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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입술의 기능
사람의 입술은 신체에서 가장 부드러운 부분에 속하며 언어 행위에 있어서 정확한 발음을 유도하고 호흡 작용에 있어서도 외부의 공기를 흡입하고 내뱉는 공기 개폐 장치의 역할도 한다. 특히 관악기를 다루데 있어서 입술은 악기와 가장 밀착되어 있는 부분으로 여기에서 소리의 근원이 시작되며 음질의 소재가 결정되어 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입술의 형질상 조건은 관악기 연주자들에게는 호흡을 위한 심폐기능과 함께 공기주의 형태를 결정 짓는 중요한 자질적인 요소로서 연습을 통해서 주법 형성에 바람직한 형질로 바꾸어 가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플루트의 주법에서는 입술은 마우스피스와 가장 밀착되어 있는 부분으로서 정확히 말해 아랫입술은 립 플레이트 위에 얹히게 된다. 앞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립 플레이트의 모양은 여러 가지의 것이 있으므로 연주자의 입술 모양에 알맞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이것은 입술의 모양과 그 조작에 따라 플루트의 음색이 많이 좌우되는 관계로 인해 입술의 모양이 립 플레이트의 모양과도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입술은 주물(鑄物)의 성형(成形)틀처럼 공기주의 형태를 결정짓고 공기주의 분사각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주법 형성은 플루트를 불기에 최고로 적합한 입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물리적으로 말하면 공기의 흐름이 플루트의 소리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입술은 공기의 흐름과 모양을 조절하는 섬세한 기능을 하게 된다. 이것은 일종의 관 끝에 매달린 노즐(Nozz1e)의 역할과 같은 것으로서 공기의 방향을 결정하고 호흡의 양을 통제하는 구실을 하기도 한다.
그림 6-1> 입술 밸브와 노즐의 역할
그렇기 때문에 입술의 감각은 어느 신체 부위보다도 민감하게 발달되어야 하며 적당한 긴장력과 함께 바람결이 스치고 지나가는 섬세한 느낌마저도 놓치지 않고 분석할 수 있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2)플루트를 불기 위한 입술의 조건
플루트를 불기 위한 입술의 조건으로는 먼저 입술의 외형적인 모양을 갖추는 데에 있다. 플루트를 불기에 적당한 입술의 외형적인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입술을 지긋이 다물고 마치 미소를 지을 때처럼 입술을 자연스럽게 옆으로 당겨준다. 이 때 입술의 선이 옆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조심할 것은 너무 심하게 입술을 당기면 안면근육에 불필요한 힘이 발생하게 되어 입술이 뻣뻣해지거나 입술이 쉽게 지쳐버리게 되는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폐단은 소리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불어내는 공기주의 폭이 필요 이상으로 넓어지게 만든다. 입술을 옆으로 당기는 주 목적은 인위적으로 입술을 얇게 만들기 위한 목적에 있다. 이것은 소리의 원리에서 다룬 바 있는 입술의 평행선과 마우스 홀의 분기점과의 간격을 좁히기 위한 목적과도 같은 것이다. 따라서 상기의 목적에 충족하는 범위 내에서 적당한 입술의 탄력과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정도면 충분하며 처음부터 입술의 당김만을 강조하는 경우에는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기가 쉬우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그림 6-2> 입술의 당김 작용
그리고 입술을 얇게 만드는 데에 있어서 얻어지는 또 하나의 효과는 고무줄의 원리처럼 입술의 탄성(彈性)이 발생하게 되어 입술의 적당한 장력(張力)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활시위처럼 입술에 작용하는 장력은 입술의 근육을 탱탱하게 만들어 주게 되어 결과적으로 알찬 소리의 울림을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현악기에 있어서 줄을 탱탱하게 감아야 소리가 잘 울리며r북이 좋은 소리가 나기 위해서는 북가죽을 당겨주어야 하듯이 입술의 원리도 이와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위의 같이 자연스럽게 입술을 당겨주기 위한 방법으로는 마치 미소를 지을 때처럼 표정 연기를 통하여 얼굴의 안면 근육을 통제하는 데에 있다. 이 때, 입술의 가장자리 선이 표정을 통한 안면근육의 운동에 의해 자연스럽게 딸려오게 되는 것이다. 이 원리는 해부학적으로 큰 근육의 운동이 작은 근육의 운동을 포괄하여 통제하고 있다는 이론과 같이 얼굴의 표정 연기를 통해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안면 근육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인위적으로 입술 자체의 근육만을 가지고 입술을 당기려고 하면, 그 입술의 근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빨리 입술이 피로해지며 입술의 지구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 말은 현악기에 비유한다면 적당하게 감아 놓았던 줄이 줄감개의 조임새가 느슨하게 되어 풀려지는 현상과도 같은 것이다. 따라서 미소를 짓는 표정은 입술에 가중되는 압력을 얼굴 전체로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는 작용을 하게 되어 바람직한 입술 모양을 계속 유지시켜 줄 수가 있다. 그리고 이 때에 그림처럼 뺨과 코 사이에 피부의 골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골의 주름살에 의해서 입술의 피부 조직도 같이 당겨지게 되는 것이다.
<그림 6-3> 표정 연출을 통한 안면근육의 통제
그리고 미소는 즐거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음악은 즐거운 것이다. 밝고 명랑한 생각은 음악 행위를 하는 데, 음악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유리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즐거운 생각과 즐거운 표정은 음악 외적인 것이기보다는 음악 본연의 내적인 것으로의 가치로 생각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3)핀홀의 개념
그리고 입술의 주법 형성에 대한 다음 단계로는 완성된 입술 모양을 통해 바람이 뿜어져 나올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이것을 핀홀(Pinhole)이라고 한다. 핀홀은 단어가 뜻하는 그대로 핀(Pin) 지름 크기 정도의 구멍을 의미하며 다물어진 상·하 입술의 틈을 비집고 그 중앙에 형성된다. 물론 실제에 있어서 핀홀의 모양이 이론의 그것처럼 정확한 동심원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피부 조직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그 모양이 꼭 의도하는 데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에 있어서 핀홀의 모양이 다소 이론적인 모양에 벗어나더라도 그 원칙에 가깝도록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연습을 통해서 핀홀의 모양은 이론적인 형태로 자리 잡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하며 이렇게 만들어진 핀홀의 모양은 궁극적으로 호흡의 낭비를 막아주고 플루트다운 어려운 음색을 얻게 하는 신체의 제반 요소를 중에서도 주법형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핀홀의 종류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것은 형태상의 차이점으로 핀홀형(Pinho1e style)과 와이드 슬릿형(Wide-Slit style)의 두 가지이다. 이 두 가지를 보통 일반적으로 통칭하여 핀홀이라고 하는데, 이는 이론적으로 고음 위주의 음역에서는 핀 모양의 둥근 흘이 적당하며 저음에서는 조금 옆으로 늘어져 변형된 와이드 슬릿이 적당하다는 이론으로 설명되어 질 수 있다.
<그림 6-4> 핀홀의 종류
하지만 이것은 외형적으로도 미세한 차이점이며 실제로 연주 중에는 이러한 구분이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우며, 또한 음역을 결정 짓는 것은 핀홀의 모양이기보다는 호흡의 압력과 공기주의 세기에 많이 좌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핀홀의 모양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하며 실제로 바람직한 핀홀의 모양은 결국 공기주의 형태를 결정 짓는 역할을 중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공기주를 생성할 수 있는 바람직한 핀홀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의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휘파람을 불 때 입술의 모양을 응용한 핀홀의 개발이 적절하다 하겠다.
이 휘파람 주법의 핀홀 형태는 와이드 슬릿형 편홀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와이드 슬릿형의 핀홀은 자칫 필요 이상으로 공기주의 폭이 넓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는 관계로 그 공기주의 폭을 좁히기 위해서는 휘파람을 불 때의 입술 모양이 일반적인 핀홀의 형태에 가장 가깝다는 것이다. 이는 처음에 〈소리 발생의 원리〉에서 설명한 공기주의 폭은 좁을 수록 유리하며 그 폭은 마우스 홀의 지름을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이론을 상기한다면 와이드 슬릿형의 핀홀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핀홀의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휘파람을 응용한 핀홀의 연습은 뒤에서 또 다루어질 것이므로 거기에서 자세한 설명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훈련받지 않은 핀홀의 모양 또한 와이드 슬릿형에 가까운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형태의 핀홀은 마우스 홀과의 관계에 있어서 공기주의 수직 단면적이 좁은 관계로 인해 마우스 홀의 분기점을 맞추는 데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차라리 역 와이드 슬릿형의 핀홀을 구사하는 것이 이러한 마우스 홀과 공기주의 관계에 관한 수평·수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너무 이론적인 면이 강한 이야기로서 실제 역 와이드 슬릿형으로 핀홀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다만 생각만큼은 그러한 모양으로 핀홀을 만들려고 시도한다면 일반적인 핀홀형의 모양은 갖출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림 6-5> 와이드슬릿과 역 와이드슬릿형의 공기기둥 형태
그러므로 정확히 말해 핀홀의 모양은 그 형태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다만 보편적인 작은 구멍의 개념으로 이해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크기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손등에 바람을 뿜어보면서 그 촉감에 따라 핀홀의 면적을 가늠하여 크기를 조절하는 연습을 하면 된다. 손바닥보다 손등을 택한 이유는 손등은 손바닥보다 촉감이 더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4)바람직한 핀홀의 형성을 위한 방법
다음은 핀홀을 만들기에 적당한 입술의 피부조직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앞에서도 이상적인 핀홀을 만들기 위해서는 입술의 피부조직을 세밀하게 생각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생각의 바탕은 입술의 피부 조직이 바깥 공기에 접해 있는 바깥쪽보다 양 입술이 접해 있는 안쪽이 매끈하므로 핀홀을 만들 때에는 상·하 입술의 안 쪽 매끈한 부분을 조금 내밀듯이 하여 핀홀을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입술의 피부조직에 있어서 입술이 항상 접해 있는 매끈한 안 쪽 부분은 피부조직의 속성상, 점막(粘膜)으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형질을 지니고 있으며 신경계통 또한 민감하게 발달되어 있는 부위이기도 하다. 때문에 핀홀의 목적인 바람의 통로를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소재의 육질(肉質)이라 할 수 있으며, 이렇게 속입술을 내밀듯이 하면 아랫입술의 도톰한 부분이 아래로 밀려나게 되어 입술이 얇아지는 이중의 효과도 꾀할 수 있다. 또 이러한 동작은 마우스피스에 입술을 댈 때, 아랫입술의 중앙 아래 부위를 조금 뒤집듯이 립 플레이트에 올려놓는 동작과도 관련이 있다. 이것은 언어로는 표현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민감하고도 중요한 사항이며 예민한 피부의 감각을 통해 이와 같은 방법의 요령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얇은 입술은 플루트를 불기 위해 이상적인 입술의 형태로서 입술이 비교적 두꺼운 편인 동양인에게 있어서는 불리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인위적으로나마 입술을 얇게 펴주어 플루트의 마우스피스에 적응할 수 있는 입술의 형태로 바꾸는 노력이 있다면 이 또한 선천적인 입술의 단점을 극복하는 길이 될 것이다.
핀홀의 위치에 있어서도 어떤 연주자들은 핀홀을 입술의 정중앙에 만들지 않고 조금 옆쪽에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자세는 입술의 부드러운 부분을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입술의 가장자리 쪽이 중앙보다 가늘어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며 아무래도 이 얇은 부위가 두꺼운 부위보다는 더 부드럽기 때문일 것이다. 이 경우 연주자는 이 책, 앞 장의 〈소리 발생의 원리〉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입술과 마우스피스에 대한 공기의 분사각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이러한 변형의 이유도 결국은 효율적인 입술의 사용을 통해 이상적인 핀홀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서 취급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혹자 중에는 나름대로의 이상적인 분사각을 확보하기 위하여 입술을 마우스피스에 대는 위치를 표준적인 방법과는 달리 하는 경우에도 위와 같이 핀홀이 입술의 정중앙에 형성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시각상으로 느껴지는 차이로 실제에 있어서는 핀홀은 입술의 정중앙에 만들어지게 된다. 이러한 점은 자세적으로 입술의 위치를 다르게 하여 마우스피스와 공기주에 대한 분사각을 이상적으로 하기 위하여 행하는 행동으로 해석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부드러운 음색을 낼 수 있는 반면에 힘찬 소리를 내는데 있어서 입술의 힘을 작용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것은 가장자리의 얇은 부위의 입술은 입술의 중앙 부위보다 근육의 힘이 떨어지므로 쉽게 피로해지며 주법을 오랫동안 유지하기가 힘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려고 한다면 오랜 시간을 거쳐 입술의 근력을 단련한 연후에야 이 주법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방법에 대한 장단점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흉내내는 차원에서 핀홀의 위치가 변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차후에 여러 가지 주법에 대한 분석과 비교 연구의 과정을 거친 후에 시도되어져야 할 요령의 하나이다.
다음은 실제로 이상적인 핀홀 형성을 위하여 시도되어질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였는데, 보다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접근 방식을 통하여 올바른 핀홀 형성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소개하였다.
a.입술소리의 응용
핀홀 형성을 위한 구체적인 단계로 핀홀의 이상적인 작고 매끈한 바람구멍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들이 유년기(幼年期)때에 곧잘 하던 입장난으로 맞닿은 양 입술을 입속에서 밀어내는 바람의 힘으로 입술의 떨게 하여 입술소리가 나게끔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입술소리가 날 때의 현상을 핀홀을 만드는 연습에 응용할 수 있다.
이처럼 입술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입술을 서로 다문 상태로 바람을 밀어내어 쁘-쁘- 하는 소리가 나게 입술을 떨어주면 된다. 이 때, 너무 많이 입술이 떨리는 것은 좋지 않고 입술 중앙 부분만 떨리듯이 하여 바람이 입술 부위를 밀어내는 것을 느껴야 한다. 이 연습은 작고 섬세한 핀홀을 만드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며 입술을 적당히 긴장시키는 연습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악기가 없이 입술만을 가지고도 입술 근육을 단련시키는 연습이 될 수 있다.
또, 이 연습의 장점은 상·하 입술을 붙이는 힘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연습에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 이는 핀홀의 형성 과정에 있어서 입술에 핀홀이라는 바람구멍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실제로 핀홀의 구멍을 생각과는 달리 크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입술의 붙임새를 위한 적당한 힘이 가해져야만 작은 핀홀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실상 입술의 피부와 같은 미세한 근육의 통제는 상당한 수련이 없이는 어려운 것으로서 핀홀의 형태에 대한 개념은 이론적인 면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며, 실제로는 위에서 예를 들었던 입술소리를 내기 위한 입장난처럼 적당한 힘으로 다물고 있는 양 입술의 압력을 바람이 밀치고 나오는 형태가 되어야 만이 제대로 불은 입술을 유지할 수가 있으며 핀홀의 본질에도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입술을 붙이는 힘은 나중에〈관의 원리〉에서도 다루어지겠지만 입술 상하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과 함께 좌우 방향의 힘도 같이 이용해야 한다. 힘의 방향이 방사선의 형태로 핀홀 주변으로 모여들께끔 하여야 만이 위에서 말하는 올바른 입술의 힘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 6-6> 입술의 붙임력
b.관(管)의 원리
관의 원리는 입술에서 만들어지는 핀홀의 구조에 대한 보강 설명으로서 핀홀에서 분사되는 바람의 형태를 이상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입술의 구조와 작용을 연구하기 위한 이론이다.
핀홀에서 분사되는 공기주의 모양은 분수(噴水)의 물줄기처럼 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양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앞서 설명한 바가 있다. 바람직한 공기주의 모양은 곧고 둥글며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공기주의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속이 빈 둥근 관 속을 흐르는 유체(流體)의 흐름이 그 관의 형태에 영향을 받듯이 핀홀의 형태 또한 이러한 외형적인 조건을 갖추어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 외형적인 조건은 물론 둥글고 곧은 관이 될 수 있으며 이 관 모양의 형태가 공기주의 형질을 결정하게 되는 핀홀의 모양과 같은 원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이러한 관 모양을 통한 공기주의 형태는 입술에서 뿜어져 나오는 바람의 폭이 마우스 홀의 면적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소리 발생의 원칙으로 설명되어질 수 있으며 이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기의 흐름에 관한 물리적인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져야 한다.
〈관의 원리〉란 긴 관이 짧은 관보다 공기의 흐름을 모으기가 쉽고 공기를 멀리까지 보낼 수 있으며 분사 목표에 대한 정확성 또한 우수하다는 이론으로 설명되어 질 수 있다. 이것을 총(Gun)에 비유한다면 장총과 권총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인데, 장총이 권총보다 조준력(照準力)이 뛰어나고 사정(射程)거리도 멀듯이 입술에 있어서 바람의 통로 구실을 하는 핀홀의 길이 또한 위에서 말한 관의 원리처럼 적정한 길이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술의 핀홀이 긴 관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래 그림과 같이 기도(氣道)의 길이를 확보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림처럼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의 차이라 할지라도 소리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입술의 붙임새를 강화시켜 핀홀의 길이가 길어질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그림 6-7> 관의 원리
그림에서 보듯이 \'a\'는 관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공기의 흐름이 모아지지 않고 분산되어 흩어지며 그 분사길이 또한 짧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b\'의 그림은 적당한 길이의 공기 통로를 확보하여 바람의 줄기를 한 곳으로 모아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기 분사의 길이도 길어짐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핀홀의 길이라 할 수 있는 \'c\'의 형태가 \'b\'의 조건과 같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의 원리〉의 핵심적인 사항이다.
다시 말해, 〈관의 원리〉는 주법 형성을 위해 입술을 변형시키는 요령을 제시한 것으로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하면 핀홀의 길이를 뜻한다. 이 핀홀의 길이가 적정하게 확보되어야 분사되는 바람이 흩어지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공기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도 힘의 집중과 분산의 등식은 공기의 집중과 분산이라는 등식과 비례하게 되는 것이다.
C.휘파람 주법
위의 〈관의 원리〉에서와 같은 핀홀의 길이를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휘파람을 불 때의 입술의 상태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휘파람을 불기 위해서는 입술을 오므려야 하는데 입술을 오므리는 동작은 결국 플루트의 핀홀의 길이를 확보하기 위한 동작과도 유사한 것으로 입술 피부조직의 성격상 입술을 오므릴 때, 〈관의 원리〉와 같은 관 모양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휘파람을 부는 입술과 플루트를 불기 위한 입술의 모양과는 외형적으로 많은 차이점이 있지만 핀홀 길이의 확보와 같은 바람을 모아주는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서로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바람구멍이 동그랗게 되지 않으면 휘파람 소리가 나지 않듯이 입술근육의 세부 조작에 있어서도 핀홀 부위를 휘파람을 불 때처럼 동그랗게 모아주어야 공기주의 모양이 그림처럼 핀홀의 성격에 가장 적합한 모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휘파람의 원리는 일부 현대 작품에 있어서 실제로 플루트의 특수효과 주법으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이러한 특수 주법을 휘쓸톤(Whist1etone)이라고 하며 그 기교의 방법으로는 마우스피스에 비스듬히 바람을 불어넣어 마치 휘파람 소리와 같은 효과를 내게 하는 것이다.
<그림 6-8> 휘파람 주법의 입술 모양
<휘파람 주법>의 이론적 근거로는 공기류의 진동 원리상 휘파람 소리가 날 때의 공기주는 말 그대로 원기둥형에 가깝다는 것을 들 수 있으며 반대로 분산되는 분수형(噴水形)의 공기주는 휘파람 소리를 만들지 못할 뿐만 아니라 힘의 집중이란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공기주의 모양이 될 수 없다는 말로 대변할 수 있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소리의 진동을 일으키기 위한 공기주의 모양은 원기둥형에 가까워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며 플루트를 불기 위한 핀홀의 공기주 형성에 있어서도 위의 논리는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휘파람 주법>의 원리와 같은 원기둥형의 공기주 형성을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물론 핀홀을 휘파람을 불 때와 같은 요령으로 훈련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보통 외형적인 입술 모양을 갖추기 위해 입술을 옆으로 당기는 것만 강조하다 보면 핀홀은 입술의 당기는 힘에 의해 자연히 옆으로 벌어진 형태가 되어 공기주의 모양 또한 분수형으로 옆으로 흩어지는 바람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와 같은 요인은 바람을 모아주는 기능을 습득하는데 역효과를 가져오게 되며 핀홀이 공기주의 힘찬 분사에 필요한 힘 점의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되어 억지로 입술을 버티고 있어야만 하는 불편한 상태의 입술을 만들게 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잘못된 상태의 입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입술 이외의 다른 쪽의 힘이 필요하게 되며 그 힘은 목 또는 어깨에서부터 빌려오게 되므로 결국은 그러한 부위의 근육에 무리한 힘이 주어지게 되는 습관을 기르게 되는 것이다.
힘점은 내뿜는 바람을 흩어지지 않게 모아주는 구실은 물론 다른 한편으로는 소리를 단단하게 하고 알차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소리의 세기 조절이나 다이나믹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基盤)이 되기도 하며 주법을 유지하고 만들어 가는 지구력(持久力)의 측면에서도 입술의 근력을 유지해 줄 수 있는 척도가 된다. 그러므로 이 힘점을 개발하고 단련하는 것은 입술의 조직을 감각적으로 느끼는 데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며 핀홀 형성을 위한 훈련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그림 6-9> 핀홀과 입술의 힘점
그러나 이 〈휘파람 주법〉의 원리에만 치우쳐 입술의 기본적인 조건을 무시하여서는 곤란하다. 플루트를 불기 위한 외형적인 입술의 모양은 입술이 주름지지 않게 옆으로 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작용은 입술의 탄성을 유도하게 되어 결국 소리의 탄성과 직결된다는 논리로서 입술의 가장자리는 항상 당겨져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휘파람 주법〉을 응용하기 위한 입술의 움직임도 입술의 기본적인 조건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술을 변형시키는 연구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요령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쉬운 일이 아니나 〈휘파람 주법〉의 근간인 공기주를 모으는 일과 함께 소리의 심도(深度)를 더욱 깊게 한다는 차원에서 전체적인 입술의 적절한 긴장은 절대 풀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 플루트를 불 때, 〈휘파람 주법〉의 원리와 같은 입술 모양으로 연주가 가능한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과연 플루트의 마우스피스의 형질상 휘파람을 불 때 처럼 외형적으로 크게 변형된 입술 모양이 플루트를 불기에 적합한 입술 모양이 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염려를 낳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악기와 입술과의 조화에 관한 문제로서 이론과 실제는 또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휘파람 주법〉의 원리는 이상적인 핀홀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요령을 제시한 것으로 입술만을 따로 분리하여 핀홀을 연습하는데 응용이 되며 실제에 있어서는 이러한 입술 형태를 머릿속에 연상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것은 실제로 입술을 마우스피스에 대고 휘파람을 부는 시늉을 하더라도 아랫입술은 마우스피스의 립 플레이트에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입술의 모양은 휘파람을 불 때 처럼 입술의 꼬리가 완전히 당겨지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실제 생각하는 것 만치 입술의 외형적인 모습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자신이 느끼는 신경의 감각과 외형적인 변형과는 큰 차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느낌보다는 실제로 거울을 통해서 비춰지는 모습이 더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주법의 형성을 위해 입술을 여러 방법으로 조작해 볼 때, 감각적인 느낌은 크게 전달될 수 있으나 실제 외형적인 형태는 느낌만큼 그렇게 큰 변형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 신경의 감각을 믿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의 신체가 이론적으로는 좌우가 대칭적인 구조로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구조가 조금은 서로 다른 면이 있듯이 신경체계 또한 자신이 느끼는 만큼 실제로 신체의 운동이 이루어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플루트를 연습하는 데에 있어서도 이러한 신경의 불확실한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각을 믿기보다는 거울을 통해 자세의 옳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앞에서 다루었던 입술의 연습을 위한 여러 이론들을 상호 비교해 보면 입술의 탄성을 유지하기 위해 입술 선을 양 끝 쪽으로 당겨주는 신경 체계와 〈관의 원리〉를 확보하기 위한 〈휘파람 주법〉의 원리는 어떻게 보면 신경 체계가 반대로 작용하고 있는 상호 이율배반적인 논리라고 할 수 있다. 입술 근육의 조직을 움직이는데 있어서 전체적인 입술의 윤곽은 옆으로 당기는 힘을 받고 핀홀 주변의 부위는 오므리는 이중적인 신경 구조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단히 발달된 신경체계의 터득을 요구하는 일이며 신체의 각 부위가 그 기능에 맞게 따로 반응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위와 같이 이중적인 신경체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이론적으론 이치에 맞지 않은 점이 있는 것 같아도 실제 부단한 훈련을 통해서 위와 같은 두 가지 측면의 상호작용의 신경 체계를 기르는 것은 가능한 일이며 그 방법적인 면으로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입술 속에 또 하나의 입술을 상상하는 것으로 근육의 움직임을 세분화 시켜 입술의 신경조직을 각자 따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의 독립성을 기르는데 있다.
입술 근육의 독립성은 곧 입술의 외형적인 조건과 핀홀의 이상적인 조건이 결합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논리는 기악활동에 있어서 필요한 힘과 불필요한 힘이 공존(共存)하는 실체와 몸으로 직접 체득하고 수련하여야할 중요한 과정이며 단지 논리의 이해로만 그쳐서는 기술의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기악활동을 위한 신경발달의 목적은 각각 분리된 근육 조직의 자유성에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것은 꼭 해결하여야 사항으로 악기 연주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d.옥타브(Octave)·하모닉스(Harmonics)기교의 응용
여기에서 설명하는 옥타브 및 하모닉스 기교의 응용은 위에서 다룬 〈관의 원리〉나 〈휘파람 주법〉에서처럼 이 또한 이상적인 핀홀의 형성을 도우는 방법 중의 하나이며 이러한 기교를 구사하기 위해 핀홀의 모양은 자연히 이상적인 모양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러한 기교는 플루트 연습의 과정상 나중에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나 핀홀의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는 앞당겨 연습할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먼저 옥타브 연습은 핀홀의 정교성을 살리는 데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그것을 전체의 감각 기관으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맨처음에는 무리한 도약은 피하도록 하며 하행음정의 옥타브보다는 상행음정의 옥타브를 연습하는 것이 좋다. 그것은 음고(音高)에 비례한 핀홀의 원리상 상행음정의 옥타브 음이 핀홀을 좁혀주는데 도움이 되며 하행음정의 음은 자칫 핀홀이 넓어지기 쉬운 단점이 있으므로 상행음정의 옥타브 연습이 핀홀의 조임새를 느끼는 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악보 6-1> 옥타브의 처리
음의 연결은 순간적으로 미끄러지듯이 이루어지는 것이 좋으며 음이 옥타브의 간격으로 바뀌는 순간 복부의 힘이 순간적인 반동에 의해 음의 전이(轉移)를 돕게 되는 것이다. 또 위와 같이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서는 비강(鼻腔)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앞으로 다룰 〈공명강의 구조〉에서 상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플루트의 특수 주법의 하나인 하모닉스의 기교는 오버블로잉(Overblowing)으로 연주되는 배음(倍音)을 말하는 것으로 이 기교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다룬 옥타브의 기교보다 바람의 압력이 더 필요하게 되며 따라서 핀홀의 모양 또한 더욱 작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핀홀의 정교성을 다루는 데에 도움이된다. 또한 배음의 성질상 정교한 핀홀의 조작 없이는 배음의 효과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핀홀의 섬세한 감각을 느끼는 데에 하모닉스의 주법을 응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악보 6-2> F. Doppler, Hungarian Pastorale Fantasie, mm.44-47
e.입술의 자유성
플루트의 생명은 개성 있는 소리의 빛깔을 지니는 것으로 이러한 음색을 내기 위해서는 양 입술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마르셀 모이즈>는 그의 저서인 「소노리테(아름다운 소리)」에 기술하였다. 그는 소리의 아름다운 울림에 대한 능력을 신장시키는 방법을 오랫동안 연구하였는데, 그의 말로는 오보에(Oboe)의 겹 리드(Double Reed)와 같이 양쪽 리드가 자유롭게 떨려야 만이 오보에다운 음색을 얻을 수 있듯이 플루트를 불기 위한 양 입술의 이치도 그러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림 6-10> 오보에(Oboe)의 리드(Reed) 구조
이 말은 모든 관악기를 부는데 있어서 입술이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조건이 되며 입술의 불필요한 힘을 뺄 것을 강요하는 말로서 속박 받지 않는 입술을 통해 자유로운 소리의 울림이 발생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이것은 긴장과 이완(弛緩)이라는 상호 대립된 개념의 요소가 절충되어 결합된 기악 실기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만이 이루어질 수 있는 상위 개념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원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설명한 바 있는 입술소리를 통해서 근육의 긴장과 이완이라는 측면을 확인할 수 있는데, 긴장과 이완의 배분이 없이는 입술의 떨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플루트의 주법상 아랫입술은 마우스피스의 립 플레이트에 짓눌려 있기가 쉬우므로 플루트에 있어서 양 입술의 자유성 및 독립성을 기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양 입술의 사용면에 있어서 아랫입술보다는 윗입술의 의존도가 커지게 되기 마련이고 그 결과로 한 쪽에만 너무 무리한 힘의 하중이 실리게 되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이 또한 힘의 논리상 한 쪽 입술의 근력은 양 쪽 입술을 합친 근력에 못 미친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한 쪽 입술에만 편중된 힘의 부담은 입술의 지구력 또한 떨어지게 만드는 좋지 못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핀홀의 형성에 있어서도 한 쪽 입술의 감각만으로는 이상적인 핀홀의 형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또한 한 쪽 입술만으로 양 입술을 같이 놀리는 듯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입술을 억지로 움직이게 되므로 그 결과 소리 또한 짓눌린 음색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양 입술을 모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점이 악기를 불기 위한 입술의 조건이 되는 셈이다.
양 입술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립 플레이트에 닿는 아랫입술의 감촉에 너무 의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필요 이상으로 악기에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여 근육의 신경을 살리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양 입술의 신경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그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먼저 마우스피스에 입술을 댄 상태에서 입술로 종이를 집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이것은 입술에 악기가 닿아 있다는 느낌을 무시한 채, 양 입술의 자율신경을 최대한 살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 손가락 두 개로 물건을 집을 때, 한 쪽 손가락의 힘만으로는 물건이 확실히 집어지지 않듯이 입술 또한 마찬가지로 핀홀을 만드는데 있어서 상하의 입술을 같이 사용해야만 핀홀의 굵기를 의도하는 데로 조절할 수 있고 핀홀의 힘점 또한 생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연습의 요점은 상하 입술을 신경 감각을 손가락처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나아가 양 입술의 감각을 세부적으로 발달시켜 핀홀의 완성을 가져오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f.핀홀과 호흡의 관계
섬세하고 작게 만들어진 핀홀은 호흡의 낭비를 막아주게 된다. 아무리 많은 양의 호흡을 들이마실 수 있다 하여도 그 호흡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처럼 호흡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핀홀의 크기를 작게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논리를 아래의 그림에서처럼 설명할 수 있는데, 어떤 용기(容器)에 물을 채우고 그 밑부분에 구멍을 내었을 때, 물의 압력에 의해 뿜어지는 물줄기는 그 구멍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악기를 부는 데 있어서도 호흡과 핀홀과의 관계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호흡의 양은 용기의 물로 비유할 수 있으며 핀홀은 용기의 구멍으로 또 물줄기는 공기주의 흐름으로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림에서 보듯이 구멍의 크기에 따라 물의 양이 차이가 나듯이 호흡과 핀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이 같은 점은 서로 비례하는 관계에 있다.
<그림 6-11> 핀홀의 크기에 따른 호흡의 소모성
이렇듯 많은 양의 호흡을 흡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작고 섬세한 핀홀을 만드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호흡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핀홀로 설명되어질 수 있는 입술의 조절력을 향상시키는 연습을 통해 호흡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용기에 난 구멍의 크기에 따라 물줄기가 쏟아지는 시간의 차이가 발생하듯이 핀홀에 있어서도 그 크기에 따라 호흡의 지속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여야 한다. 이는 당연히 악기를 불기 위한 바람의 분사 시간은 길면 길수록 유리하다는 점에 있어서 고려해야할 사항이며 이러한 원리를 이해한 핀홀의 형성은 공기주의 분사력을 증강시키고 소리의 생동감을 가져다준다.
아래의 악보는 위의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핀홀의 완성없이는 이론적으로 연주하기가 곤란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첫 마디의 트릴 기법과 빠른 운지를 요구하는 상행 스켈(Scale)의 아티쿨레이션의 처리로 인해 더욱 호흡의 소모가 많기 때문에 둘 째 마디의 지속음인 D 음은 음질보다는 핀홀의 형성에 더 신경을 기울여 호흡의 낭비를 막는 것이 좋다.
<악보 6-3> W. A. Mozart, Flute Concerto in D Major, 1st Mov., mm.32-38
결론적으로 플루트를 불기 위한 입술의 훈련은 위 아래 입술의 균형 감각을 기르는데 있으며 양 입술의 붙임성을 최대한 살려 작고 섬세한 핀홀을 만드는데 있다. 이것은 핀홀의 형성에 대한 신경체계의 탁월한 조절 기능을 배양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텅잉 후에도 입술의 접촉감을 계속 느낄 수 있는 상태가 유지되어야 만이 진정한 핀홀의 개념에 접근할 수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입술의 자유성을 다시금 강조한다면 플루트의 마우스피스의 속성상 아랫입술에 대한 감각이 소홀히 다루어지기 쉽다는 것이며 그 이유로는 아랫입술이 마우스피스의 립 플레이트에 눌려 그 신경 감각이 마비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너무 악기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아랫입술의 신경감각을 최대한 살려 상하 입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불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이율배반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으나 실은 입술의 지구력의 관계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입술의 적정성에 있어서 양 입술은 서로 자유로워야 하고 독립적인 힘의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입술의자유성〉은 계속된 연습으로 인해 입술에 피로가 쌓이게 되어 결과적으로 입술의 근력이 떨어지게 되므로 위와 같은 〈입술의 자유성〉을 계속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신체의 일부분을 무리하게 사용하거나 압박감을 오랫동안 주고 있을 때, 그 신경 조직이 일시적으로 마비가 되어 그 통제가 불가능해지듯이 입술 또한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마비 현상이 올 수 있다. 계속된 연습으로 인해 입술의 신경조직이 둔화되고 무기력해지기 때문에 주법 형성에 필요한 입술의 힘이 부족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경조직의 둔화에 따라 핀홀의 형성이 나빠지게 되고 입술의 조건 또한 나빠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이 가져다주는 결과는 양 입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히 아랫입술을 립 플레이트에 누르듯이 의존하게 되므로 이러한 입술의 악조건은 더욱 가속화 되게 된다. 그림에서 보듯이 입술이 마우스피스의 립 플레이트에 닿는 아랫입술의 밑 부위에 이런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며 이 부위의 감각이 둔화되므로 처음의 주법과 다른 방식으로 마우스피스에 입술을 갖다대는 원인이 되며 그 위치 또한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도 입술 신경의 둔화로 인해 채 빨리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둔화된 입술의 감각은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는 것이 아니므로 감각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처음의 입술을 상기하여 일관된 입술 모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트릴 기법의 연습에 있어서 연습을 하면 할수록 손가락이 피로해져 그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처럼 입술 또한 그와 같은 피로감에 의해 그 본래의 기능을 전부 수행하기가 어렵게 되는 경우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트릴 기법의 연습에 있어서 손가락이 둔해져 그 움직임의 속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그 연습을 그만두지는 않는 것처럼 입술에 관계된 주법 형성 또한 이러한 둔화와 회복의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장기적으로 완성되어 간다는 확고한 신념과 부단한 노력을 통한 인내력의 소산이란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그림 6-12> 입술의 지구력
또한 이러한 입술의 자유성은 〈텅잉〉의 장에서 다시 다루어지겠지만 플루트의 특수 기법인 플라터 텅잉(FIuttertongue)의 효과를 가능케 한다. 이 플라터 텅잉의 기교를 위해서는 입술을 떨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특히 입술의 자유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상적인 핀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플루트를 불 수 있는 기본 조건을 갖춘 셈이 되며 이 하나가 해결됨으로서 발생하는 잔여분의 여유감은 플루트를 부는데 필요한 또다른 요소들을 점진적으로 해결하는 파급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5)구강(口腔) 구조와 공명강(共鳴腔)
플루트의 주법에 있어서 구강의 구조를 이해하고 공명강에 대해 면밀히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결국 음의 진동 현상이라 할 수 있는 공명의 극대화를 통해 소리의 울림을 최대한으로 향상시키려는 의도에 있다.
공명(共嗚)이란 발음체의 진동 에너지가 다른 대상체와 어울려 함께 울리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발음체와 대상체의 진동수가 접근할수록 양자 사이에 에너지의 교환이 쉽게 이루어져 발음체와 대상체의 고유 진동수가 일치할 때 가장 예민하게 공명하는 것이다.
공명은 악기 못지 않게 사람의 신체 구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것은 음향학적으로 소리의 울림을 가장 최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 하나의 울림통의 역할로서 사람의 신체를 활용한다는 데 있는 것으로 사람의 신체는 악기보다 그 체적이 크므로 실제에 있어서 공명통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으며 악기 고유의 소리를 포장하고 다듬는 보완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이처럼 공명강은 신체 구조와 밀집한 관련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플루트에서의 그 원리는 마우스 홀에서 발생한 소리의 진동이 역류하여 신체의 공명강으로 흘러들어가 소리의 진동이 보강되어 공명의 효과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공명강이 신체의 울림통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이다.
사람의 신체에 있어서 공명통의 역할을 하는 것을 살펴보면 크게 두강과 흉강의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흉강은 말 그대로 흉부(胸部)를 활용하여 흉부 쪽으로 유입(流入)된 소리에 울림을 더해 주는 흉부 쪽의 공명통을 말하며 두강은 머리의 체강을 이용한 공명강을 뜻한다. 관악기의 공명강에 있어서 흉강의 공명강에 비해 두강의 공명강이 그 역할로는 더 중요하다할 수 있으며, 이 두강에 많은 공명강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두강에 대한 자세한 연구와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공명통이라 할 수 있는 신체의 내부에 있는 성대(聲帶)가 공명판의 구실을 하는 성악과는 달리, 관악기에 있어서는 외부에서 유입된 이차적(二次的)인 소리를 증대시켜 주는 공명통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악기와 근접해 있는 두강의 기능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 6-13> 신체의 공명강
물체가 진동하고 있는 상태는 자유 진동, 강제 진동, 자려 진동(自勵 振動)의 세 가지로 구별할 수 있는데, 플루트에 있어서의 공기류의 진동은 자려 진동에 속한다. 공기류의 진동은 그 진동에 필요한 공간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그 공간을 공명강이라고 하는 것이다.
두강의 공명강은 아래 그림과 같이 성대부터 그 윗부분의 체강(體腔)을 말하며, 성대에서 만들어지는 공기의 진동은 우선 이 공명강의 공기를 진동시켜 음량 증강과 음질(Tone)의 형성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공명강은 형태와 기능면에서 후두강(喉頭腔), 인두강(咽頭腔), 구강(口腔), 비강(鼻腔)의 네 가지로 대별된다.
<그림 6-14> 두강 공명강의 구조
a.구강(口腔)
구강은 경구개(硬口蓋)와 연구개(軟口蓋)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중에서도 특히 경구개는 구강 상부의 전반부로서 발성상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공명에 있어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구강은 관악기의 마우스피스에 가장 근접해 있는 공명강이기도 하다. 때문에 구강은 관악기의 공명강으로 가장 많이 활용이 되며 구강의 면적과 모양에 따라 악기의 음색에 많은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구강은 다른 공명강에 비해 인위적으로 가장 많은 변형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구강의 공명강을 이용하여 음량의 증폭을 유도하는 구금(口琴 : MouthHarp)의 원리처럼 구강 내의 공기 진동은 소리의 중폭을 가져오는 공명통의 기능을 하게 된다. 악기에 있어서도 공명통의 크기나 모양에 따라 그 울림이 달라지듯이 구강 또한 형태가 변형되면 공명이 달라지는데, 특히 구강을 잘못 사용하여 도리어 억압된 음색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 사용에 있어 조심하여야 한다. 이것은 어떤 패시지(Passage)를 연주할 때 전체적으로 동일한 음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강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공간의 형태에 따라 그 울림 또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과 같이 구강 공명강의 변형에 따라 음색의 차이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위의 논리와 같이 어떤 상황에서든지 변하지 않는 구강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연습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먼저 턱을 고정시키고 구강 모양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모음(아, 에, 이, 오, 우)의 발음을 연습해 본다. 어떤 발음에서도 턱과 구강의 움직임이 없어야 한다. 이 모음 발음의 역할은 플루트의 텅잉 발음의 역할에 해당되며 음정의 변화에 따른 신체의 급작스런 반응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해준다. 말하자면 낮은 음을 불다가 높은 음을 불었을 때, 구강의 변형이 없이 연주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강의 변형이 전체적인 소리를 달라지게 만들기 때문에 음정의 변화와 선율상의 난맥에도 관계없이 고정적인 구강 모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래의 음형과 같은 음의 처리에 있어서 음의 성질상 그 연결에 있어서 심리적인 부담감과 기교의 난맥상으로 B 음과 E 음 그리고 F#음과 B음의 연결이 그렇게 매끄럽게 진행되기가 어렵다. 이 선율상의 진행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적으로 구강의 모양이 변형되게 된다. 물론 이 때에 구강 만이 아니라 신체의 다른 부위도 일시적으로 굳어지게 된다.
<악보 6-4> F. Schubert, Symphonie Nr.8, "Die Unvoliendete", 1st Mov.
때문에 이러한 문제로 인해 음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고 각 음 마다의 음색이 서로 달라지게 되며 한 악절 안에 있어서도 통일된 음색과 일정한 톤(Tone)의 유지가 불가능해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반부의 음을 불 때나 후반부의 음을 불 때에도 똑같은 구강개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신체의 급작스런 힘을 억제해야 하며 그 상태에서 순수한 호흡의 압력으로만 음의 연결을 처리 해주는 것이 좋다. 구강 구조의 변형을 막기 위해서는 그만큼 호흡 기능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말이 될 수 있다. 이 말은 곧 턱과 구강의 변형으로 얻어지는 음질은 좋지 못하며 결과적으로 안정된 호흡 운동에도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아래와 같은 바하(J. S. Bach)의 곡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게 되므로 안정된 구강의 모양을 확보하여 전체적으로 곡의 통일된 음색을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악보 6-5> J. S. Bach, Sonata in e minor. No.5, Adagio ma non tanto, mm.1-5
이처럼 모음을 통한 발성 연습은 복잡하고 다양한 음형에 구사되는 텅잉감과 관계없이 안정된 구강 공명강을 유지시켜 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가창(歌唱)의 발성과도 흡사하며 다양한 음형의 형태에 관계없이 동질의 음색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그리고 구강의 공명도를 좋게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구강의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악기를 불지 않을 때, 평상시의 구강은 닫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음의 파장이 울려 퍼질 공간이 부족하게 된다. 따라서 구강의 모양을 변형시켜 그 크기를 최대한으로 크게 만드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림 6-15> 구강의 상태
방법으로는 먼저 하품을 하듯이 자연스럽게 턱을 빼고 목구멍을 개방하는 시도를 해본다. 이 때 목젖이 아래로 처지도록 해야 하며 혀가 구강의 공간을 차지하지 않도록 바닥에 붙인다. 또한 주의해야 할 것은 절대로 턱 쪽에 무리한 힘이 들어가서는 안되며 목 근육을 부드럽게 해야 한다. 그리고 구강의 모양은 앞서 다룬 핀홀의 모양과도 상관 관계가 있는데 휘파람 주법에 의한 핀홀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강 모양도 여기에 맞춰 같이 변형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평소 때의 구강 모양은 아래의 그림과 같이 가로 방향의 타원형에 가깝다고 할 때에, 위에서 말한 핀홀에 맞는 구강 모양으로 변형시키기 위해서는 세로 방향의 타원형에 가까운 모양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해서 효율적인 핀홀을 만들기 위해서 입술을 오므리는 동작이 필요하듯이 구강 또한 마찬가지의 모양을 취해 볼 수있다. 물론 그림처럼 명확한 형태의 모습은 사실상 취하기가 어렵지만 이론에 최대한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플루트의 주법에 관한 설명에 있어서 어떤 책자에서는 뺨의 안쪽을 어금니로 무는 것처럼 하여 입술의 양끝을 오므려 주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주법 형성의 기초적인 입술의 형태에 관한 설명으로서 휘파람 주법의 원리와도 같은 작용을 한다. 이러한 방법은 일리가 있으며 아주 중요한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세로형의 구강 모양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나아가 핀홀의 역할에 있어서 공기주의 흐름을 흩어지지 않게 모아주는 기능을 하게 된다.
공명의 효율성에 있어서 평면적인 공간에서보다 입체적이고 수직 공간에서 그 효율성이 뛰어나듯이 구강 또한 공명을 위한 공간이란 사실을 상기하여야 한다. 넓은 들판에서 소리가 흩어지는 것과 좁은 공간이라도 높은 천정을 확보 했을 때, 소리의 울림이 더 증대한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구강의 모양은 수직 상승적인 형태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림 6-16> 세로형의 구강 형태
방법면으로는 입속에 조그만 공을 하나 넣고 있다는 기분을 가지는 것도 구강을 넓혀주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방법은 음성학적으로 ‘오’라고 발음할 때의 구강 형태와 유사하며 이 모음의 발음은 자연스럽게 입 천정을 아치(Arch) 모양으로 살짝 들어올려 주게 된다. 성당의 높은 천정과 깊은 동굴의 메아리를 연상한다면 이러한 구조가 공명강의 원리와도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러한 구강 변형의 시도가 무가치한 일은 아닐 것이다. 또한, 이 구강 모양은 입술과 관련된 〈관의 원리〉에서도 설명을 했듯이 입속에서 바람을 모아주는 이중의 기능을 하며 이러한 형태의 핀홀과 구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휘파람을 불 때의 입술과 구강 모양에 대한 자세한 관찰이 요구된다.
b.후두강(喉頭腔)
후두강은 목젖과 성대가 위치한 곳으로서 성악에 있어서는 소리의 발원지이기도 하며 더불어 공명판의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플루트를 볼 때, 초급자의 경우 목에서 괴기한 소리가 나는 것은 이 후두강이 외부의 무리한 압박으로 인해 좁아졌기 때문이며, 이러한 나쁜 상황은 식도가 막혀 호흡을 곤란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목 주위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후두강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비유가 다소 표현하기 부적절할 지 모르지만 음식물을 토할 때의 상태나 하품을 할 때 자연스럽게 개방되는 목구멍의 상태를 연상하면 된다. 또한 목젖(The Adam’s Apple)을 인위적으로 아래로 내리는 동작도 후두강을 개방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C.인두강(咽頭腔)
인두강은 구강, 후두강, 비강으로 통하는 통로이며, 여기에는 편도선 및 구개범이 있다. 일종의 구강의 연장 선상으로 볼 수 있으며 구강의 끝 부분에 해당되는 구강의 확대 선상에 있다. 그리고 구강의 개방은 인두강까지 확대되는 것이 좋으며 이 공명강을 활용하는 여부에 따라 구강의 공명강에 대한 체적 면적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d.비강(鼻腔)
비강은 구강 다음으로 가장 활용하여야 할 공명강이다. 비강은 그림에서 보듯이 공명강 중 가장 넓은 체강을 이루고 있으며, 이를 잘 이용하면 구강과 함께 어울려 효과적인 공명강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가창에 있어서도 목소리는 반드시 그 공명 속에 콧소리가 섞이게 되는데, 플루트에 있어서도 비강을 잘 활용하면 비음(鼻音)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개성 있는 음색의 소리를 지닐 수 있게 된다.
비강을 진동시킬 때, 살며시 이를 붙이고 있으면 이의 떨림이 느껴질 정도로 비강의 공명은 강하게 작용한다. 비강을 진동시키는 요령은 이처럼 살며시 이를 다물고 음- 하는 콧소리를 내어보면 된다. 마치 콧구멍을 통해 소리가 울려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플루트를 불 때에도 위와 다를바 없이 같은 요령으로 비강의 진동을 느끼면서 구강에서 울리고 있는 소리의 흐름을 공기의 흐름과 함께 인두강을 통해 비강 쪽으로 흘려 보내면 되는 것이다. 이 때에 주의할 것은 폐쇄성 비강의 공명이 되지 않도록 비강을 최대한 개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비강의 사용은 특히, 옥타브의 도약음을 불기 위한 기교의 연습에 있어서도 핀홀의 조절과 함께 매끄러운 음의 진행을 얻어낼 수 있는 요령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상형(上形) 음정의 옥타브 처리는 그 음이 바뀌는 순간 핀홀, 그리고 공기의 압력 조절에 의해 음정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데, 특히 아래 악보와 같은 슬러(Slur)의 상형 음정은 그 음이 도약하는 순간 비강 쪽으로 공기의 흐름을 유도하여 비음을 섞어내듯이 비강을 자극시켜 주어야 유연한 도약음의 구사가 가능해진다.
<악보 6-6> P. Taffanel, Fantaisie Sur Le Freyschutz, mm.7-29
이처럼 비강을 활용하는 것은 다른 공명강의 활용 못지 않게 중요하며 음색의 창출이나 기교의 표현면에 있어서도 이 비강의 활용만큼 그 발전의 변화를 실감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므로 비강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전체 공명강의 이해에 보다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나아가 플루트의 소리에 색채를 더해 주게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또다른 공명강의 개발에도 보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