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패션으로 유명한 거리들이 온라인 몰 확산과 경기 불황 등으로 인한 영업난을 이겨내기 위해 각자의 특색을 살려 고객 몰이를 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의류 시장도 명품 아니면 아예 저렴한 상품으로 양극화되자 이대ㆍ홍대ㆍ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점주들이 이에 맞춰 살 길을 찾아 나선 것.
◆ 직장인 여성들로 붐비는 이대 앞
이대 앞 의류 거리에는 4년 전만 해도 여성 정장을 파는 가게가 30% 정도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60%에 이를 정도로 많아졌다.
손님이 붐비는 시간도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4시 정도에서 직장인 퇴근 시간인 저녁 7~8시로 바뀌었다.
이대 정문 옆 골목에 있는 의류점 아리(Aree)의 안미혜 사장은 "겨울에 학생을 상대로 장사하려면 5만~6만원대 재킷을 가져와 팔아야 하지만 직장인들은 10만원이 넘어가는 코트도 잘 사간다"고 말했다.
여성 직장인 고객이 늘면서 학생이었던 고객이 직장인이 돼서도 단골로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직장인 이승인씨는 "이대 앞에는 불법이기는 하지만 유명한 여성 정장 브랜드 디자인을 베낀 옷도 가장 먼저 등장한다"고 말했다.
◆ 파티즌(Partizen)들을 위한 홍대 앞
홍대 앞에서는 일반 의류점도 파티용 의상들을 꼭 갖춰 놓고 있다.
파티용 의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민소매 원피스는 한 벌에 5만원에서 15만원 선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다.
특히 홍대 주차장 골목에서 홍대 정문 앞으로 뻗은 대로변에 이어진 의류점에는 파티용 구두부터 액세서리ㆍ의상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밤 11시 정도까지 영업하는 곳이 많아 밤 늦게 홍대 앞을 찾는 여성들에게 인기다.
홍대 앞 의류점 '비단'의 김정은 사장은 "금요일마다 열리는 클럽 데이(각 클럽마다 연계해서 한 장의 티켓만 사면 서로 제휴한 클럽에는 어디든 들어갈 수 있게 한 날)에는 옷을 사서 바로 입고 파티에 가는 손님이 그날 매출의 40%는 올려 준다"고 말했다.
◆ 명품 트렌드 이끄는 청담동 명품 편집 숍
압구정ㆍ청담동에는 최근 2년 동안 개인이 운영하는 명품 편집 숍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명품 편집 숍들은 사장이 직접 외국으로 가서 물건을 골라 구입해 오는 '바이어(buyer)'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내 백화점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명품 브랜드 상품이나 백화점에 브랜드가 입점해 있더라도 상품 구색에서 빠져 있는 제품들을 갖춰 놓고 있다.
청담동에 있는 명품 편집 숍 '디테일'의 김정임 사장은 "청담동은 백화점 입장에서 보면 일종의 무료 테스트 마켓"이라며 "여기서 성공한 브랜드의 단독 수입 라이선스를 백화점에서 따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웬만한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는 이미 다 수입하고 있다 보니 구두와 청바지처럼 틈새 시장을 노리는 곳도 늘고 있다.
자료원: 한국창업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