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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덱스(좌)와 유다시티(우)의 첫 화면. photo 에덱스·유다시티 |
영국 에든버러대학의 우주생물학자 찰스 코켈 교수의 ‘우주생물학, 외계생명체를 찾아서(Astrobiology and the Search for Extraterrestrial Life)’를 수강한다고 가정해 보자. 5주 과정의 수업인데, 1주차 수업이 상당히 길다. 1주차에는 1주일에 5번 수업을 들어야 한다. 첫 번째 수업 주제는 ‘우주생물학의 역사와 소개(Introduction and History of Astrobiology)’, 48분 길이다. 코켈 교수가 강의하는 수업 자체는 38분이지만, 강의가 끝나면 10분 동안 10개의 퀴즈를 풀어야 한다. 수업은 주(週)가 거듭할수록 짧아지는데 5주차에는 세 번의 강의가 한 번으로 줄어들고 강의의 길이는 59분이다.
무료 강의와는 별도로 ‘시그니처 트랙(Signature Track)’ 코스가 따로 있다. 강의는 무료로 들을 수 있지만, 강의를 마치고 시험이나 과제를 일정 성적 이상으로 통과하면 49달러(약 5만원)를 내고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이 수료증은 강의가 제공되는 대학에서 실제로 발급하며, 온라인 인맥 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 등에서 학력란에 게재할 수 있다.
코세라와 함께 대표적인 무크 사이트는 에덱스(edX·www.edx.org), 유다시티(udacity·udacity.com), 퓨처런(futurelearn·www.futurelearn.com)이 있다. 이 중 에덱스는 2012년 미국 MIT와 하버드대가 각각 3000만달러(약 330억원)를 투자해 만든 비영리기관으로 하버드대, MIT는 물론 UC버클리, 칼텍(Caltech)의 강의도 들을 수 있다. 하버드대에서 제공하는 ‘CS50’ 수업을 듣는다고 해보자. 컴퓨터공학의 기본인 코딩을 가르치는 수업인데, 그레고리 맨큐의 경제학이나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의 ‘정의(Justice)’ 수업보다 더 인기 있는 수업이다.
수업에 참여하면, 곧바로 2분짜리 간단한 안내 동영상과 수업 안내 텍스트가 제공된다. 화면 우측에는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Store’란 메뉴를 클릭해 보면 ‘I took CS50(나 CS50 수업 들었음)’ 같은 티셔츠도 판다. 권장 스케줄도 알려준다. 9개 강의, 1개의 프로젝트로 구성된 수업은 한 달에 한 강의씩 듣도록 권고하고 있다. 강의를 다 듣고 파이널 프로젝트는 온라인을 통해 개인지도를 받을 수 있는데, 일정 수준 이상을 넘기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발급 비용이 50달러(약 6만원) 정도인 유료 수료증에는 수강생의 이름과 사진까지 나와 수업을 들었음을 인증해준다.
코세라와 비교해 보자면 에덱스는 강의 수준이 조금 높은 편이다. 둘 다 인문·사회과학 분야는 물론 이공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제공하는 반면 유다시티는 주로 이공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애초에 유다시티를 설립한 것도 구글의 연구소 ‘구글X’의 초대 소장이었던 세바스찬 스룬(Sebastian Thrun) 스탠퍼드대 교수다. 유다시티에는 구글은 물론 AT&T,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데, 각 기업이 올린 강의 중에는 실제 IT 업계 종사자를 위한 역량 강화 수업도 많다.
유다시티의 강의는 무료이지만, 강의마다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려면 한 달에 150달러(약 16만원)를 내야 한다.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주는데 그냥 수료증을 주는 것이 아니다. 구글의 화상통화 메신저 프로그램인 ‘행아웃’을 통해 유다시티의 코치와 인터뷰를 해야 한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고 나면 수료증이 제공된다.
유다시티의 수업 특성상 기업들이 유다시티 수강생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다시티에는 ‘나노학위(Nanodegree)’라는 것이 있는데, 4가지 기본 프로그래밍 과목과 3가지 개발 과목, 데이터분석 과목을 수강하면 학위를 딸 수 있다. 아예 AT&T는 나노학위 소지자 중 100명을 인턴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고,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물론 여러 IT 기업이 비슷한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위의 세 사이트는 모두 미국에서 시작해 미국 대학을 중심으로 구성된 곳이다. 퓨처런은 영국의 공개대학(Open University)이 주도를 해 만든 유럽 대학 중심 온라인 공개 강의 사이트다. 모든 강의는 무료인데, 영어 자막과 강의 노트(PDF 파일로 제공)가 배포돼 비영어권 학생들의 수업을 돕는다. 퓨처런의 강의는 과제가 많은 편이다. 자체 게시판의 토론은 물론 구글 행아웃을 통한 토론도 이뤄질 때가 있다. 퓨처런에서는 매주 적어도 2시간, 많게는 6시간 이상의 학습 시간이 필요하다고 권장하고 있다.
한국에도 무크와 같은 온라인 공개 강의가 있다. 서울대, 카이스트, 연세대 등 유명 대학을 중심으로 해외 무크 사이트에 각 대학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는 에덱스, 카이스트는 코세라, 연세대의 강의는 퓨처런과 코세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학별로도 무크를 따라잡으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서울대의 ‘스누온(SNUON)’은 서울대 학생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활발하게 운영되는 공개 강의 사이트다.
숙명여대는 무크 사이트를 제작하고 온·오프라인 무크 시스템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숙명여대의 김형률 교수(역사문화학과)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무크 전문가인데 “무크 수강도 장차 학점으로 인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도 자체적으로 무크를 시작했다. 원래는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보충수업 형식으로 이뤄지던 ‘고공학교’ 수업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경희대와 경희사이버대가 올봄 개설을 목표로 추진하는 ‘경희 MOOC 2.0’은 해외 매체도 주목하고 있는 무크 시스템이다. 특히 그동안 무크가 미국, 유럽 대학 중심의 강의로만 구성돼 있어 서구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는 비판을 감안해 다른 지역과 문화의 정체성을 아우르는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 역시 이런 움직임에 맞춰 평생교육까지 아우르는 ‘K-MOOC’ 플랫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강의를 제공할 예정인데, 콘텐츠의 개발과 넉넉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각 대학마다 무크 플랫폼이 다르고, 공동의 목표나 개발 계획이 부족한 만큼 사회적인 합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