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이던 양액재배의 경우 배지이던 작물이 잘 자라는 조건은 보편적으로 pH 6~7 범위의 중성이다. 그렇다면 과연 pH는 무엇이며 우리가 늘 이야기 하는 산성과 알칼리성이 작물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3회에 걸처 알아본다.
토양을 기반으로하여 자라는 작물과 토양속에서 활동하는 미생물들은 주의 환경이나 화학물질에 민감하기 때문에 토양의 pH는 중요하다. 대체로 많은 강우로 인해 토양의 염기가 용탈되는 곳은 산성을 띄며 알카리성 토양은 강우가 많지 않은 건조지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 밭 토양의 경우 여름철 강우로 염기(양분)성분들의 유실이 많아 대체로 산성을 많이 띄게 된다. 철쭉과처럼 산성(pH 4~6)을 좋아하는 일부 작물을 제외하고는 많은 작물과 토양미생물들은 중성(pH6~7)범위를 선호하며 산성도 및 알칼리성도가 심해질수록 작물들은 점점 생육이 불량해지다 결국 고사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pH란 무엇인가?
pH는 토양이나 배지의 용액 내 수소이온(H⁺) 농도의 활성화 정도를 측정한 것으로 수소이온(H⁺) 역수의 로그값으로 정의한다. 즉 pH=log₁₀1/[H⁺]이다. 순수한 물의 [H⁺]는 25℃에서 1×10⁻⁷이기 때문에 순수한 물의 pH는 log₁₀1/[1×10⁻⁷]=7 이며 중성을 나타낸다. 수소이온(H⁺)과 수산화이온(OH⁻)의 수가 균형을 이루는 값이며 수소이온(H⁺)이 수산화이온(OH⁻)보다 많으면 그 토양은 산성이고 pH값은 7 이하이며 반대로 수산화이온(OH⁻)이 수소이온(H⁺)보다 많으면 알칼리성 토양을 나타내고 pH값은 7 이상이다. pH범위는 0~14이며 산성 범위는 0~6.5이고 알칼리성 범위는 7.5~14 이며 pH 6.5~7.5는 중성 범위에 속한다. pH는 H⁺이온의 역수의 로그값이므로 pH 7에서 pH 8로 pH가 증가하면 토양은 알칼리성이 10배 증가한 것이고, pH 7에서 pH 5로 수치가 감소하면 토양은 100배 산성화된 것이다.
토양의 자연적인 pH는 그 지역의 지질과 지역적 토양 형성 과정에 의해 결정되며 기후, 식물종류 및 농경학적 방법 등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토양의 pH를 변화시킨다.
토양 pH 측정
토양의 pH를 토양검사 연구실, 농업기술센타 등에 의뢰하여 정확히 분석하고 시비 프로그램을 갖는 것이 좋다. 여기서는 일반농가에서 직접 재배지의 pH 및 EC 변화를 파악하므로 바로 대처할 수 있는 간이용 pH 측정기를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저렴한 간이용 측정기를 이용하여도 pH의 오차 범위는 크지 않고 간단하게 측정 할 수 있다.
준비물 :
간이용 pH메타기, 물(증류수), 시료(측정하고자 하는 토양 : 흙 채취는 밭 자리를 W자 모양으로 여러 곳의 흙을 직각으로 약 30cm 까지 떠서 흙을 골고루 섞고 돌은 제거한다. 정확한 분석을 원한다면 흙을 건조시킨 후 측정하는 것이 좋으나 큰 차이는 없다.)
측정 방법 :
준비된 토양과 물의 비율을 1:5의 비율로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토양 50g을 달아 500㎖ 용기(비이커)에 취하고 물(증류수)은 토양 무게의 5배인 250㎖를 넣어 저어준다. 1시간 정도 방치 한 후 흔들어 혼탁액을 만들고 교정된 pH 메타를 용기에 넣어 60초 이내에 읽는다. 이때 간이용 EC측정기를 이용해 동시에 pH 및 EC를 같이 측정 할 수 있다.(사진1.) 주의 점은 증류수가 아닌 일반 관주용 또는 포장에 공급하는 농용수를 사용했다면 우선 관주용(농용수) 물을 측정하여 기준점을 잡고 사용하고 있는 물과 토양의 pH 및 EC를 동시 파악함으로 시비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면 토양 pH 변화에 따라 작물이 영양분을 활용하는데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인데 낮은 pH를 지닌 산성 토양은 알칼리성 토양과 비교했을 때 칼륨과 칼슘의 이용성이 감소할 수 있고 역으로 알칼리성 토양은 아연, 철, 구리, 망간 결핍이 쉽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1. pH 및 EC측정용 기구들
작물의 선호도에 따른 pH의 범위
원예작물, 식량작물, 나무들은 일반적으로 pH 4에서 8.5까지의 다양한 범위에서 자라는데 귀리 pH5.0~8.0 호밀 pH4.0~8.0 수수 pH4.9~7.3처럼 넓은 범위(산성~알칼리성)에서 잘 자는 작물이 있는가 하면 pH4~5 정도의 강산성 범위에서 잘 자라는 철쭉과(진달래, 철쭉), 소나무류, 블루베리와 같은 나무들도 있다. 반면에 부추 상추 양파 시금치 셀러리 아스파라거스 사탕무우 셀러리 콩과(콩 팥 알팔파, 개자리, 자운영, 보하라클로버) 같은 작물들은 산성토양에 매우 약하다. 한편 무화과, 단풍, 느릅, 포도(머루) 나무들은 pH7~7.5 범위의 약알칼리성토양을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원예작물들은 pH 6~7 약산성~중성 범위에서 작물들이 잘 자라므로 근권부(토양,배지)가 산성 또는 알칼리성으로 변하지 않고 중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프(11-1)를 보면 토양pH6~7의 약산성~중성 범위에서는 오렌지 생산량이 80~82톤/ha 으로 생산량에 큰 차이가 없으나 pH5.5에서 생산량 75톤/ha으로 감소하다 pH4.5에서는 생산량이 50톤/ha으로 약 40% 정도 급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프11-1 토양 pH에 따른 오렌지의 생산량 변화(브라질 2000)
PH와 토양 유기체
토양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유기물을 분해하여 식물이 영양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데 이런 토양미생물도 pH와 토양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균류는 산성에 대한 내성을 지니고 있어 산성토양에서 많이 발견되고, 어떤 미생물들은 혐기적인 조건에서 유기산을 생성하며, 호기성 조건에서 암모니아를 산화시켜 H⁺을 생성하므로 토양의 pH를 낮추는 미생물들도 있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토양pH 중성 범위를 선호하며 특히 작물재배에 유용한 방선균은 산성의 조건을 잘 견디지 못한다. 지렁이도 마찬가지로 pH가 4.5 미만인 토양에서는 생존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토양의 pH를 중성으로 관리하도록 한다. 그럼에도 여러 농가의 포장에서 산성화된 토양을 많이 발견하게되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고 해결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음 호에서 알아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