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치약이 좋은가? 많은 분들이 질문하는 내용입니다.
어떤 브랜드의 치약이 좋은가 궁금해 하지요.
소금으로 닦으면 과연 좋은지도 자주 묻습니다.
그러나 치과의사가 듣기에 이런 질문은 너무도 사소한 것이라서
웃습니다. 물론 특별한 치약을 사용해야 하는 분들이 가끔 있지만
일반적으로 특별히 좋은 치약은 없습니다.
매우 이상한 견해라고 생각되시나요?
치약은 약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치약은 절대 약이 아닙니다. 이런 말씀을 해주시면 약간 놀라면서
그래도 치약이 세제로서의 성분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치약 속의 세제성분으로 인하여 거품이 일어난다고 해서 치약이 세탁기에
넣는 세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짐작해서는 안됩니다. 그건 무시할 정도입니다.
극단적으로 저는 환자들에게 치약 없이 이를 닦아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정말입니다. 치의학계에서 가장 좋은 이 닦는 방법으로 알려진 바스법은 칫솔에
치약을 묻히지 않고 닦습니다. 물론 일반인들이 치약 없이 이를 닦는 일은 어렵습니다.
이 닦는 동안 입속이 너무 텁텁하게 느껴지고 또 치약의 거품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치약을 사용하여 이를 닦는 것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솔질’을 부실하게 하여도 치약
내의 세제성분이 이를 깨끗이 닦아주리라는 생각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를 부실하게 닦는 원인의 많은 책임이 치약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치약을 미워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의 스타들이 욕실에서 이를
닦는 장면을 보면 분노가 일어날 정도입니다. 칫솔에 치약을 묻혀서 입안에 잔뜩 거품을 만든
다음에 약 5초 후 입을 헹구어내기 때문입니다. 그건 이를 닦는 일이 아닙니다.
그 예쁜 여배우의 입 속이 얼마나 더러울 것인지 저는 능히 알고 있습니다.
제가 치약을 이토록 미워하고 경시하는 이유를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치약이 문제가 아니라 ‘솔질‘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치약의 역할은 너무도 미미하여 무시할 정도입니다.
치약 때문에 정작 중요한 ’솔질‘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너무도 등한시하는 일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편하게 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치약이 입안의 나쁜 세균을
몽땅 잡아내고 세탁기에 넣는 세제처럼 입안의 때를 말끔하게 닦아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그런 일은 보통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치약 성분 중 세제성분이 약간(2%미만) 들어있기는 하지만, 이런 세제성분의
거품작용이 치아를 닦아내는 일은 정말로 미미할 정도일 뿐입니다.
중요한 일은 ‘솔질’이라는 것이지요.
저는 치약을 묻는 환자들에게 대한민국에서 파는 가장 싼 치약을 사서 쓰시라고 권합니다.
그런 치약에도 복합불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불소가 포함되어 있는 치약이라면
어느 치약이라도 좋습니다. 다만 자기가 좋아하는 향을 지닌 치약을 사용하면 좋겠지요.
죽염치약의 효능도 임상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설사 약간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거의 무시할 정도입니다. 아마 여러분들이 절대 그 효과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소금으로 닦는 것은 어떠냐는 분들이 계십니다. 소금도 역시 치아건강에 좋은 역할을
한다는 임상적인 연구결과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점은 무슨 무슨 치약이냐
소금이냐가 아니라 철저한 ‘솔질’이라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과거에 이를 닦고 난 다음에 치면을 혀로 문질러보면 ‘뽀드득~’소리가 나는 치약을
광고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치약이 반드시 좋다고 볼 수 없습니다. 치약의 성분 중에는
세마제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입자의 크기가 커서 치아표면을 거칠게 갈아내기 때문입니다.
잇솔질에 의하여
치면세균막만 제거하면 되는 일이지 치아표면까지 갈아낼 필요는 없는 일이며,
따라서 이런 치약이 더욱 좋은 치약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요점은 이것입니다. 치약은 이를 잘 닦는 데에 있어서 철저히
보조적인 역할에 머뭅니다. 따라서 치약의 선택이 건강한 구강건강을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중요한 점은 치약의 선택에 관계없이 철저한
잇솔질이며, 따라서 정확한 잇솔질 방법을 익혀서 매일 매일 열심히 닦는 일입니다.
** 이빨 닦아주는 남자 中에서 **
첫댓글 아! 그렇군요. 저는 약국에서 치약없이 닦는 치솔을 사용해봤어요. 사용하면서도 괜찮을까 하는 노파심을 가졌었는데... 고민 끝~ 고맙습니다. 진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