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앨리스] 일본 / 2004년작
개봉 : 2004-11-17
주연 : 스즈키 안, 아오이 유우
내용 : 두 소녀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
[지루하지만 멋진 마무리가 기다리고 있는 영화]
지하철이나 잡지에서, 인터넷에서 광고가 나오길래 호기심이 생기고
줄거리를 보니까 재밌겠다... 뭐 그런 생각이 들어 봤는데
솔직히 생각했던것 보다는 별루였습니다.
오히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그 영화가 웃기긴 더 웃겼던듯...ㅋㅋ
더구나 우리나라와 일본의 생활방식?? 때문에 몇몇 장면에선 미묘한 재미도 잘 느끼지 못했고
스토리도 줄거리보면 대충 결말 나오는 뻔한 내용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던것 보다 별루네...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남자 주인공도 별루 안잘생기고... 흠.
근데... 그런데~
이 영화를 다 보고나서는 정말 감동에 휩싸여 며칠이 갔습니다.
왜일까요??
영화의 마지막 부분쯤에 나오는 한 장면때문입니다.
하나와 앨리스, 그러니까 주인공들은 발레학원을 다니는데
영화가 끝나갈때까지 사실, 주인공들의 이렇다할 발레실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발레복 입고 돌아댕기는 정도...
그래서 그냥 발레는 설정이구나...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앨리스가 드디어 발레 솜씨를 뽑냅니다.
대역이 아니고 직접 추더군요.
근데 그 마지막의 그 발레솜씨를 보여주는 그 장면이 아주아주 특이했습니다.
앨리스는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고 난 다음부터
사실, 별로 연예인에 연연해하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주기적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녔는데... 물론 계속 떨어지지만요,
마지막 장면의 그 발레씬도 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춤을 추게 되는 것입니다.
감독인 듯한 사람이 귀찮은 듯 오디션을 봤지요.
보러온 예비 지망생들에게 단순한 질문 딱하나씩만 하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입니다.
오디션을 본 사람들은 허무한듯 그렇게 돌아가고,
마지막이 앨리스였습니다.
그 감독이 앨리스의 이력에서 발레를 보더니 귀찮은 듯 춤춰보라고 합니다.
앨리스는 어색한듯 발을 살짝 들어 기본 동작들을 살짝살짝 해보는데
감독이 그거 뿐이냐며, 됐다고 말하자
앨리스가 말합니다.
"제대로 춤춰봐도 될까요?"
감독이 잠시 주춤하다 그러라고 합니다.
앨리스는 주위를 잠시 두리번 거리다가 발견한 종이컵과 테이프로 발가락부분을 감싸고
발레슈즈를 대신 하는 듯 만듭니다.
그리고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일본 특유의 짧은 교복치마를 입고 멋지게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치마 속이 보여 놀란 감독이 앨리스에게 말하지만
앨리스는 별 생각없이 계속 춤을 춥니다.
감독은 조금씩 앨리스의 춤에 빠져들게 되고 주위의 사람들 모두 앨리스의 춤에 빠져듭니다.
그 장면이 정말정말 멋있게 나오더군요.
주인공 앨리스도 정말 이쁘게 나오더라구요.
그 정도면 발레를 얼만큼 잘하는지는 몰라도
무언가 말도 필요없는 감동과 환희가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발레씬은 생각외로 길게 나옵니다.
전혀 지루하지 않구요.
영화의 전체를 생각하면 그냥 재밌는 에피소드 한편이구나 생각들기도 했지만
이 마지막 부분을 생각하면 정말 너무 감동적인 느낌이 차오릅니다.
오히려 기존의 줄거리가 아니라 발레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 영화가 그렇게 기억에 남네요.
그 발레부분만 따로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