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크로드 산행기 ○ 일시 : 2007.5.18~20 ○ 함께하신 분 : 비파님, 비파사모님(지원) ○ 도와주신 분 : 방장님, 김광윤님, 봉암님, 임의규대장님, 백두장군님, 소나무향기님, 약수암 스님 외 ○ 준비물 : 배낭 30리터, 우의, 떡 2팩, 미숫가루, 초콜렛 9개, 곶감, 곶감떡, 여벌옷(상의2, 양말1), 스틱 한쌍, 스포츠음료 650L, 물 500ml, 무릎보호대 1개, 프롤로그 배워야 할 일이 많다고 다시 한번 느낀 산행이 이번 종주산행이다. 햇빛이 따사롭게 내리쪼이는 하늘을 보면서 일요일 저녁 만어산에서 산성산으로 이어지는 기나긴 등로를 생각한다. 인생의 여정길 같다는 종주산행은 ‘등산이 아니라 입산이다’라고 어느 분의 표지기에 있는 말처럼 어렵고 힘들고 고독하고 한편으론 아주아주 행복한 산행이다. 누군가가 억만금을 주고 하더라도 쉽게 할 수 없는 것이 종주산행이지 않을까 싶다. 이제 첫발을 내딛은 어린아이처럼 자신감은 생겼지만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다. 20시간 이상을 젖은 등산화에 시달린 내 양쪽 발은 엉망진창이다. 물집 잡힌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고 무릎통증 또한 아직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의 내 심정을 알아줄 수 있는 분은 나보다 먼저 종주를 마무리하신 분들만이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처럼 조용한 마음의 평화와 감동을....
들머리까지 3주전에 시도했다가 엉뚱한 곳으로 빠져서 실패한 실크92가 한동안, 아니 그동안 계속해서 가슴속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그러다가 비파님께서 카페에 공지하지 말고 함께 하자 소리에 몸상태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같이 가자. 해보자’고 대답을 했다. 이번에 못하면 가을에나 가능하다는 말에 앞뒤 가릴 여지가 없기도 했다. 실크가 마음속 한 구석에서 자꾸 오라고 하는 외침을 거절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떠나기 전날에도 오른쪽 무릎이 약간 시큰거려서 종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지만, 일단 약속한 이상 ‘가는 데까지 가보자’고 길을 나선다.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에 신경을 쓰다가 열차표(KTX)를 자유석을 구매해 놓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날씨가 좋을 것을 바라서 그랬는지 산행하는 동안은 비가 오지 않는단다 . 다행이다. 일찍 사무실에 나와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나서 짐을 챙긴다. 미리 배낭에 넣어둔 물건도 있어서 먹을 것만 챙기면 되었다. 비파님이 일회용 우의는 챙기라고 하시기에 하나를 챙겨 넣고, 꼭 필요한 물건만 넣었는데도 배낭이 묵직하다. 열차에서 자유석이라서 마주보는 자리에 앉게 되어 다리를 펼 수가 없어 불편하다. 밀양역에 도착하니 21:54 도착예정시간보다 3분 먼저 도착한다. 택시를 타고 비파님에게 문자를 넣고 있는데 봉암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잘 다녀오라’고.... 이번에 산행할 때 같이 가자고 연락을 했었는데 가고 싶을 것이다. 봉암님은 이후로 여러번 문자를 보내주시고 전화를 주셔서 많은 힘이 되었다. 비파님하고 통화를 하는데 ‘좀 늦어진다’고 하신다. 택시에서 내려 정자나무 아래에서 스틱을 정리하고 잠시 앉아있다 보니 버스가 한대 와서 한분이 내린다. 조용한 시골동네이다. 저녁먹은 시간이 제법 되어서 시장기가 느껴진다. 곶감떡과 초콜렛을 먹으면서 야간산행을 준비한다. 산행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이다. 열시 사십분경에 비파님이 도착하셔서 인사를 하고 준비를 한 후에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한다. 비파사모님께서 오치령에서 아침식사를 지원해주신다고 해서 짐을 가볍게 하려고 미숫가루는 차에다 넣어둔다.
산행시작 남기리 정문마을의 느티나무 옆의 표지기를 뒤로 하고 산으로 오른다(23:00). 동네 뒷산같이 정겨운 느낌을 받는 것은 꼭 3주전에 왔다갔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실크로드 92를 두 번째 도전하지만 든든한 비파님과 함께해서 그러지 마음의 여유가 느껴지고 편안하다. 비파님하고는 이번이 세 번째 산행이다. 답사도 하시고 종주도 하신 분이기에 더욱 편안한 산행이 될 것 같다. 산행기에 자주 나오는 김해김공 묘소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출발해서 271봉에 도착시간이 자정이 넘는다.(12:13) 산 아래 고속도로에 자동차 불빛이 아직은 가까이 보인다. 한밤에 헤드랜턴 불빛 두개가 밤길을 밝히면서 산을 오르고 있다. 둘만의 산행길이라 속도가 빠르다. 전번 산행보다 두 번은 쉬지 않고 전망바위에 도착(12:51)해서 물도 한모금 마시고 숨을 돌린다. 보두산 도착(12:58)해서 사진만 간단히 한 장을 찍고 다시 출발이다.
낙화산(01:13)을 거쳐 중산에 오르니(02:06)이다. 전번에 중산 정상에서 왼편으로 내려갔다가 길을 잘못 들었다고 판단해서 이십여분 알바한 기억이 있어서 오늘은 곧장 직진하다가 왼편으로 들어섰다. 중산습지로 내려서는 가파른 길을 내려서다가 전번에 본 샘터표지석을 보고 왼편으로 꺽어서 가보니 파이프에는 물이 나오지 않는다. 엊그제 까지 비가 왔는데도 물이 없는 것을 보면 이 샘터는 믿지 말아야 할 것 이다 . 중산습지에서는 그대로 통과한다. 비파님께서 왼편의 습지에도 물이 없을 것이란다. 전번에도 백두장군님하고 일행이 같이 내려가 보았지만 물이 없었다. 용암산(686m) 도착(03:42)하고 오치령에 도착(04:27)하니 비파사모님께서 아침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고 계신다. 밤새 산행 후에 새벽 시간에 추어탕을 먹는 맛이란 먹어 본 이가 아니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물도 두병 채우고 쉬고 나서 출발한다.
해돋이 시간이 다섯시 조금 넘어서인데 날이 흐려서 볼 수가 없다. 전번 산행에서는 해돋이 광경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는데 오늘은 좀 아쉽다. 육화산 삼거리 도착(05:30)해서 기념으로 사진 한 장을 찍는다. 흰덤봉을 지나서 ‘ 비슬산 비파 부부’라고 쓰여진 시그널이 보인다. 비파님께서 작년에 답사하면서 달아놓으셨다는데 햇빛에 바래서 글씨도 잘 보이지 않는다. 카메를 꺼내서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일곱시가 넘어(07:22) 배가 고파온다. 잠시 바위에 앉아 쉬면서 가지고 온 곶감과 곶감떡을 먹고 물도 한모금 마신다. 날이 밝아오면서 산의 모습이 더 멀리 보인다. 이파리들이 많아서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다. 이야기를 하면서 진행하다가 뭔가 좀 이상하다 싶어 가던길을 멈춘다. 길이 산님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흔적이 있어 배낭에서 지도를 꺼내 보시던 비파님이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정규등로였던것 같았는데 봉우리를 지나면서 잘못들어온 것 같다.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올라보니 표지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 왼편으로 돌아야 할 것을 오른쪽으로 내려선 것이다. 첫 번째 알바는 간단히 끝이 났다. 날이 밝으면서 길 바닥에 앞서간 산님들의 흔적이 가끔 보이더니 구만산 샘터에 내려서는데 흔적이 확실하다. . 여러명은 아닌 것 같은데 흔적이 있기에 샘터(07:44)에서 물을 두병 받아가지고 올라와 비파님께서 방장님께 전화를 하니 울산세월팀이 몇 시간 전에 앞서 갔단다. J3표지기가 떨어져 있던 것을 새로 매달은 흔적이 있는 것을 보면 세월팀이 맞는 것 같다.
인곡재 도착(08:27)해서 억산 방향으로 간다. 날이 더워진다. 전번 산행에서 백두장군님이 억산방향을 잘못 알고 있어서 전화해서 길을 묻던 생각이 난다. 억산에 도착(09:54)해서 돌위에다 카메라를 놓고 둘이서 표지석 옆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다. 아직까지 산님들을 본적이 없다. 조용한 실크로드이다. 이 큰산에 둘만이, 아니 앞서 간 세월팀의 몇 사람만이 가고 있는 듯 하다. 무릎통증이 있어 보호대를 차고 있지만 내려가는 길은 조금씩 아파와서 속도가 나지 않는다. 아랫재 샘터에 가서 찬물로 냉찜질을 하면 얼마간의 통증은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억산에서 가야할 운문산이 저 멀리 보인다. 봉우리를 몇 개나 넘어야 하는지..... 가파른 내리막길을 밧줄을 잡고 내려가다보니 전에 가던 길과는 좀 다르다. 다시 올라갈 수도 없어 그냥 내려가니 왼편으로 길이 보인다. 전번 산행시에 임의규대장님께서 마중을 나오셔서 만난 곳이다. 팔풍재 도착(10:11)후 계속 진행하여 범봉에 오르니(10:34)이다. 봉암님과 진기님하고 쉬던 생각이 난다. 물 한모금 먹으면서 잠시 쉬고 나서 출발하려는데 표지기에 ‘종주는 등산이 아니다. 입산이다’라는 글이 있어 카메라에 담는다. 맞는 말이다. 종주산행은 등산의 개념으로서 할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딱발재(10:49)를 지나서 운문산까지가 2KM가 남았다. 운문산 가는 길 양편의 산죽이 커다랗다. 산죽사잇길을 지나서 한참을 가는데 철쭉이 꽃을 피운채 있다. 소백산 철쭉제가 요맘때라고 비파님이 하신다 언젠가 유월에 갔더니 철쭉이 다 떨어져서 꽃구경을 못하고 온 소백산 산행의 기억이 있다.
운문산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데 다른 산님들 몇이 오른쪽에서 올라온다. 암자에 가서 물을 뜨려고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올라가게 되었다. 운문산 도착(11:33)해서 다른분께 부탁해서 둘이서 사진 한장을 찍었다. 운문산에는 산님들이 올라와 있다. 아랫재로 내려가는 길에도 여러분이 땀을 흘리면서 올라오고 있다 내리막길은 무릎통증에는 쥐약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할 수 없는 산행길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내가 원해서 하는 산행인데 벌써부터 무릎에 통증이 있으니...... 아랫재 샘터로 내려가는 길에 오른쪽에서 여러명이 올라와서 사진을 찍으려다가 내가 내려가니 반갑게 맞으면서 사진을 좀 찍어달란다. 사진한 장을 찍어주고 아랫재 샘터로 내려가니 비파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다리 상태만 이렇지 않으면 좀 더 빨리 진행할 수 있었을텐데.... 미안스럽다. 양말을 벗고 발을 물에 담그면서 무릎에 찬물을 끼얹으니 시원하면서 통증이 사라지는 것 같다. 쉬고 있다가 출발을 하려는데 운문사에서 올라오는 분들이 몇분 있다. 일행하고 왔는데 헤어졌다고 한다. ‘두분이 형제같다’고 한다. 사는 곳도 다르고 말투도 다른데 그렇게 보이냐? 고 한다. 아랫재 쉼터에서 가지산 오르는 길은 좀 가파르다. 일전에 임대장님 뒤를 따라갈 적에는 힘든 줄도 모르고 그냥 갔는데 오늘은 좀 힘에 부치는 듯 하다. 등산화를 중등화를 신고 왔어야 하는데 제일 큰 실수를 한 것 같다. 벌써부터 무릎이 아파오니 어떻게 완주가 가능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든다. 가지산(14:23)에서 다음 가야할 곳을 보니 구름이 넘어오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산의 날씨이다. 가지산 정상에는 많은 산님들이 올라와 있다. 석남터널까지 내려가는 너덜길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길이다. 내리막길에다 조그만 돌들로 진행하는데 정말 어려움이 많은 길이다. 가다서다 스트레칭을 하면서 내려간다. 비파사모님께서 배내봉으로 오르셨다가 내려오는 길을 잘못들어 전화가 온다. 다시 오던길을 을라가서 왼편으로 진행하라고 비파님이 통화를 한다. 석남터널(울산방향) 방향 표지기가 있는 곳에서(15:05) 왼편으로 내려가는 곳으로 꺽어야 한다. 살티마을로 내려가는 표지기가 있는 곳이 돌탑에 도착(15:27)해서 오르막길 부터는 길이 좋다. 능동산 방향의 길은 조용하고 좋다. 아버지와 아들이 산행을 하다가 우리를 보고 길을 비켜준다. 부자가 사이좋게 산행을 하는 것이 보기가 좋다. 능동산을 거쳐서 배내고개의 나무계단을 내려선다.(16:39) 비파사모님께서 콘테이너 박스 옆에 차를 주차하고 기다리고 계신다. 전번 산행보다 한시간 정도 빠른 진행이다. 추어탕에 저녁을 잔뜩 먹고 나서 잠시쉬면서 배내봉쪽을 보니 구름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옆 공터에 주차를 시켜놓고 큰 배낭을 메고 산행을 시작하는 팀들이 있다. 숭늉을 물통에 넣고 산행 준비를 한다. 아직 갈길이 멀다. 산은 기상변화가 심하기는 하지만 기상대에서 비가 오지 않는다는 말만 믿고 일회용 우의만 준비를 해가지고 와서 좀 걱정이 된다. 맨소래담을 무릎에 바르고 무릎보호대를 차고해서 그런지 출발하는데 통증은 없다.(17:35) 배내봉 올라가기 전에 벌써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우의를 꺼내고 종아리에 비파님이 가져오신 비닐로 감발을 한다. 우의를 입고 출발을 하자마자 빗방울이 거세지면서 쏟아지기 시작한다. 배내봉은 카메라를 꺼내지 못할 정도로 빗방울이 거세다. 간월산 도착(19:20)해서 간단히 정상석 사진을 찍는다. 비가 와서 엉덩이 부치고 쉴만한 공간도 없다. 그냥 앞으로 갈 뿐이다. 저녁먹고 충분히 쉬어서 그런지 빗속을 걸어서 그런지 다행히 무릎의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 조심스레 발길을 옮긴다.
신불산 도착(20:20) 돌탑과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잠시 앉아서 물을 한모금 마시고 쉰다. 날은 완전히 어두워지고 비는 조금씩 내리고 있다. 왼쪽 등산화에 물이 들어오는지 축축해지는 것 같다. 풀에 묻은 빗물로 인해 등산화는 점점 무거워지고 물은 조금씩 더 들어와 오른편 신발도 물에 젖어든다. 영축산 정상의 바위에 올라(21:29)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대피소에 들어선다. 대피소는 주인은 내려가고 없다. 랜턴의 불빛으로 물을 찾고 버너에 불을 붙여 라면을 끓일 준비를 하면서 쉰다. 한밤에 산 정상에서 끓여먹는 라면의 맛을 알 수 있을까! 김치 한조각 없는 라면이지만 그 맛은 어디에다 비길 수 없을 것 같다. 비파님은 이곳 대피소에서 하루저녁 잠을 자기도 했단다. 실크 답사 때 혼자서 잠을 잔 적이 있단다. 라면을 먹고 나니 몸이 더워지는 것 같다. 라면값으로 6천원을 꺼내서 돈통에 넣어놓고 다시 출발을 한다.(00:12)
영축산 아래 안부에서 부터는 내가 혼자 진행한 곳이다. 혼자 산행하는 것 보다는 훨씬 안정감 있는 산행이다. 함박재(23:16)를 거쳐 시살등에 도착(00:22)하는 데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 발은 양쪽이 다 젖어들었다.
시살등을 지나서 한동안 가다보니 샘터가 보인다. 내가 전번에 왔을 때에는 오룡산을 지나서 동굴샘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 그러면 어느새 오룡산을 통과했다는 것 아닌가! 비파님은 동굴샘이 오룡산 오기 전이란다. 그러면서 진행을 하다보니 길이 사라져버렸다. 안개는 자욱하고 비는 내리는데 길은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고 표지기도 J3는 보이지 않고 다른 표지기만 보인다. 안개로 인해 우리 위치가 어딘지를 모르니 나침반도 봐야 소용이 없다. 비파님이 다시 되돌아가는 것이 정상이라는데 다시 올라가려니 정말 눈이 캄캄하다. 해가 뜰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다. 뒤로 돌아가 J3표지기를 찾으셨다. 그곳으로 다시 올라가서 길을 찾았다. 근 한시간을 알바를 했는가보다. 그 곳에는 다시 표지기를 달던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번에는 이파리들이 많지 않아서 그냥 어렵지 않게 통과한 곳인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한참을 진행하니 오룡산이다.(14:25) 순간의 판단 잘못으로 알바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오룡산부터는 속도를 내서 진행하다보니 돌탑임도가 나온다. 임도는 졸면서 진행한다. 염수봉을 지나서 내석고개에 도착해서 뒷삐알산을 올라가니 벌써 여섯시가 넘는다.(06:06) 전에는 뒷삐알산에서 골프장을 내려설 적에 금방 내려간 것 같았는데 오늘은 무척이나 길다. 전에는 아프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프니 더욱 힘이 든다. 골프장에서 내려서서 아스팔트길을 걷는다. 부지런한 골퍼들이 나와서 운동을 하고 있다. 골프장 옆에서 아침을 먹고 나서 안전산을 향해 출발을 한다. 안전산 도착(08:16)해서 정상석 사진을 찍고 다음 매봉을 향해 간다. 헬기장 옆에서 잠시 쉰다고 하면서 10분 정도 눈을 부치니 힘이 한결 나는 것 같다. 날이 더워지는데 옷은 가을옷을 입었으니 더 더운 것 같다.
매봉에 도착(10:21)하고 금오산을 향해 갈 적에는 많이 지쳐간다. 비파님은 시그널을 준비해 가지고 오셨다. 노란 표지기에 ‘비슬산 비파부부’라고 사모님이 쓰셨단다. 기존에 달려있는 표지기들은 누군가의 손에 떨어져 버려서
길을 잃기 쉽다. 표지기의 훼손은 산행 내내 보였다. 다시 달 수 없도록 찢어져 있어서 한사람이 그런 것 같다. 홀로 장거리산행을 하게 되면 제일 먼저 가족들을 생각하고, 그 단계가 넘어서면 나무와 돌들과도 심적으로 연결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고 한다. 나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에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맞는 말씀 같다. 혼자서 하는 산행의 즐거움은 알고 있지만.....
봉우리를 몇 개나 넘었는지 모른다. 밧줄을 타고 내려오고 나서 더 한참을 가서 금오산 도착(12:57)한다. 금오산 바로 옆에는 등산객들 몇이 올라와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비파님이 ‘당고개 가는 방향이 맞느냐?’고 물으니 맞단다. 내리막길을 내려서서 임도에 도착해서 왼편으로 가던 비파님이 뭔가 이상하다 생각을 했는지 걸음을 멈추고 임의규대장님하고 통화를 하고 길을 찾는데 길이 잘못 들은 것 같다 고 한다. 다시 임도를 거슬러 올라간다. 전에 왔을 적하고는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직진으로 해서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오고 여기저기 통화를 시도하는데 전화가 되지 않는 다. 공사를 하느라고 산을 파헤쳐 지형이 변해서 기억이 잘 안난다.
약수암(?) 스님에게 물으러 간다고 비파님이 앞서 가시고 나는 뒤에 따라가다 우물에서 물을 한통 채우고 가는데 비파님 다시 되돌아 오신다. 임도를 계속해서 따라 내려가면 당고개가 나온다고..... 근 사십여분을 허비한 것 같다. 임도를 따라 한 삼십여분을 내려가다 보니 ‘이레 공동체’를 지나면 임도가 왼편으로 돌아내려가고 직진방향으로도 시멘트 도로가 있다. 백두장군에게 전하를 하니 왼편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 다시 전화를 주겠단다. 왼편의 비포장 임도를 내려가는데 전화가 왔었는지 ‘소나무향기’님 기록이있다. 걷느라고 모른 모양인데 비파님이 소나무향기님하고 통화가 되었다. 길이 맞다고 한다. 능선길로 들어서서 느티나무 아래 소파가 있는 당고개 도착(14:20)해서 잠시 쉰다.
만어사 입구 도로(감물리고개)에 도착(15:00)한다. 갈길은 먼데 시간은 없고...... 비파사모님께서 두부와 꽁치 통조림으로 식사를 준비해 주셔서 먹고 다시 출발한다 . 만어산을 향해 가다가 길을 잃어 헤맸다는 곳을 알려주신다. 여기부터는 길을 좀 정비해햐 할 것 같다. 큰나무들이 넘어져 있어서 머리를 수그리고 통과해야 하고 길을 가로막는 나무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만어산에 도착(16:10)해서 다음 산행지를 보니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여섯시 안에 산행이 끝날 것 같지 않다고 한다. 길 옆에 찔레나무가 꽃을 활짝 피우고 있고 딸기나무에는 딸기가 익어가고 있다. 가던길 멈추고 사진으로 남겨본다. 딸기도 손에 잡히는 대로 덜 익은 것도 먹어본다. 산딸기가 많아서 좋긴 하다. 시간 여유만 있다면 많이 즐기는 산행이 가능할텐데....
만어산에서 산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참 좋다. 다만 사십시간 정도를 무릎통증으로 고생하면서 온 나는 길이 그렇게 멀게 느껴질 수가 없 다.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그만한 봉우리가 또 하나 있고 그리고 나서 또 하나를 넘으면 또 하나의 봉우리가 앞길을 막고.....
큰 소나무들 사이로 연인들이 손잡고 걸었으면 더없이 좋을 산길을 시간에 쫒겨 정신없는 무아지경으로 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산책하면서 걸으면 오대산 잣나무숲길 보다도 호젓한 산책이 될 수 있을 만큼 좋은 길을.... 앞서 가시던 비파님이 잠시 앉아 쉬면서 기다리고 계신다. 산성산이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사십시간의 산행으로 몸이 지쳐서 그런 것이리라. 산성산 도착(18:50)하고 팔 각정이다. 조금 내려가니 비파사모님께서 올라오셨다. 기다리다가 운동 겸해서 올라오셨나 보다. 가파르지만 흙길이라 걷는 것은 무리가 없다. 날머리에 도착(19:27)하니 어느새 어두워지고 있다. 긴 여정이 끝이 난 것이다. 수건을 챙겨서 개울에 가서 땀에 절은 옷을 벗기 전에 사진을 찍는다. 날머리의 개울에서 씻고 있는 사진을 나도 갖고 싶었다. 비파님이 사진을 찍어주 셨다.
귀경길 비파님 차량으로 대구로 이동 중에 앞좌석의 비파님이 머리가 옆으로 떨어지는 것이 잠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나는 잠을 안자려고 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청도역 근처에서 추어탕과 청도막걸리 한잔을 하고 동대구역까지 태워다 주셨다. 다행히 역에 도착하자마자 출발하는 무궁화 열차에 좌석표가 있어서 아픈 다리를 끌면서 뛰어가 열차에 오르자 열차가 출발을 한다. 배낭을 올려놓고 자리에 앉자 마자 잠이 쏟아진다. 무릎통증으로 잠을 몇 번이나 깨었는지 모른다. 중간중간 지나는 역을 안내하는 소리만 귓전을 스치더니 어느새 영등포역을 지나고 있다. 다시 잠이 들었다가 잠이 깨었더니 서울역 도착이다.(02:24) 역사에는 노숙자들이 잠을 자고 있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세시가 넘어서고 안내가 반가히 맞아준다. 아프다는 내색은 하지도 못하고 ‘잘 다녀왔다’고 인사를 하고.... 에필로그 미안하다고 말을 하진 못했지만 참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하다. 두분(비파님과 사모님)이 안계셨더라면 실크 종주는 도저히 불가한 산행이었다. 열시간 정도 산행부터 시작된 무릎통증으로 인해 산행을 포기하고자 생각도 했었지만, 내가 아니 간다면 비파님도 종주를 못할 것 같았다. 가는 데까지 가보자고 강다짐을 하면서 무작정, 너무나 무모한 산행이 아니었나 싶다. 아마 나처럼 길고 긴 산행동안 무릎통증으로 산행을 한 산님이 있을까 싶다. 너무나 무모한 판단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고통으로 인한 산행에 대한 기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비파님이 길을 못찾아 헤매고 있을 때 내가 산행기라도 좀 읽어보고 메모라도 해서 갔더라면 훨씬 시간도 단축되고 했겠지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을 때, 겉으로 표현은 못했지만 정말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다. 나로서는 ‘항상 준비되어 있다 ’고 자부하고 자신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종주산행을 이어간다는 것은 아니될 것 같다. 좀 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 같다. 안해에게는 야간산행을 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알았는지 ‘이제는 나이 생각도 하고 적당히 운동되는 산행을 하라’고 하기에 대답은 ‘알았다’고 하면서도 다음 산행을 준비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제일 행복한 일이고 멋진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어도..... |
첫댓글 고생 많이 하셨군요. 얻은것이 많으리라 봅니다. 몸 잘 추스리시고 건강하십시요. 그래야 또 다음.....
같이 가셨음 좋았을텐데.... 어제부터 걸을만 합니다. 고맙습니다.
종주 축하드립니다. 중간중간에 시그널이 없어 고생을 많이 하셨군요..누가 그런 장난을 하는지 모르지만 ....산행기 읽는 동안 제가 그길을 가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종주 축하드리고 덕유산에서 뵙겠습니다.
기나긴90.4km의 길을 묵묵히 걸어 완주를 하셨군요. 장거리 종주는 해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죠.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어렵고 힘든길이더군요. 가을 억새가 장관일 때 한번 더 해보고 싶습니다. 즐산, 안산 하십시요.
님에 무릎이 빨리 회복하기를 빕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6/2,3 홀로 그 길을 갈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나뭇잎이 무성해서 길찾기가 쉽지 않고, 새벽 이슬로 등산화가 젖으면 곤란할테니 준비를 잘 하셔야 할 겁니다. 저는 양쪽발에 물집이 다 잡혔어요. 젖은 신발로 인해서.... 고맙습니다.
왕군님의 실크로드 종주 성공으로 이어지기길 기원드립니다.
무릎 통증에도 실크로드를 완주하심을 축하드립니다. 금오산에서 내려와 만나는 첫번째 임도에서 임도를 건너 능선 우측으로 진행하고 두번째 임도에서도 임도 건너 우측 소로로 가면 임도를 걷는 수고를 덜수 있습니다
이제는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월이 가면 모르겠지만..... 아직 초보라서 등산화 선택을 잘못해서..... 시그널이 떨어져서 길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고맙습니다.
바랭이님!! 수고하셨습니다.저도 함께하여 든든했습니다.저 땜에 고생하셨습니다.영축산 라면과 청도 추어탕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종주산행에서는 알바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과목이 되었슴다.ㅋㅋ.이젠 메인화면에 등록이 되었으니,몸관리하시면서 가끔 "등산이 아닌 입산을 하셔야죠" 축하드리고 수고하셨습니다. 쟁이님!!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집니다. 요번 알바하면서 그 주위는 다 둘러봤습니다. 여러분들 즐산 안산하시길....중요지점들에 시그날이 훼손되어 걱정입니다.
날머리 개울가에서 손 씻는 바랭이님... 충분히 씻을만 합니다. 이제 푹 쉬시고 원기 회복하시길 바랍니다.실크로드 완주 축하드립니다...
이제 좀 정신이 듭니다. 어제는 직원들하고 홍천으로 산나물을 하러 갔다왔는데, 무릎이 갈적에는 아프더니 산아래 가니까 아프지 않네요. 왜 그런지.... 고맙습니다.
바랭이님 실크로드92 무박환종주를 축하 드립니다^^.실크여왕국의 왕자로 태어나기가 쉽지만은 않지요?? 손상된 몸을 잘 회복하시고 항상 모든것에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라며,실크여왕국의 왕자다운 면모를 항상 보여주시길...다시한번 축하합니다. 바랭이님 화이팅!!!
매번 산행시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바랭이님 산행 중이라,제가 댓글로 정정합니다.영축산에서 출발(00:12)--(22:12)로,오룡산(14:25)--(02:25)로. 알바시간 총 2시간30분.
산행기 쓰면서도 정신이 없었나봅니다. 어제는 나물산행을 가느라고..... 산에만 가면 아픈것이 사라지니 도대체 뭐가뭔지 모르겠어요. 입산을 해야 하는지.....
두분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부럽습니다..저도 그때 실패하여 아직도 무릎이 아픈데 잘낮지 않네요.저두 언제 숙제 할런지?축하드립니다.
인터넷에 장경인대를 단단히 하는 법이라고 있더라구요. 다리를 쭉 펴고 무릎을 아래로 힘을 주면서 15초간 버티는 것을 반복하면 많이 좋아진답니다. 그렇게 하면서 산행도 했구요. 산미인님이야 언제든지 가능하지 않을까요? 알바가 문제이긴 하지만....
김재경님! 산으로 뛰고 싶으실건데 많이 힘드시겠어요? 빨리 완쾌하셔서 재도전 하셔야죠 꼭 하실겁니다 .
죄송 합니다 , 넘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드디여 하셨군요 ㅎ 그때 모습이 생생 하네요 ㅎ 거듭 축하합니다 .
회장님 고맙습니다. 잘 계시지요? 다시 뵐 날 있겠지요? 그동안 즐산, 안산하십시요.
감회가 새롭습니다.ㅎ 내가 하고싶어 하는일 할 때, 그때가 정말 가장 행복합니다. 입산해서 그 과정들을 생각하면 행복하지만 무척 힘들었던길이 었지만 , 하산하고나선 바로 입산 생각을 하는 이윤? ^*^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듯 합니다. 오래도록 산행 할 수있게 옥체 보존 ? 하시길 그리고 항상 행복하세요. ^*^
축하!축하 드립니다.손에 땀이 베입니다.아~아 실크로드...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