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성 · 쾌적성 두 마리 토끼 노리는 새 아파트 아파트 시장의 대세 될까
부동산 불황에도 새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지 않고 있다. 기존 아파트와 수천만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차이가 나지만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새 아파트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 아파트와의 가격 차이를 감수하고라도 얻고자 하는 만족도가 훨씬 높기 때문일 것이다. 새 아파트는 무엇이 특별하기에 비싼 가격에도 만족도가 높은지 살펴보았다.
분양가 자율화가 도입된 1998년은 아파트 품질 변화에 있어 획을 그은 해이다. 그 전까지는 분양가 규제 탓에 건설사가 굳이 기존 아파트에 비해 품질이 좋은 새 아파트를 건설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분양가 자율화 이후 기존 아파트와 전혀 다른 새 아파트가 나오기 시작했다. 2000년을 기준으로 그 전에 지은 아파트와 후에 지은 아파트는 아예 다른 상품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주거 수요의 중심은 새 아파트로 변화하기 시작했으며, 기존 아파트와 새 아파트 간의 가격 차별화가 뚜렷해졌다.
오래된 아파트가 불만이라는 사람 4명 중 한명
2004년 통계청 주택만족도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거주자 중 34.4%만이 만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이라고 답변한 사람이 34.3%였으며 불만족한다는 답변도 31.3%에 달했다. 불만족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작은 평수가 52.6%로 가장 컸으며, 그 다음으로 24.6%가 아파트가 오래됐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낡은 아파트로 인해 야기 될 수 있는 일조 · 통풍 문제나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답변도 각각 6.2%, 8.0%가 나왔다.
그렇다면 새 아파트는 무슨 이유로 거주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일까? 가장 큰 요인으로 투자가치를 꼽을 수 있다. 아파트를 거주 목적으로 매입했다 하더라도 투자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한 아파트의 입주민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가격이 그대로인데 옆 아파트 가격은 오른다면 속이 편하겠느냐”면서 아파트 매입 시 “기본적으로 살기 좋은 곳이어야겠지만 가격이 상승할 만한 아파트인지도 따져 본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새 아파트는 투자성이 좋아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새 아파트 기준을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인 3년으로 잡고 2002년 이후 입주한 아파트를 새 아파트, 그 이전에 입주한 아파트를 기존 아파트로 구분한 후 동대문구의 아파트 평균가격을 분석해봤다.
그 결과 2002년 이전 입주 한 아파트 32평은 2002년 6월 이후 2억 1,529만 원에서 2억 6,621만 원으로 23.6% 오른데 반해 2002년 이후 아파트는 2억 3,500만 원에서 3억 3,309만 원으로 2배에 가까운 41.7%의 상승률을 보였다.
새 아파트는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전농동 SK아파트(2000년 7월 입주)와 이문동 쌍용아파트(2000년 11월 입주) 32평형은 입주 후 3년여 동안 1억 400만 원, 9,600만 원씩 올라 각각 2억 9,000만 원, 2억 6,250만 원이 됐다. 하지만 4년째에 접어들면서 2억 8,000만 원 대와 2억 6,000만 원 선을 유지하며 보합세로 들어섰다. 보통 아파트 가격은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인 3년을 기준으로 움직이는데, 그 전에는 매물이 적어 가격이 상승한다. 반면 그 이후로는 매물이 많아져 가격 상승이 주춤해지고 안정세로 돌아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웰빙시대에 발맞춰 비싸도 더 쾌적한 아파트 찾아
쾌적함과 편리함 역시 새 아파트의 만족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실제 2003년 11월 입주 한 장안동 현대홈타운은 중랑천 조망과 함께 쾌적하고 편리한 단지로 동대문구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떠오르고 있다. 홈타운공인 박영란 실장에 의하면 “현대홈타운이 중랑천 조망으로 인기 아파트가 됐지만 단지가 워낙 쾌적해 조망권에 개의치 않아 하는 사람들도 많다.”라며 저층도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홈타운은 조경 외에도 주차장을 지하로 만들어 쾌적함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해 6월 입주 한 삼성래미안1차 역시 홈타운과 같은 이유로 동대문구의 시세를 이끌어 가고 있다. 박실장은 “요즘 추세는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곳을 사려고 한다. 정작 입주민이나 매입하려는 사람들은 현대홈타운, 삼성래미안1차 모두 그만한 가치를 인정하고 비싸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며 아파트 주민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동대문구에 위치한 답십리동 D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입주한지 6년이 되서 그런지 구조가 안 좋아 집도 좁게 느껴지고 방음이나 층간 소음 문제도 심각하다.” 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난방도 잘 안돼 추운 편이고 주차 문제로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로 현대홈타운 주민들과 대조를 이루었다. 이같은 입주민의 인식 차이는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장안동 현대홈타운과 삼성래미안1차가 분양에 들어간 2000년 12월을 기준으로, 답십리 D아파트 32평형 가격은 1억 8,000만 원이며 현대홈타운과 삼성래미안1차 분양가 시세는 각각 1억 9,410만 원, 1억 9,404만 원이었다. 당시 D아파트와 현대 · 삼성1차간의 가격 격차는 1,400여만 원. 하지만 삼성래미안 1차와 현대홈타운이 입주 한 2003년 6월, 11월에는 6,850만 원, 9,250만 원으로 가격 차이가 벌어졌다. 또한 D아파트는 2003년 6월 이후 250만 원 가량 상승했다. 반면 삼성래미안 1차는 입주 시점부터 1,750만 원, 현대홈타운은 1,500만 원이 올랐다.
분양가 자율화 아파트 품질 상승의 견인차
분양가 자율화 이후 아파트는 전혀 다른 상품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변했다. 우선 아파트 내부. 안목치수 적용 및 발코니 폭 확대로 30평형 기준 4~5평 정도의 실사용 면적이 늘었다. 또 빌트인 주방 · 가전제품과 원목마루 등 마감재를 고급화했다. 같은 평형을 여러 타입으로 만들어 취향에 맞게 구조를 선택할 수 있다.
새 아파트의 외관도 기존 성냥갑 같은 아파트를 타워형으로 개성 있게 설계했다. 조경에만 수억 원 이상 들여 기존 아파트와의 차별화와 함께 쾌적함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주차장은 모두 지하로 만들어 안전함과 깔끔함을 추구하며 단지는 체육시설, 무인경비시스템, 초고속인터넷망 등 각종 편의시설과 첨단시설로 이루어졌다.
아파트 가격을 움직이는 변수가 점점 차별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다. 단지 지하철역과 가깝다는 이유로 가격이 오르지 않으며 쾌적하다는 이유만으로 오르지도 않는다. 교통도 좋고 쾌적하며 살기도 편해야 하는 등 여러 변수가 함께 움직여 아파트 가격을 움직이고 있다. 새 아파트는 내부뿐만 아니라 외관까지 철저히 기획된 후에 나오기 때문에 여러 조건을 두루 충족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새 아파트는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와 눈높이를 충족시키면서 아파트 시장의 흐름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뱅크 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