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천명 불교로 개종...기독교로 개종시에는 적대 반응 심해
이해동 기자 dewlikelee@gmail.com
인도 카스트제도의 최하위 계급인 ‘달릿(Dalit)’, 소위 불가촉천민에 속한 힌두교도 5천여 명이 카스트 제도에 따른 차별을 피하기 위해 불교로 개종했다고 BBC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인도 뭄바이에서 진행된 이번 개종은 인도가 근대로 들어서면서 가장 큰 개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이 소식은 전했다.
당초 예상인원 10만 명 중 5천여 명 개종
달릿의 지도자 비힘라오 암베데카르가 불교로 개종한 지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의식에는 스리랑카와 태국, 일본 등 가장 많은 불교신자를 가진 나라들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달릿 단체대표 사마타 사이닉 달은 어림잡아 5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평생 불교도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면서 처음 예상했던 인원인 10만 명보다는 훨씬 적지만 이번 대규모 개종은 달릿 계급이 깨어나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최소한의 사람 대접받고 싶어 개종
이번 개종 의식을 수행한 한 승려는 모인 군중들에게 “지금까지 여러분들의 종교가 무엇이었던 간에 오늘부터 여러분들은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서 위안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가촉천민으로 불려온 이들 달릿 신분의 사람들은 개종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평등한 권리를 얻게 될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이 소식은 전했다.
달릿 인권단체인 <달릿 인권을 위한 전국운동(The National Campaign on Dalit Human Rights NCDHR>의 아룬 코트는 "이제 다른 종교로 개종했으니 최소한 사람 대접은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11억 인구 중 약 1/6이 카스트제도 하에서 천민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들은 아직도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인도에서 카스트 제도가 법적으로 폐지됐고 사회 내에서도 점차 그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제도가 기본적으로 힌두교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실제 생활에서도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종의식에 참석한 개종자들은 카스트 제도 하에서 가장 낮은 천민으로 겪게 되는 차별에서 탈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보수파 힌두교도들은 이 같은 개종을 반대해 일부 주에서 법적으로 개종을 엄격히 금지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인도에서 개종은 오랜 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힌두교도가 기독교나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경우는 더욱 심하다. 하지만 불교로의 개종은 이같은 적대적인 반응은 훨씬 덜 나타나는데 이는 인도에서 많은 사람들은 불교를 힌두교의 연장(延長)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소식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