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코스트 2차 세계 대전 동안 나치가 수용소에서 학살한 인명은 약 1200만명 가량이 된다고 한다. 말은 쉽지만. 대도시 중에서도 대도시 서울 인구 전체가 학살당했다는 이야기다. 그 중 600만명 정도가 유태인들이고 나머지 600만명은 사회주의자, 집시, 폴란드인, 동성연애자들이었다. '홀로코스트' 또는 '쇼아'라고 불리우는 이 사건은 인류가 과연 '이성'이라는 것을 지니고 있는 존재인가라는 의문이 될 정도로 잔악한 범죄로 기록되고 있다. 문제는 '홀로코스트'만이 인류가 범한 최악의 범죄가 아니며 또 유태인들만이 희생자가 아니었다는데 있다. 귀화 사학자인 박노자의 저서 <하얀 가면의 제국>에 의하면 유럽인들의 이전 이전 1500만에서 2000만명 가량 미주에서 거주하던 인디언들은 현재 약 25만명 정도가 살고 있고 영국은 인도를 식민 지배하면서 1000만명 가량의 아사자를 만들었고 중국에 아편을 강매해서 아편 중독자를 1000만명 이상 만들었다고 한다.또 나치는 약 1500만 명의 슬라브 민족 민간인들을 학살했고 상당수는 '공산주의자'로 희생됐다.(나치의 슬라브족 학살을 그린 영화가 <컴 앤 씨>다..) 또 한 때는 희생자였던 유대인들은 건국 과정부터 현재까지 원주민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을 벌이고 있다.(미국인 카투니스트 조 사코의 걸작 만화 <팔레스타인>에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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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책을 통해서 박노자는 핀켈슈타인의 저서 <홀로코스트 산업>(최근 국내에 출간되었다.)을 인용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전쟁인 '중동전'이 벌어지던 시기인 70년대부터 '홀로코스트 성역화'가 면서 '부유한 유대인'들에 의해 주도되었음을 지적한다. 유대인들은 대부분 소수 민족이나 유색인종들인 다른 '학살 희생자'들에 비해 '백인 중산층'의 정서에 가까운 존재들이어서 강대국들의 지지를 얻는데 주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탐욕스러운 각종 유대인 로비 단체들은 유럽 각국에게 '희생자의 이름'으로 막대한 자금을 요구하여 타내고 있고(유럽인의 정서상 유대인들에 대한 원죄 의식으로 인해 이들의 요구를 거부하기는 어렵다..) 그 막대한 자금의 100분의 5도 희생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내에서도 유럽 출신의 유대인들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아프리카나 아랍 출신의 유대인들은 천대를 받아오고 있다고 한다. 또 이스라엘 건국 이전까지 아랍에서 거주하던 유대인들에 대한 차별은 거의 없었다고 하니.. 무조건적으로 유대인들을 희생자로만 여기는 것은 순진한 시각일 수도 있을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유대인들이 상당한 파워를 행사하는 헐리우드는 '홀로코스트=유대인 희생자'라는 등식을 세우는데 늘 앞장 서 왔다. 오스카에서 각광받은 <피아니스트>, <인생은 아름다워>, <쉰들러 리스트>, <소피의 선택> 등과 <홀로코스트> 등의 미니시리즈, <트라이엄프>같은 영화들까지 유대인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홀로코스트' 영화들은 꾸준하게 만들어져 오고는 했다. 이유야 어떻든 '살아남는 것'이 곧 '성공'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휴먼 스토리는 많은 감동을 전해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의의를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역시 이름에서 알아 볼 수 있듯이 유대인 2세로 성장했다. (성 뒤에 대개 '버그'가 들어가면 유대인이라고 보면 된다. 스필버그의 드림웍스 동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나 각본가 윌리엄 골드버그 역시 모두 유대인들이다. ) 그런 그가 자신의 정체성에 해당하는 '유대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 역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순전히 필자의 개인적인 관점으로만 말하자면 스필버그 영화들이 보여주는 '휴머니즘' 정서가 관객들의 보편적 정서에는 부합될 망정 '국가'나 '가족'에 대해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준다고 판단하는 편이다. 늘 '해피 엔딩'으로 맺어지는 그의 그런 정서는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성장한 자신의 가정 환경에서 기인된 것으로 판단되고는 하는데,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최근 비교적 성숙한(?) 작품들이 선보이게 되는 최근작들의 분기점이 되는 것이 <쉰들러 리스트>이다. 스필버그와 쉰들러의 휴머니즘 영화의 주인공인 오스카 쉰들러(리암 니슨 분)는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다. 정상적인 패턴의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기 힘든 전쟁 상황 속에서 오히려 쉰들러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개를 치는 남자다. 뇌물과 로비를 잘 이용할 줄 아는 이 남자는 도덕적인 휴머니스트와는 거리가 멀다. 돈과 여자를 밝히고 나치당 당원의 신분을 적절히 활용하는 이 남자의 모습은 상식적인 휴머니즘의 고매한 인격자들과는 완전히 다르게 표현된다. 적당히 세속적인, 어쩌면 전형적인 스필버그형의 쾌락주의자인 이 남자(인디아나 존스나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프랭크 웨일을 연상시키는..)가 나중에는 '한 목숨' 더 살리지 못해 아쉬워하는 '휴머니스트'가 되기까지의 과정.. 즉 성장과 성숙의 과정이 <쉰들러 리스트>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스필버그와 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 온 야누스 카민스키의 카메라는 차가운 다큐멘터리 기법을 주로 사용하면서도 간간히 정서적인 동일감을 끌어내는 충격을 안겨주면서 지옥같은 당시의 상황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을 지닌다. 필자 역시 10년 전에 보았던 느낌보다 훨씬 강력한 감흥을 얻을 수 있었는데.. DVD로 출시되면서 깨끗하게 손질된 짙은 음영의 화면은 더욱 충격적이다. 어린 영혼들에 대한 애정 스필버그는 오스카 쉰들러를 신비로운 존재처럼 묘사한다. 흑백 필름의 어둠 속에서 서서히 얼굴을 드러내는 쉰들러의 모습은 리암 니슨이라는 배우가 가진 모호한 표정과 결함되면서 독특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쉰들러는 잔혹한 수용소장 아몬 괴트(랄프 파인즈 분)와 대비되어 그려지는데.. 아몬 괴트가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일하는 유대인들을 라이플로 도륙하는 도살자의 이미지라면 쉰들러는 말끔한 정장의 신사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아몬과 쉰들러라는 영화를 양분하는 캐릭터처럼.. <쉰들러 리스트>역시 쉰들러라는 인물의 실체를 서서히 벗기며 인간적으로 성숙해 가는 모습을 그리는 동시에.. 세밀하게 비참한 유대인 게토와 수용소 생활을 묘사한다. 특히 중반부 이후 펼쳐지며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살상 장면들은 흑백 필름임에도 정서적인 충격이 대단한데..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나치의 모습에 관객들은 분개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쉰들러 리스트>에서 구체화된 인물은 유대인들이다. 유대인들이 가족이나 일상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반해 쉰들러의 가족이나 일상은 그리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다. 앞서 밝힌 것처럼 인간적인 변화와 성숙의 모습을 언뜻 언뜻 보여주지만 쉰들러라는 인물의 실체는 그리 명확하지 않다. 또 스필버그의 관심 역시 쉰들러가 보여주는 양면적인 모습보다는 그가 행하고 실천한 1000명이 넘는 유대인들을 살려 냈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듯 하다. <쉰들러 리스트>는 또 색을 적절하게 활용한 영화이기도 하다. 일단 흑백 필름으로 사실성을 확보한 스필버그는 극히 일부의 장면에서 색을 사용하고 있는데.. 오프닝의 유대인 가족의 만찬 장면과 영화 중반 두 번 등장하는 빨간 옷의 소녀, 쉰들러의 공장에서 유대교의 금요일 의식을 지니는 도중 촛불에 피어나는 불꽃에서다. 1961년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마티> 이래 흑백 필름을 사용한 유일한 작품상 수상작인 <쉰들러 리스트>에 담긴 흐릿하게 담긴 색채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생명의 희망'을 상징한다고 해석될 수 있겠다. 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이작 펄만의 애조어린 바이올린 선율이다. 영화 상영 시간 내내 슬픔의 정서를 촉발시키는 펄만의 연주는 클래식의 문외한이라도 감동받을만 하다.  ■ Menu 10년의 시간이 지나 출시되는 만큼 좀 동적인 메뉴 화면이 기대되었지만.. 역시 영화의 컨셉을 잘 살리는데 주력한 것 같다. 첫 화면의 메뉴는 영화를 상징하는 흑백 배경의 희망의 불꽃이다. 좀 단조롭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와는 적절히 어울린다고 판단된다. ■ Videol ★★★★ 대개의 스필버그 영화들이 그렇듯 레퍼런스 급에는 조금 못미치지만 흑백 필름 재생의 관건이라고 할 짙은 음영 묘사나 윤곽선의 표현력에는 나무랄 데가 없다. 특히 얼굴의 미묘한 표정 변화까지 잘 잡아내는 흑백 필름의 느낌이 매우 잘 표현되어 있다. 상영 시간 내내 전체적으로 거친 질감이 발견되지만 이는 처음부터 다큐멘터리적인 질감을 의도했던 제작진이 감도 높은 필름으로 촬영하였기 때문에 그렇다. 아쉬운 점은 간간히 잡티들이 발견되고 한두 장면에서 가는 줄이 가 있는 장면도 있어 완벽한 리마스터링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 Audio ★★★★☆ DTS와 DD5.1을 지원하는 음향은 매우 흡족스러운 수준이다. 탱크나 기차 등의 중량감 있는 효과음은 우퍼와 리어를 충분히 활용해 만족스러운 음장감을 제공한다. 이작 펄만의 바이올린 선율은 귀를 휘감는 느낌을 주고 수용소 장면에서 펼쳐지는 고통스런 군중들의 소리는 매우 세세히 표현되어 생생한 지옥도의 느낌을 잘 전해준다. ■ Special Features ★★★ Voices From the List (77:25) 오프닝에 스필버그가 등장해서 <쉰들러 리스트>가 자신에게 끼친 영향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설리한 '쇼아 생존자들 영상 역사 재단'에 대해 언급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쇼아 생존자들 영상 역사 재단'에서 증언한 5만 2천명의 생존자들 중에서 <쉰들러 리스트>와 관련된 언급을 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 재구성한 영화다. 인터뷰가 계속 이어지면서 당시 자료 화면이 보여지는데.. 영화 속 궁금했던 인물들에 대한 증언을 들어 볼 수 있다. 영화 속의 사건들이 대부분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이었음을 확인해 볼 수 있고 약간의 후일담도 들어 볼 수 있다. 한 편의 장편 영화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다. 꼭 보아야 할 서플먼트로 '홀로코스트'에 대해 많은 공부가 될 수 있는 소중한 영화다. The Shoah Foundation Story with Steven Spielberg (11:27) 스필버그가 설립한 '쇼아 생존자 영상 역사 재단'의 홍보용 필름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스필버그가 재단을 설립한 배경과 주요 사업, 쇼아 생존자들의 인터뷰를 기록해야 할 이 사업의 중요성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가 미국이라면 당장 후원 전화를 하고 싶을 정도다. <쉰들러 리스트 S.E> DVD의 서플먼트는 이렇게 두 편의 다큐멘터리만 수록되어 있어 조금 아쉬움을 준다. 스필버그는 계속 오디오 코멘터리를 하지 않고 있고 영화 제작에 관한 서플먼트도 전무하다. 하지만 무거운 역사적 사실을 담은 타이틀로서는 무게감 있는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쉰들러 리스트>는 여전히 감동적인 영화다. 마지막 장면에 자신을 연기한 배우들과 함께 등장해 쉰들러의 무덤에 돌을 올려 놓은 생존자들의 긴 행렬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인류가 저지른 잔악한 범죄의 한복판.. 결국 '생존' 자체를 미덕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그들이 유대인이던.. 이라크인이건 간에 이런 일이 다시 재발되어서는 안되겠다. 그런 점에서 스필버그가 전세계에서 벌어진 대학살의 생존자와 목격자들을 인터뷰하고 영상 데이터 베이스로 구성하는 '쇼아 생존자들 영상 역사 재단' 사업은 꽤 의미가 깊은 사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 역사의 상처 역시 매우 깊고 슬프다. 최근 한국의 현대사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듯한 느낌이다. 전쟁 세대가 점점 생을 다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도 스필버그의 사업과 유사한 성격의 활동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본다. 대개의 학살들은 강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일어난다. 인간에게 있어서 정말 고귀한 것은 '승리'나 '성공'이 아닌 '배려'나 '공존'이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DVDinLife의 콘텐츠로 귀속되며 필자의 개인 홈페이지인 <소마의 DVD Life>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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