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수산시장이란 이름을 듣는 순간 무엇을 파는 시장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시장 이름에 주문진이란 지명이 드러나니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안다. 주문진은 강원도 북부 해안에서 가장 큰 항구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이라 어획량이 풍부해 예부터 수산물의 집산지로 명성을 떨쳤다. 조선시대의 행정구역은 강릉군 연곡면에 속해 있었다. 항구가 생기면서 마을이 새롭게 형성되면서 ‘새말’이라 했고, 그 이름을 딴 신리면의 관장을 받았다. 그 후 주문리의 항구 이름을 따서 주문진면으로 했다가 1940년 주문진읍으로 승격되었다. 주문진이란 이름은 물품을 주문받아 나르는 나루터가 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도 한다.
주문진수산시장 입구에 고래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일반적으로 주문진수산시장하면 주문진항에 펼쳐진 좌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날그날 어부들이 잡아 온 싱싱한 활어를 풀어놓은 모습도 볼 수 있고, 한쪽에서는 주문받은 생선을 횟감으로 손질하는 모습을 풍경이 연출되어 바닷가 항구의 정취를 맘껏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은 주문진항 어판장, 주문진종합시장 등을 모두 합쳐 주문진수산시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항구로 가기 전 좌측에 커다란 고래 조형물이 세워진 건물이 주문진수산시장이다. 동해안에서 어획한 자연산수산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상설 전문시장으로 전통적인 관광객 집객 형태의 시장이다.
동해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이 하나 가득이다
동해안 생선들 모두 한자리에
주문진수산시장은 1986년에 시장건물이 준공되어 1988년에 개설되었다. 대지면적은 2,126㎡, 건물 면적은 2,802㎡, 매장 면적은 1,713㎡이다. 일반적인 재래시장에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데 중점을 두지만, 이곳은 손님이 횟감을 구입하면 즉석에서 회를 뜨고 거하고 한 상 차려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수산시장과 횟집이 모여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야채, 생필품 등은 구경할 수 없다. 오직 활어, 젓갈류, 건어물 등 해산물만 거래한다.
잘 말려진 가오리가 가게에 걸려있다
건어물 가게에서 마른오징어와 코다리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명태 새끼 노가리도 건어물 상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시장이라기보다는 횟집촌에 와 있는 느낌을 받는다. 시장 안에 38개의 횟집이 있으니 당연하다. 상인들도 생선을 구입하라는 말 대신 회 한 접시 먹고 가라는 말을 한다. 그러니 식탁에 올릴 반찬을 구입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곳이다. 동해여행을 겸해 생선회를 먹으러 들른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특정한 생선을 회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대게의 사람들은 인원수에 맞춰 일정 가격만큼 여러 생선을 섞어서 회를 주문하다. 그러면 주인은 우럭, 쥐치, 놀래미 등등 자연산 활어를 풍성하게 준비한다. 물론 흥정은 필수다. 흥정 여하에 따라 회의 양이나 올라오는 덤이 다르다.
생선회 외에 특별한 무언가를 원한다면 ‘도치두루치기’라는 음식이 있다. 돼지고기도 아닌 생선으로 두루치기를 한다는 게 놀랍고 신기하지만, 그 맛은 일품이다. 도치는 ‘심퉁이’라고 불리는 못 생긴 생선이다. 가분수처럼 몸통에 비해 머리가 월등히 크고 배에는 빨판이 달려있다. 살도 탱탱하지 않고 흐물흐물 거리는 게 요상하다. 예전에는 먹지 않고 버렸다고 할 정도로 인기 없던 것인데, 지금은 주문진의 별미로 인기가 높다. 도치두루치기는 신김치와 야채를 넣어 자작하게 볶아낸다. 물렁물렁해 보이던 살은 부드럽고 신김치의 새콤한 맛이 더해져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겨울철에는 양미리가 제철이다
붉은 다리가 인상적인 홍게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붉은 다리가 인상적인 홍게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 안 식당에서 횟감을 주문하면 바로 회를 떠서 먹을 수 있다
수족관에는 펄떡이는 생선이 가득하고, 좌판에는 신선한 상품들이 가득하다. 큰 항구를 끼고 있는 만큼 매일 어선에서 공급되는 선도 높은 물량도 많다. 그렇다 보니 동네 시장에서와 같이 “고등어 한 마리 얼마예요?” 하는 식의 흥정은 보기 힘들다. 생선 마리당 가격을 물어보고 계산기 두드리는 식의 거래는 이곳 방식이 아닌 탓이다. 꽁치가 제철일 때는 30마리, 40마리에 만원이다. 고등어가 많이 잡힐 때 역시 마찬가지다. 수산시장 건물 바깥쪽으로는 건어물 가게가 즐비하다. 반건조오징어, 가오리, 새우…. 등등. 집에서 오래 보관하며 찬으로 쓸 물건을 구입한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여행 정보>
◎ 가는 길 *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 동해고속도로 → IC → 7번 국도 → 주문진 수산시장 * 대중교통 서울→강릉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영동선에서 15~70분 간격 운행. 소요시간 2시간 50분 (일반 14,000원, 우등 20,600원) 동서울터미널에서 30~40분 간격으로 운행. 소요시간 2시간 50분 (일반 14,000원, 우등 20,600원) 상봉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3회(08:10, 13:00, 18:00) 우등고속 운행. 소요시간 3시간 (19,700원) 강릉→주문진 강릉종합터미널에서 주문진시외버스터미널까지 09:55~21:20까지 1일 7회 운행 (2,000원) 강릉시내에서 302, 315, 230번 버스 운행
양양팔경의 하나로 해안가에 우뚝 솟은 기암절벽과 해송이 뛰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조선의 개국 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은거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이름도 두 사람의 성을 따서 하조대라 칭했다.
◎ 맛집 서지마을 초가뜰(033-646-4430)은 수백 년간 이어온 종갓집의 음식 맛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한 상 가득 한식이 나오지만, 음식들은 소박하고 맛도 깔끔하다. 아름드리 소나무로 둘러싸인 고즈넉한 정취를 접할 수 있다. (못밥, 질상 1만 3000원, 생일상 2만원)
◎ 잠자리 경포대와 경포해수욕장 인근에 펜션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휴심정(033-642-5075)은 육송과 황토를 이용해 건축해 편안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