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 유감
몇 년 전부터 초․중등학교 교사들이 무더기로 명예퇴직을 했다. 금년에는 일반직 공무원들이 명예퇴직을 대거 신청했다고 한다. 그것은 공무원연금법이 바뀔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한때 공무원들은 별로 인기가 없었다. 월급도 변변치 않고 진급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초․중등학교 교사들도 머리는 좋으나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을 나와서 일찍 교사가 되었다. 그들은 박봉으로 시작했지만 정년퇴직을 한 후 연금으로 노후가 보장되어 지금은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연금이 문제가 되었다. 퇴직한 공무원이 늘어나고 그들에게 지급할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된다는 것이다. 그 연금을 국민의 세금으로 퍼준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은 공무원이 아닌 입장에서 하는 소리다. 공무원은 다른 직종에 비하여 월급이 적다. 그리고 연금도 일시금으로 다른 회사 월급자 보다 많지 않다. 교육공무원으로 40여 년을 근무한 경우 일시금으로는 3억 정도 밖에 받지 못한다. 지금은 은행 금리가 낮아 정기예금을 하면 한 달에 몇 십만 원 밖에 받지 못한다. 장기 근무를 한 공무원에게라도 10억 원 이 넘는 돈을 일시금으로 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공무원 연금이 고갈되었다는 이야기도 이해하기 어렵다. 다달이 월급에서 또박또박 기여금을 낸다. 그것도 매년 월급이 오르는 비율로 올라간다. 기여금을 복리로 저축했다고 가정하면 큰 금액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기여금을 정치자금으로 이용하거나 더 늘린다고 증권투자를 해서 손해를 보고 공무원 탓으로 돌린 것이다.
마치 퇴직공무원들이 국민의 혈세나 축내는 거머리 취급을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이 나라의 작고 큰 살림을 도맡아 한 사람들이며, 국민들의 복리민복을 위하여 헌신하며 묵묵히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였다. 그들에게 퇴직 후 규정대로 연금을 주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연금은 국가와 개인의 약속이기도 하다. 공무원을 채용 할 때 주기로 약속을 했으면 주는 것이 맞다.
표를 얻기 위한 복지 정책으로 댓가 없이 지급되는 돈은 국민의 세금이 아니고 무엇인가. 공무원과 채용 때 한 약속을 어기기 위해 여론몰이를 한다. 마치 애연가들을 아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더니 급기야 담배값을 올린 것과 무엇이 다른가? 공무원연금도 여론 몰이로 마녀 사냥을 하여 약속을 어기고 법을 고친다면 공무원은 인기 없는 직업이 될 것이다. 자칫 나라의 앞날을 그르치는 결과가 올까 걱정이 된다.
* 참고 : 성낙수, 전 교원대 교수, 한국문학신문. 2015.4.15(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