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의 개통이 여타의 사정으로 오는 7월로 한 차례 더 연기된 가운데, 9호선이 지나는 역세권 상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상태이다. 9호선의 연내 개통이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한두 달 정도의 개통 연기가 신규 역세권 상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선호도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지하철 역세권은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교통이 편리해 상권 활성화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9호선 라인의 각 역마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상권 변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지하철 9호선은 기존에 교통 면에서 열세에 있었던 강서지역의 강남권 이용 편의성을 크게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강서 지역의 방화뉴타운, 마곡지구, 발산지구 등 지역적 호재와 겹쳐 강서 지역 주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패턴 변화와 그에 따른 지역 상권의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
강서구 신방화역은 역세권 내에 7500여 세대 규모의 방화뉴타운이 자리하고 있고, 조성중인 마곡지구 첨단복합산업단지가 근거리에 있어 장기적으로 상권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양역과 증미역, 등촌역, 염창역 등 한강과 연접한 라인은 한강변에 다수의 아파트 단지의 9호선 유입이 예상되고 기존에 상권이 어느 정도 조성된 지역이기 때문에 9호선 효과에 따른 빠른 상권 활성화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특히 가양역과 염창역은 9호선 급행열차의 정차역으로 강남권 이동을 위한 9호선 이용인구가 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작구에 위치한 흑석역과 노량진역도 9호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흑석역 주변은 흑석뉴타운 개발에 따라 노후하고 낙후된 이미지에서 탈피해 새로운 주거지역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중앙대학교가 인근에 있어 역세권 중심으로 대학가 상권의 형성도 기대된다.
노량진역은 1, 9호선 환승 역세권으로서 노량진 뉴타운, 민자역사,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등 다양한 개발 호재들이 겹쳐있는 지역으로 기존의 학원가 중심의 상권에서 쇼핑과 문화, 의료 등이 결집된 중심 상권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9호선 라인의 최고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교보타워 사거리의 신논현역 역세권을 주목해야 한다.
교보타워 사거리는 2호선 강남역과 7호선 논현역의 중간에 위치해 있어, 두 중심 상권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탓에 상대적으로 상권의 형성이 미비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9호선이 개통되면 오히려 강남역과 논현역 상권을 잇는 다리 역할과 함께 자체적인 대규모 상권 형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아파트와 달리 상가의 경우 교통 환경의 개선이 꼭 호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9호선 역세권 상권에 대한 맹목적인 투자는 자칫 화를 부를 수 있다.
교통의 발달로 중심 상권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중심 상권이 지역 상권을 빨아들이는 소위 ‘빨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KTX과 지하철 1호선이 천안까지 연결되면서 충남 지역 주민들의 상당수가 수도권으로 원정쇼핑을 오는 현상이 알려졌듯이, 강남권 접근성이 좋아지면 강서 지역 소비 중 특정 부분은 강남권으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료, 쇼핑 등에서 객단가가 높은 소비업종은 시설과 선택의 다양성 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강남권으로의 소비 패턴 변화 가능성이 높은 업종이다.
그러나 이 같은 ‘빨대 효과’가 모든 업종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어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온천 관광객이 증가했던 아산시의 경우처럼 9호선 개통으로 인한 수혜업종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강서 지역 9호선 역세권은 주변의 개발 호재와 풍부한 배후세대를 기반으로 한 유동인구의 흡수가 예상되기 때문에 생활밀착형 업종들 위주로 상권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9호선 개통은 강서 지역의 강남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호재이지만, 상권 면에서는 동전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역세권’이라는 단어에 현혹되기 보다는 해당 역세권별 향후 발전 가능 업종과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업종, 지하철 이용객들의 이동 동선에 따른 출구별 유불리 등에 대한 다각적인 조사를 통해 안정성을 높인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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