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재미있고 열정적인 사람을 정말 오랜만에 본다.
취향이 통하는 사람들의 모임, 문토 앱을 깔고 라운지 글에서 우연히 봤다. <문명특급 윤여정>을 감동적으로 봤다는 얘기에 솔깃했다. 또 다른 매체에서 윤여정의 매력이 어떻게 발산되는지 궁금했다.
유튜브 <문명특급 윤여정>을 검색. 빨간 머리의 너무나 유쾌한 MC가 나온다.
어디서 이런 사람이 나타났지? 어떤 개그맨보다 재밌고 감각있고 호탕하게 웃긴다. 어떤 진행자보다 호감 가고 정감 있다. 게스트의 신상을 철저히 준비하다 보니 질문부터 남다르다. 무엇보다 재재의 장점은 게스트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준다. 솔직담백한 캐릭터로 유명한 윤여정도 정말 편안하고 즐거운 인터뷰였다며 칭찬할 정도다.
다른 게스트가 나온 방송도 봤다. 연예인들도 깜짝 놀란다. 자신만을 위해 준비한 엄청난 정보수집과 정성어린 질문 때문에.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준비하다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런 진행자, 이런 인터뷰어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거의 1년 전쯤 2020.4.22 밤 9시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연출 김민석)> 51회 '업글(업그레이드) 인간'에 자기님들 중 한 사람으로 재재가 출연했다.
연반인(연예인+일반인의 합성어)이라는 애칭이 붙는 재재는 뉴미디어계의 유재석이라 불리며 온라인상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한다.
*업글 인간: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 계발 형태를 뜻하는 말로 2020년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 중 하나
(2020.4.22 서울경제 이혜리기자)
유튜브 채널인 Diggle 방송을 봤다.
<#유퀴즈 온 더 블럭: 문특X유퀴즈 연반인 재재의 지독한 세계관과 저 세상 텐션에 놀란 큰자기와 아기자기! 재재가 보여주는 요즘 인터뷰> EP51 시청. 게스트의 생년월일은 기본이고 별자리, 심지어 본관을 물을 때는 입이 딱 벌어진다. 특기, 취미, 주변 인물(가족관계, 자녀의 이름과 생일) 등을 철저히 조사한다. 가수들이 나오면 히트곡을 일주일 전부터 무한 스트리밍한다든지그룹 멤버를 만나면 그 멤버의 파트와 안무까지 준비해서 게스트를 맞이한다. 재재 자신이 인터뷰를 받았을 때 뻔한 질문에 질렸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정보를 수집해간다는 말이 재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고충도 얘기한다. 겉으로 보기엔 연예인 같지만 SBS 소속 직장인이라 유튜브 조회수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수익은 회사 몫이다. 자신은 뿌듯함만 가져간다고.
다른 진행자들과 차이를 만드는 재재만의 인터뷰 비법도 공개한다. 흔히 연예인들에게 묻는 연애와 결혼에 대한 질문은 일절 하지 않는다. 댄스도 싫다고 하면 안 시키는 것이 원칙. 이런 중요한 원칙들 때문에 개인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 세대들이 <문명특급>을 사랑하고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유퀴즈에서 아쉬운 자막이 있다.
뉴미디어계의 유재석이라 불리는 재재를 초대해놓고 그의 등장에 "뉴미디어계의 임성훈이 떴다" 라고 썼다!
경쟁 방송사라서 그런지 언제 적 임성훈을! 얼굴이 비슷?하다고 붙인 이름인 듯 한데. 말도 안 되는 대접이란 생각에 살짝 화가 났다. 왜 이런 자막을 붙였지? 이상해서 검색을 해보니 2020.1.30 1boon.kakao.com 제목이 뜬다. '뉴미디어계의 임성훈 찐 임성훈 만남 ㄷㄷ' 요즘 청년세대 중 '세상에 이런 일이' 장수 프로그램과 임성훈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재재의 재능과 인기에 걸맞는 자막을 붙였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다.
재재가 요즘 대세인지 안 나오는 방송이 없다.
이 사람 누구지? 했더니 위키백과 왈, 본명은 이은재.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SBS 2기 인턴으로 있다가 현재 SBS 스브스뉴스 <문명특급>의 기획 PD 겸 진행자로 있다. 121만 구독자를 자랑한다. 2017년부터 정혜윤과 개인 유튜브 채널 <해피 아가리(Happy I got it)>도 운영하는 유튜버다.
정말 매력적인 인물의 등장이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빠지는 것 하나 없이 흥이 넘치고 재능이 많다. 게다가 예의바르고 직업정신이 투철하다. 좌중을 사로잡는 호탕한 웃음 코드가 언뜻 초창기 인기있던 이영자를 보는 듯하다.
오래도록 사랑받고 잘했으면 좋겠다.
재재로 인해 답답한 코로나 시대에 모두가 호탕하게 웃고 즐기며 행복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 코미디 지형도 상대를 깎아내리는 억지 웃음 대신 상대를 존중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품격있는 웃음을 더 자주, 많이 보게 되기를.
재미와 웃음을 준다는 건 가장 고차원적인 재능일지 모른다.
재재가 고차원적 재능인 웃음을 자신과 타인을 위해 가장 아름답고 유익하게 사용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