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상상마당 라이브 홀.
상상마당 지하 2층의 라이브 홀을 구경하는 시간입니다. 사실 오늘 공연 예정에 있는 ‘반드시 크게 들을 것’ 개봉 기념 공연을 위한 리허설이 있을 예정이라고 했는데, 워낙 Free soul이신 그들의 기상시간보다 한참이나 일찍 도착한 우리 무리들은 상상마당 라이브 홀 둘러보기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뭇 놀라웠던 건 오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여러 참여자들의 대다수가 이 곳에서 공연을 관람해본 적이 없었을 뿐더러, 이 곳에 공연장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무척 생소해했습니다. 뮤지션들의 대기실까지 다 둘러본 후 다음 장소로 떠납니다.
#6. 살롱 드 미스홍에서의 마침표
3시간 동안의 투어에 지친 발과 말라버린 목구멍을 채우기 위해서 살롱 드 미스홍이라는 다원문화카페를 찾았습니다. 이제 슬 프로그램의 마무리가 이뤄질 듯하군요.
가정집 개조식의 이 레스토랑의 넓은 마당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습니다. 스텝 분께서 뚝딱뚝딱 시스템을 설치하시더니 어느새 무대 위에 통기타를 든 여인이 올라가 노래를 부르시네요. 홍대 인디신에서 활동하시는 ‘수상한 커튼’ 이라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배달된 시원한 음료와 과자들을 나눠먹으며 포근한 봄 따사로운 기운을 만끽하며 라이브를 듣습니다. 오늘따라 많이 틀리시네요. 그래도 좋습니다. 곧 전위적인 헤어스타일의 남자 한 분이 무대로 모셔집니다. 아까 보았던 고양이 벽화를 그린 ‘신주욱’ 작가님이시네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몇마디 하시곤 살롱드 미스홍의 한 켠에서 에코백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오늘 상상마당에서 출발전 받았던 무지백에다가 신작가님이 그려놓은 사과, 고양이 문양의 판화들을 얹어놓고 스프레이를 마구 뿌려주시면 에코백은 완성됩니다. 저마다 자신만의 색깔로 만든 에코백을 들고 모두 즐거워하십니다. 에코백을 다 만들고 난 후 작가와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수상한 커튼님의 공연현장>
<신주욱 작가님의 시범>
<예쁘게 칠합니다>
Q : 수상한 커튼님. 음악은 언제 시작하셨나요?
수 : 대학에서 실용음악과였고 기타를 전공했다. 아직 부끄러운 단계이다. 원래 본인은 노래를 엄청 못하는 편이었는데 이게 응축되어있다가 한꺼번에 터지는 것 같다.
Q: 신작가님. 현재 다양한 일을 하시는데 자신의 10년 뒤에 대해 말해주세요.
신 : 요새는 재정이 거의 바닥을 치고 있어서 왠지 거지가 되어있을 것 같다. 목표가 하나 있다면 국내에서 요구하는 재수입되는 작가가 되고 싶다. 아마 외국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 같은데, 모든 유행과 패션의 중심지, 런던으로 가 있을 것 같다. 비틀즈, 퀸, 펑크를 사랑해서 아마 그곳에서 있지 않을까?
김 : 아마 영국 거지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Q : 김마스타님께서 생각하시는 잘 노는 법은 무엇인가요?
김 : 사람들은 남들 기준에서 거울을 본다. 누구나 집에 전신 거울 하나쯤은 있듯이. 하지만 내가 내 스스로를 내게 보여준다는 기분으로 살아야 하는 것 같다. 어디든 남 눈치, 남을 의식하면 재수가 없어진다. 어디 있든지 내가 남들에게 속한 내가 돼버리니까. 잘 노는 법은 내가 나와 함께 노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디에 껴 있던지.. 남들과 하려고 애쓰는 내가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Q : 수상한 커튼님 공연과 다음 계획은?
수 : 클럽 공연은 한동안 해왔기 때문에 좀 쉬고 4월 그린 글러그드 페스티벌에 참여할 듯 하다.
당분간은 쭉 페스티벌 공연에 참여할 것 같고. 정규 앨범은 준비는 다 되어 있는데 자금이 돌지 않아서.. 가을에 1집 발매를 할 것 같다.
#7. 마무리
사막을 건너고, 빙산 위를 떠다니고, 밀림을 가로질렀으면서도,
그들의 영혼 속에서 그들이 본 것의 증거를 찾으려 할 때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는 먼 땅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가 이미 본 것에 다시 주목해보라고
슬며시 우리 옆구리를 찌르고 있다.
알랭드 보통 – 여행의 기술 중 일구.
필자는 홍대를 밥먹 듯이 들락거리는 홍대의 골수 팬입니다. 서울 도심 어느 곳을 가봐도 이처럼 편안 곳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너무 편안한 곳이다보니, 홍대에 뚫어놓은 저만의 지도로만 늘 발걸음을 옮겨다녔어요. 홍대를 가장 좋아하면서도 제한된 범주 안에서 각기 홍대만이 가지고 있는 사연들을 둘러보진 못했던 거죠. 누군가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습관화 되어 있고, 따라서 우리가 사는 곳에 대해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이랄까요?
"홍대앞재발견"은 그동안 제 관심의 틀로만 맞춰버린 홍대 거리를 한 꺼풀 벗겨내고 또다른 시선의 투입을 갖게 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홍대가 이끌린다면, 홍대가 가지고 있는 사연이 궁금하다면 "홍대앞재발견"에 한번 참여해보는건 어떨까요? 아마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연상적인 사고, 경이감,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다시끔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글, 사진 ㅣ 상상마당 서포터즈 2기 박예진
첫댓글 예진... 은준 다음으로 매치안되는... 글과 사람... 어떻게 쓰나 했는데 진짜 잘 썼는데? 그날의 골목을 메우는 웃음소리가 아직도 내 귀를 떄려
쿠하 감사감사
홍대 골수 팬... 예진이는 상상빠순이 ㅋㅋㅋㅋ
요새는 덕후가 대세. ㅋㅋ 홍대오덕정도?
아 재밌었을거같아 ㅜㅜ 우와우ㅜㅜ
Good Job~~
재밌었어요! 다음에 서포터즈들도 기회되면 꼭 참여해보시길!!!
에코백 재밌겠다 -ㅅ-)ㅋㅋㅋㅋㅋ 김마스터님 사진에서도 단연 튀는 외모 ㅋㅋㅋ 언니의 웃음소리가 산울림처럼 들려오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