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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카페에 가입하고 가장 먼저 흥미를 가지고 살펴봤던 게시판인 이 곳에, 이렇게도 빨리 이렇게도 과분한 학교명을 달고 글을 올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갓파입니다.
합격 발표가 난지 이제 막 이틀째가 되어가려고 하는 이 때가 가장 생생하게 돌이킬 수 있을 것 같아, 졸리지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어요. 습관상 문장도 글분량도 길게 나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어디 어떻게 될지 끝을 봐봐야겠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스타~트!
제가 EJU라는 제도를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초기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학원이나 과외 같은 걸 거의 다녀본 적이 없이 방목당한 지라, 고3의 빡센 생활을 얕보고 있었던 저는, 고3 입시와 함께 일본어 공부를 병행하면 EJU라는 것에 응시정도는 해볼 수 있겠구나, 하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3 생활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구산동에 있는 Y여고를 다녔는데, 7시 20분에 등교하고부터 시작되는 0교시부터 9교시까지의 향연에, 석식을 먹는 한 시간의 여유 끝에 찾아오는 건, 밤 10시까지 의무화되어있는 야자라는 녀석이었죠.
주변에는 국내 대학을 목표로 하는 인문계 학생들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서 뒤처지면 안되겠다는 초조감에 시간이 흐를수록 국내 대학 입시쪽으로만 기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성우를 좋아하는 저는, 좋아하는 성우가 출연하는 드라마씨디(성우들의 음성과 효과음만으로 이루어지는 드라마. 우리나라에서는 라디오드라마라고도 합니다.)나 라디오를 엠피삼에 넣고 다니면서 짬짬이 취미활동으로서 듣곤 했죠. 일본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 듣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취미활동이자 답답한 수험 생활로부터의 일탈이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마구마구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생각해보면, 그 때 막 들었던 게 청해와 청독해, 그리고 단어 습득에 굉장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수험!!! 일본어특기자로 9군데에 수시 지원을 하고, 정시도 그럭저럭 노력하며 집어넣었습니다.
집에서도 기대를 하고 있었고, 저도 아무렴 어디 하나는 붙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전멸이었습니다.
딴에 고등학교 들어갈 때 장학금도 받고 내신도 그럭저럭 상위권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하향지원(떨어진 걸 보니 하향이 아니었겠지만서도,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까지 떨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저는,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세상에 배신감도 들고, 가족들 친척들 얼굴 보기도 괴롭고, 하여튼 오만가지의 절망감이 다 들면서 자신감이라는 녀석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대학 발표가 나기 전까지, 학교를 쉬는 동안 죽 엄마 가게에서 알바를 해왔던 저는, 알바생이 없어서 대학 발표 후에도 두 달 이상 알바를 계속해야 했는데, 3일에 한 번은 찾아와서 소주를 마시며 실망했다는 말과 함께 전문대라도 들어가라고 말하는 아빠가 그렇게도 야속하고 미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시기에 저는 EJU라는 녀석을 기억 속에서 다시 끄집어 낼 수 있었고, 이 길로 가면 그나마 내 장점을 살려서 대학을 갈 수 있지 않을까 작은 희망을 걸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 얘기에 쉽게 동조해주실 수 있을 정도로 부모님의 실망은 작지 않았고, 저또한 부모님을 설득할 만한 정보도 실력도 갖추고 있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서 조금씩 정보를 모으고, 2008년에 참가했던 일본어경시대회에서 함께 입상했던 친구가 일본 대학으로 진학하는 모습도 보고, 유학원에서 일을 하던 아는 언니가 조금씩 던져주는 정보도 듣고 하면서, 점점 마음을 키워갔습니다. 그리고 2009년 1월의 어느날. 드디어 아빠와 결판을 내게 됐죠.
그날도 소주를 마시면서 저를 산산히 까부수던 아빠의 소주잔을 가로채, 먹지도 못하는 소주를 마구 마셨습니다. 새벽 시간이라 속이 비어있던 저는 얼마 안 마시고 흥건히 취해버려, 울고 짜고 속에 있던 말 없던 말 마구 던지며 또 한 번의 기회를 주려고 하지 않는 아빠를 마구 매도했죠. 필름이 끊길 정도로 취했던 저는 그 내용을 모두 기억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후일 엄마에게 듣기를, 아빠에게 상처를 줄만한 말도 많이 했더군요. 하지만 그런 제 모습에 상처와 함께 충격을 받은 아빠는 드디어 저의 EJU입시를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미련을 버릴 수 없는지, 몇 주 동안 EJU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물어오면서 불신을 내비치셨었죠. 저는 지기 싫어서라도 없는 정보 만들어가며 대답을 했고, 결국 학원을 다니도록 허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랄까, 대학 합격 수기인데 EJU에 다니게 된 경위에 대해서만 쭉 말하고 있군요. 그냥 대충 넘어가주세요ㅠㅠ
어쨌든 그렇게 해서 3월이 오고, 저는 종로 YBM 이성순쌤의 EJU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EJU에는 영어과목이 따로 없어서 토익이나 토플이 필요하다는 정보를 EJU홈페이지에서 접해서, 이성순쌤의 강의와 함께 영어 강의도 함께 신청을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영어와 EJU 개강일이 같은 날짜였는데, 수강증을 잘못 읽어 영어 수업 시간에 EJU교실에 들어가버리고 말았죠.
그 때는 오전 수업은 이미 끝나고 자습 시간이었는데,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전 멋도 모르고 들어갔다가 분위기가 영 이제 시작하려는 반의 분위기가 아니라서 나가려고 하는데, 성순쌤에게 덥썩 잡히고 말았죠. EJU 듣는 분이시냐는 말에 네~ 하고 대답했더니만, 쌤 책상 옆에 의자를 주시고 잠시 앉아보라 하셨죠. 자습하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관람객이 되어 절 쳐다보는 게 부담되기는 했지만, 자존심 다 버리고 기초부터 시작하고자 다짐을 하고 들어갔던 곳이라, 쪽팔림 따위는 금세 날려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선생님에게 저의 상태를 확실히 알리고 제대로 보살핌 받게 되는 것이었거든요. 보통 처음 보는 선생님에게 그렇게까지 기대를 품지는 않겠지만, 그때의 전 묘하게도 전력으로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막 피어올랐습니다. 그러고보면 그 날, 그 첫순간... 전 무한성순교에 돌이킬 수 없는 한 발짝을 내딛어버리고 만 것이었겠죠.
선생님은 일본어를 시작한지는 얼마나 됐는지, JLPT는 몇 급인지, EJU는 어떻게 알고 왔는지 기본적인 매뉴얼을 물어보셨습니다. 전 차근차근히 대답했고, 그러다가 JLPT 1급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한 찰나에, 관람객(=자습하던 이들)들에게 오오~하고 탄성인지 야유인지 모를(그땐 야유처럼도 들렸습니다. 왜냐면 다들 내 정수리 위에 서있는 사람들 같았거든요.) 리액션을 받기도 했었죠.
어느 대학교 목표냐는 질문에는 정말 되도록이면 학비 싸고 좋은 곳이라는 대답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그야말로 도쿄대랑 와세다랑 게이오밖에 모르는 햇병아리였으니까요. 과장이 아니라, 정말 교토대도 모르는 바보였습니다!! 그게 계산을 거친 토오마와시처럼 보였다면 오산이에요!!
그리고, 어쩌다가 토플 수업을 함께 신청했다는 말을 내뱉었는데, 순간 돌아오는 성순쌤의 물음.
"너 와세다나 게이오 갈 거야?"
저는 당황스런 물음에 어쩔 줄 몰라서 "그런 좋은 대학교는 생각도 못해요!"하고 대답을 했었는데,
또 지금 돌이켜보면 참 운명적인 대화 내용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ㅋㅋ
어쨌든 선생님의 저 토이츠메에 영락없이 당해버린 저는, 선생님의 충고대로 영어 수업은 취소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리고, 본격적으로 EJU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EJU수업은 물론, 일본어 학원 자체를 다니는 게 처음인 저는, 당연히 초보등급부터 시작하려고 오후반 강의를 신청했었습니다.
그래서 첫날은 교복 입은 아이들의 틈바구니에서 오후반 수업을 들었는데, 다음 날부터는 역시나 선생님의 충고대로 오전반을 듣기로 결정을 내렸죠.
그렇게 학원 라이프를 보내게 되면서, 차차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다른 학원생들에 비해서 일본어 실력이 나쁘지 않다는 것과, 이 수업을 받으면 정말로 난 일본에 있는 대학에 갈 수 있겠다라는 것!
사실 학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였거든요. 외국 대학에 간다는 게, 어디 평범한 재수생에게 현실적인 일인가요?
하지만 이미 입학하신 선배님들 이야기를 듣거나, 학원 사람들과 일본 얘기를 하거나 하면서 점점 그것은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학원에 다니면서 무엇보다 만족했던 것은 공부 자료와 정보가 자꾸자꾸 굴러들어오는 현실이었습니다.
성순쌤의 수업을 받게 되기 전까지는 그저 서점에서 취향에 맞는 책들을 골라서 공부하는 것 외엔 방도가 없었는데,
성순쌤은 유용하다고 검증된 교재를 계속계속 던져주시니, 그것조차가 너무나도 감지덕지했습니다.
그리고 성순쌤의 교육방식은, 뭔가 외곬에 파고드는 방식이 아닌, 여러 방면을 건드리며 나아가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상식들이라도 머릿속에서 잘 연계가 되었습니다. 저는 앞에서 말했듯이 자신감을 모조리 잃어버린 상태였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기분이었기 때문에, 수업이 나갈 때마다, 특히 생소한 개념이 넘쳐나는 종합과목 진도가 나갈 때마다 열심히 복습을 했습니다. 그 단원에 딸린 문제는 안 풀어오더라도, 진도가 나간 범위는 꼭 다음 수업 전에 다시 한 번씩 읽으며 정리했습니다. 저는 공책필기는, 글씨도 더럽고 계속해갈 자신도 없었기 때문에, 공책의 칸이나 틀 같은 거엔 신경을 안 쓰고 그저 중요한 것들을 몇 번씩 써보면서 외우고 종이는 바로바로 버리는 식으로 복습을 했습니다.
종합과목 다른 과목을 시작하게 되면, 전에 배운 것들을 잊지 않도록 하루종일 전에 배운 것만 붙잡고 읽다가 곯아 떨어진 적도 참 많았습니다.
아, 그리고 수업 중에 선생님이 엑스자를 치시며 필요 없다고 하시는 부분들도, 저는 욕심을 내며 다 한 두번씩은 읽어보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시험 대비에 들어갔을 때는 중요한 것들만 읽었지만, 평소에 남아서 공부할 때는 그것들을 읽어도 시간 낭비는 아니었고,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1부터 10사이에 있는 모든 유리수를 공부해도 나에게 남는 것은 1부터 10까지의 자연수뿐이라고 해도, 그나마의 1부터 10까지의 자연수만은 뚜렷하고 확실하게 기억하자! 라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6월 시험 전까지 받았던 일본어 책들은 다 한 번씩은 소리내서 읽고 모르는 단어를 체크했고,
종합과목 책들은 자신 있는 과목이든 없는 과목이든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3번씩 읽고, 중요한 부분은 몇번이고 계속해서 읽어댔습니다.
선생님이 주신 정리 프린트도 시험 전에 정독을 하고, 그 사이 친해진 학원 사람들과는 종합과목 퀴즈 내기를 하며 공부했습니다.
수학은 4월인가 5월에 과외를 받았다가, 경제적인 부담도 있고 EJU를 잘 모르는 선생님이셨기 때문에 한 달만에 관두고, 성순쌤이 주신 기출문제집과 서점에서 산 보라색와 하얀색 표지의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면 하루에 한 개씩이라도 EBS수학 강의를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밤 잠자기 전에 약 2년동안 그래왔듯 드라마씨디나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6월 시험 전까지는 꽤나 빡세게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점수는 운 좋게도 공부한 이상으로 너무도 잘 나와줬습니다.
일본어 390점, 종합과목 190점, 수학 132점이 나와, 저는 선생님께 진지하게,
"성적표 점수가 잘못 입력돼서 정정 우편물이 온 전례가 있나요?"하고 물었었죠.
다행히도 그런 전례는 없는 듯 했습니다.
어쨌든 운 좋게 받은 이 점수로 저는 와세다에 시험을 보러 가게 되었고,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분들에게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일본 대학 원서를 쓰게 되는 바람에 뭣도 모르고 뭣도 모르고 실수만 막 해대는 바람에 미유키쌤께 심려도 끼치고, 절 책임질 이유도 없는 옥현언니께 여러가지 가르침도 받았고, 산수가 안 돼서 학교 재학 기간을 계산 못 하는 바람에 다른 오전반 친구들 여러명에게 계산좀 해주라고 막 다그치기도 했었군요...
무엇보다, 함께 2차 수업을 받으며 동고동락했던 성순쌤, 옥현 언니, 유리, 그리고 미유키쌤께는 이로이로나 멘데 모우시와케나이 문장들을 떠맡기고는 했었던 게 중죄였습니다, 정말.
떠나기 전에 면접 연습을 하고 몇몇 선배분들도 섞여서 김치부대전골을 먹었던 건 참 맛있는 추억이에요 ㅋㅋ
다시 와세다 본고사 이야기로 돌아와서,
소논문의 이야기를 하자면, 양식이 저희가 연습해왔던 것과 달랐고 배부받은 지문이 매우 난해했기 때문에 크나 큰 고비였습니다.
현대 사회의 매체의 발달에 대한 언급이 이루어지면서, '말'로만 의사소통을 했던 시대와, '말'과 '글'이 공존하는 가운데 의사소통을 하는 시대에서 이루어지는 표현의 차이가 설명되었습니다. '글'이라는 매체가 탄생하고부터는 '말'에서도 '글'이 가진 특성 및 형식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말'과 '글'이 공존하는 지금의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말의 시대>에서 <글의 시대>로 흘러왔다고 보는 편협한 관점이 아닌, <말의 시대>에서 <말과 글이 공존하는 시대>로 흘러왔다고 보는 편이 지혜로울 것 같다는 필자의 의견도 들어있었습니다.
대충 위와 같은 내용이 A4용지 두 장 가득차게 서술되어 있었고, 그에 대해 400자 정도로 정리 요약하는 것 같은 풍의 문제가 1번이었습니다. 2번 문제는, '말'과 '글'이 공존하는 것의 예를 들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400자 내로 적으라는 것이었습니다. 1번 문제는 지문을 유심히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을 옮겨 적는 식으로 썼습니다. 2번 문제에 대해서는, 해외 영화를 볼 때 나오는 자막을 예로 들면서, 목소리와 자막이 함께 제시되는 효과에 대해서 횡설수설하게 적어나갔습니다.
면접 때는 딱히 어려운 문제는 던져지지 않았습니다. 와세다의 생애교육학과에서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길래, "저는 사람과 사귀고 접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생애교육학을 배우면 학교의 학생들에 한하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키레이고토를 좀 섞어서 떠듬떠듬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졸업하면 무엇을 하고 싶느냐는 질문에, "대학원에 진학해서 조금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는데, 바로 "조금 더 깊은 공부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냐?"는 질문이 들어와서, 뻘쭘하게 웃으면서 "그건 지금부터...(공부하겠습니다.)"라고 말했더니, 두 분 교수님이 웃으시고 "우마이나"라는 칭찬을 받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지금의 일본에 바라는 점이 있다거나 좋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말해보라는 말에, "어제 읽은 뉴스에 나와있던 내용인데, 일본의 재정지출 중에 교육에 대한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OECD국가 중에 터키 다음으로 낮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교육에 조금 더 투자를 하고, 일본 학생들도, 한국 학생들처럼은 아니더라도, 빡세다(키츠이)면 빡세다고 할 정도의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더니, 두 분 교수님이 또 웃어주셨습니다. 원인은 저 키츠이라는 단어 사용 때문이라고도 분석됩니다만....ㅠㅠ
그리고 거의 마지막 질문, 일본어 공부를 언제부터 했느냐는 말에,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독학을 하다가 이번년도 "6월"부터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하게 되었다고, 그만 실수를 말해버리고 만 저였습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어 다른 사람이 대답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 말을 들으면서도 내내 찝찝해서,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다른 분들의 대답이 모두 끝난 후, "저기, 정정해도 되겠습니까?"하고 운을 띄우고, "잘못 말했는데, 이번년도 "6월"이 아니라 "3월"부터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해버렸죠.
원서에 수업시간증명서와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월수를 모두 기재했었기 때문에 노파심에 정정을 한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이 말에도 교수님들은 웃어주셨습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좀 쓸데없는 정정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마는.....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면접이 끝나고, 기대감과 불안감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EJU점수 자체가 높기 때문에 쌤이나 언니오빠들이나 친구들이나 동생들이 떨어질 리가 없다고 말해주긴 했지만, 작년에 12개 학교에 지원했다가 전멸당한 기억이 다시금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내가 이런 좋은 학교에 붙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제 안에서는 더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이나 친척들에게는 붙을 확률이 높다는 소리는 코빼기도 안 하고, 붙으면 좋은 거고 안 붙으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만 말해왔었죠. 심지어는 엄마가, "너 EJU나 소논문이나, 잘 본 것도 아니라면서 어떻게 붙었어?"라고 물어올 정도죠. 수능의 경험도 있고 12개 대학 전멸 기록도 있고 하니, 시험 끝난 날에 어쨌다고 물어보는 말에도 "그저 그랬는데... 모르겠어. 결과 나와봐야 알지."라고 딱딱하게 대답했었거든요. 그만큼 전..... 상처받은 영혼이었던 것이죠...ㅠㅋㅋ
사실 모든 게 좋은 것 같은 지금도, 한 가지 걱정이 있습니다. 바로 기간 내에 등록금을 납부 못해서 이게 다 허사가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죠. 이 걱정이 모두 해소될때까지, 전 긴장을 놓지 않겠습니다. 암!
자신감도 없고 믿음직하지 못하던 제가 와세다 대학교에 붙을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고 도와주신 쌤!!!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드려요!!!
원서 작성 때부터 여러가지 챙겨주시고 도와주시고, 함께 동고동락했던 옥현언니!!! 언니의 진심어린 축하가 제일 기뻤어요!!!
열흘 동안 같이 지내면서 내 아침밥도 챙겨줬던 유리야!!! 넌 아직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11월 셤도 화이팅이고 꼭 좋은 대학 붙자!!!
제 어눌한 일본어도 열심히 들어주시고 많이 격려해주신 미유키쌤!!! 쌤은 제가 실물로 접해서 좋아하게 된 첫번째의 니혼노 카타셔요!!!
아이소도 별로 안 좋은 저한테 방도 빌려주시고 많이 신경써주신 결봄 언니!!! 정말 언니가 없었음 큰일났을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해요!!!
언제나 웃음을 주고 날 편하게 해주는 하무!!! 넌 내 운명이야, 꼭 대학 붙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자!!!ㅋㅋㅋ
애교덩어리 나키무시 똥싸개!!! 널 좀 그만좀 울리고 싶다!!! 내 진심을 알아줘~ 앞으로도 잘 지내자!!! 게이오 붙어버려~~!!!
진짜 부러운 피부의 소유자 눈근!!! 하지만 너의 눈썹근육은 별로 안 부러워!!!ㅋㅋㅋ 대학 한 번 콱 붙어버리란 말야~~!!!
이밖에 서상오빠, 성원오빠, 주욤방오빠, 홍만이, 경희, 희수, 윤상이, 시웅이, 소춘이, 인호 등등 오전반 모두와, 인상도 더럽고 잘 해주는 것도 없는데 언니, 누나랍시고 좋아해주는 오후반 아이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그리고~~~ 수기가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ㅋㅋㅋㅋ
첫댓글 랄까.... 쌤 저 회원등급 업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내 이름도 땡쓰투에 있는데???ㅋㅋㄳㄳ 진짜 축하해~~ㅋㅋ 일본오면..약속했던거 해줄게~~~ㅋㅋㅋㅋ
ㅋㅋㅋㅋㅋ 그래 나도 잊지 않고 있다, 그 약속ㅋㅋㅋ 고~마~워~~
우왕 언니 ㅠ.ㅠ 책한권 내셔야 겠어요 ㅋㅋ 올해시작하셨으니 짧은기간이라 생각하면 짧은기간인데 그만큼 언니가 열심히 하신거니까.. 저도 본받겠다능!! 언니~~ 축하드려요!!
삽화라도 곁들이면 진짜 미니책자 하나 나올 듯ㅋㅋㅋㅋ 반 정도 썼을 때부터도 '아레..?ㅋㅋ'였는데, 다 쓰고는 '이거 과연 다 읽는 사람 있을까'하는 의심이 생겼어 ㅋㅋㅋ 최미는 나보다 더 잘해야지!! 화이팅><!!
읽는 매 순간 순간마다 생생한 너의 경험이 느껴지는듯 하구낭~~ 면접연습도 너가 처했던 상황등을 생각하며 해야겠당~~ 너가 붙을거라 믿고있었으~~ 앞으로 요코하마도 히토츠바시도 다 쓸어주길 바래! 천하의 수지니깐 ㅋㄷㅋㄷ 빠샤!!
뭘 나를 그렇게 기준으로 세우고 그러냐ㅠㅠㅠ 너무 그러지 마 ㅋㅋㅋ 넌 요즘 날 너무 카이카부리스기 하는 경향이 있으... 좀 봐줘.. 두드러기 날라 그래...ㅋㅋㅋ 응원은 쌩유~
역시 수지언니~!! ㅠ_ㅠ!! 그동안 열심히 놀던 제가 참...ㅠㅠㅠㅠ 저도 언니처럼 열심히 할께요 퐈이야!!
뽜이야!!! 랄까, 채주 항상 열심인 걸 뭐~~ 나는 운이 따라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채주는 나보다 더 열심히 하고 요행에 기대하지 않는 쉄생 생활을 해~ 욥!!
오호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었군..! ㅎㅎㅎ 남은일도 모두 잘풀리길 바래~~
오웅ㅋㅋㅋ 땡큐!! 너도 이번에 꼭 목표하는 대학 붙길~~
축하해!!! 내년엔 일본에서 보는거야!? 으하하 교토도 놀러와~
감사해용><!! 교토 꼭 놀러갈게요!! 그 때 가서 모른 척 하심 안 돼요><~~~
우와 대빵기로 ! 내일 또읽어야징 크크
읽고 또 읽어서 외우든지 ㅋㅋㅋ
이제야 봤따아아아 사실 블로그에서도 봤지만!~~ 나의 눈썹근육도 부러워해주라규~~< 다시한번 축하해 으하하하~~!
아아니~~~~ 전혀 안 부러워 ㅋㅋㅋㅋㅋ!! 구랭 고맙다!!
추카해 오..진짜기네....갓파랑 난 운명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 추카해!
내일 커플바지 알지?ㅋㅋㅋㅋㅋㅋ 운명은 벗어날 수 없어~~
헐랭....언니, 저 요런 감동적인글을 이제유를 5일앞둔 오늘에서야 읽었답니다....송구하옵니다ㅠㅠㅠㅠ언니, 초 알랍해요!!♡아침밥쯤이야 언제든지 부르시면, 시키시면 대접하겠사와요ㅋㅋㅋㅋ
나는 너의 댓글을 지금에야 봤다 ㅋㅋㅋ 나는 초초 알랍해^ ^♥ㅋㅋㅋ 일본 가서도 자주 만나서 밥 먹자 ㅋㅋㅋ 가능하다면 가끔 아침에 너희 집 쳐들어갈게~ 받아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