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金熬山) 記行文 (10)
2008. 9. 26
예당(藝堂) 류 재 호.
여심을 유혹하게 하는 가을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가 화사하면서도 투명한 빛으로 마음을 설레게 하는 좋은 계절이다.
오늘은 경남 하동군 진교면과 금남면의 경계에 우뚝 솟은 해발 849m 의 금오산을등정하기 위해 광명 산악회와 산사랑 산악회 회원 등 50 여명이 8시 출발 현지에 11시에 도착 20여명이 대열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산세는 골이 제법 깊고 기슭은 곳곳이 넓으며 바위 사이사이로 흙길이 잘 조성되어있어 등산길은 오르기 무난하다.
길옆으로 흐드러지게 핀 분홍빛과 흰색의 들국화가 바람에 살랑이며 벌과 나비들은 둥그런 면류관에 코를 박고 주위를 맴 돌며 벗어날 줄 모른다.
홍송(紅松)에서 묻어나는 송진내음은 솔바람이 등산객의 후각을 감미롭게 한다.
쉬엄쉬엄 오르다보니 마당같이 넓은 바위와 노송이 세월을 말해주듯 넓은 그늘을 드리워주며 우리의 발길을 잡는다.
숨도 고르고, 땀도 훔치고 , 갈증도 풀고, 남해를 바라보며, "바로이거야!" "참!잘왔다." 라며 이구동성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정오의 가을 풍경은 너무나 아릅답다.
멀리보이는 방아섬, 솔섬, 나물섬, 굴섬, 등 많은 섬들이 보여 한려수도를 이루었고, 바다건너 동편에는
와롱산과 상사암이 우뚝하다.
단숨에 정상에 올라 효순, 명순 회원님이 챙겨주신 맛있는 깻잎반찬과, 김으로 중식을 했다.
두 분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아쉽게도 동행하지 못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남도의 맛을 실감하게 한다.
우거진 갈대숲과 바닷가 옆에 모여 있는 마을들 골짜기논다랑이에서 누렇게 익어가는 곡물들 , 바다에
오고가는 배 모두가 반짝이는 가을 햇살에 눈이 부시다.
오늘은 봉진 아우 ,정원 아우 ,나 ,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카메라를 두고 왔다.
좀 아쉽다.
하산길은 좀 지루하다.
아스팔트길로 8킬로미터 걸었는데, 길옆에는 알밤과, 도토리, 머루가 지천이다.
야생동물들 겨울먹이로 보탬이 되겠다.
3시간 30분의 등정을 끝내고 하산하니 등정하지 않은 회원님들이 반찬을 준비해놓고 수고했다고,
손을 흔들며 반갑게 맞이한다.
하산주와 곁들여, 매콤한 연기 속에 석쇠에 굽는 전어와 뼈째 얇게 썰은 회는 정말 감칠맛난다.
형님 동생 하면서 주거니, 받거니 한다.
나는 경주(京酒)한병을 준비해가서 정을 나누었다.
그림이 너무 좋았다.
4시 출발 7시30분 도착 무사히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