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음대 유학 준비 과정에 관한 조언
글/ 첼리스트 김지훈(뷔르츠부룩 국립음대 대학원 엑자멘(연주학박사) 재학 중)
한국학생으로 인해 연일 북새통을 이루며 늘 혼잡한곳이 요즘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왜냐하면 요즈음 독일학교의 방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약 2주정도가 독일음대의 방학시기이기 때문에 앞을 다투어 한국으로 여름휴가를 가려는 유학생으로 공항은 늘 만원인 셈이다.
이런 시기에 비행기표를 몇 주 전부터 예약을 해두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한국에 가기가 쉽지 않아 늘 비행기표 예약 때문에 신경을 쓰는 학생들이 많다.
전에도 독일의 여름날씨에 대해 언급했듯이 독일의 여름날씨는 한국에 비해 아직도 봄 점퍼를 입고 다닐 정도로 선선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고국인 한국의 날씨보다 여름을 나기에는
더욱 적합한 곳일 것이다. 고국의 무덥고 습한 장마철 날씨에도 불구하고 고국으로 가려는 많은 학생들을 볼 때면 가족과 친구 그리고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독일음대의 학기말은 한국과는 약간 다른 모습임에 틀림이 없다.
저자도 한국에서 음대를 졸업했기 때문에 한국의 학기말을 잘 기억하고 있다. 한국음대의 학기말이라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실기시험이다. 연습실은 늘 만원이고 특히 시험 당일날에는 입시보는 것 저리가라로 연습실과 학교 전체가 술렁이는 분위기이지만 독일의 학기말은 그저 조용하기만하다.
왜냐하면 독일은 학기마다 정기적으로 보는 학기말 실기시험 같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언뜻 생각해보면 참 좋기도 하고 편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실기시험 말고 다른 학과 시험은 한국의 학기말 시험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정기적인 실기시험이 없는 대신 한 학기에 한번에서 두 번 정도의 자신이 속해있는 클래스의 연주회를 갖게 된다.
한국과 다른점은 실기시험 형식에서 벗어나서 연주회 형식으로 모든 사람이 다 들을 수 있는 말 그대로의 연주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시험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신이 한 학기에 배운것을 말 그대로 사람들 앞에서 연주한다는 부분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무대 공포증을 없애는 것과 학교를 졸업한 뒤 대외적인 연주무대를 갖는 것 또한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이 속해있는 클래스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스스로 속해있는 담당교수님이 연주회를 많이 주관하시고 상당한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적어도 한 학기에 서너번에서 많게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으니 어찌보면 자율적인 분위기지만 그렇게라도 자신의 음악적인 기량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처럼 현실주의적인 독일인의 성향 때문에 한국음대와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 중의 하나가 독일음대의 졸업식이다. 한국이나 미국, 기타 다른 나라같은 경우 특히 한국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졸업식이 가져다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학사모를 쓰고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친구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다들 모여 한사람씩 졸업장을 받는 광경을 쉽게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독일음대의 경우에는 아주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우선 간단히 말하자면 독일음대의 졸업식은 없다고 보면 된다. 한국의 졸업식처럼 학사모를 쓰는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심지어 졸업장을 수여하는 광경 또한 없다.
자신이 졸업연주를 무사히 잘 마치고 다른 학과목도 잘 이수했다면 학교에가 자신의 졸업장을 찾아오는 것으로 독일의 졸업식과 졸업장수여는 그것으로 끝이다. 어찌 보면 참으로 허무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굳이 말하자면 독일의 졸업식인 것이다. 심지어는 학교로 가지 않고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친구들을 보면 어쩔때는 너무하다 싶기도 하지만 사치와 형식적인 것을 중요시 생각하지 않는 독일이라는 나라를 감안해 볼 때 가장 그들다운 졸업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요즘 들어 독일이라는 나라도 조금은 변화의 흐름을 타고 졸업식다운 졸업식을 하는 학교가 생겨났다. 예를 들자면 저자가 다니고 있는 음대(Wurzburg Musikhochschule) 가 대표적인 예라할 수 있겠다
재작년부터 졸업식이 생겨나서 한국처럼 학사모를 쓰고 졸업하진 않지만 직접 학장이 나와 그해에 졸업한 학생 개개인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사진을 찍는 것을 보면 이제 독일도 약간의 변화를 추구하는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이번 기사를 마지막으로 독일 음대에 대한 입학안내, 구체적으로 필요한 사항과 독일 내에서 느꼈던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들이 예비 유학생과 독일 음대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라도 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독일이나 기타 다른 곳으로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유학생에게 선배 아닌 선배로서 당부할것은 유학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학위와 자신의 음악적인 기량 향상도 중요하지만 제일로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저자가 몇 주 전 유학생이라면 다 느끼는 안 좋은 식생활습관과 운동부족으로 인해 병원신세를 지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제일먼저 드는 생각은 ‘건강과 체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유학생활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었다.
이제 유학을 준비하는 유학생에게 다시 한번 건강의 중요성을 주지하고 끝으로 자신만의 멋지고 보람된 유학생활이 되기를 기대하겠다.
출처: 음악교육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