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자 성명 : 현채연 (국제 청심고 2년)
바라춤
신석초
언제나 내 더럽히지 않을
티없는 꽃잎으로 살어 여려 했건만
내 가슴의 그윽한 수풀 속에
솟아오르는 구슬픈 샘물을 어이할까나
청산 깊은 절에 울어 끓인
종소리는 아마 이슷하여이다.
경경히 밝은 달은
빈 절을 덧없이 비초이고
뒤안 이슥한 꽃가지에
잠 못 이루는 두견조차
저리 슬피 우는다
아아, 어이 하리. 내 홀로
다만 내 홀로 지닐 즐거운
무상한 열반을
나는 꿈꾸었노라.
그러나 나도 모르는 어지러운 티끌이
내 맘의 맑은 거울을 흐리노라.
몸은 설워라.
허물 많은 사바의 몸이여
현세의 어지러운 번뇌가
짐승처럼 내 몸을 물고
오오, 형체, 이 아리따움과
내 보석 수풀 속에
비밀한 뱀이 꿈어리는 형역의
끝없는 갈림길이여.
구름으로 잔잔히 흐르는 시냇물 소리
지는 꽃잎도 띄워 둥둥 떠내려가것다
부서지는 주옥의 여울이여!
너울너울 흘러서 창해에
미치기 전에야 끊일 줄이 있으리.
저절로 흘러가는 널조차 부러워라.
시낭송자 성명 : 현채이 (3-7반)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이육사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 한 개의 별을
십이성좌 그 숱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 개의 별! 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하고 그중 빛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를 꾸며 볼 동방의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지구를 갖는 것
아롱진 설움 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 땅에서
한 개의 새로운 지구를 차지할 오는 날의 기쁜 노래를
목 안에 핏대를 올려가며 마음껏 불러보자
처녀의 눈동자를 느끼며 돌아가는 군수야업의 젊은 동무들
푸른 샘을 그리는 고달픈 사막의 행상대도 마음을 축여라
화전에 돌을 줍는 백성들도 옥야천리를 차지하자
다 같이 제멋에 알맞는 풍양한 지구의 주재자로
임자 없는 한 개의 별을 가질 노래를 부르자
한 개의 별 한 개의 지구 단단히 다져진 그 땅 위에
모든 생산의 씨를 우리의 손으로 휘뿌려 보자
영속처럼 찬란한 열매를 거두는 찬연엔
예의에 꺼림 없는 반취의 노래라도 불러 보자
염리한 사람들을 다스리는 신이란 항상 거룩하시니
새 별을 찾아가는 이민들의 그 틈엔 안 끼여 갈 테니
새로운 지구엔 단죄 없는 노래를 진주(眞珠)처럼 흩이자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다만 한 개의 별일망정
한 개 또 한 개의 십이성좌 모든 별을 노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