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니 남자친구는 질투 안 할것같아. 그치?
평소 무뚝뚝하고, 자신이랑 관련없는 사람한테는 관심 없는 민윤기를 보고 사람들이 하는 말들 중 하나다. 민윤기는 질투도 안 할것같다. 민윤기는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랑 있어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뭐 어때? 하며 어깨만 으쓱이고 끝낼것 같다. 여자친구가 넌 왜 질투도 없냐며 틱틱거리면 그런걸 뭐하러 해? 하고 웃어넘길것 같다. 뭐 이런..
> 지민이랑 윤지누나 작업실왔어. 곡 녹음만 하고 갈거야.
< 지민이? 지민이 왔어? 대박. 그럼 나 놀러가도 돼?
나도 처음엔 같은 생각이었다. 민윤기가 질투를? 에이. 민윤기는 연락만 잘하면 내가 남자인 친구랑 단둘이 술을 마신다고해도 별로 신경 안 쓸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몇년동안 민윤기를 만나보면서 느낀건,
> 아니, 안돼.
민윤기는 은근 질투가 많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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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는 꽤 유명한 남자 아이돌 그룹 멤버중 한명인데 윤기랑은 지민이가 언더 활동을 할때부터 친했다고했고, 나랑은 윤기가 지민이 첫 솔로 앨범 프로듀싱을 맡게되어서 작업실에서 종종 만나다가 친해지게되었다. 윤기한테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라는 얘기를 몇번 들은적이있어서 친해지긴 어려울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 누나,누나. 나 여름휴가 같이가고 싶은 남자 연예인 1위 한거 봤어요? 응? "
윤기 여자친구라 편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연예인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첫만남에 호들갑을 떨지 않은 내가 편해서인지 지민이는 특유의 애교많고 살가운 모습으로 나를 대해줬고, 예전부터 남동생이 갖고싶었던 나도 그런 지민이가 예뻐 오구오구해주다보니 어느새 거의 친남매처럼 친해져있었다.
" 누나 이번에 영화 개봉한거 봄날 봤어요? "
" 응 봤지- "
" 그거 진짜 재미있었죠? "
" 응 완전. 특히 그 마지막에, "
" 여자주인공 돌아볼때! "
" 맞아! "
" 역시. 누나 그 장면 좋아할줄 알았어. "
" 아..닭갈비 먹고싶다. "
" 누나 닭갈비 좋아해요? "
" 응 완전. "
" 나둔데. 나 닭갈비 진짜 맛있게 하는집 아는데. 그 춘천에..아 이름이 뭐였더라? "
" 혹시 설마 닭네집? "
" 헐.맞아요. 누나 거기 알아요? "
" 당연하지! "
신기하게 지민이랑은 취향도 거의 비슷하고 입맛이나 취미도 비슷한 편이라 한번 만나기만하면 의식의 흐름을 따라 몇시간이든 시간가는줄 모르고 대화를 하곤 하는데, 한번은 그런 윤기가 그런 우리를 보고 질투한적이있었다.
" 그래서 그렇게 된거잖아요. 대박이죠. "
" 대박.. 나 몰랐어. "
그때도 아마 최근 개봉한 영화 줄거리 얘기를 하고있었던것 같은데, 평소처럼 신경도 안쓰면서 뒤돌아 앉아있던 윤기가 갑자기 뒤돌아 지민을 바라보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지민이를 불렀었다.
" 야 박지민. "
" 네? "
" 여기서 살거야? "
" 네에? "
" 집에 안 가? "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아,작업하는데 방해되게 너무 떠들었나보다. 하는 생각에 미안해져서 지민이랑 나랑 둘 다 조용히 입을 꾹 다물고 지민이는 짐을 챙기고, 나는 그런 지민을 보며 눈 인사를 건냈다.
" 작업하는데 방해해서 죄송해요 형. 누나 저 갈게요. "
" 응 잘가. 다음에 또 보자. "
" 네. 다음에 같이 닭갈비 먹으러 가요. 제가 맛집 데려, "
" 야. 빨리 안 가냐? "
그때 지민이도 나도 살짝 눈치를 챈거다. 아 민윤기 지금 질투하는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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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가 돌아가고 아무말도 없이 뒤돌아서 내내 작업하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작업하는척 하는 민윤기에게 다가가자 화면에 얼굴에 고정한채 왜. 하고 물어온다.
" 질투해? "
" 응. "
" ..어? "
아니라고 할줄 알았던 윤기의 입에서 망설임 없이 응. 하고 긍정의 대답이 나오자 내가 더 당황해서 어? 하고 되물으니, 모니터에 향해있던 시선 나에게 옮기고는 시큰둥한 표정을 나를 빤히 바라본다.
" 왜. 하면 안돼? "
" 아니 뭐 그런건 아닌데.. "
" 쇼파에 앉아있어. 거의 다 끝나가니까 밥 먹으러 가게. "
" 어어... "
그리곤 곧 작업을 마친 윤기가 자리에서 일어나 저녁 먹으러 가자며 먼저 걸음을 옮겼고, 나도 윤기를 따라 쪼르르 걸음을 옮겼다.
" 뭐 먹지? "
작업실에서 나오며 윤기를 바라보며 묻자 윤기가 차키를 꺼내 삐빅, 하고 차문을 열며 대답한다.
" 닭갈비. "
아.. 역시 나는 여기까지다. 마지막이 핵노잼_ 이라니..(눈물)
저번에 무뚝남 리퀘 공지 올렸었는데, 무뚝뚝한 윤기의 질투를 보고싶어하시는 도쨔님들이 꽤 계시더라구여.. 윤기가 질투하면 말도 못하고 쿨한척 끙끙 거릴거라고 생각하시던데... (민윤기/25세/질투에 있어서 당당한편)
리퀘공지 댓글보고 나 진짜 놀랐어여..도쨔님들 그냥 작가하시는게 어때여? 나 열혈독자할수있을것 같은데..나 같은 X손 보다 넘나 대단한것...정말 감사했어여 사랑합니다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