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격언은 발명가나 발명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가장 명심해야 할 생활 철학이다.
우표를 한 장씩 손쉽게 자를 수 있는‘구멍뚫는 기계’의 발명도 이 격언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처럼 간단한 발명으로 발명사에 기록되고 있는 사람는 바로 헨리 아처.
이 이야기는 185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루에도 수백 장의 우표를 가위로 잘라 파는 우체국 아가씨를 지켜보며 아처는 가슴이 아팠다. 우체국 아가씨의 손에 파란 멍이 가실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우표라는 것이 지금처럼 사이사이에 바늘구멍(자름선)이 없어 한 장씩 가위로 잘라 팔았었기 때문.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같은 일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처는 그 일이 남의 일이 아닌 자기 일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가슴이 답답해왔다. 그래서 그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바늘로 죄없는 종이에 구멍을 뚫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무심코 구멍 뚫린 종이를 집어들고 조금 힘을 주자 종이는 사르르 잘라졌다.
‘이럴 수가! 그렇다면?’
아처는 순간 우표 자름선에 바늘구멍을 뚫어 놓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계의‘기’자도 모르는 아처에게는 허망한 꿈 같은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처는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잊으려하면 할수록 바늘 구멍의 편리함이 그를 유혹했다.
또 다시 얼마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아처는 양복점 앞을 지나다가 열린 문 사이로 재봉사가 돌리는 재봉틀을 발견했다.
“저 재봉틀에서 실을 빼내고 돌리면 구멍만 뚫리겠지!”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 아처는 재봉틀의 원리를 응용하여 구멍뚫기 기계를 설계해 보았다.
기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그에게는 벅찬 일이었으나 그의 집념 앞에는 불가능이 있을 수 없었다. 드디어 설계도면이 완성되고 특허청에 등록이 이루어졌다.
세계각국의 우체국에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고, 아처는 로열티(특허권 사용료)만으로도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