 가객. 호는 주옹(周翁)
바람이 눈을 몰아 山窓을 부드치니
찬 기운 새어 들어 잠든 매화를 침노한다
아무리 얼우려 하인들 봄뜻이야 앗을소냐.
산창:산밑의 집의 창문.
어리고 셩기 가지 너를 밋지 아녔더니
눈 긔약 능히 직혀 두세 송이 픗엿구나
燭잡고 갓가이 싶랑힝제 暗香조차 浮動터라.
셩기:사이가 뜬. 성근. 아녔더니:아니하였더니. 암향:그윽한 향기. 부동:떠서 움직이는구나.
氷姿玉質이여 눈ㄷ속에 네로구나
까마니 향기 노아 黃昏月을 기약힝니
아마도 雅致高節은 너힝인가 힝노라.
빙자옥질:얼음같이 깨끗하고 맑은 살결과 구슬같이 아름다운 자질. 황혼월:저녁 달. 아치고절:아담한 풍치와 높은 절개. 매화:氷肌玉骨(빙기옥골). ※국화:傲霜孤節(오상고절)
신채호(1880-1936) 호는 단재(丹齋). 역사가. 독립운동가.
금강산 좋다 마라 단풍만 피었더라
단풍의 잎새 잎새 秋色만 자랑터라
차라리 몽고 대사막에 大風을 반기리라.
단재 선생이 금강산을 찾아서 일제의 유린 아래 있는 조국을 생각하며 불타는 혁명 사상을 읊은 것이다.
여인들의 시조
소춘풍(笑春風) : 성종 때의 기생
唐虞를 어제 본 듯 漢唐宋을 오늘 본 듯
通古今 達事理하는 明哲士를 엇덧타고
저 설 데 역력히 모르는 武夫를 어이 쫓으리
당우:요순의 세계. 태평성대를 가리킴. 무부:무인
前言은 戱之耳라 내 말슴 허물 마오.
文武一體인줄 나도 잠깐 아옵거니
두어라 糾糾武夫를 아니 쫓고 어이리.
희지이:농담에 지나지 않는다. 규규무부:용맹한 무인.
齊도 대국이요 楚도 亦 대국이라
조그만 國이 間於齊楚하엿드니
두어라 이 다 좋으니 事齊事楚하리라.
등국:약소국 사제사초:제나라도 섬기고 초나라도 섬김.
황진이 : 중종 때의 송도 명기. 妓名은 明月. (송도삼절 : 서경덕, 황진이, 박연폭포)
靑山裏 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一到滄海힝면 다시 오기 어려웨라
明月이 滿空山힝니 쉬어간들 엇더리.
청산리:푸른 산 속. 벽계수:푸른 시냇물. 일도창해힝면:한 번 푸른 바다에 다다르면.
冬至ㅅ딪 기나긴 바믈 한허리를 버혀 내여
春風 니블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한허리를:한가운데를. 버혀:베어. 춘풍 이불:봄바람처럼 향긋하고 포근한 이불. 서리서리:긴 끈을 서리어 놓은 모양. 어론님:정든 임. 어른님.
어져 내 일이여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라 하드면 가랴마는 제 구타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靑山은 내 힝이요 綠水는 님의 情이
綠水ㅣ 흘러간들 靑山이야 變힝손가
綠水도 靑山을 못 니저 우러 녜여 가다고.
녜여:흘러.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 물이 이실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매라.
스승(서경덕)의 죽음을 애도.
내 언제 信이 업서 님을 언제 소겻관딪
月沈三更에 온 힝이 전혀 업다
秋風의 디다 닙소리야 낸들 어이 힝리오.
월침삼경:달이 기운 한밤중. 힝:기척, 흔적. 추풍의:가을 바람에. 디다:떨어지는.
어느 궁녀
압 못세 든 고기들아 뉘라셔 너를 모라다가 넉커늘 든다.
北海 淸沼를 어듸 두고 이 못세 와 든다
들고도 못 나다 情은 네오 다오 다르랴.
넉커늘 든다:넣기에 들었느냐. 청소:맑은 물. 네오 다오:너나 나나.
계랑 : 선조 때 부안의 명기.
梨花雨 흣힝릴 제 울며 잡고 離別한 님
秋風落葉에 저도 날 싶각다가
千里에 외로운 힝만 오락가락힝노매.
유희경과의 이별을 슬퍼함. 작자는 이 시조를 지은 뒤 절개를 지키다가 38세의 나이로 죽음.
홍랑 : 선조 때 함경도 경성 기생.
묏버들 까힝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딪
자시다 창 밧긔 심거 두고 보쇼셔
밤비에 새닙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소셔.
선조 6년 孤竹 최경창이 북해평사로 경성에 가 있을 때 친해진 홍랑이 이듬해 최경창이 서울로 돌아오게 되자, 영흥까지 배웅하고 함관령에 이르러 저문 날 내리는 비를 맞으며 이 노래와 버들 가지를 함께 보냈다 한다. 3년 뒤 최경창이 병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홍랑은 밤낮 이레 동안을 달려 서울로 가 병을 간호했다. 이 일로 최경창은 관직을 박탈당하였고 홍랑은 경성으로 돌아갔다 한다. 묏버들:산버들. 님의손딪:님에게. 새닙곳:새잎만.
매화(梅花) : 평양 기생
梅花 노 등걸에 春節이 도라오니
노 픗든 柯枝에 픗염즉힝다마다
春雪이 亂紛紛힝니 필 힝 말 힝 힝여라.
늙음을 한탄. 난분분:어지럽게 휘날리니.
명옥(明玉)
꿈에 뵈는 님이 신의 없다 하건마는
탐탐이 그리울 제 꿈 아니면 어이 보리
저 님아 꿈이라 말고 자로자로 뵈시쇼.
송이(松伊)
솔이 솔이라 힝니 므슨 솔만 너기다다
千尋絶壁의 落落長松 내 긔로다
길 아래 樵童의 졉나시야 거러 볼 줄 이시랴
천심절벽:천 길이나 되는 낭떠러지. 초동:나무하는 아이. 졉나시야:조그마한 낫이야
思郞이 엇힝터니 둥고더냐 모지더냐
길더냐 져르더냐 발일넌냐 짜힐너냐
各別이 긴 줄은 모로딪 힝 간 듸를 몰다라.
진옥(眞玉)
鐵이 鐵이라거늘 섭鐵만 너겨떠니
이제야 보아하니 正鐵일시 분명하다
내게 골불무 잇던니 뇌겨 볼까 하노라.
섭철:순수하지 않은 쇠. 골불무:풀무. 뇌겨:녹여.
다음 시에 화답한 것
玉이 玉이라커다 燔玉반 너겨힝니
이제야 보아힝니 진옥일시 져실힝다
내게 싶송곳 잇던니 힝러볼가 힝노라.
홍장(紅粧)
寒松亭 달 밝은 밤에 경포대에 물결 잔제
有信한 백구는 오락가락 하건마는
어떻다 우리의 王孫은 가고 아니 오느니.
작자 미상의 시조
귓도리 뎌 귓도리 어엿브다 뎌 귓도리
어인 귓도리 디다 딪 새다 밤에 긴 소링 져른 소링 節節이 슬흔 소링 제 혼자 우러 녜어 紗窓 여윈 잠을 싶드리 힝오다고야
두어라 제 비록 微物이나 無人洞房의 내 힝 알리다 뎌힝인가 힝노라.
귓도리:귀뚜라미( 실솔). 어엿브다:가련하다. 절절이:마디마디. 슬흔:슬픈. 사창:비단 포장을 친 창. 여기서는 규방(閨房). 여윈:설든. 무인동방:홀로 외롭게 자는 침방.
바람도 쉬여 넘는 고개 구름이라도 쉬여 넘는 고개
山陳이 水陳이 海東靑 보라매라도 다 쉬여 넘는 高峯 長城嶺고개
그 넘어 님이 왔다 하면 나는 아니 쉬여 넘으리라.
산진이:산에서 1년 동안 자란 매. 수진이:집에서 1년 동안 키운 매. 해동청:송골매. 보라매:사냥에 쓰이는 매의 일종.
사랑을 츤츤 얽동혀 뒤설머지고
태산 준령을 허위허위허위 올라가니 그 모를 벗님네는 그만하야 버리고 가라 하건마는
가다가 쟈즐러 죽을망정 나는 아니 버리고 갈까 하노라.
츤츤:칭칭. 얽동혀:얽고 동여. 뒤설머지고:짊어지고. 쟈즐러:눌려.
雪月이 滿庭한데 빛링아 부지 마라
曳履聲 아닌 줄을 判然히 알건마다
그립고 아쉬운 적이면 힝혀 기가 힝노라.
만정:뜰에 가득함. 예리성:신 끄는 소리. 판연히:분명히.
모시를 이리저리 삼아 두로삼아 감삼다가
가다가 한가온대 힝 근처지거다 皓齒丹脣으로 훔힝며 감힝며 纖纖玉手로 두 긋 마조 자바 뱌비여 니으리라 져 모시를
엇더타 이 人生 긋처갈 제 져 모시쳐로 니으리라.
사랑의 지속 두로삼아:두루 삼아. 손바닥으로 바깥편으로 밀면서 삼는 것. 감삼다가:감아 삼다가. 손바닥으로 자기 몸편으로 당기면서 삼는 것. 호치단순:흰 이와 붉은 입술. 훔힝며:훔뻑 빨며. 감힝며:이로 감아(물어) 빨며. 뱌비여:뱌비작거리어. 긋처갈:끊기어 갈. 모시쳐로:모시처럼. 니으리라:이으리라.
콩밭에 들어 콩닙 뜯어 먹는 감은 암소 아므리 이라타 쫓은들 제 어듸로 가며
니불 아래 든 님을 발로 툭 박차 미적미적하며서 어셔 가라 한들 날 버리고 제 어드로 가리
아마도 싸호고 못 마를손 님이신가 하노라.
이라타:"이랴"하여. 마를손:말릴 것은.
창 밖에 창 치난 임아 아모리 창 치다 들오라 하랴
너도곤 勝한 임을 이기 거러 뉘엿거든
저 임아 날 보랴 하시거든 모래 뒷날 오시쇼.
치난:두들기는. 너도곤:너보다. 이기 거러 뉘엿거든:이미 걸어 눕혔거든.
창 내고자 창을 내고자 이 내 가슴에 창 내고자
고모장지 셰살장지 들장지 열장지 암돌져귀 수돌져귀 배목 걸새 크나큰 장도리로 내 가슴에 창 내고자
이따금 하 답답할 제면 여다져 볼가 하노라.
고모장지:고모는 들창. 장지는 장지문. 셰살:살이 가느다란. 들장지:들창문. 암(숫)돌져귀:고리와 고리쇠. 걸새:걸쇠. 여다져:열고 닫아.
大川 바다 한가온딪 中針細針 힝지거다
열나믄 沙工놈이 긋 므된 사엇대를 긋긋치 두러메여 一時에 소리치고 귀 힝여 내닷 말이 이셔이다.
님아 님아 온 놈이 온 말을 힝여도 님이 짐쟉힝쇼셔.
침:바늘. 므된:무딘. 사엇대:상앗대, 얕은 곳에서 배를 미는 장대. 긋긋치:낱낱이. 귀:바늘귀. 온:백.
이 몸 승여져서 님의 잔의 술이 되어
흘러 속의 드러 님의 안흘 알고란쟈코
매야코 박절한 뜻이 어내 궁긔 들엇는고.
승여져서:죽어서. 안흘:속마음을. 알고란쟈코:알고 싶다. 매야코:맵고. 궁긔:구멍.
바람아 부지 마라 비올 바람 부지 마라.
가뜩이 챠변된 님 길즈다고 아니 올셰
져 님이 내 집의 온 후의 九年水를 지쇼셔.
챠변된:마음이 변한. 즈다고:질다고. 구년수:중국 요임금 때 있었다고 하는 9년에 걸친 홍수. 지쇼셔:내리소서.
언약이 느져 가니 碧桃花ㅣ 다 지거다.
아츰에 우던 가치 有信타 하랴마는
그러나 鏡中蛾眉를 다스려 볼가 하노라.
임을 기다리는 마음. 벽도:신선의 세계에 있다고 하는 과일. 지거다:졌도다. 경중아미:거울에 비친 미인의 눈썹.
나모도 바히 돌도 업슨 뫼헤 매게 힝친 가토리 안콰
大川 바다 한가온대 一千石 시른 빛에 노더 일코 닷도 일코 뇽총도 근코 돗대도 것고 치다 힝지고 빛람 부러 물결치고 안개 뒤섯겨 짜자진 날에 갈길은 千里萬里 나믄듸 四面이 거머 어득 져뭇 天地寂寞 가치노을 힝다듸 水賊 만난 都沙工의 안콰
엇그제 님 여흰 내 안히야 엇다가 까을힝리오.
바히:바위. 뫼헤:산에. 힝친:쫓긴. 가토리:까투리. 암퀑. 안:마음. 뇽총:돛대에 달린 굵은 줄. 근코:끊기고. 것고:꺾이고. 치:키. 배 뒤에 달려서 방향을 잡는 기구. 짜자진:자욱한. 거머:검고. 어둑:어둑하고. 져뭇:저물어. 가치노을:사나운 파도 뒤에 떠도는 흰 거품. 일명 백두파(白頭波). 도사공:우두머리 사공. 여흰:이별한. 까을힝리오:견주리오. 비교하리오.
金烏玉兎들아 뉘 너를 힝니관딪
구만리 장원의 허위허위 딪니다다
이후란 십리예 한번식 쉬여 더듸더듸 니거라.
금오옥토:해와 달. 세월. 힝니관딪:쫓아 다니기에.
노새 노새 매양 쟝식 노새 낮도 놀고 밤도 노새
壁上의 그린 黃鷄수탉이 뒤나래 탁탁 치며 긴 목을 느리워서 홰홰쳐 두도록 노새그려.
인생이 아침 이슬이라 아니 놀고 어이리.
매양장식(每樣長息):언제나 늘. 인생이 아침 이슬:草露人生.
개를 여라믄이나 기르되 요 개같이 얄믓오랴
뮈온 님 오며는 꼬리를 홰홰 치며 뛰락 나리 뛰락 반겨셔 내닫고 고온 님 오며는 뒷발을 버동버동 므르락 나으락 캉캉 짖여셔 돌아가게 한다.
쉰밥이 그릇그릇 난들 너 머길 줄이 이시랴.
뮈온:미운. 므르락 나으락:물러갔다 나아갔다.
쥼놈은 승년의 머리털 잡고 승년은 쥼놈의 상투 쥐고
두 끝을 맞맺고 이왼고 져왼고 쟉쟈공이 텬는데 뭇 쇼경이 굿을 보니
어듸서 귀머근 벙어리는 외다 옳다 하나니.
있을 수 없는 일. 맞맺고:마주 매고. 이왼고 져왼고:서로 시비를 다투는 모습. 쟉쟈공이:서로 다투는 상태. 굿보다:남의 일을 방관하다. 먼 산 보다.
大鵬을 손으로 잡아 번갯불에 구워 먹고
崑崙山 옆에 끼고 북해를 건너 뛰니
태산이 발끝에 차이어 왜각데각 하더라.
호탕한 기상. 대붕:상상의 큰 새. 곤륜산: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산.
壁上의 칼이 울고 흉중의 피가 뛴다.
살오른 두 팔뚝이 밤낮에 들먹인다.
시절아 너 돌아오거든 왓소 말을 하여라.
딪들에 동난지이 사오 져 쟝스야 네 황후 긔 무서시라 웨다다 사쟈
外骨內肉 兩目이 上天 前行 後行 小아리 八足 大아리 二足 靑醬 잎스슥힝다 동난지이 사오
쟝스야 하 거복이 웨지 말고 게젓이라 힝렴은.
동난지이:게젓. 쟝스:장수. 상인. 황후:상품, 잡화(雜貨). 웨다다:외치느냐? 소아리:작은 다리. 청장:진하지 않은 무른 간장. 하:퍽. 대단히. 힝렴은:하려무나.
두터비 하리를 물고 두험 우희 치딪라 안자
것넌山 빛라보니 白松骨이 힝 잇거다 가슴이 금즉힝야 풀뎌 힝여 내딪다가 뒤험 아래 쟘바지거고
모쳐라 다낸 낼승만졍 어혈질 번힝괘라.
두터비:두꺼비. 두험:두엄. 거름 무더기. 치딪라:올라가. 백송골:흰 송골매. 금즉힝야:끔찍하여. 모쳐라:마침. 낼승만졍:나였으니 다행이지. 나였기 망정이지. 어혈질:멍들. 어혈:타박상으로 살 속에 피가 맺히는 병. 번힝괘라:뻔하였도다.
一身이 사쟈한이 물힝 계워 못 견딜쐬
皮ㅅ겨 까튼 갈랑니 보리알 까튼 슈통니 줄인 니 까힝니 짜벼록 굴근 벼록 강벼록 倭벼록 긔는 놈 힝는 놈에 琵琶까튼 빈대삿기 使令까튼 등에아비 갈힝귀 샴의약이 션 박회 눌은 박회 바그이 불이 힝죡한 목의 달리 기다한 목의 야왼 목의 싶진 목의 글임애 힝록이 晝夜로 뷘힝 업시 물건이 쏘건이 힝건이 힝건이 甚한 唐빌리 예서 얼여왜라.
그 中에 참아 못견될손 六月 伏더위에 쉬하린가 힝노라.
가렴주구(苛斂誅求:조세 따위를 가혹하게 거두어 들여, 백셩을 못살게 들볶음) 쉬파리:私利를 위해 남을 헐고 해치는 탐관오리를 가리킴. 물힝:물어뜯는 곤충. 피ㅅ겨 까튼:피의 껍질은 같은. 갈랑니:새끼 이. 유통니:굵은 이. 까힝니:막 깬 이. 강벼록:벼룩의 한 가지. 등에아비:큰 등에. 갈힝귀:각다귀. 숲에 있는 모기. 샴의약이:사마귀. 버마재비. 션 박회:흰 바퀴벌레. 바금이:바구미. 거절이:딱정벌레의 어린 것. 고자리. 불이:주둥이. 글임애:발이 많은 곤충. 그리마. 뷘힝:빈 데. 당빌리:마소에 기생하는 피부 병충으로 큰 것. 깽비리. 예서:보다. 얼여왜라:어렵구나. 살기 어렵구나.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마를가 하노라.
굼벙이 매암이 되야 나래 도쳐 나라올라
높으나 높은 남게 소리는 죠커니와
그 우희 거믓줄 이시니 그를 조심하여라.
남게:나무에. 소리는:소리는.
술 먹기 비록 죠흘지라도 한두 잔밖에 더 먹지 말며
色하기 죠흘지라도 敗亡에란 말을 지니
평생에 이 두 일 삼가하면 백년 千金軀를 병 들일 줄 이시랴.
천금구:값진 몸.
마음이 지척이면 천리라도 지척이오
마음이 천리오면 지척도 천리로다
우리는 各在 천리오나 지척인가 하노라.
萬壽山 萬壽峯에 萬壽井이 잇더이다
그 물로 빚은 술을 萬壽酒라 하더이다
진실로 이 잔 잡으시면 萬壽無彊하오리다.
만수산:개성에 있는 산. 중국 북경에 있는 산. 여기서는 특정한 산이 아니라 만수를 기원하는 뜻으로 나열한 것.
잡으시요 집으시요 이 술 한 잔 잡으시요
이 술이 술이 아니라 漢武帝 承露盤에 이슬 받은 것이오니
이 술 한 잔 잡으시면 천만년을 사오리다.
승로반:한무제가 궁궐 안에 감로(甘露)를 받기 위하여 만든 구리 소반. (감로:중국의 전설로서 왕이 좋은 정치를 하면 그 징표로서 하늘에서 내린다고 함)
촉석루 밝은 달이 論娘子의 넋이로다
向國한 일편단심 천만년에 비취오니
아마도 女中忠義는 이뿐인가 하노라.
촉석루:경남 진주에 있는 누각. 남강 연안 바위 위에 있음. 논낭자:논개
맑고 맑은 江南水야 壬辰 이를 네 알리라
충신과 의사들이 몇몇이나 삥졌난고
아마도 女中丈夫는 論娘子인가 하노라.
여중장부:대장부의 기개를 가진 여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