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사진과 함께 맛난 음식이
공지영 작가의 글을 통해
각자의 사연을 말하고 있다.
좋은 음식 중에서
내 눈에 들어 온 것은
짜장면에 대해 하고 싶은 말(p. 68)~
“꽁지작가, 나 버들치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짜장면에 대해서야.”
우리는 순간 모두 모두 귀를 쫑긋했다.
“벌써 십여 년 전에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때
내가 쫄딱 망한 적이 있어요. 모든 것을 다
잃었지요. 그래서 그 때 채권자들을 피해
지리산 버들치 시인 집으로 갔어요.”
............(중략)
“그런데 갔더니 버들치 시인이 없는 거야.
생명 평화 순례하는라 집에 없었던 거지.
내가 전화했더니 그때가 밤11시가 다
될 때였는데 버들치가 순례하고 막
곯아떨어지려고 하던 참인데
그 밤에 차를 얻어 타고 달려 온거야.
그래서 우리는 이야기를 좀 나누고 잠을 잤지.
아침에 일어나니 버들치가 없어요.
잠시 후 전화가 왔어요.
자기가 무슨 고주몽이라도 되는 것 처럼
어디 돌을 들어봐라, 거기 뭐가 있을
건데 그러면 다 안다, 이러는 거예요.
그 돌을 드니 거기 편지봉투가 있는데 그 속에
편지와 100만 원이 들어 있는 거예요. 편지를
읽으니 ‘내가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하다.’하면서
‘힘들더라도 절대 굶지 말고 이걸로 짜장면이라도
사 먹고 다녀’그렇게 쓰여 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그 100만원이 이 친구의 전
재산이었어요.”
듣고 있던 버들치가 끼어들었다.
“아니여. 전 재산 아녀.
내가 4만원은 떼었어. 전기세가 밀려있어서.”
...........(중략)
“내가 그 편지 간직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그랬어요.
아빠는 그리 잘 살지는 못했지만 이런 친구는
있다, 그랬죠.
물려줄거예요, 그 편지.”
막내동생이 대학을 가야 할 때,
돈이 없었다.
그 때, 사정을 아는
ㅎ형이 대학등록금을 내 줬다.
그 등록으로 막내는 학교를 마치고
회사를 다니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막내는 그 형님의 일(?)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까?)
방 어딘 가에 작은 돼지저금통이 있다.
돈이 담긴 게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으로 나와 내 가족이
살아 난 순간들을 모아둔 메모,
기록이다. 아이들에게 물려 줄
보석함이다.
돼지가 토실 토실하다.
누군가, 덕분에 내가 여기 까지
살아왔다.
첫댓글 나 역시도 나 혼자 잘나 이렇게 살았소 냥냥대지만 ..
아기들을 보고 있자면
부모들이 똥기저귀 갈고, 먹이고, 뒤치닥거리하고 .. 그렇게 애지중지 키웠고만 ..
대가리 컸다고 혼자 알아서 다 큰 냥 .. ^^;;;
전재산을, 물질들을 기꺼이 내 준 손들 .. 그것들을 기억하며 살아야하는데 .. 늘 부끄러운 삶의 연속이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