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제가 평생 처음으로 경험해 보는
여러가지 사건들 속에서 많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언젠가 읽은 책에서 사람들은 어떤 일이 발생하면
항상 "왜"라는 질문을 하면서 이유를 찾기 때문에
더 복잡해 진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이유없이 일어나는 많은 인생의 사건들속에서
이유를 찾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알수없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하는 것이라 하더군요. 결론은 수수께끼인생ㅋㅋㅋ
제가 겪고 있는 이 감정을 해결하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책이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이는 책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해 많은 이해를 얻었고
제 감정에 대해서도 조금은 편안해 지기도 했어요.
아직도 인터넷이라는 공간앞에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기는 하지만 조금씩 글을 쓸 때마다
두려움도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아서 이렇게 계속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첫째를 낳았던 것이 90년대 후반이었어요.
제 기억에 그때 한창 천재와 영재를 구분하면서
"우리 아이 이렇게 하면 영재로 기를 수 있다"라는
류의 책들이 많이 나왔었지요.
태교를 통해서 자매들을 영재로 키운 미국 부부의
성공담이라든가하는 기사들도 많았구요.
저도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을 거의 소명처럼 생각했기 때문에
여러책을 외우다시피 하면서 태교도 아주 열심히 했었지요.
외국에서 아이들을 키워야 했고
인터넷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
오로지 양육관련책들을 때로는 원서로 읽으면서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읽을 수있는 한국어 책을
구할 수 없었던 특수한 상황때문에) 제 나름의 양육관을 세웠는 데
그것은 책,자연,스킨쉽 그리고 영성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무지막지하게 책을 읽어 줬던 것 같아요.
하루종일 책을 읽다보면 목이 쉴 정도였고
둘째가 태어나면서는 전업주부이면서도 밥먹을 시간이 없었다는 .......
얼마전에 2시간에 걸쳐서 썼다가 날라가 버린
"유치원에 가기 싫어요"라는 책 소개글에 잠깐 나오지만
참 바쁜 엄마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어느 순간부터 시들시들 내적인 힘이 없어 보이는
첫째를 보면서 내면에 고민이 많아졌지요.
내가 최선으로 희생해서 생후 만 3년만 헌신하면
평생이 자유로울거라는 글귀 때문에 그토록 열심히 키웠건만
이건 무슨현상이지?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남편도 양육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내려 준 진단은
너무 틀속에서 키우다 보니 자율성이 죽어버린 것 같다는 ,,,,
그래서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 어쩌면 지금 유기농육아라고
이름 붙여가고 있는 교육법으로의 교육이
(그 때는 그것에 이름은 없었으니 그냥 자율성과 상호존중
이라는 말을 했었어요)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도 유기농육아가 진행형으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들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쩌다 보니 유치원서부터 고 3까지
다양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습니다.
그만큼 만나는 사연들도 부모님들도 많은 데
어떤 공통점같은 것이 뭐냐면 어려서 똑똑하다고
다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아니고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이
다 똑똑한 아이들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부모님들이 좋은 환경속에서 키운
똑똑한 아이라하더라도 그 아이속에 내적인 힘이(자생력)
없는 아이들은 스스로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아이들을
당해내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정말 교육에는 왕도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이한명 한명이 너무나도 고유하고 독창적이기 때문이지요.
그나마 왕도가 있다면 사랑과 신뢰, 인내라고 할까요.
사랑과 신뢰를 받는 아이들, 부모님들이 기다려 주는 아이들은
현재가 어떻든 결국에는 소기의 목적을 이루어 내는 것을 봤습니다.
지금 제 아이들은 이미 초등학생들이라
또 다른 도전과 고민이 있지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이 늘 저보고 너무 헐렁하게 아이를 키운다고
이제는 성적에 신경좀 써야 한다고 조언해 주십니다.
제가 있는 지역에서는 초등학교때 적어도 반에서
5등 정도는 해야 이 지역대학에 원서를 넣을 수 있다는
통계를 보여주시면서 이전에는 시험 기간에만 바짝 공부하면 됐고
고 3때 해도 열심히만 하면 따라잡을 수있는 여력이 됐지만
지금은 그렇지않다는 것도 통계를 통해서 보여주시더군요.
그런 통계앞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강심장은 없겠지만 늘 남편이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지금 꼴등이 영원히 꼴등이 아니고 지금 1등이 영원한 1등이
아니다라는 것 그리고 아이에게 자기는 소중하고
유용한 사람이라는 정체감이 세워진 뒤
유능함에 대해서 얘기해 줘야 한다는 얘기지요.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 수만 있어도
그 아이는 스스로 가진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붓게 된 다는 것이지요.
쓰고 싶은 말이 많아서인지 참 횡설수설이네요.
어쨌든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가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이라는
책에 나와 있어서 옮겨 적어 봅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은 흔히 아이들이 새로운 좋은 경험들을
가능한 한 많이 하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휘둘릴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디든 데리고 가고 무엇이든 참여시켜 해보도록 하는 데 열을 올립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결과들은 우리가 성장하는 동안에
환경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다양한 자극을 받았느냐 하는 것보다
중요한 사람(양육자인 부모)과 어떤 형태의 감정교류를 했고
어떠한 상호작용이 있었는냐 하는 것이 뇌의 분화와 발달에
더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절대적인 대상일 수밖에 없는 엄마가
아이의 감정에 어떻게 반응을 보이고 조절해주는지에 따라
아이의 감정의 뇌가 분화되고 발달해나가는 것입니다.
만약 성장 과정에서 꼭 필요한 감정의 교류나 상호작용이 없었을 경우
아이의 감정의 뇌는 건강하게 분화되고 발달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차단되어 절대적 허기와 혹독한 추위속에
내버려진 꼴이 될 것입니다.
이는 아이를 무섭게 때리고 난 뒤 밥을 주지 않고
추운밖으로 발가벗겨 내쫓는 것과 똑같은 학대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무관심과 방임이라는 학대를 반복적으로 경험한 아이들은
부모를 회피하거나 회유하면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필사적인 시도를 하지만 결국 대부분의 시도는 실패하게 됩니다.
할 수 없이 아이들은 이러한 학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절박한 무기력감속에서 차라리 완전히 굴복하는 법을 배웁니다."
-알고 보면 위험한 착한아이트라우마-중에서
이 글에 이어 활자중독증에 걸린 사람처럼
책에 탐닉했던 (지금은 전혀 아닙니다) 제 경험과
영재선발대회학교대표로 나갔다가 본선(?)에서 떨어진
제 아이의 얘기도 풀어서 하고 싶은 데 너무 긴 글이 될 것 같아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친척의 도움없이 아이들을 키울 때
많은 도움을 받았던 단체가 MOPS라는 단체입니다.
엄마를 수퍼우먼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인정해 준다는 느낌
양육의 어려움이나 가정사의 어려움 개인적인 어려움을 나누어도
수용되어지는 분위기등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균형. 엄마로서 아내로서 여자로서 딸로서등등의
나 한사람이 가지는 여러모습이 균형을 잡아갈 수 있도록
여유와 웃음을 주었던 모임이기도 했구요.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그 때 그 모임을 통해서
제가 끊임없이 받았던 메세지는 전업주부이던, 직장을 다니던,
엄마라는 사실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자리인가 하는 것과
누구에게나 피하고 싶을때가 있는 이 힘든 육아를
서로서로 격려하면서 그래 정말 힘든 육아,
같이 키워보자라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제일 좋았던 것은 우리들이 모임을 가질 때
아이들은 아이들의 프로그램이 따로 진행이 되면서
전혀 아이들 걱정 안하고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몰입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모임오면서 아이들을 따로 떼 놓고
올 필요가 없다는 점이 지금도 참 그립습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이슬비에 소매 적시듯이
내공이 쌓이다 보면 이런 날들이 오겠지요.
제가 이것저것 쓰다보니 쓰면 쓸 수록
마음이 화창해 진다는 느낌이 좋네요.
앞으로도 자질구레한 생각들 올리더라도
아!치유의 과정을 저렇게 가고있구나 하고 이해해 주세요.
그럼,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구요.
이 시간도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들을 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다시 또 일어서는 님들께
응원의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
첫댓글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두런두런 얘기 나눈 듯한 편안한 글,,, 그 안에 있는 많은 경험과 생각들이.. 이제는 차려져도 좋을 밥상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 싶어요. 넘 좋은 글, 연재물을 기대해 봅니당^^ MOPS단체에 대한 얘길 단감자님께 한 번 들은 기억이 나요. 제목은 잊어버리고 걍 비영리단체로 아이들도 봐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엄마들이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준다고,,,흐미 부러운 거~~~했는뎅.
...양육자인 부모와 어떤 형태의 감정교류를 했고 어떠한 상호작용이 있었느냐하는 것.... 제가 요즘 원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그런데 어설픔을 느낍니다. 아이가 2살때 정말 찐하게 서로 통?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 맛을 본 이후로,,반짝이지를 않네요 ㅠㅠ 아이를 보면 빨리 내가 성장하고 싶은데..성장에 있어 빨리(서두름)라는 것은 농약을 치는것이고 ..결국은 .. 따스한 날님! 감사해요. 님의 글을 보면서 많은 부분들을 공감하고 돌아 볼 수 있어 좋아요. 저도 기대? 해도 되죠?^^
어젯밤에 남편과 짐싸면서 한 얘기도 경험은 돈주고도 살수 없다고.... 선배맘으로서의 육아와 치유와 어우려서 녹아내린 경험과 철학들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하게 읽어내려가면서 님은 어떤 분이실까? 저의 육아와 치유와 두바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정말 보석같은 글이네요..특히나 저에게는요.,..원가족과 이루어지지못한 감정 교류는 지금 내 아이를 키우는데 얼마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하는지를 알고 나선 정말이지 눈에서 눈물이 마를날이 없었지요...그러나 이렇게 많은 것들을 공유할수 있는 같은 공간에 머무름에 너무 감사함을 느낍니다..그저 유기농육아가 우리 모두에게 건강한 삶을 살아갈수있는 자생력을 길러주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비가 쉴새없이 퍼붔더니,,이제야 서서히 거치고 잇습니다...한가로움을 이 글을 보면서 누리고 잇습니다..님의 닉 처럼 봄날의 따스한 햇살 같은 글이네요....제가 지금하는고민이 감정교류네요,,,아이와 나의 감정교류가 제대로 되고 있는건지...님의 글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글 잘읽고 갑니다,,
마지막 문장읽으며 왜 눈물이 나는지요. 그게 엄마네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글..그 깊이와 따뜻한 시선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좋은글 앞으로도 자꾸 기대가 됩니다.단감자님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어요..님만의 독특한 글쓰기가 많은 분들께 큰 위로가 될거라는 생각이 들어요..요즘 많은 분들이 하는 고민과도 많이 닿아있다는 생각도 들구..암튼 앞으로도 귀한 경험을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마음이 따뜻해져서 갑니다.
내공이 느껴지는걸요..우와...댓글에 따뜻하다 해서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는데 저 또한 마음 따뜻해져갑니다. 특히 요새 제 아이와 저의 감정교류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절 돌아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이면 울 첫째가 4학년이 됩니다.....어느세 이리 커버렸네요.....할 말은 많은데 말 안해도 다 알아줄것같아서....고맙다는 인사만 합니다.
좋은 글 적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하마터면 이런 좋은 글을 지나칠 뻔 했네요. 알려주신 ***님께도 감사드려요.^^
님의 소개로 책을 구입해서 읽었는데요. 역시나 좋았습니다....외상후 스트레스장애...저 스스로 진단해 봅니다...그래야 좀 살것 같거든요 ...사람이 아프면 그 이유나 알아야 약이라도 먹는데 ... 왜 아픈지를 모르니 제 자리걸음에 남은건 고통뿐이더라구요..그 뿐인가요..제가 저를 모르니 누가 저를 알겠어요. 알어서 다행이예요..저를 알수있어좋았습니다.
힘이 되네요..엄마의 중요성의 또 한번 느낍니다.. 그래서 더 힘내야겠지요^^
우리가 다 겪는 갈등 요즘 저희집 큰아이와 감정 교류가 잘 되질않아서 많이 힘들고 무지한 엄마때문에 아이가 상처를 수용해 버리면 어쩌나 그냥 내버려두고 지켜봐야만 하는걸까 갈등으로 서로 상처를 주는것이 독이됨을 알면서도 아이를 놓지 못하는 이 억자인 나를 그리고 감당이 안되는 아이와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시켜 나아갈지 고민해봅니다. 좋은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