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하는 부처
송파
김진궐 지음 / 고요아침 刊
이제 필자의 고희(古稀)가 지난 지 엊그제같은 기분인데 어느 새 희수(喜壽)도 지나고 산수(傘壽)를 맞이하게 되었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 아무 공덕이 없는 사대(四大)만 쇠잔하였으니, 불은(佛恩)에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부끄럽기 그지 없다.
불문(佛門)에 귀의한 지 기십년이 되도록 아직껏 삼도천(三途川)을 건너 서지 못하였으니, 자성(自性)을 제대로 관(觀)하지 못하여 부처님의 참지혜를 깨닫지 못하고 지금도 미혹 속에서 갈 길을 찾느라 해매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전에 자성(自省)하면서 그 허물을 조금이나마 벗고자 그동안 부처님 공부하며 내 나름대로 몸소 체험하고 터득한 내증(內證)의 사실들을 산수를 겸하여 원고지에 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내놓게 되었으니, 이는 필자의 자화상이자 신행 백서라고 해도 될 듯싶다.
그리고 이 책은 먼저 간행한 『松坡佛敎史話集』에 실려 있는 내용들 중에서 다시 필요한 몇 가지를 발췌하여 보충하면서 새 원고와 합본하여 증보하였음을 일러둔다. 한편 집필하면서 특히 두 가지 부문에 관하여 사려하면서 정리하였다.
첫째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말’ 때문에 뜻밖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너무 많다. 이말 저말들을 생각 없이 많이 하다 보면 선인(善因)보다는 악인(惡因)의 구업을 범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조용히 사유(思惟)하면서 말조심·입조심을 단속하는 수련공부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러므로 수행의 첫째 조건은 묵언이다. 인생을 살면서 하루에 잠깐이라도 오롯이 앉아 참선과 기도에 잠기며 산다는 것은 참으로 고귀하고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호(題號)도 『思惟하는 부처』라 하였다.
둘째는 불교의 최고 가르침은 ‘마음공부’ 잘 하는 것이며, 불교는 결국 자기수행인 것이다. 마음공부는 곧 부처공부이며, 부처공부가 곧 마음공부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불교는 더할 나위 없이 자기마음을 배우는 것이다.
옛 조사(祖師)들은 말하기를 ‘팔만대장경 전체를 돌돌 뭉쳐 놓으면 결국은 마음「心」자 한 자의 모습이 된다’ 라고 하였다.
또 ‘화엄경 80권〔책〕을 맷돌에 넣고 달달 갈면 나중엔 마음 「心」자 한 자의 모습이 된다’ 라고도 하였다.
인도의 달마대사가 중국에 와서 전한 것도 오직 마음 「心」자 한 자 뿐이다. 즉 불심 (佛心)인 선심 (禪心)을 전하고자 하였을 뿐이다. 그러 므로 부처님의 마음을 깨닫고 따르면 그것이 곧 부처이다. 우리 모두 정진하여 견성(見性)해서 성불(成佛)에 이르기를 기원한다.
― 김진궐, 책머리글 <이 책을 내면서> 중에서
- 차 례 -
제1부 印度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
부처님 오신날의 관불의식
빈녀일등과 연등회의 유래
우란분절의 유래와 공덕
부처님의 삼천전심과 가섭
기원정사와 수닷타의 공덕
가장 소중한 것은 마음
불교의 상징인 연꽃의 향기
제2부 中國
중국에 불교전래의 설화
달마시대사와 양무제의 논쟁
혜가는 전혀 말이 없다
당의 측천무후와 미륵사상
홍인이 혜능에게 전하다
노파가 암자를 불태우다
깃발이냐 바람이냐
마조ㆍ방거사와 서강의 물
덕산스님과 떡파는 노파
남전선사와 조주구자의 화두
남전선사의 참묘화 사건
포대화상의 청정과 자비
천룡선사가 손가락을 세우다
남악선사가 벽돌을 갈다
끽다거 끽다래
명나라의 주원장과 산오리
제3부 韓國
단군의 탄생과 고조선의 건국
신라 법흥왕과 이차돈의 순교
어미의 말 때문에 에밀레종
김해 가야국의 칠불 이야기
신라의 김유신과 미륵사상
칠석재와 견우·직녀
동짓날과 조왕신의 역할
부설거사와 묘화의 연정
선(禪)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게
사유하는 부처와 생각하는 사람
불상신앙은 우상숭배가 아니다
호랑이와 우리민족의 문화
두 스님 의 도심과 관세음보살
네 스님의 묵언참선 실패
부처님은 날보고 말없이 살라하네
신륵사와 나옹스님 의 발자취멍청한 바보의 후회
홍련암 법당마루의 구멍
옥천암 백의관음보살의 영험
쉬고 또 쉬는 휴휴암
김대성과 석굴암 • 불국사
불국사의 무영탑과 아사녀
원효대사와 불교의 대중화
원효대 사와 소요산의 자재암
해인사의 쌍둥이 불상
무기 스님 과 도로아미 타불
나한과의 얽힌 사연들
미륵신앙의 고향인 논산
충주의 미륵사 돌부처
평양공주와 상사뱀 의 일화
현종의 목숨을 구한 진관스님
광탄용미리의 두 마애석불
경천사지 10층석탑의 수난사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인연
이성계가 관음보살을 꿈꾸다
태조 이성계와 속명사
태조 이성계와 함흥차사
무학대사와 왕십 리의 유래조선조 단종의 애사(哀史)
낙산의 정 업 원과 정 순왕후
법주사에서 의 세조와 정 이품송
상원사에서 의 세조와 문수보살
상원사에서 의 세조와 고양이
효의 본찰 용주사와 정조왕
청주 무심천의 칠불(七佛)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설화·필화가 불러오는 재앙
선농제와 설렁탕의 유래
수미 산 북쪽의 여 인왕국
투전문화와 소원비는 마음
마음장상과 부처 님 의 길상
짜장면 100주년과 승소
거사와 처사의 개념적 차이
숭산행 원 대선시를 희상하며
송파의 고희 연과 파랑새
여보게,곡차나 한잔 하세
서 울 강북구 번동의 유래
소나무의 고귀한 자태
현길의 시계바늘
[2014.03.12 초판발행. 491쪽. 정가 28,000원]
첫댓글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대단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저자나 저자를 내조한 이아영선생님께도 큰 박수를 보냅니다
곽 선생님, 격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년 총회에 부득이 한 사정으로 못 나오신다기에
오늘 부쳐드렸습니다.
정말 마음이 속삭이는 책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휠링이 되는 책입니다.
감사드립니다.
김민서 선생님, 읽어보셨습니까?
격려의 말씀 넘 감사합니다.
@이아영 네.
앞에서 한 챕터씩 매일 읽고 있습니다. 다음에 김진궐교수님도 대화하게요.^^
@김민서 아이고 고마워라....^^*
네, 그렇게 하세요
마지막 올린 표지는 자연문학회 김경희 선생님이 스캔해서 주신 겁니다.
잘 아시지만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입니다.
정말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고요와 명상^^
제가 추구하는 가치이지요.ㅎㅎ
용산 국립박물관에 가서 몇 번씩 둘러보았는데,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지 보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