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귀농학교의 첫걸음마
저는 미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2000년도에 파주로 들어와 귀농이란 것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자발적인 귀농이 아닌 아버님의 뜻을 이어 나갈 후계자로써의 첫 걸음이었지요.
처음 농장에서 적응하기 힘들었지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한테는 친구도 선후배도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농장안에서 별다른 교류없이 배나무 주말농장 및 체험학습장을 운영하게되었습니다.
물론 젋은 혈기에 해보고 싶은것도 많았고 공격적인 투자로 두서없이 서바이벌 게임, 유리공예, 도자기 체험등
해볼 수 있는 것들은 다 시험해 보았습니다만, 실제 투자비에 비해 수입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넓은 부지를 활용해 이것 저것 개발해서 꾸미기 시작했지만 관리소홀로 유지관리비용으로 돈이 더 많다는 것을 몸소 배우게 되었지요.
이렇게 아버님과 다른뜻을 가지고 함께해 온 시간은 부자간의 갈등만 낳았고 고생을 해도 돌아오는 것은 결실이 아닌 은행의 빚뿐이었습니다.
더이상은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아버님은 저에게 3년이라는 시간을 주시면서 일선에서 벗어나 다른 직장을 다니면서 경영 수업을 받으라 하셨습니다.
저는 이 기간을 통해 KT 대리점에서 점장을 하면서 기간을 통해 전혀 다른 업무를 통해서 조직사회도 경험하고 고객관리 및 경영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짬짬이 농협대학 최농경 과정을 다니면서 많은 학우들과 선배님들을 만나게 되어서 세상의 눈도 넖히고 많은 조언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13기 과수반을 졸업하였지만, 계속적인 만남과 교류를 통한 인맥형성을 통해 아직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할일이 많고 힘들어서 농협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을 찾을 시간이 없다고 생각 할 수 도 있습니다만. 이 농협대학 동창이라는 공동체로 인한
인맥은 제가 젊은 학생시절에 쌓아놓은 학연이나 지연보다도 끈끈하고 질겼습니다. 무엇보다도 같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생업에 종사하는 농업의 주체로써 만났기때문이 아닐까요?
제가 잠시 농협대학과 다른 직업체험을 통해서 느낀점은 힘이 들때 잠시나마 뒤를 돌아 볼 수 있는 시간 및 주변 지인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혔다는 겁니다.
이제는 일에 치여서 살지는 않습니다. 제가 조금 덜 벌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첫번째로, 요즘 가장 신경써서 몰두 하는 일은 저의 농장이 속해 있는 마을인 금곡2리의 마을 사업 입니다. 과감히 쇠꼴마을이라는 브랜드도 마을사업에 양보하고 이제는 마을 전체가 농촌형 체험마을로 가기 위한 수순을 하나씩 밟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농장을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되었던 마을 사업이었지만 몇몇 주민들의 오해와 편견으로 마을사업의 핵심동력원이 될 수 있는 저희농장은 배제하고 맨땅에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사업 전체가 먼길로 돌아가서 소득이 덜 발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마을 전체를 이해 시킬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양보와 희생으로 다시 하나씩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설령, 마을 사업이 제가 원하는 길로 가지 않더라도, 마을사업을 통해 함께 문제를 헤쳐나가고 제가 쌓아온 농촌체험학습의 노우하우를 전수하여 마을사업이 발전해 나갈 수
만 있다면 비 효율적인 방법이라도 이 일을 끝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두번째로는 로컬푸드를 중심으로 하는 친환경 네트워크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여지껏 해온 농촌체험학습은 어느정도 잘 알려져서 안정괘도에 올라섰지만 제가 이룩했다기 보다는 소득분배를 통한 전문경영인의 도입으로 이루어낸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예전에 가족경영으로 일에 지쳐서 힘들어 하던 부분들을 하나둘씩 전문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분들한테 임대를 하여 믿고 맡겼던 부분이 결실을 맺는다고 해야 할까요. 꼭 내손으로 모든것을 해내는 것보다는 보다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자리를 양보하고 함께 힘을 합친다면 비록 내가 가져가는 수익금이 적을지라도 전체적인 사회적 효과는 크리라고 생각됩니다. 여기에 힘을 얻어서 이제는 저희 농장 주변에 친환경 농장을 운영하는 분들을 하나둘씩 모아서 연계 농촌관광 및 유통구조를 조직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로컬 푸드 운동이다 보니 상호도 "파주귀농학교"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혹, 귀농을 위한 학교라고 생각하실 수 도 있겠지만 "귀한농부학교"로서 지역의 농산물을 농촌관광이라는 매체를 통해 지역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직접 참여하여 친환경 농산물임을 믿고 살 수 있는 유통구조를 만들고자 함에 있습니다. 물론, 더 값싼 수입 농산물이나 긴 유통구조를 통해 들어온 예쁘게 포장된 타지역 농산물이 눈에 더 들어올지는 모르지만, 건강한 밥상과 아이들의 농촌체험을 통한 지역농산물 유통 교육으로 언젠가는 로컬푸드 활성화가 자리를 잡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 운동에 가장 중심적인 역할은 소비자와 생산자와의 연결 고리를 어떻게 잘 역느냐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귀농학교의 교장은 실제 지역농산물 소비자 단체중에서 선출하고
교육사업부와 유통사업부를 명확히 구분하여 진행하려고 합니다. 첫 삽으로 시작한 연계사업은 저희 농장에도 많은 농산물 수확 프로그램이 있지만 이웃동네로 트랙터의 트레일러를 타고 포도따기체험을 고개를 넘어 동문리로 가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 타보는 트레일러 관광도 반응이 좋지만 주변 농장들의 농산물을 소비한다는데 의의를 가지고 무료로 트랙터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 계절에 맞는 농산물을 체험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류와 교육을 통해 파주 귀농학교라는 공동체를 조직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사용하지 않는 농지를 개간하여 무료텃밭으로 보급하고 계시는 마을 이장님도 동참해주기로 하셨고 주변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기로 하셔서 벌써 10여명이 조합구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캠핑장을 중심으로한 농촌수확체험으로 시작하지만 생태학교, 텃밭보급소, 귀농캠프 등을 통해 로컬푸드교육 및 안전먹거리 유통으로 파주귀한농부학교는 전국, 아니 전 세계의 로컬푸드 학교로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쇠꼴마을에 있는 파주귀농학교에 많은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13기 과수반 동문 김정호.
첫댓글 파주 귀농학교의 무궁한발전을 기원합니다,수고하셨습니다^^*
열정에 보답하는 꿈과 희망이 영글어 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