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태권도의 생활화를 !!
성현제/ 성현제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5단
'태권도'
내가 아무리 소리쳐 불러봐도 늘 뿌듯함으로 다가오던 태권도라는 단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먹한 용어로 변해가고 있는 기분이다.
왜 그럴까?
나와 오랫동안 사귀어온 친구들이나 선후배들 간에도 나는 늘「태권도인」으로 불리워졌고 지금도 우연히 옛날의 지인들을 만나게 되면
그 때 태권도하던 사람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도 나는 현재 나 자신이 태권도인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을 뿐더러 태권도인이었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는 새에 잊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은 나의 생활환경에서 태권도가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차를 타고 가다가 보이는 태권도장의 간판에서, TV스포츠 뉴스시간에 잠깐 스치는 태권도경기에서 나오는 오래전 학창 시절에 땀 흘리며 대련(겨루기)을 하고 발차기와 형(품새)을 익히고 힘찬 구령을 넣으면서 빽도 차고 단련봉을 두드리던 일들이 엊그제 했던 일처럼 떠올려질 때가 있다.
그래서 지금도 태권도를 수련할 만한 도장이 있다면 나가서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터무니없는 공상에 불과할 뿐 현실의 여건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지금 이 나이에 라는 쑥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시간이나 일선도장의 여건 등이 성인들을 받아들일 만큼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우선 나이 먹은 사람이 아무 도장이나 나가서 운동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잡혀 있지 않고 시설면에 있어서도 태권도 수련 및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를 우한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때문에 도장에 나가 운동을 하고 싶다는 욕망만 있을 뿐 발길을 오히려 골프를 치러 나가게 된다.
태권도를 생활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였다.
성인 도장이 생긴다면 가장 좋겠지만 아직은 성인들만을 위한 도장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태권도를 다시 시작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나 자신의 경제적 여건이 좋아지면 도장을 하나 개설하여 나처럼 학창시절에
태권도를 수련한 후 여건이 맞지 않아 계속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또는 휴식시간이나 공휴일에 언제든지 아무 부담없이 나와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장을 제공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태권도인들끼리의 여러 가지 장점을 살려 태권도의 발전을 꾀하고 각각의 건강증진 및 상호협조, 유대강화 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각자의 직업이 다르고 출신이 다르고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할지라도
태권도를 수련하는 태권도인이라는 공통점은 국경을 넘고, 이성을 초월하여 함께 움직이고 함께 기합을 넣고 함께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어떤 운동도 태권도만큼 일체감을 주는 운동은 없다. 너와 나의 구별이 없으며 육체적인 움직임 못지 않게 정신적인 면을 중요시 하는 것이 태권도의 장점이다.
협회에서는 태권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저변확대 등이 가장 큰
일이겠지만 나처럼 타업종에 종사하면서 태권도를 취미로 생활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성인 태권도 저변확대 방안을 강구해 준다면
그 보다 좋은 방법은 없으리라 본다.
일선 도장은 유치부나 초등부의 도장으로 변모해가고 있고 학교나 일반도장에서는 대부분 선수육성을 위해 태권도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취미로써 우리 나라 사람 모두가 가볍게 태권도를 수련할 곳을 마련하는 것은 성인태권도 활성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본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태권도가 생활화되어 꼭 도장에 나가지 않더라도
아침운동시간이나 약수터, 공원 등에 사람들이 모이면 태권도 기본자세와 발차기하는 모습이 구령소리와 함께 퍼져 나갈 때 우리 나라는
명실상부한 태권도 종주국으로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