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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차를 몰고 1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 양평의 한 한식집. 정원에 핀 갖가지 야생화들이 먼 길 오느라 고생했다며 인사를 건넨다. 뒤뜰 연못에서는 분홍빛 연꽃이 비죽 얼굴을 내밀며 아는 체를 한다. 원뿔 모양의 낮은 지붕과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가 고향처럼 푸근하다.
참나무로 구워 향긋한 바비큐
이 집의 메뉴는 풀향기 정식(2만 원)과 들꽃 정식(2만 원), 그리고 몇 종류의 차(3천∼5천 원)와 동동주(1만 원) 등이다. 술안주로는 구수한 감자전(1만5천 원)과 들깨가루를 뿌려 향긋한 도토리묵(1만5천 원)이 있다.
음식을 주문하고 잠깐 정원을 둘러보는 사이 “딸랑딸랑” 종소리가 들린다. 요리가 다 되었으니 어서 와서 먹으라는 뜻이다. 풀향기 정식은 모든 음식이 코스로 나오는데 콩죽, 밀전병, 도토리묵, 콩나물잡채, 돼지고기 완자, 오리훈제 바비큐, 된장찌개, 밥 순이다. 들꽃 정식은 오리훈제 바비큐 대신 돼지고기 바비큐가 나온다는 것만 빼면 풀향기 정식과 같다.
콩죽부터 차례로 맛보기를 시작한다. 담백한 맛에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니 투박한 접시에 밀전병이 나온다. 들기름으로 무친 표고버섯과 양파를 밀전병에 싸먹는 이 음식은 들기름 때문인지 입안 가득 구수한 향이 느껴진다. 조미료 맛이 없어 들큰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볶은 돼지고기와 야채를 둥글게 빚어 찹쌀밥을 입힌 완자는 퍼석한 돼지고기와 쫄깃한 찹쌀이 절묘하게 어울려 고소한 맛을 낸다.
이 가운데 입을 가장 즐겁게 해주는 것은 훈제 바비큐. 돼지고기와 오리고기를 반반씩 섞어 내온 훈제 바비큐는 참나무 연기로 두 번 구워 따로 양념을 하지 않았는데도 누린 맛이 전혀 없이 향긋하다. 바삭하게 구워진 겉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이 입안을 한결 즐겁게 한다. 여기에 된장찌개와 돌솥밥, 누룽지까지 다 먹고 나면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글·서인수 기자/사진·정진호 기자
드라이브 메모
참 좋은 생각은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에 있다. 서울에서 올림픽대로를 타고 남양주 쪽으로 가다가 중부고속도로로 갈아타 광주IC로 나오면 퇴촌 방향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퇴촌 방향으로 가다가 도수초교앞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다리 하나를 지나자마자 좌회전해 10분쯤 가면 양평 바탕골미술관이 보이는데 그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1분쯤 달리다 나오는 첫 삼거리에서 강하면사무소 쪽으로 우회전하면 참 좋은 생각 이정표가 나오고, 이정표를 따라 논길을 5분쯤 들어가면 참 좋은 생각이 보인다. 좌석은 모두 90석. 일년 내내 쉬는 날이 없고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차는 앞마당에 세우면 된다. 문의 ☎(031)774-7577