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로 거제도 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목요수필 분들과 '그리운 성산포'의 시인 이생진님과 그 일행 분들.
바다를 닮은 노시인님은 바다에 오면 시가 지천이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시를 주으러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가기 전에 걱정을 많이했습니다.
국내에서 3박 4일 여행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길다면 긴 여행, 몸이 불편한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용기를 내 보자~~~~
알 수 없는 용기~
한 번도 안 간 곳에 가보고 잡다!!!
거제에서 제일 처음 들른 곳이 청마 유치환님의 생가입니다. 교과서에 '깃발' 소리없는 아우성을 남기신 이영도님과의 사랑의 편지로~~잘 알려진 분 유치환 시인님 생가 그 툇마루에 단정히 앉아있는 나를 그려봅니다. 시인의 우물을 길어봅니다.
시심을 담아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은 시 한편 쓸 수 있을까!!!하여~
그리고 숙소에 들려 짐을 풀고 나온 곳~~~
거제도 하면 한 번은 꼭 들려봐야 할 곳~ ~~~
거제도 포로 수용소. 남아 있는 담벽이 역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분단의 역사 그러나 수용소는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만들어 놓은 조형물...은 아무래도...
수용소 안에 들어가기 싫다는, 아무래도 많이 걸어야 하기에...
운전을 맡으신 초설이라는 거제도 거주 가이드분이 뒤로 돌아가서 담벼락을 보여주었습니다.
거제도 왔는데 그래도 담벼락이라도 만져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역사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한 담벼락은 어린이 놀이터와 함께 공존하며
주위엔 바짝붙은 상가 건물, CGV 극장까지~~그 존상이 위축되어~
오역의 역사도 그대로 보전되어~후대에 남겨져야 함을~~~
그리고 바다를 보았습니다~~
바다를~~~
무심한 저 새는 알고 있을까~~`요~~ 지심도로 가기 위한 배를 타기 위해 장승포 부두에 앉아 있습니다.
가을 햇살은 아직도 눈부셨으며 한번도 가 보지 못한섬, 지심도에 가슴이 설렜습니다.
노시인님의 어깨 위에도, 아직 그분 보다 짦게 살아온 나의 어께 위에도 햇살이 시처럼 내려 앉습니다.
저 멋진 분은 누구신가요?
부두에 앉아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는 ~~~
인생이 그런 거 아닌가요. 한 잔 술에 시름 타서 마시고
껄껄 웃고~~소리하고 시 읊고~~~~
그렇게 어영부영 하다보면~~~세월도 흐릅니다~~~
현승엽님과 시인님의~~~
사진 속에 우린 정지된 시간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 웃는 얼굴~~~~ 그대로~
장승포항에서 배를 타고 간 곳~~~지심도~
섬에서 내려다 본 바다는~~~푸르다 못해~~~
내 생애 제일 높이 올라 제일 넓은 바다를 보았습니다.
여러 분들의 노고와 땀이 밀어 준~~~~결과입니다.
정말 감격스러운 표정이 아닌가요.
불편한 나를 위해 휠체어를 빌려오고
휠체어를 밀어 준 초설 님입니다. 거제도에서' 매일 기분 좋은 날'이란 카페를 운영하는데,
하루는 쉬고 다음 날은 놀고~ 가게 문 여는 날이 드물답니다.
그래도 매일 줄거운 분, 고독을 걸치기에 너무 슬퍼보일까하여 옷마다 반짝이는 별을 달았습니다 .
시인님이 좋아서 함께 공연하고 퍼포먼스하고 혼자서도 잘 노는 분.
거제도 구석구석까지 우리를 가이드해 주엇습니다.
억새 풀 숲사이로 짠 바다 바람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억새들 서걱서걱 몸부딧히는 소리, 바다가 귀기우리며 다가섭니다~ 어느새 석양이~~~바다로 몸을 숨길 시간입니다.
그렇게 거제도에서 또 하루가 갔습니다.
다음 날~통영 동티마을~~철거될 주택가 담벼락에 그림을 그렸지요.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이 예술이 랍니다.
이제는 관광명소가 되어 있는데, 천사의 날개 앞에 이생진 시인님입니다.
나는 왜 안 찍었느냐고요~~~ 나는 날개를 감춘 천사이기 때문이죠~ 남들이 눈치채면 어떡해요~~~ 내 신분을~
통영이 한국의 나포리라고 하는데~ 너무 도심으로 깊이 들어 온 바다는 바다의 냄새를 잃었습니다.
무질서한 고층 빌딩 속에 그저 삐쭉이 얼굴 내밀고 먼 바다의 기억만 뒤척거립니다.
거북선을 타보았느냐고요? 이순신 장군을 만나보았느냐고요?
아니요~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서 아주 먼 바다로 나가서 들어오지 않으셨답니다.
그날 밤 시인님과 현승엽이란 가수분 그리고 가이드를 맡아주셨던 초설님이 시와 노래 등 공연을 했습니다.
시인은 시를 읊고 소릿꾼은 소리를 했고,
초설이란 분은 몸으로 시를 썼습니다.
공연장 깊숙히 섬들을 불러오더군요.
만남은 우연이지만 떠남은 이미 예정 된 것, 아쉬움 속에 헤어지면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습니다. 바다도 섬들도 그리고 사람들도~
돌아오는 길
돌아오는 ~~한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길이란 팻말이 붙은~~남해바닷길 ~~가다 멈춘 곳~해오름 예술촌~~
귀여운 돼지 상 앞에서 여행의 피로를 잠시 놓습니다.
돼지처럼 살자~~방긋~방긋웃으면서 ~많이 먹고~많이~~~
돌아오는 길,남해를 걸쳐 하동 땅~ 평사리 들판에 서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배웅을 합니다~~
화개장터~섬진강 가에서 재첩국을 먹고~ 전주를 걸쳐 돌아왔습니다.
여행은 돌아올 곳이 있어 아름답고, 해 볼만한 것이라~~
스치는 차창 사이로 이제는 그리운 풍경 된 바다가 넘실 거립니다.
그리운 이름 된 이들이 따라옵니다.
그날 밤 꿈에 방안 가득 푸른 바다 사이로 고독한 섬들이 다가섭니다.
손이 부르트도록 힘이 돼주신 초설님 고맙습니다.
멋진 운전으로 아름다운 비경을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이번 여행이 정말 멋진 여행이 었습니다.
고독과 함께~
고독과 친구하고~~~
그러나 언제나 기분 좋게~~~~
2010-10월
설리
http://surri.kll.co.kr/
첫댓글 너무도 행복했던 시간들. 보내고 남는자의 그리움을 갈무리 하기도 전에 고무밴드 영주샘이 오셔서 바로 바톤을 받아 그 아쉬움을 달랠 시간도 주지않고 또 거제기행을 하는 중입니다,나는 이래저래 복이 넘 많아서 사람땜에 미쳐 즐거운가 봅니다. 고맙습니다,,제가 한 건 하나도 없는데 백수인 저에게 이런 영광을 주셔서 죽어서도 간직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많은 일들을 하셨구마...사진을 보니 늬낌이 와닿는데요........다른이를 즐겁게 해줄수있는것도 아무나 할수있는 일이 아닙니다..수고 많으셨내요 초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