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월드 그랜드 챔피언스컵 첫번째 경기, 대한민국 대 일본의 경기가 방금 끝이 났습니다.
저는 1세트 막판 20 대 19, 한 점차로 우리나라가 일본에 따라붙은 때부터 중계를 시청했습니다. 끝까지.
앞선 일련의 국가대항전 대회에서와 달리
김연경, 김희진, 양효진 등등 1진급 선수들이 대거 빠진(교체된) 이번 대표팀에 사실 많은 분들의 우려가 있었습니다.
▲ 2017 FIVB 월드 그랜드챔피언스컵 14인 명단
-레프트: 이재영(흥국생명), 전새얀, 유서연(이상 도로공사), 최수빈(KGC인삼공사)
-라이트: 하혜진(도로공사), 황민경(현대건설)
-센 터: 정시영(흥국생명), 한수지(KGC인삼공사), 김수지(IBK기업은행), 김유리(GS칼텍스)
-세 터: 이재은(KGC인삼공사), 이고은(IBK기업은행)
-리베로: 나현정(GS칼텍스), 김연견(현대건설)
브라질,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세계 최정상 팀들이 참여하는, 말 그대로 '그랜드 챔피언스컵'에 이 선수들이 얼마나 잘 버텨줄까
저 또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아니 '젊은 선수들이 경험 좀 많이 쌓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 발 물러나 있었죠.
오늘 경기, 결과는 세트스코어 3 대 0의 완패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 대표팀의 승부는 꽤 괜찮았습니다.
간단하게, 경기를 본 소감, 코멘트를 조금 하자면...
1.오늘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확실히 하혜진 선수(사진)였습니다.
사실 소속팀 도로공사에서도 확실한 주전은 아직 아닌, 1.5군 정도의 유망주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경기 20득점(블로킹 3, 서브 1 포함)으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시원시원한 공격력은 몸이 무척 가벼워 보였고, 무표정한 얼굴에서는 승부사 기질도 보이더군요. 그리고 백어택(후위공격)!!! 이렇게 하혜진 선수가 백어택을 잘했던 선수였나 싶을 정도로, 오늘 특급 경기력이었습니다.
이제 첫 경기일 뿐이겠지만, 1996년생에 181cm 신장. 기대되는 신성입니다.
2.김연견 리베로뿐만 아니라 제가 참 좋아하는 나현정 리베로의 수비는 오늘도 여전했습니다.
몸을 내던지는 투지와 엄청난 반사신경! 중계진의 칭찬도 여러 번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확실히 김해란 다음은 나현정입니다.
3.그리고 전새얀 선수!
지난 시즌 수많은 도로공사 경기를 보면서 느꼈던 거지만, 지난 8월 19일 제가 쓴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생각했습니다 (이전글:2017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3위 & 이재영 선발 논란 & 2017 그랜드챔피언스컵 명단 발표까지)
그런데 오늘 경기 경기력은 전혀 나쁘지 않았습니다. 공격할 기회는 몇 차례 없었지만, 기본적으로 수비가 어느 정도 버텨주더군요.
단조로운 공격 패턴, 그리고 득점으로 마무리짓는 능력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점(상대 유효블로킹이나 리시브에 많이 걸리는 등)은 여전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분명 지켜볼 가치가 있어보입니다. 많이 배우고 느끼고 돌아오길.
4.그리고 이재영 선수.
지금 이어지는 보도에는 하혜진 선수와 함께 이재영 선수가 선전했다고 제목이 많이 뜨던데. 제 생각은 반대입니다.
물론 오늘 경기 하혜진 선수에 이어 팀내 득점 2위(16득점)하긴 했지만, 스파이크 시도 45번에 14번 성공은 아쉬움이 남는 수치입니다. 승부를 결정지어줘야 할 때 필요한 결정타가 많이 부족했고, 상대 수비에 많이 잡혔습니다. 평소 자유자재로 구사하던 다양한 공격방식도 잘 안보였습니다. 컨디션이 좋을 땐 터치아웃 유도에 밀어넣기, 대각과 직선 공격 등등 신명나는 공격을 해대는데, 아직 부상에서 많이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단, 최근 이재영 선수를 둘러싸고 있었던 일련의 사태(?)들과 관련해 선수를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사실 이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대형 공격수도 없거니와, 오늘 경기에서도 기본적인 수비력은 돋보였습니다. 이만큼 국내,외 경기에서 공수 활약을 보여줄만한 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김연경 선수의 문제 발언 그대로 이재영 선수가 국가대표 자리를 의도적(이기적)으로 회피한 거라고 보지는 않으니까요. 이재영 선수 스스로 앞으로의 경기들에서 경기력으로 보여주리라 믿습니다.
5. 그리고 오늘 경기, 우리 센터진의 활약이 잘 안보이더군요. 김수지 선수의 경우 세터들과의 호흡도 잘 안맞아 보였고,
김유리 선수는 어이없는 서브 범실(홈런~~!!) 몇 번에 속공이나 블로킹에서도 역할이 별로 없었습니다. 발은 원래 느리죠.
개인적으로는 (도공과 GS의 적이지만) 한수지 선수를 참 높게 평가하는데, 오늘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부상이 있는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지.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김유리<한수지", 더 나아가 김수지 선수 좀 쉬게 하고, 한수지 선수에게 기회를 좀 더 줬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그랜드 챔피언스컵 경기일정
대한민국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첫댓글 중간 중간에 글자 음영 변경이 안되네요. 선수 이름만 진하게 표시하려고 했는데 수정이 안됩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