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주말에 시골에 할아버지 집에 다녀왔는데 집에 돌아와서 군사우편 편지를 보니 너의 얼굴을 보는 것만큼 반갑더구나.
토요일 장성에서 함박눈을 맞으면서도, 강원도에 얼마나 눈이 많이 올까?
찬바람에도 홍천은 얼마나 추울까 온통 막내아들 걱정뿐이란다 이것이 바로 부모의 마음이겠지?
너의 편지를 보니 짧은 기간에 많은 생각을 한것 같은데,
자대에 가서 계급이 올라가고 고참이 되면 더 많은 경험과 더 많은 생각을 하면서 마음도 생각도 더성장하게 되겠지
여기에 몇 번의 편지를 올려는데 보았다는 소식은 없구나
한민관이 처럼 바짝 마른 너의 사진을 보면서 엄마는 안타까워 하는데 밥도 잘 먹는다고 하니
여름휴가 때 쯤 면회 가면 튼튼한 모습을 보게 되겠지
벌써 3주가 지나고 따라서 수료날짜도 가까워 지는데
훈련소를 수료하고 자대에 가면 그때쯤 필요한 물건들을 모아 소포로 보내겠으니
그때 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도 좋을것 같구나.
너의 사진을 교회 까페에 올려더니 아래 댓글처럼 모두가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단다.
써니 - 울고 있는거니?!!!! 09.03.09 21:14
양춘식 - 훈련병 시온이의 듬직한 모습을 보니 매우 기쁘고 반갑네요. 남은 훈련을 잘 마치기를 기도할께요! 09.03.09 22:09
THREE-B - 3-12번 심시온 군기가 바짝 들었네~~ 시온아 건강하고 군 복부 잘 마치길 기도할께 09.03.09 22:19
스마일(설승오) - 어디서나 열심히 하는 우리 시온이 씩씩한 모습에 한번더 반함.ㅋㅋ 건강하게 군복무 잘하고 오렴..휴가 나오면 밥 사마.ㅋㅋ 09.03.10 00:08
『†하나님†』...- 시온이형 보고싶은데!! 멎지다 09.03.10 21:12
심날a - 진찌 엄마 아빠 대단,!! 여기서 어떻게 시온이를 찾음,ㅋ 나는 못찾겠음 알려줘도 잘 안보이는데,ㅠ푸 09.03.10 00:47
심날a - 얼굴에 군기가 빠짝들어가있네 실미도 대원이 따로없는데, 근데 안경은 왜 벗고 있지? 벌써 안경 깨먹은것은 아닌가,ㅠㅜ 09.03.10 00:49
『7日』(지명) - 와 저 오늘 봣는데 진짜 멋잇어요!! ㅋㅋ 그런데 안 어울려요 ㅋㅋ 09.03.11 20:12
한아름(조 익...- 시온이 군기 제대로 들어갔네요 ㅎㅎㅎ 자대 배치 받으면 고참들한테 귀염받겠다 09.03.12 01:00
그리고 너의 전화를 받을 때는 형, 누나랑 함께 강변에 운동하던 중 이었고
전화하는 너의 옆에 상관이 있을 것 같은 예감에 지나친 표현을 할 수가 없었지
경성대보다 S대. K대. Y대 보다 더 멋진 군대 생활이 되도록 남은 교육도 잘 마치기 바란다.
3월 16일 울산에서 너를위해 늘 기도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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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하는 아들 시온이 에게
오늘도 예배를 마치고 모니터 앞에 혹시 내 아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을까?
"화랑전사"라는 카페에 들어오는 순간 두 번째 사진이 올라와 든든하고, 군기도 들어가고 노란견장에 여유도 있어 보이는 너의 모습들을 보면서 오늘은 인터넷이 아닌 봉투 편지를 쓰려고 하는데, 그래도 모든 것이 힘들고 고생이 많지?
매화에 산수유 개나리 벚꽃까지 봄꽃들이 활짝 피어나는 따뜻한 날씨였는데 또 꽃샘추위가 온다고 하니 너의 걱정이 되는구나 하지만 이제 2 주간만 훈련을 잘 마치면 수료식을 마치고 자대에 가게 되겠지
세상이 참 좋아진 것은 형 군대 있을 때만 해도 이런 인터넷 카페가 없었는데 지금 너는 볼 수 없지만, 우리는 너의 훈련소 사정이며 훈련모습, 중대장님의 글 다른 가족들의 글까지 볼 수가 있어 아주 가까이 느껴진단다.
몇 번이나 카페에 쓴 편지도 읽어 보았겠지? 엄마도 형도 친구도 쓴 글을 보았다. 잘 받아 보았는지? 싸이에 너의 사진이랑 주소도 알려 주었는데 편지 쓴 친구들이 별로 없는 것 같더라 누나랑 형은 자기들의 꿈을 향하여 너무나도 바쁘게 공부하면서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아 내가 사진이랑 친구들에게 소식 전할 일 있으면 전해 줄께 나의 자존심을 걸고 다른 곳은 침범하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거라
오늘은 내가 최전방 DMZ에서 근무할 때 즐겨 묵상했던 성경말씀을 전해 주려는데 시편 23편 4절에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라고 다윗이 고백한 말씀인데 가장 하나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다윗 왕,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라고 인정을 받은 다윗 왕도 누구보다 더 많은 환난과 고통을 당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캄캄한 죽음의 골짜기에서도 여호와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리라고 하나님을 의지한 다윗처럼 나도 적의 눈앞에서나 지뢰밭 에서도 여호와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지켜 주리라 기도했는데 이제 시편 23편 4절 말씀이 너의 고백이 되고 너의 기도가 되어 다윗 왕처럼 훌륭한 꿈을 이루는 하나하나의 과정이 되었으면 한다.
혹 주소를 모르는가 해서 알려주는데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 청주대학교 기숙사 예지관 409호- 이고 입대하고 바로 편지 보냈다고 하던데 못 받았는지? 오늘 편지에 사진하고 우표 몇 장 보낸다. 그 외 필요한 물건들은 자대 배치 받고 나면 자대로 보내겠으니 훈련소에서는 참는 것도 교육이라 생각하고 요령껏 지내고 스킨 로션 면봉 썬크림 손톱깍기 같은것 신청하면 봉급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하니 신청하는 것도 좋을 것 같구나
오후에 운동가는 사이에 전화 왔다는데 너의 목소리를 못 들어서 안타갑구나. 밖의 소식은 경기가 안 좋아 군대나 가자하고 입대 신청한 젊은이 들이 많아서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니 너는 얼마나 행운아야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야구 대표팀이 WBC에서 일본 중국 대만 멕시코 베내주엘라 까지 이기고 내일 모래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좋은 성적에 온 나라가 좋아서 난리다.
새벽부터 너를 위해 기도하는 부모님과 여러 사람들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건강하게 승리하기 바란다.
2009년 3월 22일 심 영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