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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여행 30일간의 아름다운 추억
D-4 : 사막 버기투어와 새들의 섬 Paracas
인사말씀
오늘은 남미 페루에서 4일째 날입니다.
소중한 분들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 그리고 소중한 이야기를 잊어 버리지 않고 오래 오래 간직하고자 여기 일기장으로 기술해 봅니다. 저의 일기장 내용은 개인적인 감정과 주관적인 느낌을 기술하였기에 아마 다른분들과 견해가 다른 점도 많기 때문에 분명 정답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튼 함께 했던 분들께 다소나마 저의 이 소감문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의 Nazca Lines 탐방에 대한 소감 요약
♣ 어제는 과학문명이 발달한 21세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의문 덩어리로 남아있는 신비한 나스카 라인(Nazca Lines)을 탐방했었습니다. 나스카는 사막으로 이루어진 지형에 연 강수량이 20mm도 채 되지 않고 바람마저 불지 않는 건조한 기후이며 그곳 사막은 일반적인 모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자갈과 돌로 이루어진 돌사막입니다. 이러한 환경이 수천년 전에 그려진 나스카 라인을 현재까지 남아있게 만든 주요한 원인이 된 것이지요.
♣ 짧은 시간, 불과 1시간남진 잠시 머문 나스카 라인 탐방으로 무엇을 알고 설명할 수 있을까?하는 내 자신의 무지에 부끄러움을 느낌니다. 수천년전의 고대인들이 어떻게 우주와 천체에 관한 그림과 도형 또 자연을 상징하는 그림을 첨단 장비와 도구도 없이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표현했을까?하는 생각을 하니, 고대인들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외계인들이 이 지구에 와서 만든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을 법도 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허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히 납득할 수 있는 주장과 근거는 밝혀지지 않고 영원히 미스터리의 세계인 의문으로 남습니다.
♣ 나스카 라인(Nazca Lines)을 탐방하고자 숙소를 나섰다가, 예기치 않은 홍수피해(페루에서는 200년만에 가장 큰 홍수 피해라고 함)를 입은 도로 침수 사건으로 2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6시간이나 걸리게 했고, 다시 숙소로 되돌아 오는데는 8시간이나 걸려 새벽 1시가 넘는 시각에 숙소에 돌아오는 등 비록 고생을 좀 하긴 했으나, 나스카 나인은 그만큼 귀중한 곳이기에 그 고생한 보람이 충분히 있었다고 사료됩니다.
와카치나(Huacachina)의 오아시스 내의 숙소
Hostal Curasi에서의 아침식사 / 풀장의 수영
♣ 나스카 라인(Nazca)를 탐방하고 비록 새벽 1시경에 이곳 와카치나에 되돌아왔기에 몸은 다소 피곤했지만, 여행의 들뜬 기분 탓인지, 아침 일찍 눈을 떴습니다. 하여 숙소 주변의 오아시스 호수 주변일대를 둘러보곤 Am 7시에 호텔 옥상에 마련된 식당에서 과일과 빵 그리고 스프로 간단히 요기를 했지요. 오늘은 날씨가 참 화창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페러그라이딩이 파란 하늘을 나르고 있었는데 이는 마치 빨리 채비를 차리고 달려 오라고 채촉하는 것 같아 더욱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래서 아침밥을 먹자마다 사막 투어준비를 서둘렀지요.
♣ 이곳 와카치나(Huacachina)는 이카에서 약 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오아시스 마을로 이카 시내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지요. 마을과 너무 가까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사막과 모래 언덕, 거대한 야자수들로 둘러싸여 있는 오아시스, 그리고 리조트 단지로 형성되어 있어 늘 많은 사람들이 휴양을 목적으로 찾는 곳입니다.
♣ 지금까지 영화에서나 보았던 오아시스가 찐자로 존재하는 것을 실감했지요. 다만 사하라 사막과 같을 것으로 상상했는데 이곳에는 낙타가 없다는 것만이 좀 이상했을뿐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오아시스 내의 작은 호수의 풍경은 그림처럼 멋졌으나 이 호수에 간혹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고인 물이라서 그런지 수질이 그리 깨끗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리조트 단지는 오아시스를 둘러싼 형태로 조성되어 있는 가운데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함께 자리 잡고 있었지요
♣ 그러던 차, 사막 짚차 투어를 앞두고 우리의 인솔자인 유대장이 ‘사막 버거(RC카를 개조한 것)투어’의 여행업체와 요금 협정과 더불어 차량 선정에 따른’ 약간의 시간이 지체되고 있으므로, 우리 일행은 이런 대기하는 황금같은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풀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풀장에서 몸을 풀면 어제 장시간 버스에서 시달린 그 피로가 확~ 풀릴 것 같았지요.
와카치나(Huacachina) 사막의 버기 투어
♣ 와카치나(Huacachina)입구엔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던 현지 관광업자들이 숙박과 버기 투어를 권하는데, 우린 이미 오래 전부터 미리 예약을 해둔 투숙객이라서 눈치 빠른 호객꾼들이 우리에겐 접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이 버기 투어에 참여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곳 환경과 분위기 그리고 사막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도 버기 투어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토록 고대하던 남미까지 와서 이곳을 그냥 둘러만 보고 가기엔 너무 아깝고 억울했기 때문이지요.
♣ 사막 찦차 투어 여행 업체와 적절하게 쇼부를 잘 본 후, 우리에게 연락을 취한 유대장의 지시에 따라, 이른 아침 Am 8시경 숙소 앞의 도로에 미리 시동을 걸어 놓아 붕~붕~ 거리며 요란한 굉음을 울리는 3대의 버거((RC카를 개조한 찦차)에 우리 일행은 각자 정해진 조별로 분승했습니다.
♣ 오전 10시에 와카치나 사막 투어를 시작했는데, 너무 이른 시각인지? 우리 일행 외에는 아직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지역은 연중 4계절 항상 레저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는데... 그러나 아무래도 관광시즌인 여름철과 학교방학 때엔 관광객 인파가 人山人海라고 인솔자인 유대장의 설명을 듣고 조금 이해가 되었습니다.
♣ RC카를 사막 지대의 레이저 활동에 맞게끔 개조한 이 찦차는 미국 등의 선진국 중고차 시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어떻든 버기를 타고 모래 언덕을 오르내리며 질주하하였습니다. 가파른 모래 언덕을 오르다가 내리막 길에는 곡예하듯 아슬 아슬하게 내려올 때는 모두가 ‘아~아~! 하는 신음을 토해냈습니다.’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 또한 맨발 발바닥에 느껴지는 고운 모래의 감촉이 너무 좋았지요. 한편 모래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이카(ICA) 시내의 전망은 그야말로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사막 모래언덕을 힘겨운듯 신음을 토하며 오른 우리가 탄 찦차는 사막 모래밭은 구릉지와 평지를 마음껏 휘저으며 약 20여분간 달리다가 모래 벌판에 정차 했습니다. 하여 우리들은 갖은 폼을 다 잡아가면서 기념으로 단체 포즈를 사진과 또 개인별 추억의 사진을 담기에 바빴습니다.
♣ 사막 투어 중에 또하나의 백미는 가파른 모래 언덕에서 보드(급경사에서 스노보드와 비슷한 ‘샌드보드’를 타는 것)를 타고 하산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스키장에서 스노우 보드를 타는 그런 분위기와 기분이었습니다. 보드에 엎드려서 타기도하고 또 누워서 타기도 하는 등 환갑을 훨씬 넘긴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이때 만큼은 동심으로 놀아가 어린시절 놀이동산에서 뛰놀던 추억을 회상하면서 마음껏 재롱잔치를 펼쳤습니다.
♣ 신기한 것은 모래 설매를 타는데도 관광안내자는 우리들의 보드가 더 잘 내려가도록 하기위헤 보드바닥에 왁스칠도 정성껏 해 주었지요. 눈이 펄펄 내리던 날 대관령 선자령에서 비료포대를 엉덩이에 깔고 눈밭을 달릴 때의 그 기분과 똑 같았습니다. 그리고 모래밭에서는 나뒹굴어도 조금도 아프지 않고 또 안전했습니다. 아~! 이때 만큼은 모두가 코흘리던 시절의 그 순수한 마음이었습니다.
♣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막에서 부부가 함께 온 분들은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부끄러워 하면서도 우리들외에는 아무도 없는 사막 모래 밭이기에 용기를 내어 갖은 포즈를 다 취하면서 마음껏 애정표현을 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이분들은 대부분 수십년을 교직에 몸담았던 선생님들로 그동안 오직 바른 교육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었는데, 은퇴를 하시고 이제야 그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시고 부부동반으로 처음으로 마음껏 행복해 하시는 분들이라 그 모습이 더 정겹고 더 아름다워 보였는지도 모릅니다.
와카치나를 떠나 Paracas의 ‘Islas Ballestas’으로...
♣ 와카치나 사막 투어를 마치고, 숙소인 Hostal Curasi로 돌아온 우리 일행은 사막 모래밭에서 뒹군 탓으로 속옷과 주머니안에 까지 가득 들어간 옷을 벗어야 했고 또 땀으로 범벅된 몸을 씻고자 호스텔 중앙에 있는 풀장에 뛰어 들어 잠시나마 더위를 식혔습니다.
♣ 그리고 Am 10시. 대절한 버스에 승차하여 다음 코스인 Paracas 지역에 있는 새들의 섬으로 불리우는 ‘바예스타 섬(Islas Ballestas)’으로 향했습니다. 숙소인 호스텔에서 이카(ICA) 시내까지 이동하면서 도로를 내달리는 많은 승용차와 택시 중에 우리나라 현대와 기아차가 의외로 많이 눈에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향후 남미가 우리의 큰 시장이 될 것을 예감하며 자동차와 전자제품들이 그 선도역할을 하는 것이 그저 가슴 부듯하고 대견스럽기만 했습니다.
♣ 이카 시내의 주유소에서 버스가 기름을 넣는 동안, 우리 일행 몇몇은 주유소 옆의 편의점에서 음료와 다과 등을 구입했습니다. 이곳 이카의 편의점은 우리나라의 일반 편의점과 똑 같았습니다. 시설도 매우 청결하고 냉난방까지 잘 갖추어져 있어 조금 前까지 다소 그릇된 편견과 선입견을 갖었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 이카 시내를 막 벗어나 외곽의 잘 발달된 도로를 달렸습니다. 이 도로는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를 잇는 고속도로망에 속하는 Pan-American Highway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우리의 버스 앞에는 검은색의 고급스런 2층 침대 버스(볼보)가 달리고 있었는데, 이 버스는 리마에서 나스카로 이동하는 장거리 CRUZ DELSUR라고 합니다. 이용료는 85솔(Sol)로서 우리 돈으로는 약 3만원 3만 3천 정도로 비싼편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페루에서는 버스회사별로 요금이 다르면 특히 승객이 버스회사와 가격 협정을 하면 깍아 주기도 한다고 하여 우린 한바탕 웃었습니다. 그리고 버스 차창 밖에는 사막지대인데도 불구하고 포도나무와 채소밭의 농작물이 잘 자라고 있어 신기했습니다. 연중 강수량이 20mm도 안되는 건조한 사막 지역인데도 이들은 수로를 놓아 특수작물을 이렇게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하여 맘속으로 그들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었습니다.
♣ 이카의 와카치나를 떠난지 약 1시간쯔음 시각, 사막벌판에 대형의 비닐하우스 단지가 보였는데, 이 하우스는 채소를 가꾸는 곳이 아니라 닭을 기르는 사막 농장이었습니다. 무더운 사막에서 조류를 기른다는 것이 신기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건조한 사막지대에서는 닭의 질병이 없어 사육하기가 더욱 용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악조건 속에서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지혜로운 농민들이었습니다.
♣ Am 11시 10분, 도로변에 ‘PARACAS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파란 바다가 보였습니다. 아~ 드디어 목적지인 파라가스에 곧 도착하나봅니다.
♣ 섭시 25℃의 날씨로 햇볕이 눈부시도록 따가웠고 하늘은 맑고 푸르렀지요.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온 그런 기분으로 들떴습니다. Am 11시 15분에 파라카스 선착장에 도착하여 곧 바예스타스 섬(Islas Ballestas) 여행을 위한 관광 유람선에 승선할 배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 승선 대기중에 벤취에 앉았으나, 먼저 진지를 구축하고 편하게 낮잠을 즐기는 멍멍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람이 곁에 다가갔는데도 아랑곳 않고 여덟팔자로 편하게 발라당 누워 세상 모르게 깊이 잠든 개팔자를 보면서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페루의 파라가스도 역시 개들의 천국이었습니다.
♣ 파라가스 만 부두가에서 약 15분 정도 기다린 끝에 드디어 Am 11시 40분. 관광 유람선(쾌속정)에 승선했습니다. 파라카스 만의 부두에는 수많은 작은 고깃배들이 닻을 내린 채 출렁이는 물결에 위 아래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 쾌속정에 올라타자 마자 모두가 지급된 구명조끼를 입었습니다. 드디어 고대했던 ‘새들의 천국 or 물개의 천국’으로도 불리우는 바예스타스 섬(Islas Ballestas)으로 향했습니다. 우리가 승선한 관광유람선은 강력한 모터를 설치한 약 50여명 정도가 승선할 수 있는 큰 수상보트와 같았습니다. 우리나라 연안도서를 오가는 쾌속정과 비슷했습니다.
♣ 우리 일행이 15명이라서 안내인을 대동해야만 했으나, 그 안내원이 영어로 열을 내며 설명을 해도 우린 잘 알아들을 수도 없었고, 또 쾌속정처럼 빠른 속도로 달리는 관광여객선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노라니 관광 해설 가이드가 의미가 없었습니다. 일단 혼잡한 부두를 벗어나자, 배는 속도를 내면서 파라카스 만의 완만한 물결을 가로지르며 미끄러지듯 상쾌하게 나아갑니다. 태평양 바다라는데 파도가 일지 않아 마치 호수같이 느껴졌습니다.
♣ 부두를 떠난지 불과 5분여만에 파라카스 반도의 거의 끝 부분에서 배가 속도를 줄였습니다. 관광 안내인은 처음 맞는 커다란 모래사막 언덕을 가리키며 열변을 토합니다. 언덕 경사면에 있는 거대한 그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 이 그림을 칸델라브라 즉 ‘가지가 달린 촛대’라고 부르긴 하지만, 마치 줄기가 세 개인 선인장을 닮았다고 느껴졌습니다. 이 그림이 유명한 나스카 지상화의 일부라고 추측한 사람들도 있고 또 이 그림이 해적들의 작품이라거나 혁명 지도자인 호세 데 산마르틴을 따르던 군인들이 1820년에 만든 프리메이슨의 상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어떻든 누가 만든 것이든, 사막의 이 미술 작품은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 그림 역시 어제 오후 경비행기를 타고 보았던 Nazca lines처럼 풀리지 않는 수수께기? 미스테리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 파라카스 반도를 지나자 파도가 조금은 거세졌습니다. 망망대해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약 30여분 정도 달렸을까? 싶은 시각 쯔음. 한낮의 따가운 햇살에 섬들이 하얗게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바위와 모래 때문이 아니라 섬들을 덮고 있는 바닷새의 배설물인 구아노 때문이었습니다. 파도를 가르며 달리는 쾌속정은 큰 물보라를 일으켜 우린 여름철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바나나 놀이기구를 탄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정말 스릴 만점이었습니다.
♣ 우리는 ‘큰 활’을 뜻하는 바예스타스 섬에 도착하는데, 이 이름은 스페인 사람들이 그 섬에 있는 활처럼 생긴 천연의 아치들을 보고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쾌속정은 속도를 줄여서 바예스타스 섬 주변을 아주 서서히 맴돌았습니다. 우리 일행 중에는 사진작가가 두분이나 계셔서 스마트폰으로 어설픈 사진을 찍기 보다는 어떻게든 두분 작가에게 맡기고 우린 오직 자연탐구에만 전념했습니다. 이 바예스타섬은 ‘작은 갈라파고스’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자그마한 섬으로서 인산질 비료로 활용되는 바닷새 배설 퇴적물인 구아노의 산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구아노가 많다는 건 바닷새들이 그만큼 섬에 많이 서식한다는 뜻합니다. 바예스타섬은 온통 새들의 세상이었습니다. 아~! 새들이 많다 많다 해도 이렇게 많을 수는 없었습니다. 절로 탄성이 터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제비갈매기, 가마우치, 펠리컨, 가다랭이잡이, 여러 종의 가마우지에서부터 훔볼트펭귄에 이르기까지 약 200종에 달하는 수많은 바닷새들이 바위와 섬 꼭대기의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광경은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이 작은 섬에는 무려 100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겨울이면 우리나라 천수만 일대를 찾아오는 가창오리떼가 많을 때는 50만 마리쯤이라는데, 이 작은 섬에 100만 마리가 서식한다니 믿어지지 않았습다. 더 놀랄 일은 1953년에는 무려 2,200만 마리가 서식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열대 지방에서 펭귄을 본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펭귄들은 물이 매우 차갑고 물고기가 풍부한 이곳에서는 약 1,000여마리의 팽퀸들이 아주 편안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 평평한 바위가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자리를 잡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바다사자와 물개들이 수백 수천마리였습니다. 물개(fur seal)와 바다사자(Stellers sea lion)는 서로 비슷하기는 하지만 우선 덩치로 구분이 용이할 것 같았습니다. 이들은 둘다 식육목(食肉目) 물개과의 포유류라서 형태상의 차이는 거의 없으나 역시 그 크기가 차이가 나지요.
♣ 물개는 수컷이 몸길이 약 2.5m, 몸무게 180~270㎏, 암컷은 약 1.3m, 43~50㎏ 이고, 바다사자는 수컷이 몸길이 약 3.5m, 몸무게 약 1t 이상, 암컷은 2.3m, 약 500kg 로서 바다사자가 물개보다 몇배나 덩치가 큽니다.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햇볕을 쬐고 있는 커다란 바다사자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지요.
♣ 하늘을 나르는 새떼들, 바위에 새까맣게 점처럼 보이는 수천마리의 바다새들, 바위와 해안가에 일광욕을 즐기는 수천마리의 물개와 바다사자들... 이런 풍경은 ‘장관’을 넘어서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안내인의 말에 의하면, “바다사자 수컷은 몸무게가 300킬로그램이 넘는 경우도 있고, 많게는 암컷을 20마리나 거느린다고 합니다.” 암컷은 바다사자 특유의 아름다운 몸매를 지니고 있는 반면, 몸집이 엄청난 수컷은 기름이 가득 차 불룩해진 자루 같아 보입니다.
♣ 우리가 탄 관광유람선이 세 개의 섬과 돌로 된 아치들 주위를 하나씩 천천히 순회하는 동안, 우리는 아주 역겨운 구아노 냄새가 온통 진동하는 것을 느낍니다. 안내인에 의하면 “아치 안에는 바다사자가 잠을 자는 동안 그 피를 빨아먹는 흡혈 박쥐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 그런데 바다사자 수컷들이 암컷 무리에 대한 통제권과 영역을 놓고 서로 치열한 싸움을 벌리는데, 싸움에서 지는 쪽은 대개 치명상을 입게 되기 때문에, 이곳 해안 지대의 먹이 사슬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애기 콘도르와 큰 콘도르의 먹잇감이 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바다사자는 식욕이 매우 왕성하여 단 한 차례의 저녁 식사로 흔히 10Kg 가량의 물고기를 먹어 치우는데, 이곳 갈라파스 지역내에는 풍부한 먹이감이 있어 바다사자에게는 최상의 삶의 터전이요 보금자리였습니다. 우리가 탄 관광유람선이 세 개의 섬과 돌로 된 아치들 주위를 하나씩 천천히 순회하는 동안, 우리는 아주 역겨운 구아노 냄새가 온통 진동하는 것을 또 느낍니다.
♣ 파라가스의 바예스타스 섬(ISLAS BALLESTAS)을 둘러보고 해안 부두로 향하면서 지구상에 이런 새들의 천국이란 보호지를 탐구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25$ 요금이 조금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페루 정부가 1975년도에 뒤늦게나마 파라가스 국립보호구역을 설정(약 33만 5,000핵타르)하여 야생생물들을 보호하도록 조치한 것에 그나마 안도했습니다. 이 조치로 인하여 바다사자, 남방 바다수달, 돌고래, 200여종이 넘는 조류, 4종의 바다거북들이 보금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 이곳은 지리적으로 ‘파라가스’ 부르는 세찬 무역풍이 부는데, 이 바람은 북쪽으로 몰아치면서 차가운 페루 해류 즉, 훔볼트 해류를 밀어 올림에 따라 찬 바닷물과 얕은 해안 그리고 바다 깊은 곳의 차고 영양분이 풍부한 바닷물이 표면으로 솟아오르는 용승(涌昇)작용이 한데 어우러져 이 파라가스 반도는 세계에서도 해양 야생동물이 살 수 있는 풍부한 생존터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곳을 둘러싼 태평양은 식물 프랑크톤 등 미생물이 풍부해 녹색을 띠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이 지역에서 떼지어 살고 있는 수많은 페루 멸치들과 기타 작은 물고기들이 먹이감 역할을 함에 따라 바다새를 비롯한 팽퀸과 바다 포유류의 생물들의 진수성찬을 마련해 주고 있는 자원의 보고지(寶庫地)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들의 욕심에 의해 이 환경이 파괴된다면 재앙이 따를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당연히 보호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 부두를 향해 돌아가는 길에, 안내인을 통해 “바다사자 새끼의 60퍼센트는 한 살이 되기 전에 죽고 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일부 새끼들은 압사당하거나 수컷들에 의해 고의로 죽임을 당하기도 하고 물에 빠져 죽는 새끼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엘니뇨 기상 현상도 큰 해를 줄 수 있는데, 그로 인해 페루멸치들이 어쩔 수 없이 수온이 더 낮은 남쪽으로 이동하게 되기 때문인데, 바다사자 새끼들은 성숙한 바다사자들을 따라 새로운 서식지로 이동할 만한 힘이 없기에 생존율이 낮다는 이야기였습니다.”
♣ 한편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에 사는 야생 생물의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는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수의 바다사자들이 모피를 얻으려는 사냥꾼들과 바다사자를 골칫거리로 생각하는 어민들에 의해 도살되어 왔습니다. 바다거북은 진미로 여겨지는 식도락가들 바다거북의 등딱지를 탐내는 수집가들 때문에 수많은 바다거북들이 포획되어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들의 배설물인 구아노를 채집하는 사람들의 침입으로 바닷새들이 터전을 손상입었고, 물고기 남획으로 인해 야생 생물의 먹이가 고갈되어 왔던 것입니다. 이에따라 1975년 페루 정부가 보호구역을 설정하기에 이르렀고, 현재는 야생 생물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들이 법제화되어 있어 그나마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 우리 일행은 약 2시간 동안의 해상탐구를 마친 Pm 1시 25분, 파라가스 부두에 도착했습니다. 이때서야 허기를 느껴 급히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부둣가 근처의 해변가에 위치한 ‘JUAN PABLO’이란 식당에 입장했습니다.
참고사항
내용이 길어서 2017. 3. 16(목) 오전의 와카치나 사막의 버거 투어와 파라가스로 이동하여 쾌속정을 타고 바예스타스 섬(ISLAS BALLESTAS) 투어를 한 것 까지의 오전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어 다음 2편에는 페루의 수도 리마로 이동하여 신도시인 '미라플로데스 지구'의 해안에 있는 '사랑의 공원' 등을 관광한 이야기를 기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몇권의 수첩에 적은 기록을 바탕으로 남미의 추억을 살려내는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잘 정리된 글을 보니 다시 남미를 누비는 듯합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는 열정과 기억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