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프롤로그 |
|
|
|
2. 직원회의 |
|
|
|
3. 화장실 |
|
|
|
4. 사회수업 |
|
|
|
5. 영어학원 |
|
|
|
6. 침실+전화 |
|
|
|
7. 원로수업 |
|
|
|
8. 쉬는시간 +주현내면 |
|
|
|
9. 조퇴+ 뒤통수 |
|
|
|
10. 카리스마 아자봉 |
|
|
|
11. 찜질방 |
|
|
|
12. 잔인한 교무실 |
|
|
|
13. 에필로그 |
|
|
|
사진쇼 커튼콜 | 쓰레기들의 퍼포먼스 |
|
|
1. 프롤로그
불켜지면 노란 조명아래 쓰레기통이 놓여져 있다. 한참을 비춘 후 조명이 바뀐다.
희남이 머리 내민다
희남 : 똥개 없네? (걸어 나간다)
카리스마 등장. 원로 나온다
원로 : 박선생님 안녕하세요
카리스마 : 아 예 조선생님
원로 : 은혜 받으세요
카리스마 : 예수 천국 불신 지옥? (그 때 뒤로 선영이 지나가다 꽃삔을 떨어뜨린다) 야 일루와 (주현 벌선다)
주현이가 등교하다가 놀라고, 지나쳐가려는데
카리스마 : 뭐야 이 새끼.
주현 : (자신의 복장에서 걸릴 거리를 찾아 더듬거린다.).....
카리스마 : 머리 봐라, 머리
주현 : (아.. 걸렸구나. 죽었다..)....
카리스마 : (다가오며) 니네 담임 누구야? 니네 담임은 이 머리 보고 암말도 안해? (쿡쿡) 머리 어떻게 하고 다니랬냐고? (주현 외면 - 카리스마 노려보다) 내 말 씹네.. 씹냐? 씹어? (목덜미를 위협)
주현 : (화들짝. 뒤로 돌아 멀리 떨어지며) 머리 묶고 15cm 맞는데요.
카리스마 : 뭐 이 새끼야? 머리 묶고 15Cm 맞는대요? 맞아? (머리를 치며) 그래, 맞아라 맞아! (주현의 머리를 잡아채끌어올리며 야비하게) 바짝 묶으란 말야 바짝! 알았어? (머리 내던지며)
주현 : 네...
성선생 : 선생님
카리스마 : 아 성선생! 애들 머리 좀 봐 다 성선생 반 아니야?
성선생 : (애들 보고는) 제가 지도할께요. 야 교실로 올라가
아이들 카리스마 눈치본다
카리스마 : 니들 담임 잘 만난줄 알아 가봐
아이들 나가려 한다
카리스마 : 야! (자동으로 오리걸음)
성선생 : 먼저 갈께요
카리스마 : 나만 나쁜 놈이지 그래 내가 개다 개 교문지키는 개!
2. <직원회의>
조명 인.
교감 음음 등장. 둘러보면서 시계를 본다.
교감 : 이 사람들 이거 시간이 몇 신데... (단에 앉는다)
성선생, 김영희교사 등장.
교감 : 김선생 이리와봐
김선생 : 어머 교감선생님 오늘 스타일 너무 멋지시다. 헤어도 어쩜 이렇게 엘레강스 하시나?
교감 좋아하다 정신차리고
교감 : 김선생 교직 경력이 몇 년이지?
김선생 : 네 저 15년
교감 : 아니 15년동안 결재 이렇게 냈나? 무슨 결재에 끝이 없나 끝이? 마침표 두 칸 띄우고 끝 마침표 몰라? 다시 고쳐와
김선생 : 네....
성선생과 마주친다
김선생 : 끝 썼어?
성선생 : 네... (교감에게로 온다) 저 교감선생님
교감 : 어 뭐야?
성선생 : 저희반 봉사활동 계획서요
교감 : 3월 15일... 아니 3월달거를 왜 이제야 결재를 받나?
성선생 : 제가 좀 늦었죠?
교감 : 화장실 청소? 아니 화장실 청소에 봉사활동을 주자는 거야?
성선생 : 네 저 연초에 애들하고 약속한 거라서요...
교감 : 이거 학교교육계획에 잡혀있던 건가?
성선생 : 아니 담임이 봉사활동도 마음대로 못 줘요?
교감 : 아니 그걸 당신이 결정하나? 학교의 모든 일은 교장선생님의 명을 받아 시행하도록 되어 있는... 내용을 고치든가 다시 생각해봐
성선생 받아들고 앞으로 온다.
학생부장 등장
학주 : 저 교감 선생님
교감 : 아 학생부장.
학주 : 시간이 다 됐습니다. ..
교감 : 그래? 그럼 시작하지..
교감과 학생부장은 썬글라스를 끼고 귀마개를 한 채 교감은 단위에 서고 학생부장 단 아래 선다.
학주 : 직원회의 시작하겠습니다. 교감선생님~~
교감 : 선생님들~~ 교장선생님께서 여러분들을 좀 더 자주 뵙고 싶다고 금요일에도 직원회의를 한 번 더 갖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장선생님으로선 여러분들을 가족같이 생각하셔서 하신 말씀이시니 우리 모두 한가족처럼 사랑으로 만나서 아침을 힘차게 출발하도록 합시다. 다른 이의 없으시죠?
카리스마 ; 없긴 왜 없어?
교감 : 학생부장 ~~
학생부장 : 먼저 학생부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요즘 학생들이 핸드폰을 학교에 가지고 다니는데, 이거 안 됩니다. 요새는 거 카메라에 동영상도 된다는데, 수업하는 걸 찍어서 올리면 이건 몰캅니다. 몰카! 화장실에만 몰카가 있는게 아니에요
교감 : 거 제발 종치고 화장실 가지 마세요. 파블로프의 갭니까? 종만치면 오줌이 마렵게? 우리 학생들이 수업받을 권리는 엄연히 50분이에요. 50분!!
학생부장 : 요즘 용의복장 아주 엉망입니다. 머리엔 꽃삔, 치렁치렁한 머리, 치마 밑 쫄바지!! 이거 모두 단속감입니다. 선생님들 눈엔 안보이세요?
교감 : 안보입니다. 시험원안 A4 너무 작아요!! 글씨가 안보여 결재를 못하시겠답니다. B4, B4로 통일해주세요.
학생부장 : 핸드폰 안됩니다.
교감 : 종치고 화장실 좀 가지 마세요
학생부장 : 용의복장 통일해주세요
교감 : B4로 통일하세요
학생부장 : 지도 철저
교감 : 복무 철저!
학주, 교감 : 아시겠습니까?
교감 : (안색이 바뀌면서 느글맞게) 저, 그리고 선생님들~~ 교장선생님께서 여러 선생님들이 그동안 열심히 교육활동을 하시는데 제대로 뒷받침도 못해주셔서 죄송하시다고 뭔가 여러분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고민하시다가 이번에 우리 학교가 시조로 만드는 아름다운 학교 선도학교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요즘 감성이 너무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교사가 떨어져 죽어 교장이 목매달아 죽어~~ 이거 아주 교육이 개판입니다. 이런 시국에 우리 아이들이 아름다운 현대 시조를 읊으면서 감성이 풍요로워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면 교사로서 당연히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번씩 불만섞인 시선을 던지던 교사들 발끈하여 김영희는 교무수첩을 탁 치고 스탑, 성선생은 바닥을 팍 차고, 카리스마는 뛰어 올라가 스탑! 교감과 학생부장 놀라서 세 사람을 쳐다본다. 일순 정적.
교감 : 다들 동요하지 마세요. 이거이거 교장 교감이 점수 때문에 신청한 거 아닙니다. 다 교육을 위해서! 수고하시는 여러 선생님들을 위해서 결정한 것이니 잘 따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시간관계상 이상!!
학주 : 그럼 오늘 직원회의는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교감 : (썬글라스, 귀마개 벗고 나가려다) 아, 그리고 공지사항 하나 있습니다. 오늘 오후 3시 반에 멀티미디어실에서 학부모님들이 선생님들 수고하신다고 음식을 조금 마련하셨다고 합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하셔서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어우러지는 좋은 시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교감 퇴장하고 학생부장도 결재판 들고 따라 나간다.
김영희 : (목소릴 높여) 아니 우리가 그지야?
카리스마 : 차라리 돈만 주고 가지 왜 같이 밥을 먹자는거야? 나 원 참 드러워서...
성선생 : 김선생님 가실 거에요?
김영희 : 난, 호호거리는 아줌마도 싫고, 자기 새끼 자랑도 듣기 싫고. 근데 자긴?
성선생 : 전 원래 안가잖아요.
김영희 : 그래, 나도 안 가! 절대 안 가!!
카리스마 : 지나번 회식 때 노래방 가서 콘서트 한 건 누구였더라...
김영희 : 술 때문에...
카리스마 퇴장. 배달원 등장.
배달원 : (떡상자 들고 들어오며) : 2학년 9반 담임선생님이 누구세요?
김영희 : (쫓아오며) 뭐야?
배달원 : (의자에 올려놓고) 많은 이용 바랍니다. (찌라시 명함 주고 나감)
성선생 : 오늘 왠일이래요 떡이 다 오고..
김영희 : (상자 풀고 두 사람 얼굴 들면) 음... 맛있겠다.
근데 자기 봉사활동 고쳐서 결재 낼거야?
성선생 : 제가 그걸 고쳐야 되요?
김영희 : 아니 그럼 마음대로 하든가
성선생 : 담임이 그런 것도 마음대로 못줘요?
김영희 : 아니 그래도 교감말에도 일리가 있쟎아? 엄마가 애 청소시켰다고 봉사시간 주나?
성 : 우리반 폐휴지 정리하는 환경부장이랑 멀티담당애도 봉사시간 주는데 화장실 청소는 왜 주면 안돼요? 그걸 누가 결정해요?
김 : 아니 그건 학년초에 부장이랑 교장이 다 결재해서 그런거지
성 : 그럼 부장이나 교장은 주면 되고 담임은 못준다 이거에요?
김 : 아니... 그럼 자기가 고치기 뭐하니까 도서실 샘한테 부탁해서 서고정리 도와줬다고 그러고 야메로 해달라고 해
분회장 등장.
분회장 : 우리 반 떡오기로 했는데 안왔어요?
김영희 : 아니 뭐가 왔나 하고..
성선생 : 배가 고파서요...
분회장 : 근데 오늘 직원회의 무슨 얘기 했어요?
김영희 : 아무 때나 오줌 싸지 말래. 그리고 B4로 하래..
성선생 : 교장선생님이 선도학굔가 뭔가 신청했대요
분회장 : 뭐? 선도학교? 누구맘대로? 그건 전 교직원의 동의를 얻어야 신청하는 건데?
김영희 ; 그러니까 진작 좀 오지. 자기가 있어서 “이의 있습니다” 이랬어야 되는 건데...
분회장 : 그럼 아무도 말 안했단 거에요?
김영희 : 알쟎아 난 마이크만 잡으면 가슴이 벌렁벌렁 거리는 거...
분회장 : 이젠 아주 제 멋대로네? 그래 교사 의견 같은 건 듣지도 않겠다?
카리스마 씩씩거리며 등장.
카리스마 : 어디다 눈을 똥그랗게 뜨고 대들어 대들길?
김영희 : 자기 왜그래?
카리스마 : 아침부터 재수없게....행정실이랑 한 판 하느라구......(김, 한판?) 어디서 눈 똥그랗게 뜨고 대들어, 대들기를. (김, 똥그랗게?) 아 글쎄 학급비 돈으루 못 준다는 거야. 쓸때마다 물품요구서 결재 받으래잖아. (김,결재? 성, 쓸때마다?) 십만원두 안되는거 누가 뗴먹을까봐. 아주 의심스런 눈으로 쳐다보더라구. 눈깔을 확...
김영희 : 어머어머, 기가 막혀. 지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성선생 : 맞아요, 우리 학교는 교감 교장보다 행정실이 더 높다니깐요. (김, 맞아 맞아) 학교 돈이 뭐 자기 돈인가 유세는...
분회장 : 교장이 우릴 우습게 아니까 행정실도 그러는 거라구요
카리스마 : 두고 봐. 이번에 아주 아작을 내던지 해야지
김영희 : 혼줄 좀 내주라. 십팔!~잔이나 내가 커피 탔잖아.
성선생 : 사환은 뭐하구요?
김영희 : ‘저는 그런 일 하라고 고용된 사람이 아닙니다’ 이러더라니까.
성선생 : 너무 한 거 아니에요?
분회장 : 제가 교장실은 책임지고 맡을께요
성선생 : 저희가 밀어드릴께요
김영희 : 나도 협조할 께
분회장 : (카리스마를 보며) 박선생도 협조 할 거지?
카리스마 : 그럼... 그리고 행정실도 손봐야 돼
성선생 : 선생님은 교장실
김영희 : 자긴 행정실
카리스마 : 아작을 내자고 아작!!
김영희 성선생 분회장: 아~작!! 암전
3. 화장실
불이 켜지면 약간 어두운 불빛. 단이 세워져 소변기처럼 되어 있고 그 위에 구호가 일렬로 붙여져 있다. “남자들이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한발만 앞으로가면 세상이 아름다워집니다” 카리스마와 원로는 들어와 오줌을 싸고 나간다.
카리스마 : 힘드시죠?
원로 : 괜찮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지요...
아이들 청소하러 들어온다. 선영인 솔들고 희남인 대걸레 들고...
희남 : 욘나 짱나 맨날 점심시간마다 이게 뭐냐...
선영 : 그래도 점심시간에 하면 집에도 빨리가고 봉사활동 안해도 되쟎아
희남 : (닦다가) 뭐야 조준도 제대로 못하냐? 오줌 흘린 거 봐 야 닦아 (선영 열심히 닦는다)
희남 : (대변기 들여다보더니) 시발 똥이야.... 아우 쏠려... 야 이거 어떡해?
선영이 가서 물을 여러번 내린다.
선영 : 안내려가..
희남 : (들여다보고) 시발 뭔 똥이 돌덩이야 뭘 먹고 싸면 내려가지도 않냐?
선영 : 도대체 누구야
희남 : 할렐루야 똥인가 보다 똥이 지 안내려가게 해달라고 기도하나보다
선영 : 성질드러운게 카리스마꺼 아닌가?
희남 : 시발... 안내려가...
4. <성선생 사회 수업>
학생 3명과 교사 배치.
수업 종 치면 조명 인.
성선생 : 오늘은 프랑스 혁명에 대해 배울 차례지? 나눠준 프린트 앞쪽부터 보자(아이들 돌아보고 희남이 없지만 그냥 수업진행한다.) 프랑스 혁명의 기본 정신을 표현한 것은 인권 선언문이야. 이건 신분이나 계급을 넘어서 모든 인간이 하늘이 주신 권리를 갖고 있다는 거지. 프랑스 혁명 당시엔 귀족들은 많은 특권을 누린 반면, 평민들은 국가의 재정을 부담하면서도 정치 참여에선 빠져 있었지
선영 : 어? (손톱띁다가 손가락 들어올리며)피나요..
희남 : 제가 양호실에 데리고 다녀 오겠습니다.
성선생 : 앉어 자, 프랑스혁명의 결정적인 계기는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이야
희남 : 습격? 주유소 습격사건? 야, 니들 유오성이 불지르는거 봤냐... 진짜 멋있는데.. (아이들 킬킬거리고 성선생은 애써 무시한다)
선영: 맞어, 정말로 멋있어.. 선생님, 프랑스사람들도 불질렀어요.. 뭘로 습격했어요?
성선생 : 일반 평민들이나 농민들이었으니까 농기구 같은 걸 들고 했겠지
희남 : 농기구요? 욘나 쪽팔려...총 없어요? 총? 한 방이면 그냥....
성선생 : 박희남!
희남 ; 없으면 말구요. (아이들도 키득키득)
성선생 : 야! 니들은 .... (자리 이동) 천대받던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자유를 따낸 게 장난이니? 세금만 엄청나게 걷어가던는 정부에 대항해서 목숨 걸고 싸운게 장난처럼 보여? 니들이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서 얻은 건지 알기나 해? (아이들이 웅성. 핸드폰 장난) 야, 집어넣어 (자리이동) 니들 수학 선생님반으로 갈래? (아이들 제자리 바른자세) 니들처럼 무서운 사람 앞에선 벌벌 기고 만만한 사람 앞에선 깝치고 하면 프랑스혁명같은 사건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거야.
성선생 : 자, 프린트 봐라. 자, 이건 외워야 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권리들이다. 다같이. 제1조 모든 인간은 기본적인 생존의 권리가 있다. 생존권.
아이들 : (큰소리로) 생존권
성선생 : 제 2조 모든 인간은 자유롭게 행동 할 권리가 있다. 자유권
아이들 : 자유권.
성선생 : 제3조 모든 인간은 자기가 속한 집단과 사회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참정권
아이들 : (대충) 참정권
성선생 : 4조
주현 : (필이 꽂히는 듯) 선생님! 학교 규칙은 누가 정하는 거에요?
성선생 : 어? 그야 당연히 학생들의 뜻과 교사, 학부모의 뜻이 합쳐져서..
주현 : 학생의 생각이 규칙에 들어가야 하는 거네요?
성선생 : 그럼... 너희들도 다같이 학교의 주인인데..
주현 : 머리 묶고 15cm는 우리 생각 아닌데요
선영 : 맞아! 머리 길르면 왜 안돼요?
희남 : 염색은 왜 안돼요?
주현 : 내머리도 내맘대로 못해요?
선영 : 우리 맘대로 할 수 있는게 뭐에요?
희남 : 하나도 없쟎아요
성선생 : 그래도 규정이니까 바꾸기 전까진 지켜야지.
주현 : 그럼 규정을 바꾸면 되네요?
선영 : 맞아 머리 묶고 15cm는 되고 16cm는 안된다는게 말이 돼요?
희남 : 짧으면 공부 잘해요? 그럼 밀어, 빡~~~(선영이 머리를 미는 시늉)
선영 : 으윽~~
주현 : 어떻게 바꾸면 돼요? 교장실 가서 말해요?
선영 : 교장실?
(희남이 선영뒤에 업히고, 두발자유를 외친다.)
아이들 : 두발자유, 두발자유.....
성선생 :야, 앉어
아이들 : (앉아서 두발자유)
성선생 : 야야...(애들을 진정시킨다.) 그렇게 감정적으로 하면 될 일도 안돼지. 일이란게 절차가 있는데 ...
희남 : 절차? 에이 복잡하다(아이들 자리에 앉는다)
주현 : 그럼 어떻게 해요?
성선생 : 먼저 아이들이 원하는 바를 알아야 하니까 설문지를 만들어서 설문조사를 한다음에, 그 결과를 통계를 내고, 선생님들, 부모님들에게 의견을 묻고 규정을 바꾸는 회의를 열어 결정하는 거지.
주현 :(열심히 적다가) 그러니까 가능하다는 말이죠?
성선생 : 그럼
선영 : 선생님, 저 화장실 청소 한거 봉사 8시간 언제 주실거에요? 나 그거만 받으면 봉사활동 끝난다
성선생 : 어 그게 ,.. 교장선생님이 결재를 안해 주셔서 힘들거 같거든..
선영 : 선생님이 약속하셨잖아요
성 : 내가 잘 몰랐는데 그게 3월부터 결재를 냈어야 할 일이래... 다른 방법 뭐 없을까?
애 : 그럼 선생님땜에 우리가 헛고생했단 말예요? 어떻게 보상하실거에요?
성 : 보상? 뭘로 보상하라는 거야?
애 : 그건 선생님이 알아서 해주셔야죠. 책임지고 보상해주세요
희남 : 우리가 교장실로 갈까요?
성선생 : 아니 그러면 안되고
주현 : 잘못된 건 바꿔야 하는 거라면서요
선영 : 일년내내 얼마나 열심히 청소했는데요...
주현 : 맞아요, 선영이 실내화 젖어가며 진짜 열심히 했어요
희남 : 구라만 까고...
선영 : 어떻게 보상하실 거예요?
성선생 : 보상 ? 니들 어쩜 그럴수가 있어?
선영 : 이제와서 8시간을 어디서 채워요..
희남 : 못준대잖아,,, 가자
성선생 : 가긴 어딜가?
희남 : 지각 하나도 안하면 샘이 청소한다면서요? 오늘 샘이 청소하세요
선영 : 저도 이제 화장실 청소 안 할 거에요!
성선생 : 야, 그렇다고 청소를 안해?
(아이들 모두 퇴장)
성선생 : 미치겠네... (씩씩거리며 청소. 의자에 앉아 있다가 껌 발견)
성선생 : (껌 떼며) 애들 바닥에 껌 뱉은 것 좀 봐, 시커멓네... 언제 뱉은거야.. 잘 떨어지지도 않네...
성선생 씩씩거리며 껌 떼는데
암전.
5. 영어학원
영어 선생님 단 위로 등장 혹은 스크린막뒤에 그림자효과.
코러스가 곰 인형 가져와 의자 위에 놓고 자기 위치로 간다.
영어 선생님 : (관객을 향해) Hello everyone. Welcome to FEC KOREA. Freedom English Company....everyone must use only English. ENGLISH ONLY, understand?!!! If you want to go to the bathroom, if you are sick, if you are hungry, if you are thirsty...(불라불라) Whenever... Tell me English.
If you use Korean, you can't get anything.
NEVER, NEVER!! Do you understand?
영어선생님 : oh, 주현? What is problem?
영어 선생님 : Tell me english~ Do you wantto go to the toillet?
영어 선생님 : Are you sick? Listen to me,, my girl. If you use Korean, you can't get what you want.
영어 선생님 : NEVER, NEVER!!
영어 선생님 : (발악하며) Only english!!!!!! Do you understand?
아이는 비틀면서 미적거리고 화장실을 되뇌다가 마침내 소리 지르고 만다
주현 : 으앙~~ (서서히 암전)
6. <주현이 침실>
주현 설문지를 작성하다가 잠이 든다. 꿉꿉한 기분이 들어 잠결에 이불을 확인해보니 역시나.. 에라 모르겠다 다시 엎어진다.
엄마 : 주현아! (불 확들어오면) 서주현!! 너 안 일어나? 지금 몇 신줄이나 알아? (주현 이불을 뒤집어쓴다. “엄마 2분만”주현에게 다가와) 얘가 지금 제 정신이야? 일어나!! 7시야 7시!! 너 또 지각할래? 허구헌날 지각하면서 무슨 공부를 해? 지각하면 점수 깎인대매? 안 그래도 점수 형편없는 애가 이래갖고 대학 가겠냐? 요즘 대학 못 나와봐라 어디 사람대접이나 받나? 니 아빠가 선생인데 대학은 들어가야할 거 아냐?
(못일어나고 비비적대던 주현이 대학이란 말에 벌떡 눈감고 일어나 앉았다. 졸다가 얼핏 정신을 차려 머리맡의 설문지를 후다닥 보조가방에 집어넣고 이불을 둘둘 말아 한쪽에 밀어놓고 화장실로 이동)
엄마 : 주현아 너 그거 뭐야?
주현 : 아무 것도 아니야
엄마 ; 설문지? 이거 학교에서 하라는 거야?
주현 : 아니...
엄마 : 너 설마... 너 이거 니가 만든 거 아니지?
주현 : 아니... 사회숙제야 모둠별로 설문지통계내서 발표하는 거야
엄마 : 숙제야? 별걸다 하래내. 진도나 나가지...
엄마 : (요실금 팬티를 보조가방에 넣어주며) 너 머리감지? 머리감는 시간에 밥 먹겠다.
주현 : (안에서) 엄마...나 변비야.
주현엄마 : 어이그 변비였다 설사였다 진작 약을 먹지. 빨랑 안 나와!
주현 교복을 입고 나와 젖은 머리를 묶느라 바쁘다.
주현 : 15cm 15cm.... 어휴 난 몰라...
엄마 : 허구헌난 왠 난리야 간수도 못하면 뎅강 잘라버리던가...(허둥지둥 보조가방만 들고 나가려함) 야!! 가방 가져가야지? (주현에게 다가가 주면 들고 나감). 빨리 뛰어! 서주현 화이팅!!! .... 나중에 뭐가 될라고 저러는지...
주현엄마 : 어디보자...(관리비 계산) 아니? 이번엔 왠 공공비가 이렇게 많이 나왔어? 엘리베이터사용료 *만원. 오물수거비 *만원...안되겠네. (컴퓨터에 앉아) 관리소장님께, 102동 대표 ***입니다. 이번달 공공비가 지나치게 책정이 된 듯 합니다. 아파트 관리를 이런 식으로 하시면 안되죠~ 다음 달에 감사를 할 예정이니.... (따르릉 소리에 놀라 화들짝) 여보세요?
소리 : 안녕하세요, 어머님. 이주현 학생 집이죠?
주현엄마 : 그런데요..
소리 : 어머니신가요? 주현 학생 상위권인가요?
주현엄마 : 그건 아니고 중간 정도...
소리 : 어휴 고1인데 늦어두 한참 늦었네.. 대치동 엘리트학원 진학컨설팅팀장 ***입니다. 저희는 서울대 나온 전문 강사 그룹으로 구성되있는데 단가는 조금 비싸도.. 투자해서 자녀 교육이 제대로 되...
주현엄마 : 아...예....나중에 전화 드릴께요... (전화를 끊는다) 누구 염장 지를 일 있나...돈이 있어야 하지 돈이!!! (따르릉) 여보세요?
소리 : 거기 강남 성심 병원인가요?
주현엄마 : 아닌데요. (내려놓으며 혼잣말로) 아후 짜증나...
소리 : (악쓰며) 아니면 아니었지 사람 말 왜 무시해? 야 거기 어디야? 너 죽을래? 어디야? 나 간다! 야! 야! 야! 이 씨발년아~~~
주현 엄마 : (어이가 없어서 전화기를 끊으며) 어휴~ 어? (성적표 봉투 뜯고) 문법 67 영작 50 회화 64.5 어휴 기집애.. 특강 보내놨더니 공부를 한거야 만 거야...이걸 과욀 붙여? 오십은 될 텐데.. (과목을 따져 보더니) 이번달에 마이너스가 얼만데... (이불 개다가 냄새 맡고는) 또 쌌네 (둘둘 말면서 가지고 나간다)
이불 말아서 퇴장.
7. 원로수업+쉬는시간
주현과 선영 아침등교.
선영 : 담임이 청소 잘했는데?
주현 : 맨날 담임이 하면 좋겠다 야 근데 너 어제 어디 갔었어?
선영 : 왜?
주현 : 어제 버디에서 얼마나 중요한 얘기 했는데...
선영 : (꽃삔 꽂으며) 왜? 무슨 얘기?
주현 : 이리와봐... 이거봐 짠....
선영 : 두발 설문지? 와 너 정말 했구나...
주현 : 괜찮아?
선영 : 근데 몇 명한테 한거야?
주현 : 49명..
선영 : 그거 갖고 되겠어?
희남 들어와서 의자 없는 걸 보고
희남 : 야! (선영 희남 의자 갖다 놓음) 잘 해라
주현 : 희남아 이거 두발에 관한 설문진데 하나 해주라
희남 : 두발? 그럼 이런 거 넣었냐? 두발 길이 자유! 귀 뚫어! 허리 잘록! 치마길이 쇼트! 스타킹은 살 색 웁스! (선영 따라하고 희남인 설문지 떨어뜨린다)
원로 교사는 빗자루를 교탁 안에다 넣어놓는다.
조선생 : (빗자루로 교탁을 치며) 이놈의 씨끼들... 앉아!! 앉아 이놈의 씨끼... (아이들 주섬주섬 앉는다) 자 책 펴고 오늘 어디 할 차례지? 78 쪽 펴라... (교탁치면서) 책 펴라고 했다.. 보자... 웃어른에 대한 예절..
아이들 한명씩 일어나 한마디씩.
선영 : 샘~~ 저 열심히 했는데 제 태도점수가 7점이에요?
주현 : 뒷반애들은 거의 다 만점 나왔다는데 왜 우리반은 점수 안줘요?
희남 : 진짜.. 저희 대학 못가면 샘이 책임지실거에요?
선영 : 수행평가에서 깎으시면 어떡해요?
주현 : 시험도 안 배운 거에서 막 나오는데...
희남 : 만점 줘요...
아이들 : (주먹 들고 일어나) 만점! 만점! 만점!
조선생 : (애들이 말하는 동안 수행평가 점수종이를 보고 있다가) 알았어. 이쒸끼들... 앞으로 열쉼히 해야돼 알았지? 씨끼들?
아이들 아싸~~
원로가 전단지를 준다.
원로 : (전단지 나눠준다) 받아 씨끼야 하나님 말씀이다. 은혜받아야지
선영 : 저 교회 안다녀요(전단지 떨어뜨린다, 희남이도 버린다. 원로가 줍는다. 설문지도 같이 줍는다)
원로 : 받어 씨끼야
선영 : 싫어요... 아 짜증나
원로 : 뭐이 씨끼야? (때린다)
선영 : 아! 때렸어요? 쵸코파이 줘요
희남 : 교장실 가자
원로 당황스러워하다가 쵸코파이 던진다
원로 : 먹이 이씨끼야
아이들 달려든다.
주현 : 오늘은 초코파이네. 9반은 피자빵 줬다는데...(주머니에 넣음)
희남 : 할레루야 돈 없나 보다.....
선영 : (뒤늦게 와서) 난 2개!
희남 : 야, 내놔.
선영 : 야~~~
희남 : 내 놓으라고. (마지못해 내놓으면 받아서 옆으로 가서 먹는다)
시무룩한 선영, 주현이 데리고 가서 의자에 앉아 쵸코파이 먹는다
희남인 핸폰으로 자기 사진 찍으며 춤춘다.
카리스마 조용히 등장. 아이들 놀라 정지.
희남이 핸드폰 놀이하다 걸린다
카리스마 : 야 갖고와 공부하는 놈들이 무슨 핸드폰이야? 어쭈 카메라폰? 니가 효리냐? 효리야? 효리는 돼도 넌 평생 가야 안돼!! 졸업할 때까지. (선영 웃는다. 카리스마 지나가다 선영이 꽃삔 뺏어간다. 퇴장)
희남 : 이 씨발년아 웃어? 웃어? 왜 좋냐? 내가 핸드폰 뺏기니가 좋냐고... 그게 얼마짜린줄 알어? 50만원자리 새삥이란 말이야 (말하면서 마구 때린다. 선영 쓰러진다. 희남 나간다)
선영 울면서 일어나 나가고 주현은 자리에 앉는다. 말이 목까지 차오른다. 치마를 잡고 비튼다.
8. <조퇴 + 뒷통수>
성선생 등장하여 출석부 정리. 주현 나와서 망설이며 눈치.
주현 : 선생님... 선영이가 많이 아파요.
성선생 : (출석부 계속 정리하며) 응? 왜? 어디가?
주현 : ....배가 아프대요...너무 아파서 앉아 있기도 힘들대요...
성선생 : (주현 보며)생리통이래?
주현 : 네....
성선생 : 그래 그럼 집에 가서 잘 쉬라구 해
주현 : 네 (주현 퇴장)
교감, 김영희 등장.
교감 김영희한테 쉬쉬하면서 자리로 가라하고 카리스마에 접근. 우스꽝스런 스텝으로 카리스마에 다가간다 007작전으로...(썬글라스, 007가방)
교감 : 박선생... 내가 솔직히 박선생 한테 미안해... 아 솔직히 박선생만큼 학생지도하는 사람이 어디있나? 박선생이 생활지도를 그렇게 열심히 해주니까 3학년 애들이 그 정도지...
카리스마 :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 뭘
교감 : 그래서 말인데.... 이번 선도학교껀 말이야... 아 박선생처럼 학생지도 확실한 사람이 이런 일을 맡아 줘야지.. 점수도 받고 인정도 받고 말이지... 능력있는 삶이 이렇게 썩으면 안되지...이번 선도학교는 박선생이 딱이야.... 안그래?
카리스마 : 애들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긴 한데...
교감 : 이제 박선생도 나이도 있고 하니 계속 이렇게 지낼 순 없쟎아 교감도 하고 교장도 해야지. 박선생만큼 이 일 해낼 사람이 어디 있나?
카리스마 : 학교사정이 그렇다면 미력하나마 제 힘이라도 보태야죠..
교감 : 그렇지 그렇지..
카리스마 찍는다.
교감 : 그래 수고해.. (성선생 에게 다가간다 007가방에서 모찌떡 꺼낸다. 썬글라스 빼들고)
교감 : 성선생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는데.. 선도학교 껀 말이야
성선생 : 다같이 안찍기로 했는데요?
교감 : 아니 무슨 빨갱이들이야? 뒤에서 공모를 하게? 성선생... 다 찍었어 자 요기..
분회장 : 아니 교감선생님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뒤에서 치사하게 이러실 거에요?
교감 : 이 사람이 어디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대드나?
분회장 : 교장선생님하고 아주 작당을 하시네요
교감 : 아니 이 선생! 이선생이 안하면 그만이지. 왜 다른 사람까지 못하게 들쑤시나?
분회장 : 이러시는거 아닙니다. 사람이 이러시면 안되죠
교감 : 아니 이사람 이거 아까 교장실에서도 그러더니 당신 아주 시어머니한테도 대들 사람일세? 요즘 젊은 사람들 아주 위아래도 없어 (퇴장)
분회장 : (성선생한테) 자기도 찍었어? 다들 협조한다매요
카리스마, 김영희 나간다
분회장 : 그래 가라가 내가 바보지 다시는 선생님들 안믿는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나 다신 안믿어 (퇴장하려는데 성선생 잡자 뿌리치고 나간다)
암전.
9. 카리스마 아자봉
카리스마가 앞장서고 뒤에 여자애들이 세명 따라간다. 카리스마가 가리키는 곳에 달려들어 껌칼로 뗀다. 구호도 외친다. “우리는 아자봉” “아름다운 자언봉사” “우리는 아자봉” “아름다운 자원봉사” 한명이 껌칼을 떨어뜨린다. 일순 정적. 카리스마의 주목. 풀린다. 한숨쉬며 따라간다.
10. 엄마들 찜질방
빨간 불이 켜지면 한 쪽에서 엄마들이 주현엄마를 밀며 들어온다.
학부모회장 : (손부채질하며) 오늘 고생 많았어요. 주현엄마가 와줘서 한결 빨리 끝났네. 사람이 이름만 올려놓고 왜 한 번도 안 나와. 오늘 이렇게 오니까 얼마나 좋아. 이따가 교장 교감이랑 선생들이랑 저녁 먹을건데 자기두 들구 가, 응?
주현엄마 : (조심스럽게 대답하며 앉는다) 예? .. 예..
학부모회장 : (누으며) 에구구 일단 몸 좀 지지자.... 어이구 하루종일 돼질 삶았더니 온 몸에 돼지 냄새가 뱄네. 아이구 좋다 근데 우리반 선생은 오려나....성희 엄마, 오늘 누구누구 온대?(자리에 퍼질러 앉아 다리풀기 싱글즈처럼 한다. 잘 안된다.)
성희엄마 : 말을 안해주데....사실 우리야, 애 맡고 있는 교과 선생님들 뵙고 얘기도 하고 그러고 싶은 거지, 뭐 몇몇 선생하고만 식사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 우리가 미쳤다고 전 부치고 이 난린가? (따라 누우며) 이따가 성희 영어 선생님 좀 봐야 되는데...이번 말하기 점수가 영 형편없데... (주현 엄마 싱글즈처럼 너무 잘한다 대조적으로)
학부모회장 : 몇 명이나 올 건지 미리 말해주면 좀 좋아...맨날 말로는 많이 마련하지 말라고 하면서 어중이떠중이 와서 다 먹구.... 어유 우리 담임 거 미리 챙겨놔야 겠다 (일어나 앉으며) 근데 옆 학교는 이달부터 1학년두 야자 11시까지 한다던데 우리도 교장한테 말해볼까??
주현엄마 : 애들 안그래도 새벽부터 일어나서 학교가는데 야자를 11시까지 하면 애들이 기계도 아니고 언제 쉬어요?
성희엄마 : 야자 그거 애들만 버린다니까....학교서 뭘 공불해....
학부모회장 : 주현이 공부 웬만큼 하나 보네. 어유 여유있어 좋겠다.
성희엄마 : 주현이 아빠 선생님이라더니 비법 있는 거 아니야? 주현인 어디 보내?
주현엄마 : 그냥...(얼버무리며)
성희 엄마 : 그럼 과외시켜? 얼마짜리야?
주현엄마 : (다소 기죽어서) 아니 뭐....작은 학원 다니는데......지가 좋다구두 하구....
학부모 회장 : 우리 애는 공부를 못 해서 학교 올 때마다 챙피해 죽겠어. 학부모회장 맡았으니까 어쩔 수 없이 철판깔고 오는 거지. (은근슬쩍) 성희엄마, 요즘에 성희 어느 학원 보내?
성희엄마 : (우쭐하며) 지가 열심히 하니까... 강남 퍼팩트 학원!거긴 시험 보는데... 실력이 되려나?
학부모회장 : 우리 학교도 애들 좀 그렇게 관리해주면 좀 좋아? 그리구 애들 머리는 왜 그렇게 길대? 귀신 산발은 해가지고 뭔 공부를 하겠다고...아침마다 내가 미쳐요 미쳐.
주현 엄마 : 옆 학교는 공부에 방해된다고 무조건 귀밑 5cm라는데.....
성희엄마: 근데 우리 성희가 그러는데 요새 애들끼리 두발자유화한다고 설문지 걷고 그런다던데.. 들었어요?
학부모회장 : 세상이 하도 목소리들을 높여대니까 애들까지 뭣도 모르면서 들고 일어나네 지들이 뭘 안다고... 한창 공부할 나이에 무슨 두발 자유야? 교복에다 머릴 귀신깡깽이처럼 해갖고 어떻게 공불 한다는 거야?
주현엄마 :그래도 애들이 그런 생각도 다 하고 기특하쟎아요...
성희엄마 :기특하긴.. 주현엄마가 뭘 몰라도 한참 모르네... 애들이 머릴 길러가지고 공부가 되겠어요?
주현엄마 : 그건 아니죠. 저희 애도 아침마다 머리 땜에 얼마나 실갱인지 몰라요...
학부모회장 :우리도 옆학교처럼 뭔가 조치를 취해야죠
성희엄마 : 맞다 맞어. 아이고 우리 회장님...이번 운영위원회 가서 한 번 말해봐라.
학부모회장 : 아유 내가 말하면 학교 실정 모르는 소리라고 얼마나 면박을 주는데...
주현엄마 : 옆에 학교도 학부모위원들이 나서서 고친거라던데...
학부모회장 : 아유 뜨거워라 성희야 식혜 시원한 거 없나? (성희엄마 식혜 가지러 간다)
주현엄마 : (전화를 받으며) 네 관리 소장님. 아 예 시정하시기로 했어요? 네 잘 됐네요. 진작에 그렇게 좀 하시지.. 다음에도 이런 식으로 하시면 저희 부녀회에서도 가만 있지 않을 겁니다. 네... 그럼...
학부모회장, 성희엄마 : (같이 귀를 쫑긋이 듣고는) 아니 뭐야? 도대체 뭔데?
주현엄마 : (어깨에 조금 힘이 들어간다) 아니요... 아파트 관리실이 뭘 좀 잘못해서요 ... 부녀회에서 문제제길 했더니 고쳤네요.
학부모회장 : 자기 되게 세다. 저기 교사가 애 막 패고 그럼 어떡하면 돼? 우리 애한테 아까 전화 왔는데 도덕선생한테 맞아가지구 멍자국땜에 챙피하다고 발레학원도 못간다잖아.
성희엄마 : 어머 어머 또 팼대? 그 선생 왜 그러냐? 나이도 지긋하면서...그런 거 보면 정년도 좀 줄여야 돼...선생 밥그릇은 철밥그릇이야?
학부모회장 : 그래도 수행평가는 잘 주쟎아 거의 다 만점인데 뭐...
성희엄마 : 좋겠어 회장 딸이라고 체육도 만점 받고...
주현엄마 : 저...그런 건 교사들끼리 말하긴 그럴 거에요... 학부모들이 옆에서 말해줘야 학교도 들어주든가 하죠.. (나서며) 애 아빠한테 들으니까 딴 학교서는 학부모들이 항의해서 교장직권내신으로 전보발령 내버렸대요...
성희엄마 : 교장직권내신?
학부모회장 : 남편이 교사라 역시 다르네..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 돼? (서로 모여 귀 쫑긋)
주현엄마 : (신이나서) 먼저 1단계
엄마들 : 1단계?
주현엄마 : 담임선생님을 통해서 교사들로부터 항의하게 만든다. 일명 차도살인지계!! 남의 칼로 적을 죽이는 작전.
엄마들 : 차도살인지계?
주현엄마 : 2단계
엄마들 : 2단계...
주현엄마 : 정공법!
엄마들 : 정공법?
주현엄마 : 교장실에 무작정 들어눕기 ....이도 저도 안 될 땐..... 3단계!
엄마들 : 3단계?
주현엄마 : 교육청에 곧장 민원 올리기. 안면몰수!!
엄마들 : 안면몰수!!!
학부모회장 : 어머어머 주현엄마 넘 멋있다..
성희엄마 : 그럼 이제 1단계부터 하는거야?
학부모회장 : 그래 그래. 그럼 .... 역시 배운 거 많~은 주현엄마가 가서 항의 좀 해봐라.
성희엄마 : 그래, 그거 좋겠다. 그 선생 주현이네반도 들어온대매...
학부모회장 : 주현엄마, 이러고 있지 말고 얼른 옷 입어. 쇠뿔도 단김에 빼자구.
성희엄마 : 그래, 그래.
주현엄마 : 글쎄요....(못 이기는 척 일어나더니) ... 한 번 해볼까요?
엄마들 : 자기 너무 멋지다....
주현엄마 앞장서서 나가고 뒤따라 가던 엄마들 뒤돌면서
성희엄마 : 근데 진짜 학교 갈거야?
학부모회장 : 미쳤어? 가긴 어딜가? (다들 퇴장)
암전.
<장면11 : 잔인한 교무실>
원로전단지
성선생 열받은 맘 애써 누르며 등장, 희남이 가방맨 채 불량한 자세로 따라와 꿇어 앉는다
성선생 : 빨리와 (의자에 앉으며) 써.
희남 : 뭘요?
성선생 : 선영이 때린 거 쓰라고.
희남 : 무슨 소리예요? (기가 막히다는 듯 다리 떨며 느긋하다)
성선생 : 니가 선영이 때렸다며? 어디를 어떻게 얼마나 왜 때렸는지 쓰란 말야.
희남 : 누가 그래요? 내가 선영이 때렸다고 누가 그러냐구요? 있으면 데리고 와 봐요.
성선생 : (종이 뭉치 흔들며) 설문 조사에서 다 나왔어. 선생님이 다 알고 얘기하는데 자꾸 거짓말할래?
희남 : 봐요! 어디 봐요. (종이 뭉치에 손대려 하고, 성선생 다시 낚아채고..)
카리스마 : 너, 일루 와 봐. (쭈뼛거리고 가면) 이거 머리 봐, 이 새끼! (갈기고) 복장! (갈기고) 신발! (갈기고) 꿇어.
희남 : (착. 공손하게 무릎꿇고)
카리스마 : 너, 담임선생님한테 태도가 그게 뭐야, 이 섀꺄.. 너는 늬 집에서 그렇게 가르치던? (사이) 몇 대 팼어?
희남 : 두.. 두 대요.
카리스마 : 두대..(갈기고)
희남 : 다.. 다섯 대요. (울음섞어) 한.. 한.. 열 대 쯤... 잘못했어요
카리스마 : 어디를 어떻게 팼어?
희남 : 주.. 주먹으루 얼.. 얼굴... (손 비비며) 잘못했어요, 선생님.
카리스마 : (갈기고)
희남 : 버..발로 배.. 차고, 얼굴도.. 밟고... (싹싹 빌며)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선생님.
성선생 ; 야. 너 아까 나한테 한 대도 안팼대매 근데 뭐? 이걸 확~ (손이 확 올라가려는데 엄마 온 걸 본다)
주현엄마 : 저기..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주현이 엄마예요.
성선생 : (민망)아.. 예. 앉으십시오. (카리스마 음음 하더니 희남이 데리고 나간다)
주현엄마 : (힐끗 보며 표정이 굳었다)아까 그 분이 도덕 선생님이세요?
성선생 : 아뇨....수학 선생님인데 애가 다른 학생을 때려서요...
주현엄마 : 정말 폭력이 만연되어 있군요.....아직까지두 가슴이 뛰네요
성선생 : 무슨 일로 오셨는지....
주현엄마 : ..제가 찾아뵌 이유도....그 도덕선생님이라는 분 때문에..
성선생 : 아 예. 주현이가 말하던가요?
주현엄마 : 아~뇨. 우리 주현이가 그런 거 집에 말할 앤가요? 다른 엄마들이 다 난리예요. 이거 너무 심하신 것 아니예요? 아니 이유도 없이 애를 어떻게 빗자루로 등을 내리쳐요 더구나 여자애를요...
성선생 : (주현엄마 앉히며) 어머니 입장에서 얼마 속상하실지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선생님도 30년 넘게 교육철학을 갖고 해오신건데 ...
주현엄마; 우리 애들을 지켜줘야 하쟎아요...
주현이 설문지 가지고 들어오다가 엄마 보고 뒤돌아 나가려는데 카리스마와 부딪힘.
카리스마 : 야, 너 나한테 머리 걸린 놈 아냐 야 이 새끼야 내가 머리 어떻게 하라고 그랬어? 내가 댕강 잘라?
엄마 : 쟤 쟤가...
성선생 : 선생님, 여기...걔 주현이 어머님이세요
카리스마 : 아 예 그러세요.. (의기양양)
엄마 : 아니 선생님 제가 안 그래도 머리 좀 자르라고 제발 좀 자르라고 몇 번을 말했는지 몰라요... 공부한다는 애가 무슨 머릴 기르냐고... 아 그래도 저렇게 막무가내고.. 정말 요새 애들 말안들어요....
성선생 : (엄마 자리로 다시 데리고 와서) 학교에선 담임이 부모 같은 입장입니다. 다른 선생님한테 지적을 받으면 제 맘이 더 아프죠..
엄마 : 아니 그래도 그렇지 선생님이란 분이 그러시면 안되죠. 아니 다른 학교에서는 1년만에 오셨다면서요? 우리 학교도 뭔가 조치를 취해주셔야죠...그리구 애들이 그 분 수업은 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 하던데...
카리스마 : 아니, 이거뭐야? 두발자유를 위한 설문조사? (성선생과 엄마 카리스마 보고, 엄마 움찔, 성선생 카리스마에게 다가감) 이거 어떤 새끼들이야?건방지게 지들이 뭘 안다고 두발자유야 두발자유가.... 성선생! 이거 어떤 놈들 짓인지 알아?
성선생 : 글쎄요...(주현엄마와 눈마주침) 뭐, 수행평가 조별 숙제 같은거겠죠......
카리스마 : 아니 어떤 선생이 이런걸 숙제로 내줘? 이런놈들 다 짤라버려야 돼!
성선생 : 어머니, 주현이 외고 생각하시죠? 영어가 좀 부족하던데.. 두발 때문에 벌점도 상당하구요...
카리스마 : 학교가 맘에 안들면 학교 다니지 말라고 그래!
성선생 : 애들도 연로하신 분한테 얼마나 함부로 하는지요.. 그분도 애들이 하도 말을 안들으니까 그러셨을거에요...
주현 엄마, 고개를 숙이고 어쩔 줄 몰라한다.
주현엄마 : 아, 네.. 그럼요. 요새 애들이 다 그렇죠... 음음... 저 그럼 선생님만 믿고 갈께요.
성선생 : 예
엄마 : 저 이거..(음료수)
성선생 : 뭐 이런걸.... 잘 먹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주현엄마 : (오버) 우리 주현이가 선생님들처럼 좋은 분을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호호.. 그럼..
엄마 퇴장.
카리스마 : 도대체 자식 맡겼으면 찍소리 말고 있을것이지....(박카스 집으며)
수행평가 어느과목인지 알아?
성선생 : 몰라요...
카리스마 : 아까 그 학부모가 뭐래? 잘 끝냈어?
성선생 : 더 이상 문제 삼진 않을 것 같아요.
카리스마 : 어쨌건 잘 됐네. 시끄러워져봐. 좋을 거 하나도 없어.(박카스 하나 더 집어 간다)
성선생 : (출석부 내려 놓으며) 하지만 조선생님은 심해요. 팼으면 팼지 왜 먹을걸 사준대요.. 치사하게.
카리스마 : 애들도 치사하게 다 받아먹잖아.. (같이 음료수 마신다)
성선생 : 아니, 그리고 다른 학교에서는 1년만에 쫒겨 나셨나는데, 우리학교에서는 유임까지 하면, 7년이에요 7년..
카리스마 : 교장이 알아서 하겠지..
성선생 : ...그건 어떻게 됐어요? 행정실장 만났어요? 아작 낸대매요. 냈어요?
카리스마 : (민망)어? 아작은 무슨... 다음에 술 한 잔 같이 하기로 했어. 어차피 같이 근무할 건데 서로 껄끄러워봤자 나만 불편하고.. 좋은 게 좋은 거 아니야? (음료수 또 집어가려다가) (어깨너머로 보며) 어이구 아주 시커멓네 시커매. 출석분지 걸렌지... 쯧 쯧... 대단하다 대단해.. (자리로 돌아가며) 우리반은 깨끗해..내가 우리반 칠판 구석에다 써놨쟎아 걸리면 스무대!! 얄짤없어..
성선생 : (박카스 병 내려놓으며 의자 바꿔 앉는다).뽑기를 잘했나 보네요..
카리스마 : 근데 봉사활동 결재냈어.. 오늘 중으로 해야 할 걸... 교장이 출장간다던데.. 웬만하면 고치지 .....뭐, 학교에서 자존심 세울 일 있어... (퇴장)
성선생 : (결재판 열어 보고 탁 덮는다)
주현이 가슴에 종이를 안고 등장한다. 쭈뼛쭈뼛.
주현 : 선생님.. 저..
성선생 : 뭐? (돌아보고) 너, 엄마한테 맞았다고 말했니?
주현 : 아뇨.. 선생님 저 이거 설문진데요...
성선생 : 설문지? (정색하며) 아깐 못 봤다며? 희남이가 때리는거 못 봤다며! 왜 이제야 양심이 찔리든?
주현 : 아니.. 그게 아니고
성선생 : 그게 아님 뭐?! (일어서며) 너흰 담임을 그렇게 못 믿니? 어쩜 친구가 그렇게 맞는데도 누구 하나 말리지도 않고 이야기도 안해주고 ... 내가 니들 그렇게 가르쳤니? 치사한것들..(다시 앉는다)
주현 : 그게 아니고 이거 두발에 관한 설문진데요. 49명 중에 32명이 두발자유를 원한다고...
성선생 : 두발? 너 참 웃긴다. 친구가 얻어터질 땐 모른 척하고 못봤다고 하더니 니 머린 중요하디? 어? 니 머린 그렇게 중요해? 너 거짓말까지 했쟎아. 선영이 아픈거 생리통 때문이라며? 그래서 조퇴해야 된다며? 담임이 그렇게 만만해?
주현 : 선생님이 그러셨잖아요.. 저희도 학교의 주인이라고.. 학교일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성선생 : 그래서... 너 니가 한일을 생각해봐.. 주인? 참여? 양심이 있어야지. 양심도 없는데 무슨 권리? 가! (출석부 들여다보며) 오죽하면 담임이 지각하나도 안했다고 청소를 해줘 청소를... (숫자를 세며, 혼잣말처럼) 얜 도대체 몇 번이야? 셀 때마다 틀려 셀 때마다..
카리스마 : (커피잔들고 등장하다 주현일 보고) 야 ! 너 이리와 봐.
주현이 놀란 가슴을 안고 예... 다가간다.
카리스마 : 너 저기 세면대가서 컵 좀 닦아와라. 깨끗이 닦고 뜨거운 물 반만 정수기에서 담아와. 니들 가르치느라 목 아퍼 죽겠다 임마 (자리에 앉아서 쓰레기통을 꺼내 놓는다) 요새 교무실 청소당번들은 청소를 하는거야 마는거야? ( 박카스병을 던져 넣는다)
주현 조심조심 컵을 받아들고 세면대로 가서 물을 떠온다.
카리스마 : 이 쓰레기통도 좀 비워라.
주현 : 선생님 .. 병은.....
카리스마 : 어? .... 니가 알아서 분리해 임마. 수업시간에 안배웠어?(퇴장)
주현 : 네...(주현 쓰레기통 들고 나가다 설문지 종이도 확 던져 넣어 버린다)
사실대로 말한다고 선생님이 우릴 지켜주나요? 맞으면 저만 손해쟎아요
성선생 : 뭐? (멍...)
성선생 결재판들고 고민하다 지난서류를 찢는다. 그리고 휴지통에 버린다.
성선생 :(서류 작성하며 ) 날짜는 교장이오기 전으로 하고, 전산실 도우미.. 아냐 도서실 서고정리 도우미,, 이게 좋겠네...
암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