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출입문 확장 공사로 훼손되었던 후문 광장을 재 단장하는 조경 공사가 지난 1주일 내내 있었다. 소나무, 왕벚꽃나무, 눈주목, 남천나무 등과 잔디를 심었다. 나무들이 빽빽이 심어져 한결 보기에 좋으나 식목하기 좋은 철을 놓쳐 버리고 염천의 메마른 땅에 심어진 나무들이 잘 자라 줄지 걱정이 된다.
장자 대로에도 봄에 나무들을 새로 많이 심었다. 배롱나무, 이팝나무, 자귀나무를 여러 그루 심었다. 심어진지 오래된 자귀나무는 가지가 늘어져 그늘도 만들어주고 지금 한창 꽃이 피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그 옆에 새로 옮겨져 있는 가느다란 나무는 가문 땅에서 안간힘 하며 생명을 유지 하고 있어 애처롭기 짝이 없다.
“이것이 언제 제 꼴을 갖추게 되려나? 한 10년은 걸리겠지?” 옆에서 걷던 남편이 중얼거리듯 하는 말에 쓸쓸함이 묻어있다. 70세가 넘어 10년 후를 이야기 하는 느낌은 사오십 때에 말하던 10년과 다르다.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우리 10년 후에 이 나무가 큰 것을 꼭 같이 봅시다.”
(자귀나무 mimosa tree 콩과 관엽식물)
작은 오빠 묘소를 이장하던 날 언니와 오틸리아로부터 MBC에서 방영하는 ‘오늘만 같아라’가 요즘 드라마 중에서 제일 볼만하다고 하여 날을 잡아 남편과 함께 ‘다시보기로’ 처음부터 보았다. 1일 연속극이었기 때문에 128회나 되어 몇날 며칠 가사를 파업하다시피 하며 마지막 회까지 보느라 어질병이 다 났다. 듣던 대로 재미와 감동을 함께 주는 ‘따뜻한 드라마’ ‘착한 드라마’였다.
한 마을에서 나고 자란 세 친구 춘복(김갑수), 상엽(홍요섭), 준태(이한위)의 돈독한 우정과 그들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로 엮어지는 홈드라마이다. 드라마 전편을 일관되게 흐르는 메시지는 가족애이며 용서와 화해이다.
장장 6개월 동안 방영되었던 이 드라마의 줄거리를 요약해서 설명할 생각은 없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춘복(김갑수)이 갑상선 미분화 암 판정을 받았을 때부터이다. 앞으로 길어야 6개월이고 치료도 거의 불가능하다는 통고를 의사로부터 듣고 왔을 때 춘복은 분노하며 울부짖었고, 사무실 집기들을 집어 던지기도 했고 아내 인숙(김미숙)을 부둥켜안고 흐느끼며 억울해 하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화를 내거나 울고만 있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나 짧고, 자기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하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그는 아무 소용이 없는 치료에 매달려 남은 날을 환자로써 살아가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 채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이어가고자 하였고 가족들도 슬픔을 내색하지 않은 채 그를 예전과 같이 대하였다. 다만 자신들을 위하여 ‘하루만 더 있어 달라는’ 주문만을 하였다.
그는 죽음을 앞 둔 사람답지 않게 의연하게 생활하며 끝까지 가족을 위하고, 친구를 위해 살아간다. 그리고 서서히 주변 정리를 해 나간다. 김갑수는 드라마에서 죽는 역할로 중도 하차하는 배우로 유명하지만 여기에서는 아내 인숙(김미숙)과 손을 잡고 돌다리를 밟고 시냇물을 건너는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자기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사랑하는 일에 힘쓰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춘복의 모습은
비슷한 일이 내게 일어났을 때 나도 그처럼 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6개월이든, 10년이든, 아니 100년을 산다 해도 시한부 인생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6개월밖에 안 남았다고 허둥댈 것도, 아직 갈 날이 멀었다고 태평해 할 일도 아니다. 10년도 20년도 6개월처럼 빨리 지나가 버릴 것이다. 오직하면 쏜살같은 세월이라 하지 않는가?
어린나무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기로 약속한 그 10년 후에 우리가 있을지 없을지는 하느님만 아신다. 내일 일도 모르는 법이니 그 사이에 누군가 갈 수도 있겠고, 양쪽 부모님이 다 장수 하셨으니 자식들이 진저리 칠 때까지 살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10년이라는 시한부를 정해 놓으니 새삼 하루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는 아침마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살아 있음에 감사하게 되고 오늘 하루를 주신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며 오늘도 하느님의 뜻 안에 충실히 남아 있기를 부탁드린다.
작은 오빠 묘소를 이장하던 날 언니와 오틸리아로부터 MBC에서 방영하는 ‘오늘만 같아라’가 요즘 드라마 중에서 제일 볼만하다고 하여 날을 잡아 남편과 함께 ‘다시보기로’ 처음부터 보았다. 1일 연속극이었기 때문에 128회나 되어 몇날 며칠 가사를 파업하다시피 하며 마지막 회까지 보느라 어질병이 다 났다. 듣던 대로 재미와 감동을 함께 주는 ‘따뜻한 드라마’ ‘착한 드라마’였다.
한 마을에서 나고 자란 세 친구 춘복(김갑수), 상엽(홍요섭), 준태(이한위)의 돈독한 우정과 그들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로 엮어지는 홈드라마이다. 드라마 전편을 일관되게 흐르는 메시지는 가족애이며 용서와 화해이다.
장장 6개월 동안 방영되었던 이 드라마의 줄거리를 요약해서 설명할 생각은 없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춘복(김갑수)이 갑상선 미분화 암 판정을 받았을 때부터이다. 앞으로 길어야 6개월이고 치료도 거의 불가능하다는 통고를 의사로부터 듣고 왔을 때 춘복은 분노하며 울부짖었고, 사무실 집기들을 집어 던지기도 했고 아내 인숙(김미숙)을 부둥켜안고 흐느끼며 억울해 하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화를 내거나 울고만 있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나 짧고, 자기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하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그는 아무 소용이 없는 치료에 매달려 남은 날을 환자로써 살아가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 채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이어가고자 하였고 가족들도 슬픔을 내색하지 않은 채 그를 예전과 같이 대하였다. 다만 자신들을 위하여 ‘하루만 더 있어 달라는’ 주문만을 하였다.
그는 죽음을 앞 둔 사람답지 않게 의연하게 생활하며 끝까지 가족을 위하고, 친구를 위해 살아간다. 그리고 서서히 주변 정리를 해 나간다. 김갑수는 드라마에서 죽는 역할로 중도 하차하는 배우로 유명하지만 여기에서는 아내 인숙(김미숙)과 손을 잡고 돌다리를 밟고 시냇물을 건너는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자기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사랑하는 일에 힘쓰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춘복의 모습은
비슷한 일이 내게 일어났을 때 나도 그처럼 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6개월이든, 10년이든, 아니 100년을 산다 해도 시한부 인생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6개월밖에 안 남았다고 허둥댈 것도, 아직 갈 날이 멀었다고 태평해 할 일도 아니다. 10년도 20년도 6개월처럼 빨리 지나가 버릴 것이다. 오직하면 쏜살같은 세월이라 하지 않는가?
어린나무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기로 약속한 그 10년 후에 우리가 있을지 없을지는 하느님만 아신다. 내일 일도 모르는 법이니 그 사이에 누군가 갈 수도 있겠고, 양쪽 부모님이 다 장수 하셨으니 자식들이 진저리 칠 때까지 살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10년이라는 시한부를 정해 놓으니 새삼 하루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는 아침마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살아 있음에 감사하게 되고 오늘 하루를 주신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며 오늘도 하느님의 뜻 안에 충실히 남아 있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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