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찾아낸 봉황의 보금자리
|
|
주암호와 호남정맥이 한눈에 보이는 조망대 장관 한국전쟁때 대부분 불타버린 대원사 아픔 아련히 ◆개요및 자연경관
<대원사 창건설화>에 의하면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신라 미추왕 때 신라(경북 선산)으로 들어와 모례(毛禮)의 집에 살면서 불법을 전파하고, 대원사 창건했다고 한다. “어느 날 꿈속에 봉황이 나타나서 "아도! 사람들이 오늘밤 너를 칼로 죽이려는데 어찌 잠을 자느냐. 어서 일어나라."하고 외치자 깜짝 놀라 일어난 아도화상이 봉황의 인도를 받아 봉황의 터를 찾아 광주 무등산 봉황대까지 왔지만 봉황이 사라져서 찾지 못했다. 그 뒤 아도화상은 석달 동안 봉황이 머문 곳을 찾아 호남의 명산을 헤매다 마침내 하늘의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봉소형국(鳳巢形局)을 찾아낸 후 산의 이름을 천봉산(千鳳山)으로 명명하고 산 아래에 대원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천봉산 대원사는 입구부터 구불구불하게 돌아가는 시오리의 벚나무 터널 길로 한눈에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입구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왕벚나무 터널'이란 표지석이 있다. 사람들은 천봉산을 가르켜 지리산, 계룡산, 한라산, 모악산과 더불어 어머니 산신을 모신 여산신의 도량, 또는 광주 무등산의 기운을 받쳐주는 모산(母山)이라고 주장하기기도 한다. 풍수지리가들은 천봉산 대원사를 두고, 진입로인 벚꽃 길을 탯줄, 절터를 어머니의 자궁, 절터를 감싸고 있는 천봉산을 모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국전쟁 때 극락전만 남기고 모두 불타버린 대원사를 지금의 주지스님이 옛 사찰의 터에 낙태나 죽은 아기의 영혼인 태아령을 위한 기도도량으로 재건했다. 극락전 옆엔 태아를 안고 있는 태안지장보살상을 세웠고, 경내 곳곳에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낙태된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빨간 모자를 쓴 동자승을 많이 모셔 놓았다. 또한 아름다운 연못 구품연지 아래에는 국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사철나무가 있다. 극락전 뒤에 계류가 흐르는 전망 좋은 곳엔 수관정이란 조그만 전각에 텅 빈 관 하나가 있는데, 일종의 저승 체험실로 벽에는 '죽음을 체험해보는 순서'라는 안내문도 적혀 있다. 경내에는 또 신라왕자 출신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다불(茶佛)이 된 김지장 스님을 모신 김지장전과 황희 정승 영당도 있다.
천봉산은 다른 산과 달리 그 흔한 바위 하나 없는 육산인데다가 숲이 무성하고 정상에 서면 주암호와 무등산 그리고 조계산을 비롯한 호남정맥이 한눈에 잡히는 조망대다. 주암호를 가운데 두고, 동쪽은 조계산을 비롯한 호남정맥, 가운데 주암호, 북쪽은 모후산과 운월산 그 어머로 무등산이 고개를 살포시 내민다. 서쪽은 천태산과 화학산, 남쪽은 호남정맥으로 이어지는 장재봉과 계당산이 다가온다.
천봉산에는 일명 ‘가재무릇’으로도 불리는 얼레지 군락이 여왕의 궁전처럼 환상의 세계를 연출하는 곳이다. 4~5월 숲속 나무 그늘에 피는 여러해살이 야생화로 ‘바람난 여인’ 또는 ‘질투’라는 꽃말을 가졌다. ‘엘레지’와 자칫 혼동할 수도 있으나, 슬픈 노래를 뜻하는 ‘엘레지’와 봄꽃의 여왕 ‘얼레지’는 다르다. 천봉산은 봄에는 엘레지꽃과 벛꽃, 여름이면 대원사 연꽃축제의 빛깔 고운 백련, 홍련, 황련 등 연꽃과 108종의 수련이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꽃 무릇이 반기고, 가을이면 단풍이 곱게 물들어 산꾼을 유혹한다.
천봉산 주변에는 보성군에서 문화관광단지로 육성하고 잇으며, 백민미술관, 서재필박사기념공원, 고인돌공원, 주암호 등 볼거리가 많다.
◆산행안내
1코스: 죽산교(15번도로)-(5.6)천봉산-(2.1)말봉산-마당재-(2.5)까치봉-(1.8)대원사 일주문
12.0km, 5시간소요(점심시간 포함)
2코스: 대원사주차장(일주문)-(1.8)까치봉-마당재-(2.5)말봉산-(2.1)천봉산-산앙정-(2.5)대원사주차장, 8.9km, 3시간40분(점심시간 포함)
3코스:백민미술관(청광도예원)-(4.4)천봉산-(2.1)말봉산-(2.5)까치봉-(1.8)대원사주차장, 10.8km, 4시간30분(점심시간 포함)
천봉산의 능선은 말굽형상으로 대원사를 중앙에 두고 빙 돌아간다. 따라서 원점 회귀산행이 가능하고, 도중에 탈출로가 많다. 더구나 그 흔한 바위 하나 없이 완만한 오르내림이 있는 능선 길에다 보성군에서 등산로를 잘 정비해서 산행이 무척 수월한 편이다. 따라서 산꾼들은 대원사 주차장에서 일주문이나 산양정으로 코스가 산행시간이 너무 짧다고 여긴다.
이번에는 광주 산악인 백계남씨의 안내를 받아 호남지리탐사회가 가장 산행시간이 긴 1코스를 답사했다. 대원사로 가는 15번 도로의 죽산교를 건너서 곧바로 우측 경주이씨 효열비가 있는 곳이 산행 들머리다. 묘소 5기가 동쪽의 주암호를 바라보고 있는 능선에 올라서면 억새가 바람에 하늘거리고 주암호의 물결이 잿빛으로 빛난다. 부드러운 흙길이 송림사이로 이어지는 능선을 걷노라면 천봉산자락과 대원사가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죽산교에서 27분쯤이면 북쪽의 백민미술관(청광도예원) 방향에서 오는 사거리다. 남쪽은 주암호, 천봉산은 서쪽으로 이어진다. 주암호를 바라보며, 송림과 어우러진 부드러운 흙길을 오르내리면 남쪽 봉갑사 가는 삼거리에 보성군에서 설치한 이정표와 광주의 산신령 백계남씨의 리번이 어김없이 마중 나온다. 봉갑면에 있는 봉갑사는 원래 천봉사였으나 최근 이름을 바꾸고 크게 중창했다. 목포 토요산악회원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고 오르면 삼각점(복내 23)과 이정표가 있는 천봉산에 닿는다.(죽산교에서 2시간35분 소요) 북쪽으로 무등산이 얼굴을 내밀고, 동쪽은 모후산, 남쪽은 주암호 건너편으로 호남정맥 능선과 조계산이 손짓하는 환상의 조망대다. 하지만 천봉산의 놀이가 보성군에서 설치한 안내도에는 612m, 지형도에는 608.8m로 표기돼 혼선이 온다.
오찬을 즐기고, 출발하면 곧바로 삼거리가 나온다. 북쪽은 대원사 방향으로 가는 희미한 길이므로 말봉산은 서쪽으로 가야한다. 곧이어 봄이면 엘레지가 군락을 이루는 삼거리에 대원사(1.9km)로 가는 지름길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난다. 잘 정비된 산죽 길을 가노라면 삼각추처럼 우뚝 선 말봉산이 눈앞에 나타난다. 하지만 말봉산에 올라서면 정상에 이정표만 있고 특징이 없다. 무성한 숲에 가려서 조망도 별로다.(천봉산에서 30분 소요) 완만한 흙길을 가면 마당재다. 남쪽으로 대원사로 가는 지름길을 만나고, 까치봉이 보이는 능선에 대원사로 가는 지름길 삼거리를 또 만난다. 두 개의 작은 봉우리를 지나면 세 번째 봉우리가 까치봉이다.(천봉산에서 1시간40분, 말봉산에서 1시간10분 소요) 대구에 사는 김문암씨가 3개의 봉우리마다 표지판을 세웠다. 하지만 김문암씨는 까치봉 표지판을 두 번째 봉우리에, 보성군에서는 3번째 봉우리에 세워서 혼선이 온다. 까치봉에서는 급경사 내림길이 시작되고, 대원사가 가까워 오면 울창한 송림과 산죽이 어우러졌다. 지나온 천봉산과 말봉산 능선, 산행 들머리 죽산교와 주암호가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송신탑을 지나면 대원사 일주문에 닿는다.(천봉산에서 2시간25분, 까치봉에서 45분 소요)
◆ 명소
[티벳박물관] 티벳 불교 미술을 볼 수 있는 티벳박물관에는 만다라, 경전, 밀교법구 등 1천여 점 희귀 자료가 있다. 박물관 앞에는 15m 높이의 하얀색 티벳 전통양식인 수미광명탑과 사찰 곳곳에 108개의 좋은 글귀가 적혀 있다.
[산앙정, 山仰亭]죽천 박광전(1526~1597)을 기리는 정자로 대원사 앞에 있다. 조선 중기 대 유학자로서 광해군 사부를 지냈다. 정자 안 편액에 등장하는 파주 출신 우계 성혼과 우정이 각별했음을 알 수 있다. 죽천 선생은 정유재란 때 의병을 일으켰고 군영에서 72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천년고찰 대원사]천봉산 대원사는 서기 503년(백제 무녕왕 3년) 아도화상이 봉황의 인도로 터를 잡은 백제 고찰이다. 고려 중기 자진원오국사가 참선과 염불을 함께 수행하는 선정쌍수(禪淨雙修)의 큰 가람으로 발전시켰고, 조선 중기 탁오선사의 중건을 거치면서 가람의 면모를 지켜왔으나 여.순 사태와 6.25를 지나면서 극락전을 제외하고 모두 소실됐다. 1990년부터 대원사 복원 불사가 시작되어 옛 주춧돌을 찾아내고 기둥을 세우며 오늘과 같은 복원불사를 했다.
◆숙식
청광도예원(061-853-4125). 대원사 진입로인 시오리 벚꽃길 중간에 도예가 김기찬 씨의 도예공방에서 생활도예품과 주암호의 풍광을 감상하며, 직접 키운 육질이 담백한 토종닭을 맛볼 수 있고 음식이 담긴 그릇도 김 씨의 작품이다. 도예품은 판매도 하며 민박도 한다. 닭도리탕 4인 기준 4만 원. 녹차수제비 7천원이다.
◆ 교통편
[드라이브]
◇호남고속도로 주암(송광사)나들목을 빠져 나와 국도 18호선을 타고 달리다가 벌교와 문덕을 잇는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국도 15호선을 타고 가다가 죽산교가 있는 대원사 입구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들어가면 백민미술관을 거쳐 대원사 주차장에 닿는다.
[대중교통]
◇광주광천터미널에서 보성행 직행버스가 06:30부터 21:40까지 30분 간격 운행된다. 보성버스터미널에서는 복내를 경유해서 대원사까지 군내버스가 1일 2회(07:00, 11:45) 운행된다. 보성에서 대원사까지 약 50분이 소요되며, 복내에서 하차해서 대원사행 군내버스를 이용하면 25분쯤 절약할 수 있다.
◇광주광천터미널에서 화순군 사평까지는 군내버스(217번)와 시내버스(151번)가 05:40부터10:00까지 10분에서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사평에서 대원사까지는 화순군내 버스가 1일 2회( 08:30, 12:40)운행되며 약 20분이 소요된다.
◇사평에서 개인택시를 이용할 경우 개인택시(061-372-6404)가 대원사까지는 15,000원, 대원사입구 죽산교까지는 10,000원이다.
광주광천터미널:062)360-8114, 화순터미널 061)374-2254, 사평정류소 061)372-60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