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잘 보내야 다른 친구들과 대등하게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토플 105점을 넘으면 학교에서 선이수학점으로 인정해주고, 앞으로 수업시간에 영어 원서도 봐야 해서 영어 공부도 할 계획이죠. 특히 이번 방학에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자기 주도학습 습관까지 다질 예정이에요."
예비 고교생은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한다. 고1이 되면서 3월, 4월, 6월 모의고사가 연달아 있고, 대학 입시를 고려하면 중간·기말고사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고1이 되자마자 매월 시험을 치르는 셈이다. 그런 만큼 이번 겨울방학이 더욱 중요하다. 구몬교육연구소 이순동 소장은 "자신의 중학 3년간의 공부방법을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잘 된 부분'과 '문제 있는 부분'을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능까지 내다보는 장기적인 공부와 내신 대비를 위한 공부의 비율을 조절하고, 과목별 점수전략에 따른 시간 배분 등을 항상 생각하면서 공부 계획을 수정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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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는 수능 언어영역에 대비해 문학과 비문학 특강을 활용한다. 문학의 경우 학생에 따라 취약한 부분이 시, 소설 등 장르에 따라 나타나므로 자신의 취약 부분을 확실히 파악하고, 겨울방학 동안 충실히 다뤄보는 것이 좋다. 또 비문학은 고도의 독해 능력을 요구한다. 지문을 정독하는 시간을 측정하고, 이 시간을 조금씩 줄여 가면서 시간 내에 지문을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 문제 유형도 여러 가지로 다뤄봐야 한다.
서울 잠실여고 안연근 진학지원부장은 "예비 고교생에게 독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언어영역이나 논술 공부뿐 아니라 영어 실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염상섭의 '삼대' 등 우리나라 소설을 중심으로 고전을 많이 읽어둔다. 특히 논술과 비문학 독해에 대비해 신문 사설 등 짧은 글을 매일 1편 이상 읽고 요약하는 습관을 들인다. 이런 공부 과정을 정리한 요약노트와 기록을 보관하면 입학사정관에게 보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돼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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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MD교육그룹 오혜정 컨설턴트는 "예비 고교생은 겨울방학 동안 선행학습 삼아 '수학'이라는 집의 청사진을 봐 두라"고 강조한다. 고등학교 3년간 어떤 내용을 배우며 각 내용이 어떤 상관관계에 있는지 살피기 위해 간단한 개괄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그 중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것 같은 단원은 그와 연계되는 중학교 단원을 찾아 교과서로 복습해 둔다. 특히 중학교 과정에 나오는 '수의 성질' '문자와 식' '이차 방정식' 부분은 고등학교 수학에 전반적으로 사용되므로 한 번 더 살펴본다. 안연근 부장은 "겨울방학 동안 수학을 확실히 잡되, 선행학습보다 중학교 과정 총정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선행학습은 고교 1학년 1학기까지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선행학습이 지나치면 '공부를 다 했다'는 자만심 때문에 오히려 고교 진학 후 공부를 소홀히 할 수도 있다.
중학교 복습이 끝나면 고등학교에서 나오는 대수영역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고차식 정리나 함수 관련 문제를 접해보는 것도 좋다. 시중에 나온 예비 고교 수학 교재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공통수학 개념을 반복해 공부한다. 기본 개념이 확실히 잡혀 있는 단원 가운데 계열에 따라 수학 I 영역과 수학 II 영역으로 넓혀가는 것이 좋다.
수학은 강의를 듣고 정리하는 것에 만족하면 안 된다. 실제 문제로 도전해보고 안 풀리는 문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승리욕과 인내심이 필요한 과목이다. 잘하는 부분과 못하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 개념을 이해하고, 그 개념이 적용되는 문제 유형까지 많이 다뤄 몸에 익힌다. 문제를 볼 때 '어느 단원의 개념, 어떤 유형의 문제구나'를 감각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를 풀고 나서 반드시 개념별로 파생되는 문제를 유형별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안연근 부장은 "수학은 대입에서 그 어떤 과목보다 영향력이 크고, 공부량 역시 주요 과목 중에서도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 겨울방학부터 수학 공부를 확실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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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는 듣기나 어휘 등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듣기는 학교 영어 수행평가나 수능 외국어영역에서 꼭 나오는 문제이므로 약하다면 반드시 극복해 둬야 한다. 기초 수준의 교재를 골라 지문을 받아 적을 수 있을 정도로 반복해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휘를 보강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어휘 교재로 재미없게 공부하기보다 흥미로운 소설책을 읽으면서 어휘를 넓혀 본다. 문장 속에서 단어를 파악하는 힘을 기르면 어휘력과 독해력을 한꺼번에 기를 수 있다. 영문으로 된 판타지소설이나 추리소설 등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한 권 읽으면서 그 속에 나오는 어휘와 문장을 익힌다. 특히 수능 외국어영역에 나오는 문장은 비유, 내포문, 복합 문장 등으로 매우 까다롭다. 한 어휘가 이중 의미를 갖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여러 문장에서 쓰이는 의미를 파악하는 식으로 어휘 공부를 해야 한다.
어휘 공부에서는 '어휘 서랍'을 짜는 도움이 된다. '어휘 서랍' 이란 감정 표현, 접속사, 형용사 등 5~6개의 기준으로 단어 및 구문을 나눠 외울 때마다 각 카테고리에 맞춰 저장하는 틀이다. 이렇게 어휘의 틀을 잡아놓은 상태에서 암기하면 단어의 의미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도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