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한남 금북정맥 5구간 (대안리~천황봉)
산행일시:2007년 11월 16과17일(금요일과 토요일)
날씨:하루 종일 날씨 좋았다
산행구간:대안리-구봉선-구티재-구룡치-말티재-화엄이재-걸목이재-천황봉-상환암-법주사
산행자:대방 단독 산행
산행시간: 총21시간 정도
산행 도상거리:45km정도(정맥길은42km이고 3km는 알바)
직장에서 오전 까지만 일하고 식사 후 1시가 넘어서 천안을 출발한다. 오늘이 한남 금북정맥 마지막 구간이 될 것 같다. 계획은 2시에 대안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법주사까지 밤새 걸어 볼려고 한다. 청주를 지나 대안리에 도착하니 2시가 넘어가고 있다. 조그만 저수지 뚝방 길에 차를 주차 시키고 조금 걸어서 저번에 내려 왔던 길에서 도로를 건너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는 약간 덥기도 하고 땀은 안 나는 산행하기 좋은 날씨이다. 420봉을 올라서 내려가는 도중에 사냥총을 든 사람과 마주 친다. 은근히 겁이 난다. 혹시 나를 짐승으로 잘못보아 사격할까 걱정이 되어서 물어본다. 여러 사람이 사냥 하냐고 물으니 내가 지나온 곳에서 오고 있으니 걱정 말라 한다. 능선 길을 진행하여 2차선 포장도로를 가로 질러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우측으로 산 능선 쪽으로 올라간다. 봉에 올라서 우측으로 진행하고 다시 검은 잔돌이 있는 능선에서 좌측으로 진행하고 내리막길에 이어 밭을 지나 묘를 지나고 우측으로 내려가니 안부가 나오고 능선을 올라서 다시 완만하게 내려온다. 급하게 다시 올라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을 하니 산불 감시 초소가 세워져 있다.
검은 돌이 세워져 있는 것처럼 칼등 바위를 지나간다. 다시 봉에 올라 너덜 바위지대를 지나 오르막을 오른다. 검은 돌을 채취하려고 했는지 석산 개발로 움푹 파인 능선 길을 오른다. 삼각점이 있는 시루산에 도착한다. 다시금 돌탑이 세워져 있는 봉에 올라보니 표시기를 소나무에 잔득 걸어 놓았다. 아름다운 산악회 표시기를 하나 걸어 놓고 내려가니 ㄷ 자 모양의 제사 지내는 곳에 인형 2개가 있고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니 곰쟁이 안부이다. 420봉을 힘겹게 다시 올라 우측의 묘지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진행하여야 하나 이곳에서 잠시 쉬어 간다. 배낭에는 우유,빵,컵라면,떡,사과,커피,김치,물등이 오늘 내가 먹고 산행할 음식들이다. 우선 이곳에서 우유와 빵을 먹는다. 물은 2리터를 가지고 왔는데 가는 도중에 물을 얻을 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아껴서 먹기로 한다. 법주사 까지는 아직도 멀었는데 서서히 오늘 하루를 마감하는 어둠이 내리고 있다. 랜턴을 준비하고 긴장갑을 끼고 점퍼를 꺼내 입고 모자도 쓰고 완전 무장을 하고 어두워진 밤길을 다시 출발한다. 새벽1시 안에는 말티재에 도착해야 하는데 야간 산행을 하면서 알바를 하느냐 안하느냐가 문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간다. 잠시 후 2차선 포장도로인 구티재에 도착한다. 7시가 조금 넘었는데 날은 어두워 렌턴 빛을 비추어 여기저기 시설물들을 돌아본다. 구티재 표시석에서 셀프 사진을 한 장 찍고 절개지의 옆을 지나 낙옆송 지대로 들어서 능선을 올라간다.
산 능선을 올라가야 하는데 좌측으로 길이 나 있어 힘도 들고 하여 오름길을 버리고 옆길을 택한다. 표시기도 한두군데 걸려 있고 소로 길도 잘 나 있고 내림 길이 이어 지고 갈림길에서 직진으로 간다. 흰색 리본도 있고 끈을 묶어 놓기도 하고 정신없이 가다 보니 정맥 표시기가 보이질 않는다. 이 길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 때 이때는 이미 2km을 지나 온 것 같다. 다시 원점으로 가기로 하고 되돌아서 왔던 길을 간다. 가는 도중에 부산에서 온 사람들도 이곳에서 길을 잘못 들었는지 표시기가 하나 붙어 있다. 어렵게 정상에 올라서니 정맥 표시기가 잔뜩 걸려 있다. 알바 한 시간을 만회 하려고 빠르게 걸어간다. 잠시 후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 덕주봉에 도착하고 백석1리 2차선 포장도로에 도착한다. 도로를 건너서 산 능선만 바라보며 걸어 올라가니 표시기도 없고 개가 열심히 짓고 있다. 밭을 지나 묘지를 지나고 보니 한우 목장 우사에 다다른다. 캄캄한 밤에 소 눈동자만 보인다. 아무래도 이 길이 아니다 싶어 포장도로로 내려 선다. 노트를 꺼내어 보니 마을길을 따라 가라 한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서 조금 가니 표시기가 군데군데 걸려 있다. 우측으로 올라가니 한우 목장에서 주인이 대낮같이 우사 불을 커 놓고서는 개가 짖는 곳을 후레쉬 들고 여기저기 순찰을 돌고 있다. 미안한 마음에 빠르게 우사를 지나 숲속으로 진입하여 오름길을 오르는데 죽을 맛이다. 숨이 꼴닥 넘어 가는 느낌이 든다. 낙엽 소리가 마을까지 들리는지 계속해서 개들이 짖는다. 정상에 올라 가면은 무엇이라도 있을 것 같은데 아무것도 없고 묘지가 하나 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꺾어 내려가다가 바람이 잔잔한 곳에 앉아서 컵라면과 떡을 먹는다. 초승달이 떠 있고 별들이 빛나는 것이 비는 오지 않을 것 같은데 바람이 불고 있다. 기온이 내려가는지 추워 온다. 올라오면서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몸이 차가워 온다. 점퍼와 모자 등을 끼고 밥을 먹는데 내가 이 야밤에 무엇을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따듯한 방에서 있을 것을 밤이슬 맞아 가면서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갈 길은 멀은데 가기가 싫은 것이 꽤가 난다. 10시가 넘어서 휴식을 접고 출발을 한다. 내리막길이 낙엽이 쌓여 있어서 눈이 온 것처럼 푹푹 빠지고 미끄럽다. 스틱이 있어서 다행이지 묘기를 부리며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 530봉을 지나 다시 몇 개의 봉을 지나가는데 설치한지 얼마 안되는 철조망이 이어진다. 철조망 안쪽으로는 작업도로가 나있는데 바깥쪽은 시설물을 설치하느냐고 땅을 파헤쳐 정맥길이 험난하다. 어느새 12시가 넘어가고 있다. 이상태로 가다가는 새벽1시까지 말티재에 못갈것 같다. 잠시후 차소리가 들려오는것 같다. 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오직 보이는것이라고는 도로옆의 가로등이 전부다. 봉에서 우측으로 내려서 한참을 가니 말티재에 도착한다. 화장실, 말티재표시석, 팔각정이 있다. 도착한 시간은 1시가 좀 넘는것 같다. 사진찍을 정신도 없이 여기저기 돌아보니 팔각정에 의자 두 개를 누가 올려놨다. 그곳에서 한숨자고 가기로 한다. 갖고간 옷 다 꺼내어 입고 신발을 벗고 잠을 자는데 30분정도 지났을까 바지가 겨울바지가 아니라 그런지 춥다. 잠에서 깨어 뒤척이다가 몇 대의 차들이 오가는 소리에 다시 일어나 시계를 보니 2시가 다 되어가는 것 같다. 비몽사몽 잠에 취해서 신발을 신고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550봉 올라서 좌측으로 진행하고 돌이 쌓여있는 화엄이재에 도착한다. 아직도 잠에 취해서 몸은 가고 있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다시 봉에 올라 직진길을 버리고 좌측으로 가파르게 내려가는데 길조심을 해야 될것 같다. 표시기가 잔뜩 걸려있는 곳에서 좌측길이다. 가파른 길을 내려서니 505번 포장도로가 나온다. 이곳에 올라서니 등산로길이 여러군데 나있다. 길을 못찾아 한참을 헤매이다 보니 벌써 이곳에서 20분을 헤매고 있다. 다시 도로로 내려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니 직진길에 희미하게 길이 나있다. 표시기도 한두군데 걸려있고 제대로 정맥길에 접어들어 능선에 올라선다. 서서히 힘에 겨운것이 체력이 바닥 나는것 같다. 다시 앉아서 사과를 먹으며 쉬어간다. 2시간을 못걸어 계속해서 쉬어가는 것 같다. 허기사 무모한 도전이긴 하다. 먼저 육덕님도 두 번에 나누어 간길을 난 무슨 맘을 먹고 한번에 가려고 이짓을 하나 생각이 든다. 주간에 12시간에서 15시간 정도 걸어도 할만 했는데 야간에 잠안자고 추위와 싸워가며 산행을 하니 같은 시간이라도 더 힘든것 같다. 헬기장을 지나 불목이재에서 돌무더기를 확인하고 570봉의 무인카메라 통신탑을 지나 좌측으로 진행한다. 이곳에서 다시금 알바를 한곳이다. 570봉 오르기전에 우측으로 올라야 하는데 이상하게 무엇에 홀린것 처럼 좌측으로 길이 있는것 같아 두 개의 봉을 오르면서 표시기가 없어 다시금 갈림길에 내려서서 몇차례 확인을 한 결과 우측으로 가야하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길찾다 30분을 까먹은것 같다. 힘든 와중에도 또다시 알바를 하고 시작한다. 날이 서서히 밝아 오는것 같다. 560봉을 지나 삼각점이 있는 670봉을 지나고 마지막 남은 식량을 꺼내어 이것저것 먹어본다. 추운날씨에 떡은 돌덩이 씹는것 처럼 딱딱하고 물은 차가운게 음식을 먹자마자 뱃속까지 차가우니 한기를 더 느끼나 보다. 천황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얼마 안가면은 도착할것 같은 착각에 빠져 봉에 올라서면 다시금 멀리 산을 떠 옮겨 놓은 것 처럼 천황봉은 잡히질 않는다. 몇 개의 봉을 넘나드는데 힘이 많이 든다. 여적까지 정맥해온 중에 오늘이 제일 힘든 산행을 하는것 같다. 무거운 발걸음, 모든 것이 귀찮아 진다. 바위 지대를 우회하여 내려섯다 다시 올라 봉에 오르고 가파른길에 올라서니 산죽지대가 시작된다. 정상에 얼추 다 와가는 것 같다. 잠시후 천황봉에 도착한다. 정상에 올라서니 한사람이 큰삼각대를 가지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하고 몇장의 사진을 찍는다. 내가 돌아온길을 뒤돌아 보면서 지친몸을 쉬어간다. 여섯 번에 걸쳐 한남금북정맥을 진행하려 했는데 마침 내일 처갓집 장인,장모와 처남,처제등 온가족이 단체여행을 가게 되있어 부득이 오늘 마무리 하게 되었다. 어제 오후2시부터 시작하여 오전10시에 천황봉에 도착했으니 1시간을 자고 19시간을 걸어온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16시간이면 올것 같았는데 야간산행과 추위에 이상하게 몸이 무거워 속도가 안났다. 법주사까지 5.2km를 더 가야하는데 내리막길을 아무생각없이 터벅터벅 걸어간다.
올라오는 사람만 있고 아침 이른시간이라 내려가는 사람은 오직 나혼자다. 법주사에 들려 절구경도 하고 식당에서 간단히 칼국수도 먹고 버스를 타고 보은에 가서 30분을 기다려 대안리에 도착하여 차를 회수한다. 비록 힘들게 진행하여 몸은 힘들어도 추위와 지친몸을 이끌고 끝까지 완주를 했다는것에 의미를 두고싶다. 한남금북을 시작한것이 몇일 안된것 같은데 무더위와 싸움도 하고 여기저기 알바도 하고 동네길에서 힘들게 길도찾아 헤매고 했다. 금북이보단 편하게 진행한것 같다. 금북이때는 동행과 카모가 몇 번을 같이 산행했는데 한남금북정맥은 오직 혼자서 완주했다. 이제 겨울산행을 해야될것 같다. 다음 정맥길은 한북정맥이 될것 같다. 내년에 정맥을 마무리 지으려고 욕심을 내보는데 그리 하려면 겨울산행도 주말마다 가야될것 같다. 무사히 한남금북정맥 끝난것에 걱정해주신 모든분들게 감사드리고 먼저 지나가신 선답자들의 표시기 덕분에 편하게 진행하여 감사드리며 이것으로 산행기을 마감한다. |
첫댓글 한남금북정맥 졸업을 진심으로드립니다..정말 대단하신 체력과 열정이네요 다음에 계획하신 한북정맥도 안전하게 겨울산행 이어가세요.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한남금북정맥의 마지막 구간을 야간산행으로 장거리를 진행하셨군요. 초행의 산행길을 단독 야간산행으로 진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대방님의 담력과 정신력 그리고 뜨거운 열정이 있었기에 무탈하게 마무리하셨으리라 생각되며 그렇게 연속주를 하신다면 1*9를 끝낼 날도 그리 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야간의 단독산행에 경아드리면서 이어서 진행하시게될 한북정맥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산 산하시길 기원드립니다. 한남금북정맥 완주를 다시 한번 진심으로 드립니다.
저도 둘 이상은 많이 야간 산행 했는데 이렇게 혼자서 하니 무섭기는 무섭더라구요...
대방님 열정엔 두손 들어야겠습니다...한남금북정맥 끝맺음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