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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화병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낼만큼 경쟁에 익숙하고, 남 밟아 끌어내리고, 앞서가는 이 다리 걸고 옷자락 잡아당기고 다리걸어 넘어뜨리기를 많이 한다. 뇌과학 관점에서 바라보면 욕심이 너무 많다는 뜻이다. 편도체뇌가 욕심 가져라, 더 많이 가져라, 더 많이 먹어라, 더 많이 차지해라, 더더더, 이러기 때문이다.
가장 노골적으로 우울한 사람들이 정치인들이다. 여긴 아직도 사바나 정글 같다. 끝없이 남을 비방하고(거짓말로 헐뜯고) 비난하고(손가락질하고) 모욕하고(욕하고) 조롱하고(비웃고) 악쓰고 몸부림쳐야 살아남는 곳이다.
그럴수록 하이에나나 독수리처럼 썩은 고기도 먹고, 남의 것 잘 훔쳐먹는 정치인일수록 생존율이 더 뛰어난 곳이기도 하다. 정의롭고 정직하고 자비로운 정치인은, 이른바 착한 정치인은 잘 살아남지 못한다. 그러니 한숨 나오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조선시대 인구 97%가 겨우 3% 양반들의 지배를 받으면서 노비처럼 살던 민족답게 신분제가 사라진 지 얼마 안되어서 이런 한이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해석한다. 그래서 화병의 원인은 대개 한이다. 한은 '어쩔 도리가 없이 죽거나 지거나 무너지다'는 뜻이다.
이기는 사람은 당당히 실력으로 이기고, 지더라도 실력으로 지는 사회는 우울증이 생기지 않는다. 하다 못해 긁어서 당첨되는 복권조차 공정한데, 그래서 다 승복하는데 정치는 공천부터 법안 만드는 것까지 죄다 욕망으로 이뤄지다 보니 열받는 국민이 많아진다.
실력도 없이 오직 종질만 하던 놈이 공천받아 시장되고, 의원되어 제멋대로 떠들어대니 귀가 아프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이다.
육이오전쟁 때 머슴들이 주인 잡아다 묶어 놓고 죽창질하고, 면장 군수되어 동네사람 앞에서 으스대던 시절이 있었다. 나중에 다 잡혀 죽거나 징역갔지만 당시에는 어찌나 우쭐거리는지 눈꼴 시어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단다. 그런 일이 정치 현장에서는 지금도 똑같이 일어난다.
그럴수록 중요한 것에 신경쓰고(신경쓴다는 것은 신경세포를 많이 동원해 계산을 더 많이 한다는 뜻이다. 즉 그런 주제에 끌려간다는 말이다), 하찮은 일에는 신경을 꺼야 한다. 만일 더럽고 못난 정치인들이 싫다고 그런 일에 한숨 쉬고 비판하다보면 자기 일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 아무리 아수라들이 설치더라도 자기 일에만 집중하면 결국 그런 사회는 저절로 변하고, 지진화한다. 기술력으로 버티는 대기업은 자기 연구에 집중하고, 세계의 흐름에 관심을 갖지 하찮은 정치인 한두 놈에게는 일절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 더 중요한 <내 인생>에 집중해야 한다.
모두가 다 정치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다만 정치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선거 때 딱부러지는 한 표를 정확하게 행사하면 된다. 기권하지 않고 반드시 나쁜 놈을 물리치고, 상대적으로 조금 더 나은 사람에게 표를 주면 된다. 어차피 그놈이 그놈이지만 그래도 0.73%(윤석열이 이재명을 겨우 0.73%로 이기듯 중도유권자들이 정신차리면 어차피 아수라 잡놈은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자기 일에 전념하더라도 선거만은 반드시 해서 더 나쁜 놈을 물리쳐야 한다.
우리에게는 과학, 의학, 예술, 건강, 가정, 사랑 등 진짜로 집중해야 할 주제들이 너무 많다. '스레기 정치인 청소는 2년에 한번씩만 하면 된다. 그러면 세상은 조금 더 공정해지고, 그러면 화가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